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 동기가 10번째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시집을 10권 출간했다는 것은 최동현 시인
이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뜻입니다. 시를 비롯한 문학이 돈과 명예가 안 되는 이 시절
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시를 쓰고 발표하는 최동현이 우리의 친구입니다.
제목은 “잠 못 드는 겨울나무”
여러 번 읽었습니다. 쉽지 않아서... 계속 읽으니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원래 시란 좀 어렵습니다. 읽자마자 이해가 된다면 시가 아니고 설명문이겠지... 先輩 詩
人 원용우씨는 “최동현의 시는 難解하다. 難解한 시를 쓰는 대표적인 인물이 李霜 詩人이
다. 이런 난해한 시를 超現實主義라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초현실주의에 대하여 알아보니 “제1차 세계대전 후 예술 파괴
운동인 다다이즘을 수정, 보안하여 발전시킨 예술운동”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초현실주의 시인의 시를 읽어 봅니다!
(혹 내가 무식의 소산으로 최동현의 시를 왜곡했는 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시는 우리 같
은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삼는 것이니...)
- 잠 못 드는 겨울나무 -
어금니 꽉 깨물고 있구나
잔가지가 미동도 않고
바람 한 점마저 힘 빠진 날
새들도 무심히 지나가는구나
장열한 태양아래
머리카락 휘날리며
신명 나게 춤추던 계절은 어디 갔느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
겨울은 나무에게 안거로구나
다시 신나게 흔들 날을 기다리며
겨울을 푹 싸매고 동면을 드는구나
끝이 아니라 시작이구나
이제는 내가 겨울나무 되어
뼈만 남은 나무와 마주 서 있구나
겨울나무는 깊이 잠들고
나는 잠 못드는 겨울나무이고
* 나무를 擬人化한 시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새들도 무심히 지나가고
장열한 태양아래
우두커니 서있는 나무가
겨울을 맞아 안거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우리를 깨우쳐 주면서...
“이제는 내가 겨울나무가 되어”
내가 겨울나무이고 겨울나무가 나인 것입니다.
나무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한가위 외가 생각 -
안동김씨 외할아버지
여주 점봉리 고갯마루 터기
안동 장씨 외할머니
의왕시 청계산 어느 공동묘지
아들 둘, 딸 여섯
칠십여 년 물길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흙이시고
막내딸 울 엄마 곱게 자란 울 엄마
경자년 활짝 핀 꽃 봄날
꽃 나들이 한 번 못하시고
포천 평화공원에 잠드시다
성씨도 무덤도 잊어버린
안동김씨 울 외가
저 하늘 별나라로 이주하시다
* 시인의 외가 족보가 펼쳐지는데, 그 핵심이 울 엄마입니다
먼저 번 시에서는 “병상에 매달리신 어머니 / 일상이 슬며시 빠져나간 육신 / 미래의 꿈
도 깊이 잠들었다.” 라고 했는데, 이번 시에서는 “막내딸 울 엄마 곱게 자란 울 엄마 / 경
자년 활짝 핀 꽃 봄날 / 꽃 나들이 한 번 못하시고 / 포천 평화공원에 잠드시다”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이 시를 읽으니 옛 천상병의 시 "소롱조" 생각이 납니다. 시인들이란 조상과 가족의 이야
기를 이렇게 아련하게... 그리고 멋지게 펼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몇 안
되는 문장으로 인생을... 사랑을... 그리움을...
- 술집 정치 -
핏줄이 날을 세우고
목소리에 쌍심지 돋는다
각자의 성벽은 높아지고
굳게 닫힌 성문은 흥들리지 않는다
활과 창이 날아다니며
수십 년 입 맞춘 우정의 술잔이 깨진다
금전적 손실도 없고
명예에 금이 가는 것도 아니고
생사의 이데올로기도 아닌데
지겹지 않고 역겹지 않은가
넘기는 술잔에 신나는 세상이 노래하고
우정 다진 세월이 수십 줄인 데,
조그만 땅덩이
무엇을 더 나누고 갈라야 하는가
먼저 나의 벽을 허물고 성문을 활짝 열자
술잔 씹어 먹는 친구는 적이 아니다
술집 밖 나라 밖이 온통 적인데
* 주제가 선명합니다.
각자 성을 쌓고... 성벽 넘어로 창과 화살이 날아 다니고... 끝내 수십년 쌓아온 우정의
술잔이 깨지고... 정치 이야기입니다 늘 싸우는... 끝내 분열하고 마는... 나라도 분열되어
있는데, 정치는 더욱 분열하고... 바라보는 민초들도 불열하고... 덩달아 가족도 친구들도
분열하게 만드는 한국정치... 어찌 그리 조선시대에 사색당파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기에 반전이 이어집니다. 시인의 염원을 담아서...
"먼저 나의 벽을 허물고 성문을 활짝열자! 술잔 씹어 먹는 친구는 적이 아니다."
아! 그래서 일산 친구들은 그리도 자주 모여 술잔을 씹어 먹는구나...
"넘기는 술잔에 신나는 세상이 노래하고"
술잔을 넘기는 김태선의 모습이... 그리고 신나게 한 곡 뽑는 오남식의 모습과 그 옆에서 빙그래 웃으며 안주 한 점 집어 먹는 최동현시인의 모습이 오버랩됩
니다. 일산 친구들 화이팅!!!
* 최동현시인은 서울교육대학을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거쳐 건국대학교 산업
대학원를 졸업했으니 학구열이 대단한 건축공학도 올씨다. 그런데
李霜 詩人도 경성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축기사로써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두 초
현실주의 시인들에게는 전공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즘은 문학과 철학은 물론이
고 모든 학문과 예술이 그놈의 인터넷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입니다. 인터넷으로 발
표하고... 전달하고... 인터넷으로 감상합니다. 그런 중에도 묵묵히 시를 쓰고 계속 책으로
발표하는 최동현을 詩壇에서는 驚異의 눈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친구 최동현
시인 자랑스럽습니다.
* 친구의 시집입니다.
원하시는 동기가 있으면 귀뜸하세요.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겨울 밤에 부부가 마주 앉아 문학을 논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첫댓글 어떻게 구매할 수 있을까요?
유회장님 조만간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