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 3.3㎡당 4000만원 시대 목전…고분양가 단지도 재평가
서울 아파트 실수요자들이 신축 단지와 무순위 청약 등에 몰리고 있다.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기존 단지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정비사업이 시공사와 시공비 협상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입주 물량이 적다는 점도 신축에 대한 관심을 높인 요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3월 3.3㎡당 3800만원을 돌파했는데 1년 전 3067만원보다 24% 오른 금액이다.
자재값과 인건비, 금융비 등 전반적인 건설 비용이 오른 영향이다. 사업자가 공사비 급등으로 낮아진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분양가를 대폭 올린 것이다.
◆ 건설 비용 상승에 분양가 고공행진
서울의 경우 3.3㎡당 분양가 4000만원 시대도 곧 열릴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인근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은 최근 공사비 변동에 따른 분양가 추정치를 공개했다. 3.3㎡ 공사비는 2020년 계약 당시 512만원이었지만 최근 784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해 일반분양가는 3.3㎡당 3000만원대에서 4250만원대로 42% 뛰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15억원에 육박한다.
조합이 공개한 분양가는 인근 신축 단지보다 최대 5억원가량 비싼 금액이다. 2022년 10월 입주한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는 전용 84㎡가 올해 들어 10억~13억원에 거래됐다.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2021년 12월 입주)에선 같은 평형대에서 지난달 13억300만원(7층)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홍제센트럴아이파크'(2020년 입주)도 전용 84㎡ 가격대가 10억∼11억원 선이다.
올해도 공사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분양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은평구 정도를 제외하고 3.3㎡당 분양가 4000만원이 보편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은 기존 입주권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선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 4월 21억원(18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만 해도 16억원대에 머물렀지만 꾸준히 상승해 올해 20억원을 넘겼다. 분양가가 12억~13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웃돈이 7억원가량 붙은 셈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2022년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고분양가 논란이 빚어지며 무더기 미분양 사태를 겪은 단지다. 일반공급 4786가구 가운데 899가구가 지난해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일각에선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붙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 바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입주권은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는 것으로 입주 시점에 억대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수억원 웃돈을 주고 사는 건 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단지 매매가도 강세다. 서울 중구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2단지'(329가구) 전용 49㎡는 지난 4월 9억9000만원(25층)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3월 준공 당시 8억원대에 거래됐는데 1년 새 2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마포구 마포더클래시(1419가구) 전용 59㎡ 역시 지난 3월 13억9500만원(12층)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1월 입주 당시 실거래가(12억5500만원·21층) 대비 1억4500만원 올랐다.
이른바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도 구름인파가 몰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는 4월22일 무순위 청약 전용 84㎡ A형 14가구 모집에 2만1429명이 접수해 153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세차익 기대감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전용 84㎡ A형 분양가는 12억~13억원 수준이다. 도보 5분 거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권과 비교하면 7억원가량 저렴하다. 단지 규모와 입지에서 차이가 있지만 시세차익이 5억~6억원가량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지난 5월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전날 5차 임의공급 청약을 진행했다. 전용면적별 경쟁률은 ▲74㎡ 29.38대(13가구 모집, 382명 접수) ▲84㎡A 32.46대 1(24가구 모집 779명 접수) ▲84㎡B 23.50대 1(12가구 모집 282명 접수)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반년이 지나도록 잔여 물량을 터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재평가를 받는 모양새다.
◆ 입주 물량 역대 최저…신축 선점 나서기도
분양가 상승과 함께 입주 물량도 크게 줄어 신축 단지 몸값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4139가구다. 2013년(2만751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만2000여 가구 대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제외하면 역대 최저치다. 입주 물량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주택 인허가 수치도 감소 추세다. 인허가 실적은 지난해 2만5567건이었다. 직전연도(4만2724건)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서울의 주요 주택 공급 통로인 정비사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현장 곳곳에선 공사비 인상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도 있다. 치솟은 추가 분담금에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사업 추진 동력도 크게 떨어졌다. 또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오랜 기간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서울의 유일한 주택 공급 통로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신축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진 모양새다"며 "분양가 인상이 이제 시작이니만큼 신축은 물론 무순위 청약 등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순위 청약을 진행중인 신축 아파트 현황이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대우건설이 시공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 2020년 롯데캐슬 파크엘 이후 상도동 일원에서 3년 만에 분양을 진행하는 신규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77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금융혜택 또한 제공한다. 선착순 분양은 지역 제한이 없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으며, 동·호수를 지정해 분양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의무거주 기간이 없어, 2024년 3월 소유권 이전 등기 후 전매도 바로 가능하다.
계약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등을 제공한다. 게다가 후분양 아파트인 만큼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단지 반경 700m 내에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이 위치해 강남구청역까지 환승 없이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서울 전역을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지날 예정이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반경 200m 내에 상도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신상도초, 국사봉중, 당곡중, 장승중, 당곡고 등 다수의 초∙중∙고교가 밀집돼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동작도서관, 약수도서관 등의 교육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상도근린공원, 용마산공원, 보라매공원 등이 가깝고 상도근린공원에 마련된 유아숲 체험장, 국사봉체육관 등에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거환경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4일 서울시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바로 옆에 있는 상도15구역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약 3,200세대 규모의 대단지가 조성된다.
또한, 서울시는 지난 3월 14일 저층 주거지인 상도동 일원을 모아타운 대상지에 선정됐다고 밝혀 향후 일대는 쾌적한 환경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이밖에 상도14구역(1,191세대)와 지난해 선정된 상도동 모아타운이 모여 있어 사업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6,000세대 이상의 新주거타운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분양문의 1668-0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