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개월 동안 학생들 시험때문에 산행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희망찬 새해, 무술년(개띠해)이 가까워지는군요.
이정섭 기사님은 새차를 뽑으러 가시고 다른 기사님이 오셨네요.
버스가 44좌석이고 앞뒤 간격도 넓어서 앉기 편합니다.
바닥은 꼭 마루같아서 밟기도 조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내년부터 분당산사랑 전용 산행버스도 이렇게 좋은 차겠지요.
분당에서 36명이 타고 별내에서 4명이 합류하여 40명이 동두천 소요산으로 향합니다.
별내 간이정류장 대기실을 찾지 못해 한 바퀴 더 돌아서 별내팀을 맞았네요.
추우셨을텐데 죄송합니다.
아침 8시50분, 소요산주차장에 내리니 바람은 불지 않아 좋습니다.
날이 추울까봐 가져온 비닐집은 버스에 두고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바닥에 염화칼슘을 뿌렸는지 미끄러지지 않게 잘 대비해 놨더라구요.
<박카스 아줌마 주의> 현수막을 보고 잠깐 웃었습니다. ㅋㅋ
늘 그랬던 것처럼 매송 고문님 구령 맞춰 체조를 하고 입장료 내는 자재암 입구로 걸어갔습니다.
소요산은 조선 최고의 기생 황진이와 썸을 탔던 화담 서경덕, 한시로 유명한
봉래 양사언,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를 썼던 매월당 김시습이
수시로 산책(소요)를 하던 곳이라서 소요산(逍遙山)이라고 하네요.
조금 걸어올라가니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포토존이 나옵니다.
부부 산객들이나 연인들에겐 추억 하나 만들어줄 것 같습니다.
원효굴 위쪽으로 백팔계단이라고 적힌 계단이 나오는데 멀리서 봤더니
뱃살계단이라고 적힌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더 가까이 가니까 백살계단으로 보였구요. ㅋㅋㅋ
아마도 이 계단을 오르면 뱃살도 빠지고 백살까지 잘 살거라는 뜻이 담겨있는건 아닐까요?
계단을 올라가니 해탈문이 나오네요.
마음에 담아두었던 속세의 무거운 짐들을 다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올라가봅니다.
아이젠을 하고 걷기에 발걸음이 조금은 무겁지만 가방에 든 것들을 미리 빼놓고 와서 다행입니다.
계곡에는 동장군이 무서워 흐르다가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린 물줄기가
예쁜 고드름 폭포로 변해있네요.
저는 맨 꼴찌로 올라가서 사진도 못 찍어드렸는데 휴대폰 인증사진은 찍으셨나요?
소요산의 등산로는 은행나무 잎을 닮았습니다.
하지만 칼바위 능선 오른쪽으로 가서 소요산의 주봉인 의상대(587m)를 지나
공주봉을 넘어 주차장쪽으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꽤 가파르고 좁은 길을 올라갑니다.
다른 산악회와 동선이 겹치지 않아 우리들만의 산행이 되어 좋습니다.
바람은 안 불어도 경사진 길을 오르다보니 하얀 입김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한 두번 쉬면서 막걸리도 마시고 사과 한 조각도 먹습니다.
아침에 먹은 김밥 탓에 속이 좀 이상했는데 막걸리가 소화제 역할을 해줘서 확 내려갔습니다. ㅎㅎ
30분 정도 오르니 하늘이 보이는 능선에 닿았습니다. 시계를 보니 11시밖에 안 됐더라구요.
환한 햇살이 비추니 등에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칼바위를 못 가서 아쉽긴 했지만
송년산행인만큼 하산해서 개근상 시상도 해야하고 새 임원진 소개도 할 시간을 예상해서
정한 코스니 어쩔 수 없지요. 탁 트인 능선주변은 산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동두천의 미군부대 자리도 보이구요.
딱따구리가 다라라라락~ 소리를 내며 열심히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요산에 올 때마다 까마귀 소리보다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가 귀에 더 잘 들리네요.
우리가 산행을 시작했던 자재암에서는 은은하게 목탁소리가 들려옵니다.
길이 좁은 탓에 산우님들 사진은 별로 찍지 못했네요.
11시 15분 , 정상인 의상대에 도착했습니다. 정상 역시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는
아니지만 우리들밖에 없어서 정상인증사진 찍고 단체사진도 무리없이 찍을 수 있었지요.
이젠 공주봉으로 가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햇빛이 계속 우리를 비춰주니 마치 봄산행을 하는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그늘이 나오면 바닥의 얼음을 조심해야 했습니다.
공주봉으로 오르는 계단을 오르다가 우리가 지나왔던 의상대와 주변 산의 형상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사진을 찍고 주변 풍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어요.
공주봉(526m)은 널찍한 나무데크가 있어서 식사장소로 딱입니다.
원효대사가 사랑하는 아내 요석공주를 생각하던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스님이 결혼하기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내라는 말은 왠지 어색하네요.
조혼 풍속 때문에 14살에 결혼했다가 이혼을 하고, 스님이 된 후에 55세 때 21살 연하와
결혼해 대처승이 된 만해 한용운이 생각납니다.
제가 국어선생이라 시인 겸 승려였던 분의 이야기를 잠깐 산행기에 섞어봤습니다.
우리 팀이 잠시 간식을 먹는 동안 저는 주변을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산타페님께서 건네주는 달짝지근한 귤차 한 잔 마시니 에너지가 충전되네요.
단체사진을 찍는데 자재암 해탈문에서 도로 내려가신 푸른안개 고문님, 민서님, 용숙님이 빠져있네요.
카페 대문 첫 화면에 나오는 사진에는 뽀샵으로 40명을 채웠답니다. ㅎㅎ
숨은그림찾기 한번 해보세요.
하산할 때는 선두쪽에 있으면서 동영상도 찍어봅니다.
사진은 많지만 동영상을 보면 그때가 더욱 생생하게 기억나니까요.
산신령님께서 분당산사랑산우회를 무척이나 사랑하시나봅니다.
1년 내내 무탈산행했고 2017년 마지막 산행도 이렇게 좋은 날씨 속에 산행할 수 있게 도와주셨잖아요.
1시 30분쯤 일찌감치 산행을 마치고 밥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명태조림과 돌솥밥입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송년산행 기념으로 참가하신 모든 분은 따뜻한 장갑을 받았고,
거기에 뽀나쓰로 2018년부터 총무를 맡게 될 아따성(양성임)님께서
1년 동안 손수 만드신 털실 수세미를 선물로 주셨답니다.
1년 개근상을 받은 19분은 보온도시락을 상품으로 받았지요. 참 풍성한 선물대잔치입니다.
또한 알부남(안이산)님께서 고급 모피제품을 행운상으로 찬조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행운상 추첨은 역대 회장님들께서 해주셨는데
아따성 차기 총무님, 나도풍란님, 민서님 그리고 저까지 행운상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 이렇게 따뜻한 정이 넘치고넘치는 조직이 있을까요?
분당산사랑산우회의 일원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맛나게 식사를 한 뒤, 분당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2년 동안 분당산사랑을 위해
봉사하셨던 레옹 회장님, 젬마 대장님 그리고 4년간 총무를 맡으셨던 짱구님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분당산사랑의 많은 회원분들을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이어서 차기 회장단의 인사도 있었습니다.
"산으로" 회장님, "아따성"총무님, "초록마을"산행대장님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특히, 산행 21회만에 산행대장이 되신 위대한 승리자 초록마을님의 유머가 산사랑을
더욱 웃음짓게 할것 같습니다. ㅎㅎ
2018년 신년산행은 눈 덮인 함백산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번개산행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018년 1월 1일 06시 30분, 남한산성에 올라 해뜨는 것도 보고 김현주님 댁에서
떡국도 먹을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 부탁합니다.
■ 우리 [분당♡산사랑]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분들의 노력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두 분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시다.
푸른안개 고문님께서 분당산사랑의 첫발을 디뎠기에 가능한 17년간의 흐름이었습니다.
풍천님께서 인터넷 카페를 열었기에 글과 사진들이 영원한 기록으로 남게 됐습니다.
분당산사랑의 마중물이 되어주신 두 분께 감사합니다. ^&^)
첫댓글 싹수님 산행기를 모아서 나중에 책 만듭시다.잘 읽고갑니다.
우리들만의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겠네요.
싹수님 필력이 나날이 발전하네요~ 내년중에 함 출판해 보자구요!!!
책으로 낼 만큼 잘 쓰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기억들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이 될겁니다.
소요산에 얽힌 역사를 찾다가 결국 못 찾았는데 싹수님이 다 찾아 정리했네요.
엄청 추운 기온이었는데, 햇살과 무풍 덕분에 크게 느끼지 않고 완주했어요.
송년산행에 꼭 있어야 할 분들이 다 참석해서 더욱 알찬 느낌이었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알차고 행복한 산행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저도 소요산에 다녀와서 알아본 이야기랍니다. 소요산의 뜻을 알아두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서요. ㅎㅎ
싹수님 산행기을 처음으로 총무에 이름을 달고 읽어보았습니다 미안하기도하고 민망하기도하고..
아~~
이렇게 산행기을 써가는구나
세심하고 꼼꼼하고 따뜻하고 정이느껴진글들
산행기을읽으면서
소요산 산행에서의 모습이 생각으로 그려집니다
많은사진은 찍을수없었지만 17년 마지막산행은
저에게 최고인것을요
아마도 무술년 새해에도 또 다른 최고가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사랑 산우회원님들에 새해만남을 기대하면서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싹수님 싹수님 또 싹수님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내년에도 마음따뜻한글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산사랑과 함께 전국의 산하를 누빈다고 생각하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올한해도 무탈하게 산행할수있게
모든회원들께서 단합하고 협조덕분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새집행부에서 잘해주시라
믿습니다 얼마남지않은 올해
마무리 하시고 희망찬 새해을 맞이
합니다 복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늘 함께하는 모습이 가족같아서 참 좋은 분당산사랑입니다.
매월 산행기를 기다리면서 두근두근 ~ 설래고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올 한해 산행기 쓰시느라 고생 많았어요.토닥토닥~
소요산의 정기를 받아서 무탈하고 항상 함께 하는
산사랑이 되기를 기원 합니다.
4년간 애쓰신 덕분에 참 즐거웠습니다.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새해 첫날에 뵙겠습니다. ^:^
자주 함께 하지못해 아쉬운 한해였습니다.
내년 새로운 운영위원회님들과 또 어떤산을 오르게 될지 기대합니다.
싹수님 비롯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모든 회원들의 정성과 산신령님께서 도와주시니 무탈산행이 가능한 것 같아요. ^^
잘 읽었습니다. 내년 한해도 즐거운 산행기 부탁합니다.
2018년에도 전국의 산하를 누비며 웃음 가득한 산사랑 만들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