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환상의 세게-태백산 눈꽃축제
글/사진: 이종원
눈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에 묻어 있는 오욕이 백설에 물들어 버릴 것만 같다.그래서 수 많은 색을 놔두고 우리 민족은 새햐얀 옷을 즐겨 입었는지도 모른다. 핏줄로 이어진 인연 때문일까 오늘날에도 우리 민족은 눈만 보면 환장한다. 아마 우리 민족 세포의 원형질속엔 육각형의 눈 입자가 그려 있을지도 모른다.
눈에 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태백이다. 우리나라 눈축제 중에서 가장 규모도 크고 볼거리 역시 많다. 집채만한 조각품과 눈썰매 그리고 강원도의 먹거리까지 여행자를 유혹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눈꽃터널이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태백산 정상까지 오르는 등반코스다. 천년된 주목이 새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백두 대간을 바라보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눈조각을 볼 수 있는 당골광장 입구 얼음성이다. 성문은 한국 전통문양의 치우천왕을 조각해 놓았다.
태백산 눈꽃축제의 마스코트
국보 31호인 첨성대를 눈조각으로 재현했다. 한밤중에 첨성대에 올라 반짝이는 별을 관찰하는 것도 좋으리라. 그 옆에는 얼음으로 만든한국의 탑을 볼 수 있다. 다보탑등 고즈넉한 탑을 얼음으로 다시 만들어 놓았다. 평화의 눈탑은 세계적인 눈 조각가들의 공동작품이며 그 옆에 12지신상 얼음조각이 세워져 있다.
추운 날씨에 손을 녹이며 조각하느라 고생했는데 정작 축제가 다가오자 눈은 커녕 기온까지 올라 행사진행하는 분들이 걱정을 한다.ㄱ
이글루 카페다. 순수 눈과 얼음으로만 카페를 만들었는데 그 규모도 크고 밋밋한 신내장식이 아니라 동굴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연인과 함께 그윽한 커피향을 음미하며 행복을 나누는 것도 좋으리라. 수익금은 불우이웃 성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눈축제의 아이라이트는 눈 미끄럼틀이다. 비료포대에 몸을 맡기고 씽씽.
견우과 직녀 눈미끄럼틀. 추억의 비료포대를 타고 미끄러지면 봅슬레이 타는 기분이 든다.
겨울연가의 배용준과 최지우..그렇게 닮지 않았지만 이 거대한 얼음을 조각한 것이 경이롭기만 하다.
격력하게 움직이는 말조각인데....섬세하며 순간을 잘 포착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각이다. 어렵게 조각했는데....2달이 못가 사라질 생각을 하니 가슴 아프다.
낮에는 인파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북향이기 때문에 오후에 가면 사진마져 제대로 찍을 수 없다. 오전에 가는 것이 좋고 아니면 한밤중에 가는 것이 차라리 낫다. 한적하게 눈조각을 감상할 수 있으며 오색조명을 받은 조각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내 아들 성수를 보는 것 같다. 귀여운 아이의 표정을 잘 담았다. 돌아가서 엉덩이쪽을 보면 대롱대롱 매달린 고추도 볼 수 있다. 그 옆은 신발조각상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이다.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를 마리아가 감싸안고 비통해하는 모습이다. 원작인 하얀 대리석보다 차가운 얼음으로 조각해서 그런지 더욱 슬픔이 느껴진다.
장승과 귀여운 킹콩, 그리고 말이다.
앉은뱅이 얼음썰매를 탈 수 있다. 삐에로가 팽이치기등 전통놀이를 가르쳐준다.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에 기원하는 신년 소원지꽂이 체험도 할 수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눈썰매장이다. 120m 길이의 슬로프가 2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워낙 길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속도감이 느껴진다.
(어른 4천원/어린이 3천원)
보기만 해도 신이 나네.
해질 무렵 석양에 비친 낙엽송이 예쁘다.
태백산 자락에 개썰매가 지나간다.
시베리안 허스키 개썰매 체험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추억의 학창시절. 입구에 빠알간 포니승용차가 있고 70년대 교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지금 말하면 불량식품으로 불리지만 예전엔 최고의 간식거리인 쫀디기다. 연탄불로 노릇노릇 구워 먹어야 제맛이 난다. 저거 굽다가 소매 다 태우고 어머님께 두들겨 맞았던 기억이 난다. 쫄쫄이,별사탕, 건빵도 보인다.
즉석에서 먹는 목삼겹살.
소주 한 잔 들이키고 태백산 한번 쳐다보고
삼겹살을 안주삼아 추억을 되새겨본다.
당골광장을 근처에 쭉쭉 뻗은 낙엽송을 감상해보라. 한참을 바라보면 내가 하늘로 상승하는 기분이 든다.
문인상인지 미륵상인지 알 수 없는 석장승이 등산로 길목에 서 있다. 못된 사람이 정으로 쪼아 얼굴은 이미 헤어졌다. 그러나 태백산으로 올라가는 나그네를 위로하는 마음은 변함없다. 태백산신과 관련이 있는 석물이다. 남도에서 가끔 보는 석장승이건만 이렇게 강원도에서 석장승이 있는 예는 거의 없다고 한다.
신새대 목장승이 컬러풀한 옷을 입고 태백을 내려오는 등산객의 안녕을 빌고 있다.
단군성전이다. 단군을 모신 성역으로 성전에 단군 할아버지의 영령과 영정을 모셔져 있다. 우리민족의 상징을 말해주고 있다. 매년 10월 3일 개천절에 단군제를 지니고 있다.
태백의 석탄박물관은 동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질관에서는 지구의 탄생과 암석 그리고 광물을 볼 수 있으며 제2전시실에서는 석탄의 생성원리를 배우고 석탄의 역사와 애환등을 볼 수 있다. 예전 강원도민의 애환을 그려 볼 수 있다.
갱에서 탄가루를 반찬삼아 도시락을 먹고 있는 광부. 이 아이는 이 장면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요즈음은 막장안에도 휴게소가 있고 냉장고등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월급도 많고....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태백시내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고 연못에서 뽀글뽀글 물이 샘솟고 있다. 이 물이 낙동강이 되어 경남북을 적시고 부산을 통해 남해로 빠진다고 한다.
얼음속에 꽃이 활짝 피어 있다. 일명 ice flower. 밤에 가도 좋을 듯 싶다. ice 얼음동물원을 조성해 놓았으며 얼음속 동해안 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다. 축제 끝나면 저 생선은 누가 먹지?
여행팁)
주말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 행사장을 둘러보거나 야경 조각품 감상하는 것이 좋다. 축제장이 사람이 몰릴 때는 등산을 하는 것이 좋다. 등반시 아이젠과 방한복은 필수다. 숙박은 시내 태백역근처에 깨끗하고 저렴한 모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