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인가.. sbs에서 낯설고 신선한 드라마 한편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중경삼림, 타락천사등의 홍콩영화가
한창 유행하던 때라 그랬는지 제목도 네글자, 도시남녀였다..
도시남녀.. 지금 생각해 보면 뭐 그다지 신선한 드라마도 아니지만
아무튼 고등학생인 나에게 주말마다 방영되던 도시남녀는
말그대로 도시남녀들의 일상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팍팍 심어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ㅋㅋ
다분히 중경삼림류의 영화에 천착하는 면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꿈많은 여고시절.. 도시남녀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그때당시로는)
쿨한 러브스토리에 흠뻑 빠져들었더랬다..
그땐 도시남녀가 이선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도 뭣도 몰랐었는데
인생에 있어 결정적 순간인 고3의 시기에 이르러
난 이선희 작가가 쓴 한 드라마에 미친듯이 빠져든다..
이름도 화려한 모델..
화려한 영상, 현란한 배경, 아름다운 주인공들..
더구나 모델은 쇼비지니스계에 비열한 뒷모습..
주인공들이 벌이는 진실게임, 그 속에 담겨진 애뜻한 사랑이야기..
모델이 방영하는 수, 목요일이 되면 나는 독서실도 가지 않은채
눈이 빠져라 티비를 봤다..
(아울러 그때당시 수요일에 가요톱텐과 이홍렬쇼까지 같이 방영되던
시기라 난 아주 수요일날엔 공부를 작파했었다~!! -_-;;)
이쯤되면 이선희 작가의 성향이 어느정도 간파되는데
90년대 이후의 신인류적(이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하다고는
생각^^) 라이프 스타일과 황량한 도시속에서 마음 기댈곳 찾아
적당히 쓸쓸하고, 적당히 외로워하며 방황하는 청춘남녀의
이야기를 그때당시로써 상당히 쿨하게 그려냈던 작가란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트렌디 드라마와는 조금 맥을 달리한다고 할까..
도시남녀에서의 김남주와 조민기는 끝내 맺어지지 못했고,
모델에서의 한재석은 끝내.. 흙흙.. 저 먼 세상으로 떠나버렸으니
화려한 트렌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맺어지지 못하고, 다가서지 못한 청춘남녀들의 애뜻함을 그려내는
이선희 작가의 팬이 된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전작으로는 박봉숙 변호사와 신비의 거울속으로가 있더군요^^)
그런데 이선희 작가의 그 후 행보를 살펴보면
그러한 성향이 약간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그 기축이 된 작품은 sbs 주말극장 로맨스인데,
개인적으로는 로맨스(이영애, 이경영 주연)가 전작들에 비해
그리 썩 잘빠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까다로운 노처녀와 노총각이 서로만나 알게되고
툭탁거리고 싸우고 화해하고 몇번 만나서 데이트도 하고
그러나 그간의 살아온 방식에서 간극이 발생하고
몇번의 헤어짐을 거쳐 결국엔 키스하고,
그 속에서 싹트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었노라,
하는 식의 로맨틱 코미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제목까지 로맨스라니-_-;;
로맨스에서 이선희 작가는 전작들에서 보여진 도시적 세련미를
탈피, 좀더 예쁘고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로 약간의 진로수정을
한듯이 보였다..
키다리 아저씨에서 모티브를 빌려온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떠올려보니 이 드라마에 황수정이 출연했던것 같은-_-;;)
그러나 로맨스의 이 예쁘고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가 그냥 허무한
메아리로 끝나는 것만은 아니었으니..
로맨스에서 보여준 그 사랑의 힘으로
온 세상이 월드컵에 미쳐있을때, 이선희 작가의 명작이 탄생한다..
아직도, 제목만으로도, 내 마음을 울리는 거침없는 사랑..
내용은 뻔한, 정말 거침없는 불륜드라마인데..
그들의 사랑을 욕하고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누구하나 다치게 될까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속으로 울고, 겉으로는 웃는다..
거침없는 사랑에서도 이선희 작가의 전작들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친구의 첫사랑을 가로채 결혼한 송선미라던가
영화배우를 꿈꾸며 고된 젊은 날을 보내는 박시은등은
도시남녀등에서 보여진 마음 기댈곳 없는 외로운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 오연수는..
적당 푼수끼, 적당 오바쟁이, 적당 울보.. 아무데서나 발목을 삐고
키스하려는 유부남에게 나 처녀에요, 라고 외치는
착하고 귀여운 여자이다..
역시 불륜을 전혀 불륜으로 보이게 하지 않은 노희경 작가의
거짓말과 흡사한듯 보이지만, 거침없는 사랑은 좀 더 밝고,
좀 더 소녀같으며, 좀 덜 아프다..
나는 진심으로 오연수와 조민기가 맺어지기를 바랐다..
정말 그 여자랑 단 하루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조민기의 대사에
나도 그 둘이 하루라도 같이 살아봤으면 하고 바라며 마음 졸였다..
아니, 그둘이 계속 사랑하기를, 말이다..
부인 유혜정이 오연수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고 할때
조민기는 이렇게 말한다..
너무 해준게 없는데, 구두하나 제대로 사주지 못한 여자한테
꼭 그렇게 해야겠냐고..
(여기서 조민기를 떠나보내는 유혜정씨의 캐릭터도 정말 멋있었죠^^)
이선희 작가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과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음 작품이 어떤 얘기일지
항상 기다려지는 작가이다(요즘은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 쓰고있는데
아침시간이라 제가보지를 못하네요.. ㅠ.ㅜ)
아울러 이선희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그가 만들어내는 주인공들이다..
어딘가 모자라고, 고집불통에, 사랑도 뜻대로 안되고,
누군가의 등만 보게되거나, 지친 발걸음으로 불꺼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나의 모습,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과 소주한잔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오늘 이선희 작가를 이야기 하는 이유이다^^
- 이선희 자가가 단막 작업도 많이 하신걸로 알고 있는데
작품을 더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거침없는 사랑을 울며 웃으며 정말 열심히 봤는데여, 주변에 그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그게 누구 나오는건데? 라고 묻는 사람도..ㅠ.ㅠ..또 불륜내용이라고 제대로 한번 보지도 않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논쟁도 있었고^^;; ...근데..그거 마지막회만 못봤어여...ㅠ.ㅠ
ㅋㅋ 요즘 장미 울타리 보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설정부터가 좀 엽기적(타이밍이 맞아서 만난지 2주만에 사랑없는 결혼을 한 커플이 주인공)이라. 등장인물들이 인어처럼 비슷한 대사들을 해대지 않고 개성들이 강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글구 손지창 싫어했는데 좋아지려고 해요.남궁민이랑 >.<
저도 "거침없는 사랑" 정말 인상 깊게 봤던 드라마입니다. 불륜을 소재로 다뤘으면서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고 자극적인 내용이 없었어도 재미와 더불어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다시한번 그런 드라마를 보고싶군요..연기자가 한명이 도중하차 하는 바람에 내용이 많이 바뀌어서 좀 안타까웠습니다..그래도 큰무리
아, 드디여 '모델' 이야기가 나오다!!! 드라마에 관심없던 나를 미치게 했던 그 드라마... 요즘 일요일 저녁인가 유선에서 하죠? 전 그 때 정말 다른 세상을 훔쳐보는 재미와 단순하게 정의되지 않는 사람의 감정과 갈등에 완전히 매혹당했었습니다. 거기다가 거침없는 사랑은 가정을 가진 후에 불륜을 불륜이라도 볼 수
없는 유일한 드라마였습니다. 제가 한 사람의 아내가 된 후엔 어떤 종류의 불륜도 정당화되지 못했었는데 이것만은 제 가슴을 무너지게 했더랬습니다. 3번이상씩 봤으니까요. 아직도 가슴이 울컥하네요. 전 이제부터 이선희작가의 작품을 주의깊게 봐야겠어요. 과일님, 고마와요!!!
첫댓글 저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조민기가 오연수를 부르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어이 처녀! 세뇨리따! 이러는데.. 정말 너무너무 맘이 찌리리리릿 ㅠ.ㅜ 아~ 명품님 꼬리말을 보고서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ㅠ.ㅜ 다시 보고싶당~!!
거침없는사랑 정작 방송할때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재방때 한번 보고나서는 재방시간 맞출려고 많이 애썼었던 드라마.. 잔잔하게 찡하면서도 가슴아프고 또 엄청 웃겼다가 암튼 재방이라도 볼수있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던 드라마였죠.
전 개인적으로는 이선희씨가 혹시 이선미씨(김기호님과 공동으로 글 쓰시는..)랑 뭔 관련이 있는가가 더 궁금하던데요..
저두 거침없는 사랑을 보면서 참 많이 눈물을 흘린거 같아요... 지금도 가슴이 찡~~~
거침없는 사랑을 울며 웃으며 정말 열심히 봤는데여, 주변에 그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그게 누구 나오는건데? 라고 묻는 사람도..ㅠ.ㅠ..또 불륜내용이라고 제대로 한번 보지도 않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논쟁도 있었고^^;; ...근데..그거 마지막회만 못봤어여...ㅠ.ㅠ
ㅋㅋ 요즘 장미 울타리 보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설정부터가 좀 엽기적(타이밍이 맞아서 만난지 2주만에 사랑없는 결혼을 한 커플이 주인공)이라. 등장인물들이 인어처럼 비슷한 대사들을 해대지 않고 개성들이 강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글구 손지창 싫어했는데 좋아지려고 해요.남궁민이랑 >.<
인어아가씨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데 말투가 너무들 똑같아서 다 한사람이 말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죠. 다만 연기자들의 개성때문에 조금 다르게 들릴뿐
저도 "거침없는 사랑" 정말 인상 깊게 봤던 드라마입니다. 불륜을 소재로 다뤘으면서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고 자극적인 내용이 없었어도 재미와 더불어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다시한번 그런 드라마를 보고싶군요..연기자가 한명이 도중하차 하는 바람에 내용이 많이 바뀌어서 좀 안타까웠습니다..그래도 큰무리
없이 끝났었죠..악역도 없고..등장인물들 모두가 그 상황이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이해를 가능케하는..좋은 드라마였습니다..제가 좋아했던 드라마얘기가 나오니까 반갑고 말이 길어지게되네요..^^
거침없는 사랑은 불륜같지 않은 깨끗한 드라마였는데.... 제 기억엔 참 멋있다 라고 생각 했던 드라마라... 이런 내용을 보니 행복 ^^
송선미를 싫어했었는데 거기에서 멋있어 보인 드라마 불륜같지 않은 불륜드라마 나중에 살면서 진짜 사랑이 다가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
거침없는 사랑과 모델... 재미있었어용..ㅠ_ㅠ 멋있는 작가가 되게 많군요..-_-
내~ 사랑~이 날 떠나가네요~ 또 그렇~게 멀어져 가네요~ .. 노래만 들어도 가슴이 찡했었죠..
거침없는 사랑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불륜드라마 치곤 가슴 따뜻한 얘기였죠...
아, 드디여 '모델' 이야기가 나오다!!! 드라마에 관심없던 나를 미치게 했던 그 드라마... 요즘 일요일 저녁인가 유선에서 하죠? 전 그 때 정말 다른 세상을 훔쳐보는 재미와 단순하게 정의되지 않는 사람의 감정과 갈등에 완전히 매혹당했었습니다. 거기다가 거침없는 사랑은 가정을 가진 후에 불륜을 불륜이라도 볼 수
없는 유일한 드라마였습니다. 제가 한 사람의 아내가 된 후엔 어떤 종류의 불륜도 정당화되지 못했었는데 이것만은 제 가슴을 무너지게 했더랬습니다. 3번이상씩 봤으니까요. 아직도 가슴이 울컥하네요. 전 이제부터 이선희작가의 작품을 주의깊게 봐야겠어요. 과일님, 고마와요!!!
거침없는 사랑.. 못봤었는데.. 얼마전에 캐이블에서 재방하는거 봤어요.. 아쉽게도.. 몇편 못봤는데.. 첨부터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두.. 울었는뎅.. ㅜ,.ㅜ 다시 보려면 어뚜케 해야하나요?
아 전 다는 아니구 몇편봤는데 ㅡ.ㅡㅋ 그래서 잘몰라요.. 그런데 꽤 재밌었던걸루 기억해요
저도용 모델잊지못해용 ㅠ.ㅠ
무신 머스마가 드라마에 미쳤냐! 하던 친구놈이 결국 지마누라와 반드시 함께봤다던 그 드라마.요즘처럼 화려함도,쇼킹함도없는 그러나,끊을수없던 담배같은 드라마 도시남녀작가란걸알고 두말않고 지켜봤죠. 역시나!!! 친구놈과 극중 조민기가 부러움의 남성상ㅋㅋ이었답니다.
'거침없는 사랑'정말 말이 필요없는 드라마죠.정작 본방송할때는 다른거 보느라고 놓치다가 재방송 몇 번 보고는 반해버려서, 다시보기로 다 섭렵했던 드라마. 조민기와 오연수의 연기는 정말 환상이었죠.저는 이 드라마 주제곡을 벨소리로 하기도 했었답니다.
거침없는 사랑 보고 싶었는데 못본 드라마....ㅜㅜ;;;(다시 볼수 없을런지...ㅡㅡ;;-근데 왜 못봤었드라??;;ㅋ)
요즘 KBS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가 이선희 작가님 드라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선희 작가님은 뭔가 다른 아침 드라마를 보여주시길...
저도 벨소리 했었는데 ㅎㅎㅎㅎ
모델 요즘 sbs드라마 방송에서 재방해주는데 몇번씩 봐도 미칠듯 재밌고 아련합니다.특히나 한재석의 그 김남주를 향한 사랑...ㅠ_ㅠ몇년전 드라마지만..여전히 져아여..저 중학교때(?) 본것 같은데..지금도 다들 져아여..ㅠ_ㅠ멋져요~
크...모델.....저도 요즘 그거 볼라고 토일요일 아침에 아주 기를 쓰고 일어난답니다. 너무 재밌어요.
그저께부터 오늘까지 거침없는 사랑~ 다~~~~ 봤습니다~~~ 흐어흐어.. 감동했숨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