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진투아네트냐” 커지는 진선미 아파트 논란이 뜨겁다
문희봉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들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극락이 따로 없다네. 서산대사의 말이다.
지금 여당의 주택정책에 쏟아내는 국민의 시선이 뜨겁다. 자기들은 가질 것 다 갖고, 서민들에게만 허리띠를 졸라매라 하는 형국이다. ‘호텔방'을 외쳤던 이낙연은 17억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자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 환상' 발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진 의원은 지난 지난 달 2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세대 주택(빌라)를 방문,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며 “방도 3개나 있는데 이런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에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진 의원 발언은 전·월세 수요자가 아파트만 고집할 게 아니라 빌라나 오피스텔을 활용한 공공주택도 적극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와 무주택자, 세입자들은 “아파트 없으니까 빌라라도 살라는 말이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던 마리 앙투아네트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 의원들의 말들이 국민정서와는 전혀 다른 상상속의 말만을 끄집어내어 속을 뒤집어놓고 있다.
현재 빌라에 전세로 거주 중인 정 모(38) 씨는 “빌라는 주차장, 쓰레기장 등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놀이터나 진입로 안전 면에서 아파트보다 떨어진다.”며 “특히 아이 키우는 신혼 부부들 입장에선 아파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빌라라도 사세요.'하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혔다.”고 했다.
특히 진 의원이 서울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 솔베뉴'(전용면적 84㎡)를 임차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주택자와 세입자들의 허탈감은 커지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다. 지상 최고 35층, 13동, 1,900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 초역세권으로 초등학교가 가까워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골프연습장, 도서관 등 최신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온라인에선 “빌라가 그렇게 좋으면 본인부터 가서 살아라.”, “자기는 신축 아파트 살면서 서민들에겐 ‘빌라에서 만족하고 사세요.'라는 말과 뭐가 다르냐?” 등 비난이 이어졌다. 진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20일 “질 좋은 임대주택을 살펴보면서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라며 “저는 1999년 독립한 이후 재건축한다는 이유로 집을 비워줘야 하기도 했던 늘 임차인”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진 의원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세 대란 때문에 가뜩이나 민심이 사나운 상황인데, 진 의원 발언이 좀 당혹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이낙연 대표가 ‘호텔방 전·월세' 전환을 언급한 이후 김태년 원내대표가 “(호텔 전·월세는) 쾌적하고 안전하다.”고 한 발언도 민심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 자이'에 9억 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다. 또 인근 ‘경희궁의 아침'(17억5,000만 원 상당)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함으로써 서민들의 속만 뒤집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