1. 광명역에 대한 느낌
참고로 원래 광명역은 서울 – 시흥간의 지하화 공사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건설된 역으로 그런 상황에 대응하여 기존선 활용에 따른 선로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출발역을 목적으로 , 그리고 수도권 남부의 교통허브를 목적으로 해서 설계한 역이다. 그래서 비록 지금은 통과역에 불과하지만 4홈6선 구조이며 역사의 규모가 꽤 큰 것이다. 그렇게 철도 역사의 건축물 규모가 커진 이유는 바로 역 건물로 선로를 덮는 일반적 철도 역사의 건축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고속철도 선로를 가로지른 고가보도를 층별로 배치한 것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거대한 역을 설계한 이유는 아마 교통 허브화에 따른 역의 복층화에 대한 대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분명 광명역의 텅 빈 거대한 공간 안에는 다른 철도의 플랫폼이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그 층의 연결통로는 철거해야 할 것이며 지금의 공간구조는 본질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지만 동일역사 안에서 대부분의 교통 흐름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런 이유로 인해 철도를 지하 2층 높이로 놓은 것이다. (용산역의 경우에는 그런 여건이 될지 의문이다. 그 이유는 신분당선을 올릴 공간을 용산 주변에서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한때 광명역 역사의 구조를 오해하고 한때 그 공간 중 일부의 공간을 이용하면 300석~600석급의 공연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상상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광명역 주변에 광명시가 대중문화 관련 산업단지를 유치한다는 광명시의 계획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과 300~600석급의 현재의 일반적 락밴드가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을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찾기가 힘들다는 점 때문이며 , 차라리 광명역의 활성화를 위해 공연장을 유치하고 공간 개조를 했으면 하는 희망 때문이었다. 물론 이제 광명역의 구조를 안 이상 이 희망은 단지 망상으로 끝나 버렸을 뿐이다.
2. 광명역의 현실과 그에 대한 생각
광명역에서는 그래도 상행은 시간대가 좋은 열차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이 내리는 것 같다. 직접 내려서 보니 약 100명 정도는 광명역에서 내린 것 같았다. 물론 전체 정원에 비해서 많은 것은 아니지만 935석 중에 300~400석 정도가 남은 상태에서 이 정도 내린 것은 그렇게 적게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행의 경우에도 내릴 때 플랫폼을 보니 20~40명 정도가 곧 도착할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광명역은 일부 시간대에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광명역의 전체적 여객 이용 상황은 그리 좋지는 않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대중교통수단을 통해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즉 정시성과 네트워크의 접근성, 그리고 그것을 비록 외국보다는 약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보장하는 수도권 전철에의 접근성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다시 내 체험으로 돌아가 보면 내린 뒤 나는 가장 가까운 루트를 통해 석수역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그 마을버스는 홍보 부족으로 인해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다. 결국 그나마 버스가 자주 다니는 안양역이나 철산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안양역이나 철산역으로 가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기본적으로 15분이 걸리며 신호나 교통 상황에 따라서는 20분이 넘게 걸릴 수 있다.(물론 밤시간에는 10분대 초반까지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광명역의 접근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에서 가까운 안양이나 광명, 안산 , 시흥시 , 부천시 등에서는 시내버스가 어느 정도는 안정적으로 다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편하게 역에 접근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성남이나 ….(시외버스 노선이 켁!) 그리고 현재 광명역이 통과역이기 때문에 1시간 1회 200명 정도의 다양한 곳으로 가는 수요를 버스가 열차 시간에 맞추면서 처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광명역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빨리 마련된다면 광명역은 수도권 남부의 교통 허브로 정착을 할 수 있고 광명역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최대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방안 중에서 몇 가지를 말한다면 우선 광명역과 지하철역간의 가장 빠른 접속 경로를 찾아서 그 곳에 철도청과 광명시 , 경기도 등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 연계 교통 수단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물론 그 루트를 찾을 때에는 루트의 종류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대신 실질적인 소요 시간에 중점을 둬야 한다. 즉 석수역 - 고속도로 - 광명역의 소요시간이 안정적이라면 좌석형 차량의 투입을 전제로 그 루트를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서울 면허의 차량들의 광명역 진입도 필요하다. 서울역에 가기 부담스러운 사람들 중 일부를 끌어들인다면 혹은 강남권 수요 중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면 광명역의 출발역 기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광명역 주변의 개발계획이 있기는 한데 그것에 대한 의견은 가급적 중립을 유지하려고 한다. 물론 고속철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광명역 주변의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린벨트 정책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주변 개발을 하게 되면 분명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서 그린벨트 내의 난개발을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린벨트 제도의 발전적 폐지가 가능하다면 광명역 주변의 개발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지하철과 연계되는 궤도교통수단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광명역으로 최대한 빨리 끌어와야 하는 것도 중요하며 그것은 광명역의 출발역 기능이 강화되기 전에 완료되어야 한다. BRT가 분명 시간도 덜 걸리고 아이디어 구현과 시민들의 협조에 따라서는 지하철이 절대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보장할 수 있으나 수송 능력의 한계는 새로운 고속철도 출발역이 될 광명역의 발전과 고속철도의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6량편성은 200% 혼잡률 기준으로 1800명 정도를 실어나를 수 있다. 그에 비해 버스는 1분 배차로 6분동안 나를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아무리 굴절버스라고 해도 700~800명밖에 안되는 것이다.)
공항의 체크인 시간이 최근 짧아진 김해-부산 노선의 경우에는 15분이고(참고자료 : ) 그 외의 시간도 10분 이상이 걸린다. 사실 그것 때문에 고속철도는 비즈니스 운송 수단으로의 경쟁이 가능한 것이다.(김포공항까지 가는 데 드는 추가 시간이 서울 도심에서는 서울역보다 20~30분 정도가 걸리고 김해공항까지 가는 데 드는 추가 시간도 30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결국 1시간 40분(고속열차 운행 평균 시간으로 치면 1시간 45~47분)이라는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분명 광명역에 적용이 될 수 있다. 즉 광명역의 경우에도 30분 내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의 범위를 넓혀야 하며 특히 이동 수요가 밀집한 지역과의 접근성을 빠르게 하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이것은 교통 네트워크의 총체적인 확장과 개선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3. 기타 마지막으로 해 보고 싶었던 말들
2) KTX의 특정화의 문제는 분명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열차승객을 이전시켜야 950명의 열차를 채우는데(특히 평일에) 이전할 만한 수요가 사실 새마을호 수요 중 일부를 빼면 그렇게 많지 않다. 무궁화호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역이 가깝거나 대학생할인이 되어서 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요를 정차역이 적고 요금이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 KTX로 이전시키는 것은 어렵다. 결국 주말에는 서민들은 경부축을 이동하기 위해 다 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 된다는 결론이 나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서민들 중 일부는 일반고속을 찾게 되지만 직행버스회사들과의 노선 다툼 때문에 비수혜지역에서는 일반고속을 늘릴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반고속이 꽉꽉 찰 정도로 장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양은 늘지 못해도 질은 괜찮아진다니 다행이기는 하다.
3) 대구 지역 지하화 문제도 심각하다. 고속철이 무엇을 중요시할 것인가? 지하역사에서 얻는 속도인가? 아니면 7분이 더 걸리더라도 얻는 안전과 철도 주변환경 개선, 그리고 지하 구간 위의 건물의 민원 방지인가? (사실 불량 주택지구 재개발은 개발 이익이라는 것이 대부분이 세입자인 주민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해 결국 세입자들의 눈물 속에 얻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 특히 가수용단지 같은 것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시절에는 더 심했다 - 개발이익을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할 필요가 있다.)
4) 그 당시의 경쟁상대인 300계와 KTX의 가속도는 의외로 그리 크지 않다. 300계는 0->270km/h가 4분 정도는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KTX는 270까지 가속하는 데 대략 5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국형 고속전철 KTX-R의 경우에는 0->300 2분 8초라고 발표하고 있다. 이것의 타당성은 시뮬레이션 자료들을 모아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다. (http://cafe.daum.net/kicha 전문 2 게시판 6574번 글 참조) 물론 실제로 그 가속도가 나오기는 약간 힘들겠지만 그래도 동력분산식 못지 않은 가속도이기는 하다. 다만 그 대가로 전력소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5) 버스의 신호 문제를 해결한 예를 알고 싶었다. 여러분도 6~8차로 도로에서 횡단보도 때문에 버스가 엄청나게 늦은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횡단보도는 교통약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라서 없애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그래도 중앙전용차로와 신호 체계의 적절화를 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ps) 무궁화호의 단거리 기본운임 인하가 시외버스에게 일부분의 타격이 되는 것 같다. 무궁화호의 기본운임이 10% 할인 전에는 50km에 2800원으로 56원/km이고 새마을호의 기본운임은 80km에 6900원으로 86원 /km이다. 그런데 시외버스의 운임은 국도를 다니는 시외버스는 75원 / km이며 고속도로구간의 시외버스는 57.21원/km(1-200km) , 52.20원/km(201km이상) , 일반고속버스는 각 구간별로 45.76원/km -> 40.49원/km -> 36.97원/km로 체감된다. 따라서 국도를 다니는 시외버스는 타격을 받고 무궁화호의 단거리 이용 손님은 늘어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