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기억:김문환,이옥재
창 안에 쌓이는 그대 사랑
-김문환,이옥재 1984.11.11.
늘 싸리문 밖
미루나무 그림자 꼭지에 눌러 앉아
넉넉하게 불러제끼던 그대 목소리
원주천 강변의 메시아
한강을 돌아 사모짓 고개 넘어
그대 품 안에
그대 눈길에
흰 눈으로 내려 앉았네
늘 헤어져 눈물로 물들인
한마리 노랑나비
맴돌다 돌아와 이제
화로에는 육자배기
사랑의 칸타타로 끓어 오르니
별은 어린 왕자의 부신 눈빛
촛불은 켜지고 두마음
어둠이 가시넝클로 변한다 해도
그대 마음과 그대 정갈한 아픔은
춤추는 축복.
*11월의 기억. 36년간 지나온 11월들의 추억들을 주마등으로 밝혀 보았다.
참 착했던 문환이의 여동생 인자는 오빠보다 3년전 11월의 어느날 혼례를 치뤘지.
잘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겠지, 잘 사는 삶의 비밀은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식지 않은 화로에는 육자배기 그 가락이 휘영청 휘돌고 있는데....
36년전인 1987년 출간한 신혼시집‘둘이며 둘이 아닌 그대’에서 11월의 축시를 세월의 무게만큼 끄집어 냈다. 이 시집은 당시 화재가 되어 모든 언론에서 조명받기도 했다. 결혼을 축하하며 쓴 시로 시인 김동환이 결혼당일 혼례식장에서 직접 시낭송을 한 시이기도 하다,
*길샘 김동환 신혼시집-둘이며 둘이 아닌 그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