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시인( 前영남대 국문과 교수)
이동순대학교수, 시인
출생1950년 6월 28일, 경북 김천시소속영남대학교명예교수
학력경북대학교 박사데뷔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경력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수상2010. 제22회 정지용문학상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함부로 강제이주되어 끌려와 살던
남의 나라 낯선 땅이지만
나, 거기로 돌아가려네이런 수모와 멸시 당하면서 나,
더 이상 여기 있고싶지 않네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강토가
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
해방조국은 허울뿐
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언제나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나라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네
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
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
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출처: 옛 추억의 케이방 원문보기 글쓴이: 해적(정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