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등학교 입학사진에는
빨간 편물자켓을 입고 큰 손수건을
길게 앞가슴에 달고 있었다.
13세 위인 맏언니가 막 도시의 여고를 졸업하고
집에서 살림을 배우는 20세였으니
신식여성이라 교회에 가서 피아노도 치게 하고
빨간 구두도 사 와서 억지로 발을 구겨넣어 신겼다.
애인이 없으니 정열을 애먼 나한데 쏟는지 자다 보면 숨 막히게 꼭 끌어안는다.
그리고 난 눈에 띄는 빨간 란도셀가방을 입학선물로 달랑달랑 메고 다녔다.
하교할 때 개구쟁이들이 큰 돌을 가방 안에
쑥 몰래 넣곤 해서 당할 힘은 없고 얼마나 눈을 흘겼던지.....
그런 녀석들이 연애박사가 되어 유난히 예쁜 여자와 결혼했다.
친할머니들의 로망은 손주가 첫 입학할 때
선물로 책가방을 사주는 것이다.
외손자가 먼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니
당연히 사돈댁에서 가방을 사주실 순서라 양보를 했다.
외할머니는 아동복 베네통 외투를 카키색으로 사주는 것으로 축하했다.
외손자는 이제 비록 키번호가 앞이고 호리호리하지만 최고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학교 책가방도 유아틱한 학원가방도 몽땅 바꾸어달라고 했단다.
쿠팡으로 본인이 직접 골랐다니
내 속이 다 시원했다.
하교 후 운동장 축구도 하고
여름엔 큰 물통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옆구리의 물통주머니가 얕아 좀 아쉬웠었다.
오늘 그 작은 입학가방을 냉큼 물려받았다.
나의 애용 배낭은 세월이 흘러도
빨강 검정 분홍 세 개인데
과연 저 입학가방을 메고
산으로 들로 다닐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고급배낭이라 어깨가 편안하고
새것처럼 깨끗하고 어울리기도 하여 제가 오늘 접수했습니다.
노인대학이라고 있다고 들었는데
가방을 멘 김에 학교라도 다녀볼까요.ㅎ
첫댓글 박수를 보냅니다.ㅎㅎ
감사합니다.
별꽃님~
가방 하나 득템 했네요
그걸 메고 노인대학에 함 가 보시지요
반응이 어떤가요
다들 좋다고 할거예요 ㅎ
제 생각도 나네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때 어머니가 부산까지 가서
둘러메는 가방을 사주셨답니다
그 당시에 다들 보자기에 책과 공책을 싸서 학교 다녔는데
저만 유독히 가죽으로 된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니
아이들이 부러워서 가방 구경 한다고 난리었답니다
그래서 그 가방은 3학년까지 메고 4학년 부터는 손에드는 가방을 사 주셔서
6학년까지 들고 다니다가 중학교 가서 학생전용 가방으로 바꾸었답니다
가방 이야기 하니 옛생각이 나네요
오늘은 구름이 많네요
하루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노인대학은 진짜 어디있는데요.
5670 아름다운 동행대학을 다녀야지요.ㅎ
그 란도셀 가방은 언제까지 메고다녔는지 딱 기억이 멈추었건만
김정래학생은 4학년에 손으로 드는 가방으로 바꾸었군요.
감사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된 한편의 글이 추억의 늪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얼굴도 청순하시고 귀여우신 별꽃님의 과거의 추억이 아름답고 현재의 꿈이
존재하니 멋있는 노후를 보내는거 같습니다 천상 참신한 여성상이니 ,어찌 댓글도 아리송하시게 다시는지...
칭찬이 과하십니다.
비온 후 하늘이 참 맑습니다.
아주머니께 포슬포슬한 감자를 쪄달라고 하시고 건강하세요.^^
색다른 추억 가방이군요.
그때당시에 메이커 가방이면
남부럽잖은 가정이셨군요.
나는 보자기에 책을싸는 책가방
어깨에 엑스자로 메고 뛰던 생각이 납니다.
책을 보자기로 돌돌 말아 엑스자로 단단히 묶고 펼펼 뛰는 모습이
참 포근한 추억으로 느껴집니다.
연필도 칼로 직접 뾰족하게 깎았지요.
감사합니다.^^
손주가방을 물려 받으셨군요
저도 좋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뚜껑을 길게 내려 덮는 가방
그걸 란도셀가방이라고 하나요?
그걸 지고 입학했던 생각이 납니다
코닦으라고 왼쪽 가슴에 하얀 손수건을 달고
참으로 낭만이 넘치던 시절입니다
저는 까만색 교복에다가 모자까지 썼습니다
하얀 칼러를 달고 모자에도 하얀천을 씌우고
모자 앞에는 학교 모표도 달려 있었지요
모범생 모습이었지요 ^^*
란도셀가방을 지고 왼쪽 가슴에 하얀 손수건 딱 맞습니다.
옷은 세라복이 기억나는데
하얀 모자에 모표까지
사립학교 다니셨나봐요.
감사합니다.^^
@별꽃 저는 공립인 북성국민학교 다녔구요
제 동생녀석이 사립학교 나왔지요
추계국민학교라구
모두 굴레방다리에 있습니다
서대문구 북아현동
어린시절 아련한 제 모습을 보는것같아 미소짓습니다
전 저학년때 치마 저고리에 책보자기를 허리에 매고 다녔는데
아버지가 읍내서 사오신 빨간 쉐타를 위에입고 다녀서
겨울이면 동네 아이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읍내사는 애들이 보기엔 얼마나 우스꽝 스러웠을지...
지금은 그런시절 마저도 그리운, 추억을 먹고사는 나이가 되었네요
요즘은 걷기다 복지관 수업이다 해서 집에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의미있는 물건이니 동심으로 돌아가서
용도별로 정해놓고 애용하시면 너무 좋을거같습니다.
목연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좀 시원했지요?
목연님도 아버지께서 사오신 빨간 쉐타를 입고 다니셨군요.
그때는 털실이 귀했나 봅니다.
어머니는 재봉틀을 돌려서 포플린 꽃무늬 원피스도 만들어 주셨어요...
고마우신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즐거운 저녁시간이 되세요.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빨강구두가 그렇게 좋아보이고
부티나고 부러웠지요
그래서 언젠가 저의 만화제목이 빨간구두
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련한 추억의 시절 손수건 앞가슴에 달고
다니던 그 어린시절이 생각나네요
책가방속에 동멩이를 집어넣는 개구쟁이들이
참으로 지금 생각하니 우습기도 해요
고운 추억의글 잘 보고 갑니다
그러셨나요.
빨간구두 아가씨 최희준의 노래도 유행했는데
차마두님 만화제목도 빨간구두였군요.
순정만화에 푹 빠진 시절이기도 했지요
그때는 일제히 손수건을 앞가슴에 달고 입학했었고요.
동시대를 살았기에
웃으며 추억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손주 가방을 물러 받다...
넘 재미난 광경이네요~
별꽃 님 그걸 메고 다니는 모습
보고 싶어요~
저도 국민학교 다닐 때
두 언니와 올케 언니가 꾸며주는 갖가지 패션으로
학교에서 인기를 끌었어요~
입술에 뻬니(루즈)까지 칠하고
귀걸이도 하고 갔으니까요~ㅎㅎ
거기에 오빠도 가담해서
새 옷을 사서
직접 학교로 갖고 와 입혀 보기도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분들은 인형 놀이를 한 거더라구요~^^
아..
옛날이여~~~
두용님
입술에 배니도 발라주고
귀걸이도 했었나요?
오빠까지 합세하다니
아주 사랑을 듬뿍 받은 동생이었나 봅니다. ㅎ
전 아침마다 머리를 땋아주다가 움직인다고 한 대 쥐어박히기도 하고
네모칸 공책에서 글씨가 밖으로 삐져나오면 또 혼났어요.
무시무시한 큰언니살이는
2학년이 되니 시집을 간다고 관심 뚝!
시원한 저녁시간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그 가방 궁금하네요
그거 메고 길동우에 나와보세요
기념사진 찍어드릴게요.ㅎ
그 가방 깨끗이
세탁만 했어요.
감사합니다.
친구님 가방이야기하니
생각나네요
지난주 엘레베이터안
어느 할머니 베낭이 좀 특이해서
어머나! 멋집니다 했더니
이거 손주 가방이에요
하시더군요
그 멋진 가방인가 싶네요.ㅎ
ㅋㅎㅋ
여행간다고요?
자알 다녀오세요.
누구랑 가는가에 따라
더 즐거워지는 길
중학교 입학하고 처음 산 책가방
오래 쓸려고 얼마나 큰지
덩치는 작고 가방은 산만하니
땅에 질질 끌려 다니기 일쑤~
옛 추억에 잠시 머물어 보네요
요즘 애들은 복을 타고 났어요
물질적으로 궁핍함을 모르니 ㅎ
까만몸빼님
반갑습니다.
큰 가방은 산 만해서
땅에 질질 끌려다니기 일쑤~~ㅎ
그런 일이 허다했지요.
신발도 헐렁하게 큰거 사 주시고요.ㅎ
전 언니들 옷 물려받아입느라
맏이친구가 부러웠지요.
그렇게 치이고 부숴지고
단단하게 되었지만요.
오늘은 금요일
즐거운 주말 맞으시길
감사합니다.^^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잔잔하게 펼쳐진 일상의 이야기
그리고 어린시절이 저절로 떠올려지는 글에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다 보면서 웃음 꽃을 얼굴에
활짝 피어봅니다
손자의 향기가 가득 베인 가방 ...
늘 즐거운 마음으로 매시면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시길 바래요^^
ㅎ 그래도 메고 나다닐 용기는 없네요.
그냥 구경만 하고 고이 보관중입니다.
늦은 시각 댓글 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