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아침..
의정부에사는 도꾸뿌리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항상 금방 만난것처럼...정겨운 우리 사이...
"야야...봉조한테서 국제 전화가 왔드라...
풍우회 이야기하면서...동부동 사람들방에도 들따보고
사투리방에도 들따보라고 했디마는
거기서도 들따볼 수 있다더라...ㅎㅎ
영라이가 솔바람이니까 ..읽어보라고 했다왜..."
"그랬나?..좋아하드나?.."
그 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동부교회앞에서 ..
큰길을 따라 쭈욱 내려오면서..
앞집에는 송희네가 살았고...우리집옆에는 "성덕도"가 있었다..
밤낮으로..그 성덕도에서.."무량청정정방심.."하고
큰소리로 주문읽는듯한 소리에..
자장가처럼 듣고 살았던 그때...어린 시절...
우리집 바로 옆이 봉조네 집이였다..
김봉조..
지금은 아르헨티나로 이민가서 잘 살고 있는..
도꾸뿌리와..나와...봉조와...죽은 정순이가
어울려 다니던..초등학교 시절..
그애는 노랑머리에 100% 곱슬머리였다..
단발머리를 하게되면 ..다른 아이들은 일자로
차르륵거리는 머리결을 하고 있었는데..
봉조의 머리는 부채살 모양으로 퍼졌었었다..
나는 반곱슬머리라..
수북히 부글거리고 다니고 있었다...
나는 은근히 그애의 얌전함과 깍쟁이같은 면을 부러워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면서...
주변의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폭발하던 아이여서..더욱 부러워했었다..
그애는 참남배기도 자주간다고 소문이 났었으니까...
도꾸뿌리나 나같이 참남배기를 못갔던 여자들로서..
그애는 우리에게 시기의 대상이기도 했다..
공부도 나보다 쫌 더 잘했다..ㅎ
친하게 전봇대사이를 헤매며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고..
나만다리밑에서 목욕도 자주 다니다가도..
걸핏하면 싸워서 서로 입을 내밀고 말도 안하고 다니기 예사였었다..
그때마다 내 편이 되어주던건 도꾸뿌리였다...
미인이셨던 그애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나시고..
소리소문없이 함께 뛰어놀던 그애가 우리곁을 떠났다..
수십년을 잊고 살았다..
그리고 십년전 우연히 그애소식을 알아서...
셋이 한강둔치에서 만났다..
우리는 몇십년의 거리를 뒤로하고..밤이 늦도록
이야기 나누면서..사진도 찍고..소주도 마셨다..
얼마나 웃었던지..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그리고 1년후...그애가 또 우리곁을 떠났다..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다...
어제 봉조의 소식을 듣고..
나는 어제 오늘 ...풍우회 카페를 들어와서..
낯설게 헤매며...우리의 흔적을 찾고 있을 ..
봉조를 생각하며 ....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글을 쓰고 있다..
친구하나는 세상을 떠났고..
멀리 떠나있는 너를...가끔 생각하면서...
더 ㅡ나이를 먹기전에 다시 한번 만나
옛이야기 하면서 지내보고 싶다고..
오늘 밤은 유달리 ..옛 생각이 난다..
모두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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