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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냥 좋아하면 안 돼! - 만큼, 간, 마냥
<카게무샤>라는 영화가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인데 1980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카게무샤(影武者)는 '적을 속이기 위해 대장과 같은 복장으로 가장시킨 무사'를 가리킨다.
한때 김정일 위원장이나 후세인 대통령의 대역 이야기도 있었으니, 요즘도 그런 수요가 있는 모양이다.
하긴 '나훈아-너훈아, 현철-현찰, 패티김-패튀김'도 같은 맥락이겠다.
한데 우리말에는, 이처럼 비슷하게 닮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똑같이 생긴 '다른 말'들이 있어 더욱 헷갈리게 한다.
보기글을 보자.
'그만하면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눈물을 거둬라.
공부를 그만큼 했으면 고시도 거뜬히 걸렸겠다.'
두 문장에 같이 나온 '만큼'은, 똑같이 생겼지만 품사도 다르고 뜻도 다르다.
'할 만큼'에서 만큼은 의존명사.
앞의 내용에 상당하는 수량이나 정도임을 나타낼 때 쓰거나(애쓴 만큼 보답을 받다)
뒤에 나오는 내용의 원인이나 근거가 됨을 나타낼 때 쓴다(배가 큰 만큼 먹는 양도 많다).
반면 '그만큼'에서 만큼은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임을 나타내는 격조사(집채만큼 큰 파도가 밀려왔다).
그래서 '할 만큼'은 띄어 쓰고, '그만큼'은 붙여 쓴다.
'서울~부산 간 열차는 오전 5시부터 다닌다.
무궁화호 열차는 오늘부터 사흘간 다니지 않는다.'
앞 문장에 나온 '간'은 의존명사.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를 가리킬 때 쓴다.
또 '부모와 자식 간'처럼 일부 명사 뒤에 쓰여 '관계'의 뜻을 나타낼 때도 있다.
하지만 뒤 문장에서 '간'은 접미사로 쓰였다.
기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동안'의 뜻을 더한다.
품사가 다른 만큼 역시 띄어쓰기도 다르다.
(한데, 관계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간'이 굳어서 한 단어가 된 말은 붙여 쓴다.
그런 말로는 '가부간, 고부간, 내외간, 부녀간, 부부간, 부자간, 피차간' 따위가 있다.)
'선물을 받은 할아버지는 어린이처럼 마냥 즐거워하셨다.
선물을 받은 할아버지는 어린이마냥 즐거워하셨다.'
두 보기글에 나온 '마냥'도 생긴 건 같지만 뜻이 다르다.
띄어쓰기에서 알 수 있듯이 앞에 나온 마냥은 부사, 뒤에 나온 마냥은 조사로 쓰였다.
한데, '어린이마냥'은 틀렸다.
'어린이처럼, 어린이같이'로 써야 한다.
우리말에서 '마냥'을 조사로 쓰는 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을 쓰는 데도 함정이 있는 셈이다.
- 부산일보(8/17)에서...
첫댓글 아,,,어렵당...^^
이렇게까지 띄어쓰기에 신경쓸 필요가 없긴 하지만 티비 '우리말 겨루기'에 나가자면 알아야 합니다.
이번 공부 참 어려워요~ 아이가 토끼마냥 깡충 뛰었다.이건 틀린거죠.
아뇨. 잘 쓰신 겁니다.^^
엇,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 '마냥'을 조사로 쓰는 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으니 감골 님의 예문 '토끼마냥'은 '토끼처럼'의 의미이므로 틀린 어법이 아닌가요? '아이가 토끼처럼 마냥 깡충 뛰었다'가 맞지 않을까 해서요.^^;
야, 훌륭한 제자를 두었습니다. 저도 무심코 대답을 한 모양입니다. 맞습니다. 틀렸습니다. '토끼처럼'이 바른 말입니다.^^* 에구, 부끄...
하하 두 분 감솨~
참 어려습니다. 띄어쓰기가 제일 힘들더군요.
그렇습니다. 띄어쓰기를 어법대로 제대로 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띄어쓰기는 뜻이 통할 정도로 쓰는 신문에서 쓰는 정도라면 무방하다고 봅니다.
어법을 자꾸 강조하다 보면 우리말 자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니까요.
아, 골 아프다, 쩝~ 그러니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휴~
외국인들은 이렇게 어렵게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아주 멋진 자료 감사합니다. 저도 만큼을 자주 틀리게 썼었습니다.
오늘 조금 시간 여유가 있으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