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떻게 전염될까. 최근 서울 동부시립병원이 사스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으나 감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하루 만에 결정이 취소됐다. 사스 바이러스는 그 정도로 위험할까.
사스 바이러스는 ‘비말(飛沫)’ 또는 ‘포말(泡沫)’ 형태로 감염된다. 환자나 감염자가 재채기나 말을 할 때 튀어나오는 침 방울이나 콧물 등 분비물 입자에는 바이러스가 묻어 있으며, 이것은 수 초 정도 공중에 떠 있다 땅으로 가라앉는다. 이 순간 환자 근처에 있는 사람이 호흡을 하면 공중의 바이러스가 그 사람의 코로 들어가 감염된다. 그러나 재채기 등을 할 때 침이 튀는 거리는 길어야 2~3m를 넘지 않으므로 환자와 4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이론상’ 감염되지 않는다. 독감 바이러스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전염된다.
한번 땅에 떨어진 바이러스는 먼지털이로 털거나 비질을 한다고 해서 다시 공중으로 비산(飛散)하지 않는다. 또 3~4시간 만에 전염력을 잃는다. 그러나 그 이전에 환자의 분비물이 묻은 물건 등을 다른 사람이 손으로 만진다면 그 사람의 손으로 바이러스가 옮겨오게 된다. 이때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곳은 코. 따라서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코만 만지지 않는다면 설혹 손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어도 안전하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외출 뒤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서는 코를 만지지 말라고 당부한다.
따라서 설혹 사스 환자와 같은 방에 있게 되는 경우에도 4m 이상 거리를 유지하거나 환자의 침 등이 튀지 않게 마스크를 쓰면 안전하다. 또 환자와 악수하거나 환자의 분비물이 손에 묻더라도 코만 만지지 않으면 된다. TV 뉴스를 보면 중국이나 홍콩 등지에서 혼자 길을 가는 사람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난센스’라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