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봄비가 내려 산야가 젖었기로
산불 비상근무하는 병학이에게 전화하니 시간이 될 것 같다하기에
3월 17일(금)로 모임의 날을 정하였다.
막상 17일이 되니 늘 개근하던 종찬이는 삼척에 일 갔고
성연이는 금요일마다 교회의 일이 있는 날이라.....못온다고....
참 승원이도 일이 있어서 못온다고 연락왔음.
모인 사람은 나랑, 우현이, 병학이, 성규....네명이었다.
오후 7시에 운현궁에서 만났다....언제 만나도 늘 반갑기만 하고.....
세계야구클래식 4강의 얘기가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고.......
우린 실책하나 없이 6전 전승으로 4강갔고 미국이나 일본도 우리 투수에게 꼼짝도 못하였고
수비도 멋졌고....특히 우린 역대로 김재박, 유중일로 올라가더라도 유격수는 강한 나라이고....
밥이 모자라고 술이 모자란 이야기........
또 하나 지나가며 하는 얘기는 내가 몸 담고 있는 철도의 파업 이야기.....*^^*
먼저....파업선언 후 산개하며 강원도, 경상도 경계를 넘나 들며 경찰 눈을 피할 때
회장님이 안부 전화를 해 오셨더랬다....."파업한다는데 건강하게 잘하고 있느냐"고.....
안부인사를 받는 순간!
눈물이 핑 돌 만큼 고마웠다는 인사를 이 자리를 빌어 드리는 바이다.
파업의 경과를 결론부터 말하면.....
불법파업이라고 보수언론 찌라시들이 말하는 모양인데....
이번 철도파업에 대한 직권중재는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법의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중재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한다"는 것이 철도노조의 주장이며, 변호사를 선임하여 3월 23일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장을 피고로 "중재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결과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법이 지배하는 법치주의에 동의하는 친구는 아래사항을 읽으시고, 일방적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나라라고 믿는 친구는 읽지 마시길 바란다. *^^* 나 또한 수없이 읽은 철도노조 위원장의 법률해석 서신이지만.....적법절차는 과연 복잡하고도 어렵다.)
정해진 법절차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노사간 쟁의행위에 대하여 중재를 하려면 사전에 조정위원회를 개최하고 그 조정위원회의 결정안에 따라 중재위원회에 회부하여야 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법 제69조부터 - 참조
정부가 입만 열면 불법파업이라고 하는 것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결정에 (정부가 말하는 "직권중재"라는 것은 현행법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복하여 파업을 한 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 결정과정이 합법인지 어떤지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가 하는 것이지 행정부가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정부는 사법적 판단을 구하기에 앞서 행정부 임의대로 불법으로 낙인찍고 탄압을 하는 것이 과연 적법절차였는가 하는 점은 따져 볼 일이다.
중노위의 조정과정과 중재회부 결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거나 그 행위자체가 법률적 근거 없이 진행된 ‘불법’ 이라면 오늘의 이 사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중노위원장의 중재회부결정과정에는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이에 대하여 중재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 해놓고 있다. 2005년 11월 25일에 노조는 12월 16일까지 성실교섭을 약속하고 각서까지 제출하였지만 그 약속한 기일이 경과한 후에도 중노위는 특별조정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았고, 그 후에도 소위 본 사안에 대하여 직권중재회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지난 2월 28일 21시에 파업이 임박하자 파업을 불법으로 만들기 위해 직권중재에 회부했는데, 그동안 두 달 반은 뭘 하고 있었는가는 차치하고라도 이 직권중재조차 적법절차를 결하고 있는 것이다.
구 노동법에서 중노위원장의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하는 직권중재제도는 신 노동법에서 삭제되었고 중노위원장은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에 의하여만 중재회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06년 2월28일 21시 중노위원장은 어떤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에 의해 직권중재회부를 결정한 것인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철도노동조합은 지난 2월28일 21시에 결정되었다는 중노위의 중재회부 결정 집행정지신청을 제출하고 행정소송도 제기한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 중재제도자체가 이미 노동악법으로 국제적인 조소의 대상이자 현 참여정부 이상수 노동부장관 스스로도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점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최소한 불법, 합법의 판단은 오로지 사법부의 몫이지 행정부가 과거의 행태로 불법을 규정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사실이다. 최소한 우리나라가 3권 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나라라면.......
국민들은 보수 언론의 맘대로식 보도에 집단최면상태에서 노동조합은 일망타진되어야 할 존재가 되어버리고 공공철도를 요구한 우리가 공공의 적이되는 것은 한순간일 뿐이다.
민청학련사건의 사형수로서 이나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받고자 민주화 운동을 하였던 이철 사장은
이제와서 거꾸로 "직권중재가 불합리하기는 하지만 현행법으로 존재하니 이번 파업은 불법"이라는 말을 했다는데.........그런데 왜 이 민주투사는 자신은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을까? 나로서는 묻고 싶은 의문사항이다.
이 점에 대하여 병학이는 웃으면서 " 내가 지금 철도파업과 그 후 상황을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이해의 폭이 넓음을 말하여 주었다. 또 공사가 한사코 거부하는 고속철도 여승무원 고용문제도 고속철도 여승무원 파업과 관련하여 "1년만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 주겠다"고 약속한 여승무원들에 대한 철도공사측의 교육내용이 비디오 동영상으로 공개되어 KBS에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된 사실도 친구들은 알고 있었다....
파업과정에서 나는 나보다 5-12살 젊은 직원들 뒤를 따라다니며 그 친구들이 이끄는대로 따라만 갔다.
젊은 친구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노라니 참 유능한 조합원 많구나 하는 한 가지만 생각나더라.....
산개하여 숙박할 장소를 능숙하게 물색하는 친구, 말없이 살림을 잘 사는 총무 맡은 친구, 경찰 검문 장소와 시간을 꿰뚫고 있다가 경찰이 자리 비운 시간에 우리가 검문소를 통과하도록 이끄는 친구, 안전지대에 왔으니 싸가지고 온 참을 먹고 가자는 여유파 친구, 여기저기 정보망을 통하여 상황파악하고 행동범위를 정하는 친구, 소신껏 자신의 양심에 따라 나왔다는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 등등.....
소주에 싸가지고 온 참을 먹으며 나한테 술잔을 내밀기에
동기동창회 회장님이 안부전화 왔더란 말을 하니
멋진 동문이라며 내가 우리 조 일행의 박수 받은 기쁨을 뭐라 표현할 수 있으랴?
하긴....우리 보통과 친구만큼 멋진 친구들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이번 파업의 쟁점과 과정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 요구사항 :
1)철도공공성강화 : 철도는 국가의 기간망이니 상업성으로 이익만을 추구하면 안된다. 수돗물이 양주처럼 비싸면 곤란하다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이해하면 된다.
2)비정규직 차별철폐 : 비정규직 양산은 사회안정을 흔드는 불합리한 제도이다. 긴 설명이 필요없으리라......우리 애들도 사회에 나가면 안정된 지위에서 비정규직이 아니기만을 희망할 따름이다.......
3)해고자 복직 : 노조활동과 관련하여 해외자본에 철도기간망을 외국자본에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철도민영화 반대투쟁부터 지금까지 철도청이 약속한 해고자 복직을 다시 요구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도덕성의 문제이다.
4)구조조정과 외주용역의 반대 : 노사합의 없는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외주용역은 노사합의를 거칠 것을 요구한다.(이미 이것에 대한 원칙은 노사합의된 사항인데 철도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 이것은 철도의 안전운행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철도노동자들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파업이란 것은 일단 뒤로 미루어진 요구사항이다.
그러나 진실된 것 한 가지.....서로 약속한 것을 성실히 지키면 노사불신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불신은 불신을 더욱 키운다.....지극히 상식적인 일이 아니되니 일은 더욱 꼬인다....이런 느낌이다.
과정은 위에서 언급한 것으로 대신하고........
불편을 끼친 파업의 과정은 시민들에게 미안하지만 ........
철도가 대책없이 구조조정되어 영주경제가 위축되면 많은 수의 철도가족은 영주땅을 떠날 수 밖에 없고, 영주인구는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도시의 동공화를 면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고 영주시의 모든 기관, 단체 등등이 주축이 되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영주시민집회를 개최 하는 등등 모두들 부산한 것이 영주의 분위기이다. 그 성과는 아직 미지수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바이다.
한가지 더 추가.....
지난 2월 17일인가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모였는데..........
나, 우현, 성규, 승원, 종찬, 병학....이렇게 모였더랬다.......그때도 참 즐겁게 이야기 했고.....승원이가 모교인 제일고로 갔다는 얘기도 그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