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의 상봉
제1부
매월 둘 째 주 금요일이면 재경 부대 가정과 친구들의 모임 날이다.
7년 6개월 동안의 중국생활을 마치고 파주에 둥지를 틀면서 연락이 닿은 최귀원 친구의 권유로 모임에 합류한 지가 벌써 해를 넘겼다.
서울친구는 김경숙 김정숙 김정화 박경자 박순덕 정현자 최귀원, 가끔은 권장선도 참석한다.
지난 6월 정기모임을 하면서 카카오 톡으로 찍은 사진이 오늘의 모임을 탄생 시킬 줄이야.
"와 장선이 얼굴이 안 보이네"
부산의 구미혜 친구의 말을 전한 것이 보고픔에 불을 댕긴 것이다.
"아 그럼 방학을 틈 타서 부산 친구들 초대할 까?"
매사에 정이 많고 적극적인 귀원이가 만남을 서두른다.
해서 주중인 화요일인 7.22일 부산과 서울의 행복한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
그런데 연일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다.
남녘엔 비소식이 있건만 중부지방엔 마른장마가 계속되더니 친구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즈음엔 오락가락 비가 흩날린다.
간편한 복장과 편한 신발을 신고 오라는 친구의 말을 들은 날부터 학창시절 소풍 가기 전의 설렘처럼
행복한 며칠이다.
아열대기후로 변한 날씨의 일기예보에 쫑긋 온 신경을 곤 두 세운다.
드디어 22일 새벽, 연신 창 밖을 살피며 우산을 챙기는 등 외출 준비를 서두른다.
부산 친구 6명은 KTX로 올라 오고 서울 친구들은 11시에 성환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얼마나 변했을 까??
구미혜 송문자 정정숙 이경분은 십 여 년 만에, 김경자 이정덕 두 친구는 63년 졸업 후 처음이다.
얼굴은 알아 볼 수 있을 까? 두근두근 이산가족상봉 하는 느낌이 이럴 까 싶다.
집합 장소는 천안 연암대학.
이 학교의 사무처장으로 근무하시는 대학선배님이며 최귀원 친구의 부군이신 구자정씨의 초대 덕분이다.
안내 받은 레스토랑 '느티나무'의 아늑한 방에 들어서자
'환영 부산대학교 문리과대학 가정학과 59학번' 현수막이 우리를 반기지 않는가.
화들짝 이벤트에 왕방울만한 눈으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
"아니 이게 왠 일이니?..."
조금 후 , 부산친구들이 또 들어서며 "아이고 야들아 반갑다 반가워..." "어서 와..."
다들 부산스레 인사를 나누다 환영 현수막에 말문들이 콱 막힌다.
놀랄 일은 계속 이어 진다.
각자에게 나눠 주는 초대 글과 일정표엔 일박 이일 머무는 동안의 시간표와 식당과 메뉴 그리고 숙소 배정까지...
스페셜 코스의 깔끔한 점심식탁에 젓가락이 분주하다.
우선,
상남 숙소로 들어서니 타임머신을 탄 여대생으로의 착각이다.
여장을 풀고 카메라 맨 까지 대동하여 교내 분재온실, 육묘온실, 표본온실, 채소온실,
메타길, 본 부동의 동영상을 시청한다.
곳곳에 교직원 일동이 환영한다는 전광판까지!....
<아 세상에 이런 일이! 우째 이런 일이!>
하나 둘 셋! 하면 다 함께
"LG" 남는 건 사진 뿐이라며 천연잔디운동장에서 기념촬영 찰칵!
본 부동에서도 또 찰칵! 우리의 만남을 환영이라도 하듯 후두둑 빗방울이 주루룩~
가뭄에 타들어 가는 중부지방엔 고대하던 단비가 아닌 가. 잠깐의 휴식 후,
석 식은 30분 거리의 안성 태평관의 초계탕! 냠냠 첨 먹어 본 요리다.
각자 방에서 쉬기 보다 TV가 비치된 넓은방에서 모두 모여 하하호호~~
"우리 모두 건강하자 알았제, 만약 소문 없이 세상을 떠났다고 하면 우리가 가서 때리 쥑이자..." "아하하 그럼 두 번 죽을 각오 하는 거다 알겠나..."
세월은 우리 모두를 주름진 얼굴, 희끗한 머리, 구부정한 허리로 쭈그렁 할미로 변신시켰지만
마음만은 낭랑 18세!
"아 화려한 외출"이라기 보다 "반세기만의 만남이 더 알맞은 표현이제"
밤 늦도록 주고받는 재잘거림은 행복바이러스가 되어 온 몸과 마음을 두둥실 하늘을 가른다.
풀벌레소리를 자장가 삼아 심신의 마디마디가 달빛에 잣아들고...
다음 날 8시,
학생식당에서 조식을 먹으며 자잘한 웃음을 양념삼고 구수한 누룽지 탕까지 후루룩.
액자 기념 사진틀로 가방이 두둑 빵빵이다.
딩동댕 수초위에 빗방울 떨어지는 호수를 바라보며 호숫가 가든에서 오리 스페셜 중식까지.
최상의 VIP 대접을 받은 일박 이일!
너와 나 우리의 관계 속에서 행복을 맛본다는 진리를 확인한 만남이다!
<감사하고 고마워라 > <또 또다시 보고파라> <59학번이여 건강하자 우리~>
~~ 2014. 7월 22일 여름날의 스케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