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계리 열목어 서식지 & 삼봉자연휴양림 야영 글/사진: 이종원
명계리 열목어 서식지 사방이 첩첩산중이다. 위쪽으로 방태산-구룡덕봉-가칠봉이 아래쪽으로는 오대산-계방산- 문암산이 치마폭처럼 둘러싸여 있다. 오죽했으면 이 마을 이름이 內면이라고 불렀을까. 시야의 위쪽은 전부 산이라고 해도 좋다. 남한땅 마지막 속살같은 곳에 신비한 열목어가 살고 있었다. 홍천 내면 명계리 열목어 서식지. 7단의 소가 있는 칙소폭포에 적을 두고 잇다. 7개의 소로 이루여져 칠소였는데 강원도 사투리와 섞여 칙소가 된 곳 같다. 남쪽은 더워 여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곳은 아직 초봄이어서 진달래와 개나리가 한창이다. 심산유곡 인적이 드문 을수골 물이 흘러 계방천과 합류하고 내면의 자운천을 받아들여 인제쪽으로 흘러 내린천이 된다. 내린은 홍천의 내면과 인제의 기린면에서 한 자씩 따왔다. 칙소폭포는 7개의 폭포와 텀벙텀벙 물을 쏟아내고 있다. 마지막 7번째 소는 산전수전 다 겪어서 그런지 힘을 잃고 잔잔한 연못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곳에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다. 몸길이가 대충 30cm도, 큰 놈은 1m가 넘는 놈도 있다. 천연기념물 제 74호로 한반도와 흑룡강, 연해주, 시베라아 등지에서만 서식한다. 납작하고 갈색의 얼룩무늬가 인상적이다.
열목어가 어찌나 성질이 까다로운지 심산유곡 물 맑은 곳 아니면 이 놈을 만날 수 없다. 첫째숲이 울창하고 흐르는 물의 양이 풍부한 산간계곡이어야 하며, 둘째 물이 맑고 여름에도 수온이 20도를 넘지 않아야 하고, 몸집이 큰 열목어가 숨을 수 있는 깊은 곳이어야한다. 셋째로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도 적당하고 먹이가 되는 곤충이나 물고기가 많아야 하며, 넷째 산란장으로 쓰일 수 있도록 물살이 느리게 흐르고 자갈이 깔려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워야 열목어를 만나게 된다. 태백 정암사 계곡, 봉화 석포계곡 그리고 이곳 음소동계곡이 전부다. 만약 열목어가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생태계가 파괴되었음을 의미한다.
연어과에 속하는 열목어는 회귀 본능 때문에 폭포를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3m 가 넘는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수량이 많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기에 비가 온 다음날 맑은 날을 정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야 한다. 고향을 가기 위해 온 몸을 희생하며 점프하는 모습은 신기에 가깝다고 한다. 한번에 올라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온몸에 상처를 입고 다시 시도해야 한다. 포기 하는 것은 곧 객사를 의미한다. 출생지가 무덤이어야하는 오묘한 회귀 본능 때문이다.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열목어의 장대높이뛰기를 구경하고 싶지만 꾹 참았다. 그렇게 강태공처럼 기다렸다가는 굶어죽기 딱 알맞기 때문이다. 여행작가는 다양한 사진을 찍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밥 한술 얻어 먹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놈의 직업은 멈추면 쓰러지는 '달리는 자전거'와 다름없다. 불쌍한 대장~
삼봉자연휴양림 오토캠핑 산간지역은 해가 일찍 넘어간다. 삼봉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이 여장을 풀었다. 남아있는 통나무 집도 있건만 오토캠핑 애호가인 양영훈 회장은 야영을 고집한다. 가뜩이나 추운데...텐트치고 밥하고...설겆이하는 것이 영 귀찮다. 흑흑~~ 얹혀가는 사람이 무슨 할말이 있겠나. 귀차니즘은 뒷주머니에 쑤셔넣고 이리저리 짐도 나르고 저녁 땔감을 찾아 여기저기 헤메였다. 땔감이 떨어지면 또 나무를 주우러 가야하기 때문에 잘 때까지는 계속 움직여야 한다. 밥 먹으면 피곤해서 골아 떨어진다.
지글지글 삼겹살을 굽고 싱싱한 곰취에 된장을 발라 싸먹는다. 거기다 복분자주 한 잔 걸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노라. 맵시님과 덜깬주님의 노래가락만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모닥불에 손을 뒤집으며 불을 쬔다. 남자들 셋이서 수다를 떨었다. 이것이 바로 야영의 맛이구먼...화장실에서 전기를 끌어다 써서 노트북도 가능하다. 접속기만 있으면 인터넷도 가능하니 아무리 오지에 왔어도 문명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바깥온도는 5도 정도 되어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전기요도 있고 오리털 침낭도 생각보다 따뜻해 자다가 이불을 걷어찼을 정도다. 침낭에 푹 파묻혓다. 후두둑 바람이 분다. 어찌나 세찬지...천막 폴대가 쓰러졌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금요일에 강풍주의보가 내렸단다. 양회장님이 팬티차림으로 뛰쳐나간다. 그냥 자는 척 할려다가 걱정이 되어 나갔더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밖으로 나간 김에 쉬~ 한번 때린다. 몸이 부르르 ^^.
숲에서 하루를 보내서 그런지 아침에 머리가 개운하다. 솔의 눈 30병 마신 기분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 일요일 오전처럼 여유롭다. 날씨가 좋았다면 새벽부터 분주했을 텐데...비가 재촉을 붙들었다. 시간에 얽메이지 않아 좋다. 아침은 남은 음식을 통채로 코펠에 넣고 끓여 찌개를 만들었다. 김치도 넣고, 곰취도 넣고, 쏘세지도 넣고 ...그래야 음식물 쓰레기가 없다. 국물맛이 죽인다. 밥도 꾸역꾸역 다 쑤셔 넣었다. 화장실에서 밀어내기 한판 하고 출발~
산괴불주머니가 군락을 이룬다.
개울가 원목다리를 건너면 삼봉약수가 나온다. 한국의 명수 100선에 속한 물이며 철분, 중탄산이온, 불소, 망간, 알루미늄등 알카리성 미네럴이 함유되어 위장병에 특효다. 신경쇠약, 피부병, 신장병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배가 볼록하도록 마셨다.
산막 사이에 약수터가 있다.
특이하게도 물이 나오는 구멍이 3곳이다. 그래서 삼봉인가^^ 실은 가칠봉, 응복산, 사삼봉 세 봉우리가 만나서 삼봉이 되었다. 조선문종때 왕비 현덕왕후 권씨의 부친인 권전대감이 날개가 부러진 학이 안개가 피어 오르는 계곡에 날개를 적시고 다시 날아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 바위틈에서 솟아난 샘물이 바로 삼봉약수다. 부정한 사람이 마시면 약수물이 흙탕물로 변한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삼봉약수를 이용해 밥짓기는 기본이고, 닭백숙을 끓여도 좋고, 약수물을 넣고 라면을 끓여도 맛이 색다르다. 이밖에 소주에 약수를 타 마시는 칵테일, 얼려서 먹는 얼음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약수에 꿀을 타 마시면 숙취해소에 그만이란다.
삼봉약수터 바로 아래 삼봉 신약수터가 만들어졌다.
삼봉, 가리왕산, 청옥산휴양림등이 1세대 휴양림이다. 근래에 시설좋은 휴양림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지만 1세대 휴양림 만큼 숲이 잘 조성된 곳은 드물다. 오래된 휴양림이 나무도 오래되엇으니....삼봉의 나무는 전체적으로 활엽수며 전나무, 분비나무, 거제수 나무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다. 숲이 워낙 맑고 외진곳에 있어 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5월까지는 두꺼운 옷을 따로 준비해야할 것이다.
숲체험 코스도 좋다. 도보로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숲해설가의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숲속의 집은 4인실 10동, 6인실 1동, 8인실 2동, 10인실 1동으로 돌집, 통나무집, 황토집이 있다. 계곡의 경사가 완만해 가족여행지로 좋다.
진달래와 전나무 숲길 삼봉자연휴양림 문의: 033-435-8536 입장료 어른 1천원, 청소년 6백원, 어린이 3백원 위치: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 1리 산 197-1
|
|
첫댓글 아싸!! 1등....난생 처음이네요....근데 저 많은 정보는 언제 다 파악했대요?
아씨! 2등.....계곡물이 힘차네요. 삼봉휴양림 접수했습니다. 이 근처는 구석 구석 다 천연 자연이예요. 대장님의 시선이 시원스럽습니다.
대장님 특유의 맨트로 산들이 더욱 다정해 집니다. 촉촉한 사진들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어쩌지요? 대장님이 올린 산들은 다 가고 싶어져서요. 병들 것 같습니다. (상사병)
대장님 정말 눈물날 정도로 좋아부려요 감사햐요
솔의 눈 30병, 곰취소세지김치찌개, 삼봉약수... 보약메뉴인가봐요! ㅎ ㅎ ㅎ ㅎ 아낙언냐 말대로 대장님 말씀처럼 산과 들이 어찌나 정겹게 느껴지는지!
저런곳도 다 있네요. 가슴이 시원해 옵니다.
삼봉 숲해설가와 같이 교육을 받았었는데 꼭 놀러 오라는 말을 하더군요.
태백 정암사 .. 아니고요// 정선 정암사 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