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골프는 부의 상징을 넘어 '귀족 스포츠'와 '사치 스포츠'로 치부된다.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그 중심에 선 역대 대통령의 골프관을 살펴봤다.
부정적 여론에 대부분 골프 중단
초대 이승만 전대통령은 우리나라 첫 번째 정규 골프장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다만 주한미군이 골프를 위해 일본으로 가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현재 어린이대공원 자리에 골프장(군자리)을 만들었다. 스포츠로 골프를 양성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가 기인한 결과다.
박정희 전대통령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밑거름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정상들과 만남을 자주 가졌다. 그들과 골프를 함께 하며 골프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고 한다. 군인과 공무원에게 골프를 적극 권장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골프를 매우 좋아했던 인물. 재임 중 골프를 마음껏 즐기던 그는 퇴임 후 골프와 인연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다.
부정부패로 축적한 재산을 환원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예금채권 29만1,000원이 전재산이라고 발뺌한 터라 보는 눈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3년 4월28일 부인 이순자 씨와 강남300CC에서 라운드한 것이 들통이나 곤욕을 치렀다. 이씨가 아웃 코스 3번홀에서 홀인원을 했고,수백만 원에 달하는 기념식수를 한 것이 알려졌기 때문. "전직 대통령은 골프장 이용이 무료"라는 그의 해명에도 수백만 원에 달하는 기념식수비는 어떻게 충당했는지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려있다.
전전대통령과 입장이 비슷한 노태우 전대통령도 홀인원 때문에 새가슴을 졸여야 했다. 전전대통령의 홀인원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지 얼마 안 돼 행운(?)의 홀인원을 했다. 같은 해 5월13일 송추CC 서 코스 7번홀에서 홀인원을 한 그는 이 사실이 밖에 알려지지 않도록 골프장 관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대한골프협회 홀인원명부에 실린 그의 이름이 발견된 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골퍼 아닌 김대중이 골프계에 햇살
김영삼 전대통령은 실력 부족으로 골프 중단을 선언한 인물. 드라이버샷을 하다가 엉덩방아를 찧는 모습이 사진에 담겨 망신살을 뻗쳤고, "재임 중 골프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대통령의 골프 중단 선언은 우리나라 골프계에 짙은 구름이 드리우게 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골프를 하지 않았지만 골프를 스포츠로 인정했다. IMF 외환위기 때 국민에게 희망을 준 박세리는 물론, 최경주와 김미현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베풀고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퍼블릭골프장 건설을 늘려야 한다"는 그의 말은 암흑기에 놓였던 우리 골프계에 한 줄기 햇살과 같았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서민적인 이미지였지만 골프를 무척 좋아했다. 청와대 앞뜰에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드라이버를 휘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골프는 휴가 때 잠시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불경기에 대통령이 골프를 한다는 것에 여론이 안 좋게 형성된 탓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 골프를 즐겼고 보기플레이어 정도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이대통령이 골프를 했다는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2012년 12월19일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알려진 것처럼 골프를 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때문에 경기불황의 그늘 아래 놓인 골프계로서는 새로운 대통령의 골프관이 어떠할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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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골프 산업 발전 공감 중과세 완화는 글쎄… /새 대통령 당선인 골프관으로 본 한국 골프 전망
글_정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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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은)골프를 하지 않지만 골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선수 육성과 골프산업 발전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중과세 완화 등의 규제는 시간을 두고 탄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제18대 대통령 당선 직후 박캠프 측 홍보담당자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고 갈 박당선인의 골프관을 함축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박당선인은 골프를 하지 않지만 그의 골프관을 토대로 골프계 전망을 해보면 다소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골프용품 시장 위축, 골프장 매출 감소 및 회원권 폭락 등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프업계로서는 미흡하지만 기대할 만한 내용이다. 대통령의 골프관에 따라 업계 활성화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박당선인의 골프철학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골프산업
대체로 맑음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미래 경제 청사진으로 '창조 경제론'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박당선인 비서실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강석훈 의원은 스크린 골프장을 창조경제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스크린 골프장은 우리가 없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창조경제에 골프가 포함됐다는 것은 골프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당선인 측 홍보 담당자는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관광산업과 연계해 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어떤 정책이 뒷받침 될지 관심을 끈다.
선수육성
박당선인 측은"골프는 국위선양의 효자 종목으로 앞으로도 선수 육성에 관심을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리, 최경주, 양용은 등이 골프를 통해 국위를 선양한 만큼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 있는 유망주 발굴 및 육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가 정한 올해를 빛낸 선수 명단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데서도 이를 잘 엿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세계 스포츠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승자'와 나락으로 떨어진 '패자'를 발표했다. '승자' 명단에는 올해 LPGA 투어 4개 메이저대회를 휩쓴 유선영, 최나연, 신지애 등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포함됐다.
여기에 2015년에는 한국에서 미국과 세계 연합팀 간의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열린다. 대회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명예 대회장은 개최국의 행정수반인 만큼 2015년 박당선인이 골프대회장을 직접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6년 올림픽부터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골프선수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과세 완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계의 가장 큰 현안인 중과세 등의 규제는 당장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박당선인 측 관계자는"골프장의 중과세 등 현안은 잘 알고 있지만 당장 그 부분을 개선할 만큼 정서가 무르익지 않았다"면서 "시대흐름에 따라 변화가 뒤따를 수 있는 사안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생경제를 강조한 박당선인이 골프 세금을 당장 인하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회원제 골프장 입장객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가 무산된 점에서 잘 엿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해외골프 수요의 국내 전환 등 국내 수요 확대를 통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회원제 골프장 입장 시 개소세 1만2,000원을 비롯해 교육.농특세 등 총 2만1,120원을 면제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회기재위 조세소위는 이같은 감면 안에 대해 '부자감세'라는 역풍을 우려해 여야 합의로 법안을 폐기했다.
특히 최근 골프장 카드 수수료 인상 등 악재에서 당분간 벗어 나기 힘들 전망이다. 골프장 카드 수수료는 기존 1.5%에서 최대 2.5%까지 올랐다.
골프장 증설
박당선인 측 관계자에 따르면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 누구나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간이 골프장 건설은 적극 검토할 수 있는 대목이며 발전시킬 가치가 있는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캐디문제
박당선인은 경제 정책과 관련해 캐디 등 특수고용직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캐디 등에게 산재보험, 고용보험제도 도입, 표준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골프장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부담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취미
박당선인은 골프를 하지 않는다. 대신 단전호흡, 요가 등으로 심신을 단련하며 테니스와 탁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통치권자인 김정은은 골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평양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미국 <골프매거진>의 기자가 캐디에게 김정은이 골프를 하느냐고 묻자 "몇 홀만 치셨지만 아주 기량이 뛰어나셨습니다"고 답했다는 것.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대한골프협회/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정부가 제출한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법안을 국회 조세소위가 폐기처리 한 것은 이해 할 수 없다. 골프는 아시안게임,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경기장인 골프장에 입장하는 골퍼들에게 사치세 개념의 높은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또한 스포츠동호인을 부자로 분류해 높은 이용료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번 결정으로 골프를 원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새시대를 맞아 재고해 줄 것을 건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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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타일보면 정치 성향 나타나…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골프 예찬론
글_황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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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윌리엄 태프트에서 버락 오바마까지 100년에 걸친 시간 동안 미국은 18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 중 골프를 하지 않았던 대통령은 단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5명은 꾸준히 골프를 즐겼으며, 이 중에는 광적으로 골프에 열광한 인물도 있다.
이는 골프가 지난 한 세기 동안 백악관 주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스포츠였음을 증명하는 단적인 예다. 골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열정 가득했던 미국 대통령들의 일화를 통해 그들의 골프 사랑은 어느 정도였는지 우리나라와 비교해보길 바란다.
삶과 골프에 대한 태도가 일치하는 버락 오바마
오바마는 2009년 1월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 4년여 재임기간 동안 104회 라운드를 했다. 공공연히 공개된 이 라운드 수에 한국에서는 손사래를 칠 일이지만 오바마는 당당히 재선에 성공하며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원리원칙을 준수하고 정확한 성격인 오바마는 정치뿐만 아니라 골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한 번은 한 홀을 끝내고 11타를 모두 적은 사실이 유명한 일화가 됐다. 또한 멀리건은 단 한번도 외쳐본 적이 없고, 벙커 정리나 디보트 보수도 언제나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자신의 샷에 대통령 사면을 행사한 빌 클린턴
클린턴은 아이젠하워나 윌슨, 케네디만큼이나 골프를 사랑했다. 8년의 임기 동안 플레이한 횟수가 400회는 족히 되는 듯하다. 그러나 클린턴만큼 스코어의 진위 여부에 대해 사람들의 의심을 산 대통령도 없다. 규칙을 위반하고 자유자재로 멀리건을 쓰는 모습은 클린턴을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알기 때문이다. 그가 임기 중 80타를 깼다는 주장에 수백만 명의 미국 골퍼들이 야유를 보냈을 정도다. 클린턴과 함께 플레이한 어느 프로 골퍼는 "각하는 한 90타 정도 치셨지만 기록은 83인가 84로 하시더군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골프에 대한 은밀한 열정을 가진 존 F. 케네디
존 F. 케네디는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교과서 같은 가장 완벽한 스윙을 구사한 인물이다. 실력 또한 출중해 70대 중.후반 스코어는 충분히 기록했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평생 간직해온 골프와의 밀애를 국민들에게 들키지 않았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대통령인 아이젠하워의 골프 사랑을 문제 삼으며 공격했기 때문이다. 자신은 아이젠하워처럼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케네디는 골프를 할 때면 전체 코스를 다 돌지 않고, 구경꾼이나 사진기자가 접근할 수 없는 11개홀 정도만 플레이 하면서 자신이 골프를 즐긴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골프로 대중과 유대감을 만들어낸 윌리엄 태프트
제27대 대통령 윌리엄 태프트는 160kg의 거구의 몸으로 어설픈 스윙을 하는 골프광이었다. 유세 기간에도 여러 번의 충고를 무시한 채 골프를 했고, 급기야 골프 때문에 유권자들로부터 수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태프트는 군중들 앞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골프는 부자들이나 하는 스포츠라 나는 보통 사람들과 유대감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 같이 140kg이 넘는 사람은 야구나 테니스를 할 만큼 활동적이지 못합니다. 그런 나에게 골프는 다리와 근육을 움직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유일한 스포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