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2일 토요일에 너무도 너무도 오랜만에 할머니 산소의 벌초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도 옛날 형님과 같이 여름방학이나 시간날 때 와서 죽은 소나무를 베고 뿔쑥 솟아오른 잡초를 뽑기도 하고, 어머니와 같이 손으로 풀을 뜯어내기는 하였지만 "벌초"라는 명목으로 예초기와 낫을 가지고 하는 것은 처음으로 기억된다.
지난 8월 중순경 막내인 영삼이에게 언제 벌초를 하느냐고 하니까 9월 10일에 영애한테서 전화가 왔다. 토욜날 산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9월 12일 할머니산소에서 10시에 만나 벌초하기로 하고 먹을 것은 그 동안 벌초를 하지 않은 미안한 마음에 우리가 준비하기로 하였다.
9월 12일 대망의 그 날 아침이 넘 바빴다. 상추와 깻잎을 사고 고기를 구을 망과 고기 및 숯 등을 사러 슈퍼에 한 세 번 다녀오는 등 그 동안 좋은 고기를 팔았던 장태산정육점도 그 날 따라 너무 이른 아침이라 열지않은 둥하여 말이다
우여곡절끝에 할머니 산소에 도착하니 10시 18분이다. 어라!! 10시에 만나기로 한 영진, 영삼, 영애신랑이 보이질 않는다. 그런데 평소에 우리가 벌초를 할 때 차를 세우던 장소에 모르는 사람이 차를 세워놓고 있다. 오늘 여기에 벌초하려 차가 몇 대 댈려고 하니 옆으로 이동하여 달라고 하니 그저 웃으며 이동해 준다. 산소이야기를 하며 자기가 이 곳 땅주인이로고 하는 데 오강리 32번지인가라고 하며 900평의 소유자란다. 옛날에는 공주에 살다가 십몇년전에 논산으로 이사와서 유통업을 하다 현재는 슈퍼를 한다고 한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이 적고 고등학교는 공주에서 나왔다 한다. 현재 소유는 90세인 아버지 명의임))
그 동안은 너무 바쁘고 땅값도 너무 싸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둥 옛날에 일제시대에 땅을 소유하였다가 일본에 아버지가 징용되어 빵을 잊어버렸다고 1976년에 찾았다는 둥 옛날에 형님이 연락한 것은 알고 있었는 데 자료를 잊어버렸다는 둥, 이제는 평당 땅값이 약 7,000천원 정도하여 재산세를 몇 만원씩 그냥낸다는 둥, 땅의 대부분 묘지가 차지하고 있는 데 우리 집과 또 한 집을 제외한 16개의 봉분은 찾아오는 이도 없어 처리할 방안을 찾지 못한다는 둥 남의 땅에 묻혀있는 자기 조상의 산소가 있는 데 땅주인과 각서를 쓰고 사용료를 줬다는 둥 땅이 900평이나 측량을 하여 자그마하게 여러필지로 토지분할을 하려면 분할비용이 더 나간다는 둥 공주시 정안면에 있는 자기네 선산을 공단에 강제편입되어 조상들의 묘소를 옮기려고 하는 데 ?길 장소가 없고 이 곳을 땅을 보니 약 2장이나 3장 정도의 묘자리만 간신히 나온다는 둥한다. (옛날에 경지정리하느라 측량했을 때 보니 올라가는 길을 중심으로 하여 ㄴ 자 형태의 소유란다.)
그의 이름은 김태수이고 휴대전화번호는 010-7454-3518번이다. 다음에 서로 연락하기로 하고 내 연락처를 주다 보니 약 30분이 지나갔다. 우리도 할머리 산소를 찾기위해 연락을 하였고 원호아저씨가 돌아가셔서 연락을 못한다고 하니 그 분은 자기네도 잘 모르는 분이란다.ㅋㅋㅋ 우습다.
그 전에 영삼이와 통화를 하였는 데 현재 작은아버지와 둘째아버지 산소를 벌초중인 데 약 30분이 걸리니 할머니 산소에서 그냥 기다리란다. 땅주인과 이야기하다보니 벌써 11시가 가까워진다. 간만에 공동묘지에 묻혀있는 작은아버지와 둘째아버지 산소를 찾아간다. 찾아가는 길옆에 있는 밤송이들이 입을 벌린 채 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밤송이 두어개를 발라보니 통실하게 찬 밤이 옛날의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작은 아버지 산소에서 예초기를 메고 풀을 깍고 있는 영진의 모습이다>
<그 전에 형님하고 같이 와서 찾지 못한 기억에 사진속에 봉분을 담아논다. 봉분의 위치는 공동묘지의 큰 길이 끝나는 즈음에 금송 2그루가 뒷편에 있고 앞 편으로는 소나무가 여러 그루 심어져 있다. 그 옛날 산속앞에 표시해 둔 돌은 보이지 않는다 한다.>
<작은 아버지 산소의 모습이다. 벌초후에 영애신랑이 준비해 온 소주와 배를 차려 놓고 영진, 영삼은 절을 나는 묵도를 하며 오랫만에 찾았음을 인사드린다>
<셋이서 장비를 챙기는 모습이다. 한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오는 길에 보인 통로에는 망초외에 여러가지 이름모을 꽃들이 가을님을 알려준다.>
<할머니 산소로 오는 길에 좋은 날씨로 꽉 찬 알곡을 머금은 벼이삭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벌초하기 전 할머니 산소는 깍기 어려운 띠풀로 가득하니 보기가 흉하다. 금년 봄에 모든 식구들이 모여 세운 비석만이 할머니 산소임을 알려준다. 그 동안은 주변에 소나무가 있어 할머니 산소의 위엄을 잘 알려주었는 데 재선충에 의해 소나무는 모두 죽고 덩그라니 있는 산소에 그래도 외롭지 않게 피아노석이 같이 해 준다.
소나무가 모두 죽은 원인이 오늘 벌초시에 이야기가 나온다. 할머니 산소가 소나무 가지로 인해 습기가 너무차서 습지에서나 자라는 파랗고 동고란 작은 풀들이 너무 자라서 두 그루는 약을 해서 죽였다는 이야기를 오늘 처음 들었다. 재선충으로 죽었다는 소나무의 사망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너무도 넓은 할머니 산소의 벌초를 위해 낫으로 베고 예초기로 베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할머니 산소는 작은아버지와 둘째아버지의 봉분보다 훨씬 커서 할머리 산소의 벌초를 끝내고 나면 "휴"한다고 한다. 약 3시간이 걸린다면서, 또한 옛날에 낫질을 잘 하지 못할 때는 이웃에 있는 친구에게 막걸리를 사 준다고 하며 벌초한 일등을 말한다.>
<그래도 영진이가 꿋꿋하게 어려운 예초기를 잘 다루고 있다. 가끔은 영삼이가 교대도 해 주지만 나는 혹시라도 다칠까봐 근처에서 갈퀴질만하면서 조심을 한다. 담엔 한 번 해보아야 겠다.> <어제밤에 야간 근무를 하고 오늘 쉬지 못하고 나왔다는 빨간 수건을 목에 걸친 영애신랑은 할머니 산소를 어느 정도 벌초하고 옥천에 계시는 어머니 생일이라고 떠단다. 그래도 영애가 벌초하는 데 쓰라고(?) 배2개와 포도 2송이를 준비해 주어 목이 말랐을 때 달콤함에 피로를 풀기도 하였지.>
<대전에 있는 파출소의 지구대에 근무하면서 어젯밤에 야간근무한 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열심히 벌초하는 영진이에게 파이팅을 ~~~~, 경찰서에 들어가서 좋은 업무를 맡아야 되는 데~~~~>
<낫질하는 영삼이는 공주서에 근무한다는 데 집은 대전 노은지구의 끝에 있는 000동이라는 데 영애랑은 오가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드디어 내가 할 역할인 점심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불판에 숯을 지피고 고기를 올려놓은 후 조금이라도 풀을 깍기 위해 할머니 산소로 간다. 그 사이 영삼이의 처와 큰 딸, 작은 아들 그리고 작은어머니는 가져 온 깔판에서 조금이라도 식사차리는 준비를 도와주느라 한창이다. 고기를 굽고 밥을 차리고 맛갈진 음식(파김치, 찐깻잎, 마늘쫑, 김장김치 등)을 준비하는 수고는 예은엄마가 모두 하였다. 띄약볕에 고생많은 예은엄마 내년에도 부탁해도 될런지~~~~ㅎㅎㅎㅎ>.
<틈틈이 고기가 제대로 익는 지 ㄱ기를 둘러보고 불판을 살핀다. 어머니와 형님, 누나들이 와도 이렇게 준비 하면 아버지의 산소인 야외에서 넘 맛있게 먹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언제 함 해보아야지~~~~룰루룰루>
<할머니 산소옆에서 망초대를 가지고 노는 너무나 해밝은 아이의 모습이다. 이름이 기억안나네.ㅋㅋㅋㅋ>
<고기굽는 전공을 살리고 있으니 같이 먹자는 둥 하지만 일단은 먹을 것을 챙겨주어야 한다.>
<3년전에 벌초하기 위해 샀다는 예초기가 너무 자주 섰다 갔다를 한다. 이를 위해 시동을 다시 켜는 영진이의 고생이 너무 많다. 지금은 "원처치"하는 예초기가 나왔다고 하는 데 해마다 고생하는 영진이를 위해 최신의 좋은 예초기를 사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야 어쩌다 와도 작은어머니가 살아계시는 한은 할머니 산소를 벌초하기 위해 고생하리란 생각이 드는 사촌동생들을 위해서다. 또한 예초기의 칼날이 너무 무뎌졌는지는 몰라도 거의 흙과 같이 풀을 깍는다. >
<말끔하게 벌초한 할머니의 산소에서 "아이고 손자들아!! 지저분한 것들도 없고 참 개운하다"며 웃는 듯한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내가 보아도 처음의 풀이 우거졌던 모습과는 천양지차이다.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이야기하며 사촌동생들과 안녕을 고한다.>>
<오는 길에 아버지 산소를 들려보니 자그마한 잡초들이 잔디사이에서 살아보겠노라고 발버둥을 친다. 이놈들아 ! 여기는 너희 살 곳이 아니란다. 멀리가거래이~~~ 저기 멀리서 공원을 윙윙거리며 벌초하는 예초기를 소리를 들으며 잡초 두어줌을 뽑으니 아버님 산소의 벌초는 끝이다. 옆집땜시 고생많더라도 그저 씩하니 웃으며 사세요. 그래도 한 평은 차지하셨잖유~~ ㅋㅋㅋㅋ> 이렇게 2009년도의 내 인생에 벌초라는 단어를 포함시켰다. |
출처: 세상보기 원문보기 글쓴이: 산가치
첫댓글 수고 많았다...그리고, 저 집에서 할머니 산소만 따로 떼서 사는 방안을 강구하자꾸나...할머니 산소는 넓기때문에 별도로 살 수 있을거야...측량하면 돼...내가 자금은 댈께...사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