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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 오지영 - 시놉시스
MBC 16부작 미니시리즈
쇼핑왕 루이
장르 : 로맨틱코미디
극본 : 오지영
연출 : 이상엽
1. 한 줄 스토리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캘리포니아 온실 기억상실남 ‘쇼핑왕 루이’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
2. 기획의도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었던 남자, 쇼핑왕 루이가
날개 없는 천사 고복실을 만나
돈으로는 쇼핑 불가능한 사랑의 정서를 귀하게 얻어가는 이야기.
루이와 복실이의 순도 100프로 청춘 로맨스!
그게 이 드라마입니다.
수많은 쇼핑채널이 존재하는 소비의 시대.
그만큼 우리는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비록, ‘쇼핑왕 루이’를 쉽게 셀렉트 했을지라도
당신의 가슴 속에 깊이 간직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실이를 간직한 루이처럼.
3. 시청 포인트
-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캘리포니아 온실 기억상실남과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의
좌충우돌 도시서민문화 적응기에 깔깔깔 웃기.
-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달콤 설렘 쩌릿 러브스토리에 심쿵하기.
- 루이와 복실이의 파란만장 성장기를 응원하기.
- 애타게 동생을 찾는 여자와 그녀의 동생과 운명이 뒤바뀐 남자의 비극적 사랑에
안타까워하며 가슴아파하기.
- 그러다 종국에 드러나는 해피엔딩에 폭풍 손뼉 치기.
4. 등장인물
루이
성별 : 남
나이 : 24
본명 : 강지성
지위 : 금화그룹 최일순 회장의 유일한 손자
컨셉 : 캘리포니아 온실 기억상실남
별명 : 쇼핑왕 루이
쇼핑이란 : 프렌드, 엔터테인먼트 and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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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일찍이 사고로 부모를 잃고 미국에서 외롭게 자란 온실 속 꽃미남 청년으로..
어릴 적부터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고, 엄마 아빠의 부재와 할머니와의 생이별로 생긴 가슴 속 큰 허기를 쇼핑으로 채우며 지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었던 어린 루이는 ‘엄마 사줘’ ‘아빠 사줘’를 입에 달고 살았으나, 그건 절대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할머니에게서 100리터의 눈물을 뽑아냈다. 그리고, 먼 훗날.. 사랑 또한 살 수 없다는 것에 가슴 아파하며 자신 또한 100리터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수많은 복실이를 장바구니에 담으면서.
하나 남은 손자가 어떻게 될까..어려서부터 애지중지 할머니의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란 루이는.. 할머니에 의해 보내진 머나먼 미국에서도 할머니의 심복인 김집사의 보호와 감시 아래 답답하고 외롭고 재미없는 삶을 살아간다.
도련님, 수영금집니다. 도련님, 운전금집니다. 도련님, 외출금집니다.
금지. 금지. 금지. 왜 이렇게 금지된 것은 많은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김집사의 금지주의보에 가슴이 꽉 막혀 미칠 것만 같은 루이는 그럴 때마다 쇼핑에 열을 올렸다. 싸구려 잡동사니부터 최고급 한정판 시계까지.. 모바일 앱부터 인터넷몰, 백화점 명품관 쇼핑까지..
루이의 쇼핑 물건과 쇼핑 채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고 다채로웠으며..
쇼핑 하는 동안은 외롭지도 답답하지도 않은데다.. 물건을 고르는 작업은 적성에 딱 맞기까지 해 삶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재미까지 있었으니..
그야말로 쇼핑은.. 루이의 유일한 친구이자 놀이요, 힐링 그 자체였다.
그런 루이가 1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노숙자가 되고 만다.
무능력하게 꽃거지가 되어 동냥이나 하던 루이를 산골에서 갓 상경한 마성의 여자 고복실이 거두어 가며 루이와 복실이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되는데..
비가 줄줄 새는 옥탑방에서 끼니 걱정까지 하며, 복실이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근근이 시장쇼핑이나 하던 루이는.. 스스로 힘겹게 돈을 벌고 물건을 싸게 사는 방법들을 배우며 새로운 삶에 적응해 나간다. 가난 속에서도 세상 그 누구보다 진정성 있는 여자 복실이의 매력에 푸욱 빠져 따뜻함과 행복을 느끼며 나날이 무럭무럭 성장한 것이다.
복실이와 함께한 싱싱하고 아름다운 여름을 보내며,
이제 고복실 없이는 하루도 못살겠는 우리의 복실앓이남 루이는..
과연, 기억을 되찾고 ‘쇼핑왕 루이’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복실이와의 사랑은 아무 탈 없이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기억상실 후 인물사양
잘생김. 허우대 훌륭. 모성애를 자극하는 깊은 눈망울.
MSG에 환장하는 입맛. 놀라운 쇼핑 감각. 어수룩하지만 자신만의 철학 보유.
사람을 잘 믿고 감정에 솔직함. IT기계 잘 다룸.
다중언어 가능(영어, 중국어, 일어... 몇개국어 가능한지 본인도 잘 모름).
When you wish upon a star(디즈니-피노키오ost)를 들으면 가슴이 찡함.
거리에 솟아있는 빨간색 옥외 소화전만 보면 이상하게 몸을 사림.
*주의사항
늘 집사들의 수발만 받아 생활력이 현저히 떨어짐.
돈만 생기면 돈을 펑펑 써댐.
매사 본인 중심에 눈치가 없음.
2016년 현대서민생활 미노출남.
*리뷰
생활력 제로, 돈 귀한 줄도 모르고 돈만 쓸 줄 아는 한심한 남자.
본인 이름도 기억 못하는 쬐끔 불쌍한 남자.
쓸데없이 잘생겨가지고 나를 무장해제 시키는 요상한 남자.
하루 종일 나만 기다리는 해바라기 남자.
하지만 이유 불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내 남자! - 고복실
복실이 등골 브레이커 vs. 판타스틱 쇼핑DNA 보유자. - 차중원
‘회장손자’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굴욕을 준 놈.
그러나 너무 가지고 싶은 아이템. - 백마리
마이 프레셔~스. - 최일순
관상은 재벌2세, 하는 짓은 모자란 20세, 결론은 로또일세. - 조인성
낯짝만 번지르르한 옥탑방 놈팽이. - 황금자
*드라마 tag
#재벌3세 #기억상실 #첫사랑 #순정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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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복실
성별 : 여
나이 : 21
지위 : 산골처녀
컨셉 :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별명 : 날개 없는 천사
쇼핑이란 : 일년지대계(一年之大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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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싱그러운 에너지가 넘치는 긍정의 아이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큰 건강한 처녀로
활짝 웃을 때마다 보이는 가지런한 하얀 이가 매력적인.. 밝고 순박하며
무엇보다 바지런하고 정이 많은 아가씨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치자면 ‘정글의 법칙’ 김병만 저리가라요,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만큼은 국보급이지만,
유무선 기가 네트워크 시대에 문맹과도 같은 컴맹이요 폰맹이다.
여섯 살 무렵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오던 날,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며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셨다. 다행히 건넌방에서 자던 할머니와 복실이, 남동생 복남이는 목숨을 구했고.. 그 후로 할머니 밑에서 복남과 함께 자랐다. 귀신도 뱀도 무서워하지 않는 씩씩한 복실이지만,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만은 아직도 복실이를 사정없이 숨고 싶게 만드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다. 몇 장 없던 엄마 아빠의 사진이 그 때 흙과 함께 묻혀 버려서..복실은 그토록 그리운 엄마 아빠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결석을 밥 먹듯 하며 중학교를 겨우 마치고 산속 터전을 고집하는 할머니와 도시를 동경하는 남동생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약초를 캐고 산나물을 말려 장에 내다파는 일을 하고 있는 복실이는.. 복남이를 읍내 기숙형 고등학교에 진학시킨 후 큰 뿌듯함을 느꼈으나, 일주일에 한번 집으로 돌아오는 복남이는 사달라는 것이 너무 많아 복실이를 슬프게 했다. 옷 신발 가방 줄줄줄 많은 물건목록이 입에서 흘러나왔지만, 복남이가 가장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것은 핸드폰이었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방을 만들어 수다도 떨고 텔레비전도 보고 물건도 산다고 했다. 이게 뭔놈의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복실이도 중학교에 다닐 무렵 친구들이 쓰는 핸드폰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놈의 핸드폰이 전화 말고 그렇게 요상한 일들을 한다는 복남이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냥 그때 복남이한테 핸드폰을 사줄 것을.. 복실이는 뒤늦게 후회했다.
복남이가 핸드폰만 있었어도 안부 따위 묻는 건, 식은 죽 먹기였을 텐데..
아무것도 못하면서 핸드폰만 잘하는 동냥거지 루이는 핸드폰 위치추적을 하면 단박에 동생을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놈의 핸드폰만 있었어도..
한 달 전, 남동생 복남이 할머니의 쌈짓돈을 훔쳐 가출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복실이는 산골집을 남겨둔 채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 복남을 찾기 위해서다. 아직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미성년자 복남이가 너무 걱정되지만, 그놈 정도의 깡이라면 굶지 않고 맞지 않고 어떻게든 살고 있을 거라 믿고 있다.
어느 날, 복남의 옷을 입고 있는 동냥거지 루이를 발견,
동생을 찾기 위해 그를 거두게 되면서 복실에게 기막힌 생활고가 찾아온다.
정말.. 잘생긴 낯짝 말곤 봐줄 게 하나도 없는.. 무능력, 무철딱서니, 무상식 청년.
도대체 이 남자 정체가 뭐야!!
거기다, 컴퓨터도 그놈의 핸드폰도 사용하지 못하는 자신을
골드라인 닷컴이라는 정신없는 쇼핑몰회사에 취직시켜
밑도 끝도 없이 심부름을 시키고 부려먹는 차중원이라는 남자까지 나타나
복실을 피곤하게 만드는데..
과연, 복실은 차중원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디며 골드라인닷컴 최고의 머천다이저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넓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동생 고복남을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해바라기 루이의 기억을 회복시키고 그와의 알콩달콩 사랑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까.
*주의사항
천둥번개폭우 트라우마녀.
2016년 현대도시문물 미노출녀. 넷맹폰맹.
*리뷰
On my lover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My mind is wide open.
세상의 처음. 니가 없는 난.. 아무 것도 아니야. - 루이
너만 모른다. 널 사랑하는 내 맘이 얼마나 큰 지. - 차중원
시골뜨기 촌닭주제에.. 거슬려 거슬려.. 꺼져. 고복실! - 백마리
하늘에서 옥탑방에 내려온 선녀 물주. - 조인성
‘초석잠’을 아는 처녀가 있었다니..!! 이건 운명이야. - 신영애(중원母)
*드라마 tag
#컨츄리캔디 #러블리여주 #첫사랑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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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중원
성별 : 남
나이 : 35
지위 : 골드라인 닷컴 본부장
컨셉 : 골드라인 워커홀릭 철벽남
별명 : 카리스마 끝판왕
쇼핑이란 :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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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우리나라 최대 유통업체 금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골드라인 닷컴) 본부장.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 편집장 미란다가 있다면,
골드라인 닷컴에는 본부장 차중원이 있다!!
국민 목도리, 국민 가방, 국민 선글라스...
수많은 히트 상품을 기획, 유통시킨 쇼핑몰 업계 대부로 프로 중에 프로다.
자존감이 대단하지만, 그에 걸 맞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아무도 그를 욕하지 못한다.
그저 우러러보며 책잡히지 않을까 벌벌 떠는 두려움의 대상일 뿐.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 채 냉정하게 뱉어내는 그의 한마디가
상대에겐 무시무시한 비수가 되어 꽂히니..
한마디로 중원은 ‘카리스마 끝판왕’이다.
아직 미혼인..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중원이 과연 어떤 여자를 고를 것인가.
히트상품 제조기의 여자 선택은 단연 회사 내 직원들 사이 최고 이슈인데..
그런 까다롭고 어려운 남자의 눈에 걸려든 팔딱팔딱 싱싱한 여자가 있었으니.
하나를 말하면 열을 알아듣는 영특함과
날카로운 말로 자존심을 긁어대도 절대 주눅 들지 않는 씩씩함,
온갖 궂은일도 불평 없이 척척 해내는 긍정적 마인드와
촌스러운 외모임에도 자꾸 쳐다보게 만드는 환한 미소를 가진 마성의 여자.
그 이름, 고복실!!!! 되시겠다.
칭찬에 인색하고, 남의 기분 따위 고려하지 않고 부정어만 쏟아내던 중원 앞에
순수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긍정의 아이콘 산골처녀 고복실이 나타나면서
중원의 삶이 뒤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국민 복실이’가 되고도 남을 너란 여자!
고복실 너 때문에 내 심장이 미쳐버렸어!!
복실에게 미친 카리스마 끝판왕은 과연 그녀의 사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인가.
*주의사항
심하게 결혼 독촉하시는 부모님 계심. 부모님이 뻔질나게 집에 들락 달락 하심.
*리뷰
나를 눈물 흘리게 한.. 내 인생 최대 라이벌 - 루이
나의 재능을 처음으로 알아봐 준 고마운 사람.
돌아서서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저린 사람. - 고복실
왜 내가 아니고 고복실이죠? - 백마리
혹시.. 내 비밀을 알고 있나..? 당최 속이 보이지 않는 놈 - 백선구
잘생기고 돈 많게 생긴 본부장 - 황금자
시니컬하고 히스테릭하고.. 막말하고 사람 무시하고.. 한마디로 못됏어! - 이경국
*드라마 tag
#본부장 #삼각관계 #키다리아저씨 #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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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리
성별 : 여
나이 : 24
지위 : 골드라인 상품기획 팀장
컨셉 : 골드라인 워너비 스타
별명 : 완벽한 백마리
쇼핑이란 : 마이 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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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현, 금화그룹 사장 백선구의 무남독녀.
귀티 나는 어여쁜 얼굴. 패션 잡지에서 걸어 나온 것 같은 세련된 스타일.
스마트한 일처리 능력에.. 겸손함과 비단결 마음씨까지 가지고 있는 퍼팩트 우먼.
완벽한 백마리.
거기다, 까다롭다고 소문이 자자한 차중원 본부장의 신임까지 받고 있으니..
마리는 모든 여사원들의 워너비,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백 마리 여우가 들어앉은 마리의 머리에서 나온 계산된 이미지다. 말 한마디 행동 한거지에도 모든 계산이 들어가 있는 마리의 머리는 슈퍼컴퓨터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루이와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왔다. 금지된 것이 많은 루이의 삶에 함께한 유일한 친구로 루이에게 늘 친절하고 상냥했지만, 루이의 얼굴을 보는 마리의 머릿 속엔 늘 이런 말풍선이 떠다녔다. ‘금화그룹 후계자. 미래 내 남편. 금화그룹 내꺼.’
루이가 사고로 죽자, 마리는 자신이 계획했던 모든 계산이 틀어져 멘붕에 빠진다. 마리가 쏟아내는 눈물을 사람들은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이라 생각했지만, 마리는 그저 금화그룹 사모님이 되지 못하는 자신이 불쌍해 울었다. 그리고.. 루이의 죽음을 쉽게 극복한 마리는 곧 본부장인 차중원을 마음에 품게 되었으니..
마리에게 사랑이란 목표 지향적 이성(理性)이었나 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 구한말에서 타이머신을 타고 왔나 싶을 정도로 촌스럽고 무식한 ‘고복실’이 나타나면서 마리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하는데..
컴맹 폰맹 시골뜨기 촌닭!! 처음엔 자신과 비교 자체가 불가한 복실에게 무한한 친절을 베풀지만, 자꾸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복실의 존재 자체가 짜증나기만 하다.
대충 하나를 알려줬는데 순식간에 열 개를 알아차리고, 미천한 주제에 주눅도 들지 않으며, 자신이 가지지 못한 진정성을 무기로 냉철한 카리스마 끝판왕 중원의 마음까지 훔쳐가 버린 여자. 고복실! 언빌리버블!!
질투와 시샘으로 점점 제어능력을 잃어가던 마리는.. 드디어 폭발하고 만다.
‘당장 내 앞에서 꺼져주지 않으면 널 부셔버릴 거야!!’
마리의 머릿속에서 백 마리의 여우가 가출해 버린 그 순간.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정지화면이 됐다. 언빌리버블!!
마더 테레사 같던 마리에게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던 걸까.
사람들에게 밑바닥을 보여 버린 마리는 그 후로 계속 계산이 어긋나며 자존심을 구기게 되고.. 결국, 그녀 안의 악녀가 가면을 벗고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만다.
*주의사항
알고 보면 미저리.
사람들에게 까는 최후의 조커. ‘나, 사장 딸이야!’
*리뷰
내가 그렇게 갖고 싶냐? 안 돼. 난 복실이꺼야. - 루이
백마 탄 공주님.. 나한테 왜 이러나요? - 고복실
난.. 영혼 없는 리액션에 속지 않아. - 차중원
반짝반짝 세상에서 가장 귀한 나의 보석 - 백선구
씹는 재미 최~고! - 박혜주
*드라마 tag
#안타고니스트 #이중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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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순
성별 : 여
나이 : 80
지위 : 금화그룹 회장
컨셉 : 킬힐 신은 실버 엔젤
별명 : 손자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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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오 나의 지성이!!
머릿속이 온통 손자 지성이 뿐인 귀여운 파파할머니.
팔십의 나이에도 회사 로비에서 킬힐을 신고 파워워킹을 하는
금화그룹의 마스코트.
일찍이 아들과 며느리를 교통사고로 잃고 하나 남은 귀한 손자마저 어떻게 될까 싶어 노심초사 세상의 모든 걱정 근심을 떠안게 되었으며,
미국에 있는 루이에게 오만가지 금지주의보를 내리며 루이를 관리 보호한다.
반지의 제왕에 나온 골룸의 절대반지를 향한 집착과 처절한 외침을 기억하는가.
‘마이 프레~셔~스’
절대 손자 루이를 향한 일순의 마음이 딱 그렇다. 마이 프레~셔~스. 지성이.
그런 루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자,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 앓아눕게 된다.
차라리 이 늙은이를 데려가지..그 어린 것이 얼마나 살았다고..
눈물이 마를 날이 없는 일순은 회사 일 따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선구야.. 그냥 니가 다 알아서 해라. 지성이도 없고.. 금화는 이제 너밖에 맡을 사람이 없구나. 일순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천천히 덧없는 세월들을 정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줄만 알았던 루이가 돌아오고..
루이를 다시 얻은 일순은.. 곰 같은 힘이 솟아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오~ 마이 프레셔~~스!!
*Herstory
1936년 부산 출생. 부잣집 외동딸.
1962년 부산 기반 중소기업 금화유통 외아들 강민철과 결혼.
1968년 남편 강민철 회장이 서울에 ‘금화백화점’ 을 설립.
32세의 나이에 어렵게 아들 강금석을 얻음.
1978년 남편 사망. 일순이 경영 일선에 나서 금화백화점을 성장시킴.
1992년 금쪽같은 손자 지성이 탄생.
1998년 아들 강금석과 며느리가 교통사고로 사망.
큰 시름에 빠져.. 금화를 아들의 친구 백선구에게 맡기고
지성이와 고향 부산으로 내려감.
2001년 9세의 지성이를 외국으로 떠나보냄.
(여러 고난 속에서 멘탈이 약해져.. 계룡산 홍선생 말에 절대 의지)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선구를 의지하고.. 금화그룹의 마스코트 정도로 상징적 활동을 함.
2016년 본인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손자 지성이는 사고로 잃음.
순둥순둥 귀여운 이미지지만, 매매와 유통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무림고수다.
*주의사항
사주에 백호대살이 3개.
남편과 아들, 며느리가 죽은 게 자신의 사주팔자 탓이라 믿는 미신 신봉 경향 있음.
*드라마 tag
#재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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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구
성별 : 남
나이 : 55
지위 : 금화그룹 사장
컨셉 : 워커홀릭 딸바보
별명 : 최일순 유사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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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현, 금화그룹사장.
최일순 회장의 아들 강금석의 친구.
금석 부부가 사고로 사망한 후, 최회장을 어머니처럼 따르며 금화그룹을 지금의 최고 자리까지 키웠다.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회사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다 다짐하며 살았으나, 최회장이 자신을 아들처럼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회사를 손자 지성에게 물려주려 하자 울화가 치밀어 이성을 잃는다.
어느 날, 인플루엔자로 위독해진 최일순의 상태에 놀라고, 기적 같은 회복과 동시에 무작정 루이에게 경영권을 넘기겠다 말하는 일순에게 더 놀란다.
오프라인시장에서 온라인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때, 발 빠르게 대처해 금화그룹을 키운 건 팔 할이 내 공이건만.. 저 무식한 어머니는 오로지 손자 생각뿐이군. 금화그룹은 나 아니면 안 돼. 내가 지켜야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만이 금화그룹을 지킬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을 가진 백선구는 오랫동안 금화그룹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자신의 것이 되었고.. 지금 그 자리를 넘보는 ‘강지성’이란 존재는 그저 없어져야만 하는 장애물로 여겨졌다.
결국, 지성의 귀국을 앞두고 선구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계획하게 되는데..
*드라마 tag
#안타고니스트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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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 주변인물
조인성
성별 : 남
나이 : 29
지위 : 루이 친한 동네 형. 이웃사촌.
컨셉 : 왕빈대 못난이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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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이름과 매치되지 않는 외모를 가진 취준생..구직활동가..즉, 못난이 백수.
빼먹을 게 없어 꽃빈대 루이의 간을 빼먹는 왕빈대.
비빌 언덕에 대한 촉이 매우 좋고.. 늘 레이더망을 돌려 비빌 언덕을 찾는다.
레이더망에 딱 걸린 옥탑방 청년 루이에게 접근,
복실이 루이를 위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삼시 세끼를 해결한다.
루이의 도시서민적응 멘토로..
루이를 동묘시장으로 인도해 적은 돈으로 쇼핑 득템하는 기쁨을 선사해주고,
복실이가 남동생을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복남이 찾기 알바’를 시작한다.
물론, 복실이에게 진행비 명목으로 돈도 잘 받아낸다.
루이와 세트로 알바, 배달맨 등을 하다가 루이가 금화그룹으로 복귀하자
‘할렐루야!!’를 외친다.
내가 관상 좀 보거덩? 니 피부상태 보면 딱 견적 나와.
넌 백퍼! 있는 집 자식이야. 나중에 가족 찾았다고 내 은혜 잊으면 안 된다~
짜식, 횽아 모른 척 하면 안돼!
라고.. 늘 부르짖던 자신의 예언이 딱 들어맞은 것이다.
영원히 비벼도 될 언덕.. 루이의 재발견. 다른 말로 로또 당첨!!
*드라마 tag
#주인공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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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성별 : 남
나이 : 40대
지위 : 루이 최측근 비서 & 감시자
컨셉 : 인간 CCTV. 터미네이너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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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루이와 늘 세트로 다니는 비서 겸 감시자.
최일순 여사의 FM 심복으로 일명 ‘인간 CCTV’. 터미네이터의 눈을 가졌다.
최회장이 금지주의보를 내릴 때마다, 루이를 매우 피곤하게 한다.
도련님, 수영 금집니다. 도련님, 운전 금집니다. 도련님, 외출 급집니다.
도련님, 복실이 금집니다.
훗날, 복실을 잊지 못하는 루이에게 '복실이 금지령'이 내려졌을 때,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는 루이에게 측은지심이 생겨 루이의 편이 되어주고,
몰래 복실을 만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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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집사
성별 : 여
나이 : 50대
지위 : 최일순 회장 최측근 집사
컨셉 : 회장님~ / 깁집사는 내 앙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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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일순의 손과 발, 브레인! 모든 것이 가능한 B사감 느낌의 집사.
루이의 죽음 이후.. 일순의 저택에 들어온 김집사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잘난 척 쟁이 김집사와 톰과 제리처럼 온갖 배틀을 벌이지만.. 그러다 정이 들어 결국 늦은 나이에 모태솔로 남녀는 썸을 타는 사이로 발전한다.
루이를 돌보며 늙어가던 김집사와 일순을 모시며 늙어가던 허집사의 위대한 연애는 또 하나의 볼거리.
선구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혹해 일순과 김집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되지만.. 영리한 정란은 선구의 숨은 의도와 음모를 서서히 눈치 채게 되고,
김집사와 손을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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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실이 주변인물
고복남
성별 : 남
나이 : 17
지위 : 복실이 남동생
컨셉 : 가출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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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도시에 대한, 물질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지니고 있던 사춘기 소년.
복실 루이 인성 트리오는 ‘써칭 복남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주의사항
드라마 후반 부, 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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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자
성별 : 여
나이 : 55
지위 : 골드라인 미화반장
컨셉 : 사납고 억센 루이 구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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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복실이 골드라인 빌딩청소를 할 당시 미화 반장.
10년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며 놀고먹는 백수 조인성의 엄마로,
평생 백수 남편을 먹여 살리느라 등골이 휘고.. 나이 먹어서는 남편을 꼭 닮은 아들을 먹여 살리느라 등골이 휘고 있는 어찌 보면 불쌍한 여자다.
아직도 변변한 집 한 칸 없이 변두리 다세대에 아들과 함께 월세를 살고 있다.
복실에게 보증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다세대 옥탑방을 소개해 주는 인물로.. 복실 루이와 이웃사촌이 되지만, 아들 인성과 마찬가지로 자꾸 복실에게 숟가락을 얹어 생활하려는 빈대 근성이 있으며, 돈에 인색하고 궁상을 떤다.
그래도, 복실이의 낯선 서울생활에 여러 가지 팁을 주는 멘토 아니, 불량 멘토로..
알고 보면 정(情)도 있는 아줌마다.
집에서 빈둥대는 루이와 뼛골 빠지게 일하는 복실이를 보고 있노라면..
젊은 시절 자신과 남편의 모습이 떠올라 화딱지가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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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혁
성별 : 남
나이 : 30대
지위 : 용산 경찰서 형사
컨셉 : 따뜻하고 촉이 좋은 남자. 따촉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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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복실이 남동생을 찾는 것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루이의 사고 전말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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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중원 주변인물
신영애
성별 : 여
나이 : 64세
지위 : 차중원 엄마
컨셉 : 건강식품 매니아 & 요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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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노총각 외아들의 결혼과 손자 돌보기가 꿈에도 소원인 이 시대 대표적 엄마.
35년을 넘게 남편과 아들을 먹인다며.. 열심히 음식을 만들어 왔지만, 요리 황이다.
건강식품에 대한 집착이 강해, 괴상한 요리를 만들어내고.. 그걸 자꾸 남편 수일에게 먹여 힘들게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아들 중원이 집에 여자 하나를 데리고 오지 않자.. 아들이 혹시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 하고 있던 차에, 열네 연하의 건강한 여자 복실이를 데리고 오자.. 잔치라도 할 기세로 기뻐한다.
가방끈 좀 많이 짧고 양친 다 돌아가셨으면 어떠하리.. 저렇게 건강한 엉덩이를 가졌는데!! 거기다 온갖 약초 지식을 총망라하는 저 영특함이라니!!
어우 야~ 딱 맘에 들어! 싹싹하고 부지런하고, 어른 공경할 줄도 알고..
우리 중원이가 여자 하나는 기똥차게 잘 골랐어. 당장 결혼해서 딱 애 셋만 낳자!!
전문직 며느리에 집착했던 영애는.. 복실이의 총명함을 알아보고.. 복실이를 며느리로 들인 후, 검정고시와 수능공부를 시켜 한의대에 보내겠다는 플랜을 짠다. 연하의 꽃미남 수일을 남편으로 만들고, 아들 차중원을 훤칠한 완벽남으로 키우고.. 이제 며느리 복실이를 장금이로 만들리라. 집념의 아이콘 영애에게 또다시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오르는데..
샤랄라 코디톡톡 카페에서 만난 재숙과 우정을 만들어 나가며.. 재숙이 아들 중원의 회사 회장 사모란 사실을 알고 황송해한다. 아부를 떤다 치고 갖가지 건강음식을 해갔다가 재숙에게 ‘맛없다’는 얘기를 듣고 절망하게 된다.
어느 날, 남편과 중원이 자신이 뒷담화를 하는 것을 듣고..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때마침 그 날 재숙에게 연락이 오고.. 같이 가출을 감행!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들 중원과 재숙의 딸 마리의 혼사를 추진하던 중.. 중원이 복실을 데려오자 멘붕에 빠지지만, 복실이의 마력에 빠져 결국 복실에게 마음이 돌아선다.
*드라마 tag
#결혼 독촉하는 극성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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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일
성별 : 남
나이 : 61세
지위 : 차중원 아빠
컨셉 : 삼식이 & 아내 신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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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영애의 말이라면.. 돌을 떡이라고 해도 믿고 먹는다. 한마디로 ‘영애교’ 신봉자.
올해 초, 우체국장으로 공무원 정년을 마치고, 삼식이 생활에 접어들었다.
집배원을 하던 스물여섯의 꽃미남 수일은 연상녀 영애의 뜨거운 구애에 낚여 결혼을 하고 중원을 낳았다. 수일을 보겠다며 매일 스스로에게 편지를 보내는 영애의 지극 정성에 감복하고 만 것이다. 집념의 와이프 영애는 수일을 행정직 공무원으로 만들었고.. 결국 우체국장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영애의 집념은 종교를 방불케하는 마력이 있는데.. 현재는 건강식품과 아들 중원의 결혼에 모든 정신을 쏟아 붓고 있다. 평생 적응할 수 없는 아내의 손맛을 참고 견디다.. 어느 날 항명!! 본인이 직접 칼자루를 쥐고 부엌을 점령한다.
영애와 마찬가지로 중원의 결혼과 손자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연상 아내 아래서 기 한 번 못 펴본 여한으로 중원에게 무조건 어린 아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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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마리 주변인물
홍재숙
성별 : 여
나이 : 48
지위 : 백선구 처, 백마리 엄마
컨셉 : 딸과 남편 추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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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어디다 내 놓아도 자랑할 만한 남편과 딸을 둔 여자.
본인의 스펙은 딸리지만, 남편과 딸의 스펙이 고차원이라 어딜 가도 어깨가 쫙쫙 펴진다. 그녀에겐 너무 소중한 남편과 딸.
하여, 남편이 시키는 대로 다하고, 딸이 원하는 건 뭐든 다 맞춰 준다.
해맑은 구석이 있으며.. 평생을 남편과 딸의 하녀처럼 살았지만.. 가족에게 칭찬 한마디 들을 수 없어 섭섭한 마음을 늘 가슴 속에 넣고 산다.
백선구의 나사 빠진 왼팔로.. 시키는 일마다 족족 실수를 해 선구의 속을 뒤집어 놓지만, 용서받을 씨앗 또한 심어놓는 역할을 한다.
샤랄라 코디톡톡 카페에서 만난 영애와 우정을 만들어 나가던 재숙은 남편과 마리의 뭔가 뭐를 담합에 혼자 왕따가 되어간다고 느끼게 되며.. 선구에게 ‘시키는 일도 제대로 못하는 팔푼이’ 라는 모진 구박을 받은 후 결국 가출을 감행! 영애와 함께 부산 여행을 떠난다.
딸 마리와 영애의 아들 차본부장 중원의 혼사를 추진하다 루이가 돌아오자 마리의 마음이 바뀌어 난처해지지만.. 중원 또한 복실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므로 영애는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다.
영애의 건강식품 지식을 전수받지만.. 요리황인 영애의 음식솜씨에 솔직히 ‘맛없다’라고 말할 줄 아는 눈치 없음으로 영애를 멘붕에 빠뜨린다. 반대로 영애에게 자신의 요리비법을 전수해 주기도 한다.
일순이 루이를 찾는 데 본의 아닌 도움을 주며.. 금화로 귀환한 루이를 진정 으로 아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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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라인 닷컴 상품기획팀
이경국
성별 : 남
나이 : 30대 후반
지위 : 기획팀 과장
컨셉 : 차중원 욕받이. 우유부단. 찌질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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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과장임에도 중원의 욕을 바가지로 얻어 드시는 기획팀 욕받이.
일 잘하는 어린 마리 때문에 더 비교가 되는 우울한 중년이다.
이대로 가다 곧 짤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위기감에 늘 위축되어 있던 그 때,
촌닭 고복실이 낙하산으로 내려와 자신의 욕받이 자리를 대신해준다.
할렐루야!! 하늘인 내린 복실에게 영원히 감사하리라..예뻐하리라..다짐했건만,
오마이갓!! 고복실은 백마리를 능가하는 슈퍼우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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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영
성별 : 여
나이 : 30대
지위 : 기획팀 대리
컨셉 : 백마리 추종자1. 안전주의. 눈치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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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세상사 모든 일에는 대세가 있다. 모름지기 사람은 대세를 따르면 중간은 간다.
현재 우리 팀의 대세는 백마리다. 고로 나는 백마리를 따른다.
그런데!! 시골뜨기 고복실이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다.
곧, 우리 팀의 대세는 고복실이 될 것만 같다.
흐름을 바꿔 타야지. 모름지기 사람은 대세를 따라야 중간은 가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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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도진
성별 : 남
나이 : 20대 후반
지위 : 기획팀 사원
컨셉 : 차중원 따라쟁이. 폼생폼사.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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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스타일에 죽고 살고, 작업 건 여자에 울고 웃는 깃털같이 가벼운 남자다.
프로페셔널 본부장 차중원의 열렬한 패션 따라쟁이였는데..
중원이 고복실을 좋아하자.. 중원을 따라서 복실이 도 같이 좋아한다.
중원과 한 판 붙으면서 친해지게 되고, 중원과 속 얘기를 하는 친구 같은 부하가 된다. 중원의 사랑에 훈수를 두며, 깨알 같은 오글오글 연애 정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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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주
성별 : 여
나이 : 20대
지위 : 기획팀 사원
컨셉 : 백마리 추종자2. 뺀질뺀질. 뒷담화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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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이 세상에 뒷담화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싶은 여자다.
매일매일 누구를 씹어댈까 눈에 불을 켜고 있는 혜주에게 온 신의 선물. 고복실!
단물 쪽쪽, 쫄깃쫄깃, 씹는 재미가 일품이었는데..
점점 고복실이 씹기 힘든 존재가 되어간다.
그때 마침, 너무나 완벽해서 씹을 건더기조차 없던 백마리 팀장이 밑바닥을 내보이며 혜주의 입에 딱 걸려드는데.. 이 여자, 너무 맛있잖아. 씹는 재미 최~고!
나중에, 팀에 들어온 조인성과 마리를 씹으며 연인으로 오해받을 만큼 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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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구실장
성별 : 남
나이 : 40대
백선구의 어두운 일처리를 해주는 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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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체 줄거리
click click! touch touch!
소비의 시대, 쇼핑의 시대이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클릭을 하고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스마트폰 터치를 해 물건을 산다.
시장에 가지 않고 유무선망으로 연결된 인터넷 시장에서 쇼핑을 하는 것이다.
쇼핑한 물건은 짧게는 당일부터 길게는 며칠 내에 집 앞까지 배달이 되니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세상이 올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프라인, 온라인, 에어라인
물건을 사고파는 여러 채널이 생겼고, 그래서 더 편리해지기도 복잡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여러 쇼핑 채널을 통틀어
‘쇼핑왕 루이’ 라 불리던 소비의 황태자님이 있었다.
아침엔 우유 한 잔과 인터넷쇼핑을
점심엔 브런치 뷔페와 백화점 명품관 쇼핑을
움직이는 차 안에선 모바일 앱쇼핑을
저녁엔 배달 온 물건들을 풀어보며 내일 뭐 살까를 고민하는 이 남자.
우리나라 최대 유통기업인 금화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쓸데없이 너무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 하여 루이. 한국 이름 강지성 되시겠다.
***
에취~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저택에서 한 루이의 작은 기침이
한국 한남동 자택에서 잠을 자던 고령의 최일순 회장을 기침하게 만들었다.
회장님.. 루이 도련님이 기침을 하셨답니다.
뭐!! 루이가 기침을 해?!! 당장 닥터 고 불러!
루이에게는 손자의 안녕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중증 안전염려증을 가진 할머니 한 분이 계시다. 일찍이 아들과 며느리를 교통사고로 잃고 하나 남은 귀한 손자마저 어떻게 될까 싶어 노심초사 세상의 모든 걱정과 근심을 떠안은 불쌍하면서도 귀여운 할머니 최일순 여사. 사람들이 ‘손자 스토커’라 비웃어도 좋다.
난 지성이만 있으면 돼. 내 아름답고 소중한 지성이. 마이 프레~~셔~스.
이렇게 유난을 떠는 최일순 회장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주머니 속에 넣어서 다니고 싶은 손자 루이를 미국으로 떠나보낸 이유는 이렇다. 평소 믿고 따르던 용한 무속인 홍선생이 말하길 손자와 자신이 살(殺)이 꼈으니 멀리 떨어져 지내라 했던 것이다.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받아내며.. 그렇게 귀한 손자 루이를 미국으로 떠나보낸 최회장은 걱정 근심이 마를 날이 없었다. 운전 금지. 여행금지. 수영 금지. 금지. 금지. 금지. 최회장의 걱정 근심은 금지호우가 되어 루이의 인생에 쏟아져 내렸다. 대저택의 수많은 집사와 비서들의 관심과 감시 아래 금지된 것도 많은 루이의 삶은 한마디로 참 재미없고 지루한 것이었다.
그렇게 온실 속 화초로 스물넷이 된 루이는 심심하고 외롭고 사랑이 고팠다.
그래서 쇼핑을 했다.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나면 마음속 허기가 채워지는 것 같았고 상점의 수많은 물건을 검색하고 구경하는 동안에는 외롭다고 느낄 틈이 없었다. 매해 금화그룹이 소유한 국내 매출 1위 온라인 쇼핑몰 골드라인 닷컴의 쇼핑왕이 되어 ‘쇼핑왕 루이’라 불리는 것도 싫지 않았다. 왠지 태양왕 루이 14세가 연상되는.. 좀 있어 보이는 별명이지 않은가.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부터 슈퍼카, 최고급 시계까지 쇼핑의 범위 또한 광대한 루이. 사실, 루이가 물건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지긴 했다.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걸쳐 얻어진 노하우가 있었으므로. 그리고 이 쓸데없을 것만 같던 루이의 안목은 후에.. 컴맹에서 시작해 인터넷몰 최고의 머천다이저로 성장해가는 복실에게 또 금화그룹을 이끌어 나가야 할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쇼핑으로 세월이나 낚던 루이가 급히 귀국하게 된다. 할머니 최회장이 급성 인플루엔자로 갑자기 위독해졌기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 상황에 처한 루이는 한 좌석이 남은 비행기에 홀로 타게 되고.. 그 시각 최회장은 고열로 사경을 헤매다 극적으로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선언한다.
루이에게 금화그룹을 물려줄 거야!
루이가 도착하는 대로 환대한 귀국파티를 열어 경영권 승계 발표를 하겠어!!
최회장의 무데뽀 결정에 백선구 사장은 크게 놀라고 만다.
이건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이다!!
백선구는 루이의 아빠인 강금석의 친한 친구로 금석 부부의 사고 이후, 최일순 회장을 어머니로 받들며 양아들처럼 살아온 인물이다.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회사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금화그룹을 아끼고 키워왔다.
지금 유통업계는 모바일 시장을 제대로 잡아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놓인 시기인데.. 이런 중요한 때, 철부지 루이에게 회사를 맡기겠다니!!
오프라인시장에서 온라인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때, 발 빠르게 대처해 금화그룹을 키운 건 팔 할이 내 공이건만.. 저 무식한 어머니는 오로지 손자 생각뿐이군.
금화그룹은 나 아니면 안 돼. 내가 지켜야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만이 금화그룹을 지킬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을 가진 백선구는 오랫동안 금화그룹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자신의 것이 되었고.. 지금 그 자리를 넘보는 ‘강지성’이란 존재는 그저 없어져야만 하는 장애물로 여겨졌다.
결국, 지성의 귀국을 앞두고 선구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계획하게 되는데..
***
루이의 나이 24세. 15년 만에 돌아온 한국.
평소 운전을 너무 하고 싶어 하던 루이의 심중을 읽고, 무면허 운전을 부추긴 선구는.. 홀로 유유히 루이의 귀국 파티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자신이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루이가 혼자 차를 몰고 가버렸다고 거짓말을 한다.
난생 처음 운전대를 잡은 루이는 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하필 폭주족과 시비가 붙고.. 세상물정 모르던 루이는 폭주족 패거리에게 대들다 지갑은 물론이요 옷부터 신발 시계 차까지 몽땅 빼앗기고 만다.
야! 한 바퀴 돌고 차는 돌려줄 테니까 꼼짝 말고 있어!
루이에게 진빨강 짝퉁 루이싸통 추리닝을 입힌 남자 아이가 말했다.
스타일이 구겨졌지만, 방법이 없었고.. 남자 아이는 신나게 차를 몰고 가 버렸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도 남자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두운 밤. 어딘지도 모르는 서울의 밤거리. 돈도 없고 폰도 없고 집주소도 모르는 루이는.. 택시기사들에게 정신 나간 놈 취급을 받으며 승차거부를 당하고 있었고.. 그 시각, 루이의 옷을 입고 루이의 신발을 신고 루이의 시계를 차고 루이의 차를 신나게 몰던 남자 아이는 트럭과 충돌하며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운도 지지리 없어서 그만 차에 불이 붙어버린 사고.
차와 운전자가 전소된 교통사고로 남자 아이는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다.
루이가 사라진 파티장은 유별난 손자스토커 최일순 여사에 의해 발칵 뒤집히고,
그 때 날아든 자동차 사고 소식으로 최회장은 쓰러지고 만다. 오..마이..프레..셔스.
최회장을 실은 엠뷸란스가 시끄럽게 거리를 달리던 그 시각,
수십 번의 승차거부 끝에 할 수 없이 도로를 걷던 루이는 지나가던 오토바이를 피하다 도로에 넘어지게 되는데.. 하필 인도에 솟아있던 옥외 소화전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의식을 잃고 만다. 정신을 차린 루이는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정말 어처구니없게 기억을 잃고 만 것이다. (루이는 빨간색 옥외 소화전만 보면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면서 몸을 사리게 된다) 집사들의 수발만 받고 비서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던 루이는 하루아침에 바보 아닌 바보가 되어 노숙자 무리에 끼게 된다.
한편, 차도 사람도 전소한 상태에서 운전자의 손목에 남아있던 시계, 자신이 스무살 루이의 생일을 맞아 선물로 줬던 바쉐론 콘스탄틴 한정판 시계로 루이가 죽었음을 인정하게 되는 최일순 회장은 아끼던 손자의 죽음으로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나.. 물!
루이의 옆에서 박스를 깔고 자던 딸기코 아저씨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빨리 줘~! 아임 떨스티.(I'm thirsty.)
시방.. 나한테 한 소리냐?
이게 미쳤나. 왜 욕을 하고 지랄이여. 너 죽도록 맞아 볼려?
다짜고짜 루이의 머리를 치는 딸기코 아저씨.
공포에 질려 움츠린 루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춥고 냄새나고 무서운 곳은 어디란 말인가. 또 나는 누구란 말인가.
하지만, 잘생긴 비주얼로 어딜 가나 눈에 띄는 노숙자 루이는 하루아침에 꽃거지가 되어 깡통 앞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인들에게 돈을 얻어 내는 요상한 마법을 부리기 시작한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 금화그룹의 손자, 온실 속 꽃미남, 최회장의 프레셔스가 이런 꼴로 동냥이나 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 말도 안 되는 루이를 집으로 모셔간 여자가 있었으니, 바로 두메산골에서 갓 상경한 싱싱한 처녀 고복실이 되시겠다.
복실이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산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아온 순수하고 싱싱한 처자로 생명력 하나는 끝내주는.. 한마디로 여자 김병만 쯤으로 보면 되겠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복실이는 산골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할머니와 읍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며 일주일에 한번씩 집으로 돌아오는 남동생 복남과 함께 살았다. 하지만, 도시문물을 무한하게 동경하던 복남이 가출해 버리고, 할머니가 쓰러지더니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나고 만다. 혼자 남은 복실은 할머니의 영정 앞에서 다짐한다.
할머이.. 복남이 걱정일랑 하지 말구.. 맘편히 가.
복남인 내가 꼭 찾아서 따순밥 맥이고 보살필게.
읍내 5일장이 설 때마다 약초와 산나물을 팔아 차곡차곡 모은 돈을 들고 야심차게 서울로 올라오던 복실이는 기차에서 가방을 도둑맞고, 눈앞이 캄캄한 상태로 서울역을 방황하게 된다. 휘황찬란한 도시의 위엄에 압도된 복실은 한없이 위축되고.. 이 엄청난 도시, 서울 하늘 아래.. 돈 한 푼 없이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
망연자실. 한숨이 절로 나오던 그 순간.
드넓은 역사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진 늦은 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돈 좀 있어 보이는 멋진 남자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복실은 본능적으로 그 남자를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혹시 몰라 비상금처럼 전대에 넣어왔던 산삼 한 뿌리. 그걸 저 남자에게 팔자.
복실은 가지런한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남자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를 보고는 뒤를 돌아본다.
설마..나한테 오는 건가. 뭐지..이 불길한 느낌은..
이런 시각, 이런 곳에서 다짜고짜 진품 산삼을 사라는 황당한 여자.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물건을 팔려고 갖은 애를 쓰는.. 짜증나지만 뭔가 좀 불쌍한 여자. 차중원은 복실이를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산삼을 팔기 위해 5분은 족히 넘게 말했을 복실의 면전에 딱 한마디 말을 던진다.
안 사.
순간 복실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웬만한 남자들이 쩔쩔맨다는 여자의 눈물이었지만, 중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동안 숱하게 많이 봐온 장면이었으니까. 나란 남자..여자의 눈물 따위에 호락호락 넘어가는 그런 남자가 아니니까.
복실을 무시하고 가던 중원의 뒤통수에 복실이 소리친다.
이거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산삼이래요.
우리나라 아니 온 세계를 뒤져도 이리 생긴 삼은 못 구해요!!
중원은 멈춰 섰다. 저 입성도 추레한.. 시골뜨기 같은 처자가 ‘한정판’의 위력을 들먹이다니. 복실에게 흥미가 생긴 중원이 물었다.
얼마에 팔 건데?
백만원이요.
중원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끽해야 오만원 정도 부를 거라 생각했는데.. 백..만원이라고??!! 이 야심한 시각, 인삼시장도 아닌 서울역에서 처음 만난 사람한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도 없는 풀뿌리 하나를 백만원에 사라니.. 이 여자 도대체 정체가 뭐지?
이거이 오백만원은 받을 수 있는 거래요. 가짜면 제가 어떻게 백만원을 부르겠어요. 진품이니까 백만원 달래는 기에요.
순박하고 뭣도 모르게 생긴 어린 처자가 ‘고가 마케팅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못 믿겠으면.. 제 이름을 걸게요!! 제 이름은 고복실이에요. 고.복.실
자신의 이름이 뭐라고 ‘브랜드 전략’까지!!!
요거 봐라.. 보통이 아니네.
중원은 복실에게 십만원을 주었다. 오늘 처음 만난 널 믿고 계약금을 주는 거니.. 너도 처음 만난 날 믿을 수 있다면 물건을 넘겨라. 대신, 내가 산삼을 감별해보고 진짜면 그때 너에게 잔금을 주겠다. 복실이는 갈등했다. 이 사람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 삼을 들고 튀면 어쩌지.. 심사숙고한 복실은 중원을 믿기로 했다.
복실은 잔금을 받을 때까지 자신이 매일 중원에게 전화를 걸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중원은 복실이의 한없이 진지하고 기운찬 엄포에 그만 웃음이 났다.
아프리카 원주민한테 모피코트도 팔 여자야. 알래스카 에스키모한테 선풍기도 팔겠어. 중원에게 복실은 매우 인상적인 여자였다.
핸드폰이 없던 복실은 황금자의 폰으로 중원에게 매일 전화를 했으나.. 일이 바쁜 중원은 경동시장에 갈 틈이 생기지 않아 잔금 지불을 계속 미뤘다. 그러던 어느 날, 중원은 폰에 커피를 쏟게 되고.. A/S를 받는 사이 폰이 먹통이 되게 된다. 중원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복실에게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시간이었다. 다른 사건 사고들로 돈이 급한 복실은 중원에게 애가 타서 전화를 했지만, 중원은 전화를 받지 못한다.
하늘이시여! 복실은 기가 막혔다. 멀쩡하게 생긴 그 아저씨가 도둑사기꾼이었다니!
수리를 받은 중원의 폰은 데이터가 초기화되며 수신목록이 사라지고.. 어쩔 수 없이 중원은 찝찝한 마음으로 복실의 전화를 기다리지만.. 복실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다.
중원 몰래 복실의 산삼을 경동시장에 갖다 판 영애는 손에 5백만원을 쥐게 되었다.
약 한재 해왔어. 너랑 아빠는 삼 안 받잖니.. 그거 팔아서 지었다.
남은 건 용돈으로 써도 되지?
하늘이시여!! 중원은 영애가 지어온 한약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
마지막 재산인 산삼마저 사기를 당한 복실은 서울의 별천지인 찜질방에 머물며 빠르게 서울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복남을 찾았을 때, 어엿한 방 하나는 있어야 누나 체면이 설 거라 생각한 복실은 새벽엔 빌딩청소, 점심엔 식당 서빙, 밤에는 찜질방 청소를 하며 그 누구보다도 바지런히 돈을 모은다. 동시에 경찰서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남준혁 형사에게 복남의 소식을 묻고, 틈만 나면 전단지를 돌린다.
그러던 어느 날, 복실은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복남이를 발견한다.
복남아!!
날아갈 것 같은 기쁨에 복남이를 끌어안으며 얼굴을 확인한 복실은 이내 실망하고 마는데.. 옷은 분명 복남의 것이었지만 그 옷을 입은 남자는 복남이 아니었다.
너.. 이 옷 어서 났어? 몰라.
모리긴 뭘 몰라! 날래 말하지 못해?! 이거 어서 났어? 진짜 몰라!
그 옷은 복남의 것이 확실했다. 폼나는 추리닝을 사달라고 떼쓰는 동생을 위해 복실이 큰맘 먹고 5일장에서 사준 진빨강 짝퉁 루이싸통 추리닝. 복실은 복남이 비싼 추리닝을 잃어버리기라도 할까 싶어.. 윗도리에 ‘고’라는 바느질을 해두었던 것이다.
이 남자는 어떻게 이 옷을 갖게 되었을까...이것저것 폭풍질문을 쏟아내는 복실에게 남자는 그 어떤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 남자..좀 이상해..약간 모자란 것도 같고.. 복실은 일단 남자를 자신이 머물고 있는 찜질방으로 데려간다. 얘기를 듣다보니 남자는 기억을 잃었다. 남자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불쌍하기도 했다. 자신처럼 서울 실정도 잘 모르는데다 한국말이 짧고 위기의 순간마다 영어가 튀어나오는 걸로 보아...왠지 입양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복실은 남자를 위해 남준혁 경찰을 찾아가 실종신고도 확인하고 지문 감식도 했지만 남자의 신원을 알 수 없었다. 복남이와 관련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남자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급선무였다. 남자와 같이 찜질방에 머물던 복실은 소매치기로 오인 받아 찜질방에서 쫓겨나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량청소년들에게 가지고 있던 돈마저 모두 빼앗기고 만다. 갈 곳이 없어 배회하던 복실과 남자는 빌딩 미화반장 황금자의 도움으로 보증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옥탑방을 구하게 된다.
집에서 안정을 찾다보면 기억이 돌아오겠지.
복실은 남자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 일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남자가 먹을 밥을 준비하는 일부터 설거지 빨래 청소는 물론이고 군것질을 하라며 용돈까지 챙겨주는 날개 없는 천사가 된 것이다. 남자에겐 이름이 없었다. 자신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복실은 남자의 팬티를 빨다 팬티에 새겨진 ‘Louie’ 라는 글자를 발견한다.
이거.. 뭐라고 쓴 거나?
루이...?
혹시 니 이름이 이건가? 그냥 이거 니 이름 하자.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 못하던 루이는 이름을 새겨 준 특별 서비스 팬티의 위력으로 진짜이름을 찾게 되었지만 그게 진짜 자신의 이름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복실이와 옥탑방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루이에게 복실은 참 따뜻한 존재다.
밥도 주고, 돈도 주고, 보살펴 주고, 놀아 주고..
엄마 같기도, 누나 같기도, 동생 같기도, 애인 같기도 한 여자.
이런 느낌.. 처음이야.
루이는 하루 종일 복실을 기다린다. 복실이는 언제 오나...보고 싶다. 보고 싶다.
***
복실은 빌딩 청소를 하던 중에 차중원을 만난다. 복실이 일하던 곳이 다름 아닌 골드라인 닷컴 빌딩이었던 것이다. 골드라인은 금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부문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 매출 1위를 하는 최대 쇼핑 사이트다.
중원은 골드라인 닷컴 최고 책임자로, 일은 너무 잘하지만 인간미는 없는.. 까다로워서 상대를 무척 피곤하게 하고.. 뾰족하고 아픈 말들로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그래서 그 앞에 서면 이상하게 주눅이 들게 하는 두려움의 대상, ‘카리스마 끝판왕’이다. 그런 카리스마 끝판왕에게 거리낌 없이 소리를 지르며 돌진한 젊은 청소부 여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고복실이다.
이- 도둑!! 사기꾼!!!
복실은 중원을 들이받고 당황한 중원은 복실을 밀쳐내는데.. 복실이 그만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만다. 병원에 입원한 복실은 영양실조라고 했다. 그 동안.. 잘 못 먹고 고되게 일하느라 몸에 무리가 왔던 것이다. 중원은 찜찜했다. 알 수 없는 부채감이 밀려왔고.. 잠을 자고 있는 복실을 보자 이상하게 연민이 생겼다.
깨어난 복실에게 중원은 400만원을 준다. 자신이 산삼을 팔아줬으니, 100만원은 수수료라고 했다. 복실은 400만원도 큰돈인지라 감사의 인사를 건넸지만, 중원은 사악하게 웃으며 이 돈을 주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자신 밑에서 한 달간 일을 하라는 것이다. 복실은 당황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도 없는 상품기획실에 출근하라니!! 이 아저씨 뭔 꿍꿍이일까. 복실은 찜찜했지만.. 그래도 사기꾼이 아닌 산삼의 은인이 하는 말이니..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
복실과 루이는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수입으로 그동안 사지 못했던 살림살이를 장만한다. 시장과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루이는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돈을 못 써 죽은 귀신이 붙은 듯 신나게 쇼핑을 한다. 복실은 루이에게 절약을 강조하며 구박 하면서도.. 루이의 쇼핑 능력에 감복한다. 손에 짐이 점점 많아지자.. 루이는 또다시 핸드폰 얘기를 꺼냈다.
핸드폰으로 주문하면 집까지 그냥 배달되는데.. 우리 핸드폰 사자.
복남이가 하던 말을 하고 있다. 그놈의 핸드폰.
복실이 서울에 와서 가장 놀란 점은, 사람들이 모두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 학생 아가씨 청년 아저씨 아줌마 할아버지.. 남녀노소 장소불문 언제 어디서나 고개가 꺾일 지경으로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저렇게 핸드폰에 목을 매는 것일까.
복실이와 루이는 통신사 체인점에 들어가 복실이 명의로 두 대의 핸드폰을 장만한다. 직원은 이상한 외계어를 써가며 요금제를 설명했지만, 복실이도 루이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냥 젤 싼 걸로 해주세요.
맨날 핸드폰 타령만 하더니.. 요금제 하나 제대로 모르고.. 도대체 뭐하던 놈일까.
집에 와서는 여긴 왜 와이파이가 안되냐며.. 파리 얘기를 그렇게 해쌓더니, 결국 아랫집 조인성이 어디다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부르고 집에 이상한 장비를 달아 돈으로 해결해 주었다. 드디어 와이파이가 된다며 춤을 추는 루이. 도대체 파리로 뭘 하려고.. 복실이는 루이를 알다가도 모를 위인이라 생각했지만, 루이는 책을 보고 핸드폰을 익히려던 자신에게 쉽고 살뜰한 설명으로 핸드폰 사용법을 알려준다.
루이의 말은 사실이어서, 핸드폰으로 시킨 쌀과 물이 다음 날 옥탑방 앞까지 배달돼 왔다. 쇼핑의 신.세.계. 복실은 놀라서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남다른 촉으로 루이에게 빈대를 붙은 아랫집 취준생 조인성은.. 복실이가 집나간 동생을 찾으러 서울에 왔다는 사실에 착안,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낸다.
회사 이름 ‘써칭 복남이’. 복실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대신 복남이를 찾아주는 서비스로.. 인성과 루이가 서울의 주요 인구 밀집 지역을 다니며 전단지를 돌리고 복남이를 수소문 하는 것을 업무로 한다. 물론 진행비는 복실이 부담한다. 복실이는 업무 후나 주말에 동참하는 것으로 한다. 도장 꽝! 10년 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며 황금자의 속을 썩이던 인성은 가출한 복남이 덕에 일자리를 얻었다.
이것이야말로 창조경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인성은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말이 복남이 찾기지.. 루이와 인성은 서울 곳곳의 번화가와 쇼핑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군것질을 하고 소소하게 쇼핑을 하게 된다. 재래시장부터 요즘 핫 하다는 쇼핑거리까지.. 돌아다니는 것은 힘들었지만, 루이는 신이 났다. 동묘시장에서 만원으로 구제 쇼핑을 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스타일을 완성했을 땐, 너무 뿌듯해서 인성이와 함께 GD의 ‘삐딱하게’ 뮤직비디오라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쇼핑의 신.세.계. 루이는 놀라서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동묘시장 좌판 잡화상에서 루이의 눈에 띈 골동 오르골! 회전목마가 돌아가며 ‘When you wish upon a star-디즈니 피노키오ost’가 흘러나오는데.. 루이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찡해지며 오르골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오르골 앞에는 ‘금화백화점 30주년’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는데.. 루이는 이 오르골이 왜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지 알 길이 없었다. 루이는 오르골을 사서 복실에게 주었다. 복실은 너무 예쁘다며 좋아했고.. 루이는 어떤 블로그에서 이 오르골이 1998년에 금화백화점 창립 30주년을 맞아 딱 30개만 만들어진 기념 오르골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금화백화점.. 왠지 귀에 익어.
어느 날, 루이는 시장에 혼자 갔다 그만 사기를 당하고 만다.
얼굴에 복이 많은 귀인이세요. 영혼이 참 맑으십니다.
산삼 값으로 받은 복실이의 돈을 홀랑 날린 루이는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하고..
인성은 복실이가 알기 전에 얼른 돈을 채워 넣어야 한다며 루이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루이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 그거야!!
루이는 시장에서 ‘쇼핑 도우미’를 하겠다 선포하고 자신의 목에 라벨을 건다.
쇼핑 도와드려요. 안내, 설명, 추천, 짐꾼. 무엇이든 시키세요. 1000원/1시간.
루이의 기대와는 달리.. 루이의 시간과 노하우를 사는 사람은 없었다. 하루 종일 서 있었지만, 재미있다는 듯.. 루이를 보고만 갈 뿐 아무도 루이에게 일을 주지 않았다.
힘이 빠진 루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무상으로 사람들에게 쇼핑도우미를 해주기 시작한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늦은 저녁, 한 할머니가 복잡한 골목에서 맛있는 국수집 찾는 걸 도와줘서 고맙다며..루이에게 꾸깃한 돈 천원을 쥐어주었다. 루이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일해서 번 천원이었다.
루이는 그 돈으로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 복실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버스를 타고 언덕을 오르고 옥탑방까지 올라오느라 땀 흘린 복실이에게 건넨 시원한 쌍쌍바. 복실이가 쌍쌍바를 반으로 쪼개 루이에게 주었다. 루이와 복실이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복실이가 행복해하며 웃는데.. 루이는 가슴 한 가운데가 묵직해 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 처음이야.
같이 먹는 밥그릇 수가 쌓여 갈수록.. 루이와 복실이는 점점 더 정이 들고.. 서로를 향한 마음은 깊어져만 갔다.
***
한편, 골드라인 닷컴 기획실에 출근하게 된 복실에게는 중원의 공포의 트레이닝이 시작된다. 이 까다로운 남자의 어려운 심부름, 뭔 말인지도 모르겠는 걸 숨 돌릴 틈도 없이 마구 시켜댄다. ‘스타벅스에서 다크모카 프라프치노! 벤티로 사와.’ 분명 한국말인데.. 복실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지금.. 팬티 사오라는 거래요?
주눅 들지 않은 복실의 대꾸에.. 팀원들이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중원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고복실이.. 생각보다 한 참 걸리겠어.’ 저런 시골뜨기를 사무실에 들이다니.. 본부장이 미친 게 아니냐며 직원들이 수근 거릴 때, 우아하게 복실에게 도움을 주는 인형 같은 여자가 있었다.
얼굴도 몸매도 스타일도 잡지 속에서 걸어 나온 듯 완벽한 그녀. 백마리!
마리는 백선구의 딸로.. 아빠의 빽을 등에 업지 않아도 될 만큼 능력 있고 당당한 여자다. 무엇이든 척척해내는 똑똑하고 어여쁜 마리. 칭찬 짠돌이 차중원의 입에서 칭찬마저 줄줄 뽑아내는 마리는 직원들의 워너비,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마리가 비단결 같은 마음씨까지 지녔으니.. 이게 어디 세상에 존재 가능한 캐릭터란 말인가.
복실씨, 나랑 같이 가요. 내가 다 알려줄게요.
복실은 든든했다. 이렇게 멋진 여자가 날 도와주다니..!!
백마 탄 공주라도 만난 기분이었다.
이제 막,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고.. 컴퓨터는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몇 번 써본 게 다인 복실은 쇼핑몰의 업무가 낯설기만 했다. 주변 동료들은 문맹이 출판사에 취업한 거랑 다를 게 없다며 복실에게 한숨 폭탄을 선사했다. 하지만.. 중원과 동료들의 염려를 무시라도 하듯 복실의 학습능력과 적응능력은 실로 뛰어나 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끊임없는 중원의 잔소리와 무시, 악담에도 주눅 들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 무럭무럭 성장한 것이다. 한 달 만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스터한 것은 물론, 쇼핑몰 히트상품까지 만들어낸 복실이었다. 백마리의 농간으로 복실이와 루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골드라인 보틀’이 백마리의 공적으로 돌아갔지만, 복실은 루이와 함께 본 부산 밤바다의 감동을 여행상품 ‘스타리스타리 부산’으로 만들어내.. 중원의 칭찬과 신임을 얻고, 한 달 만에 계약직 인턴으로 승격된다.
마리가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었지만, 중원은 복실이의 스토리 기반 상품기획과 트렌드를 읽어내는 역량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말한다.
***
한편, 복실이를 호되게 트레이닝 시키며 복실이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된 남자가 있었으니.. 그 흔한 실장님도 아닌 본부장님. 차중원 되시겠다. 요즘 따라 중원에게는 아무데서나 복실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눈을 감으면 복실이의 건강한 미소가 떠오르는.. 이상한 증상이 생겼다. 내가 왜 이러지.. 미쳤나.. 그렇다. 중원은 고복실에 미쳤다. 무관심한 듯, 호기심 어리게, 대견하게 지켜보던 마성의 복실이 어느새 여자가 되어 중원의 가슴 속에 들어온 것이다. 오.. 신이시여 어찌하여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냉철하고 카리스마 쩌는 우리의 차중원님이 시골뜨기 복실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게 되다니. 자괴감에 미쳐버릴 것 같던 중원은 부산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복실을 보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된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폭풍우가 심하게 몰아치던 다음 날, 복실이 아파서 결근을 하자 복실이 걱정된 중원은 무작정 복실의 집을 찾아간다. 복실이의 옥탑방 문을 두드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복실을 기다리는 중원. 그런데!! 문이 열리고 나온 사람은 남자다! 그것도 너무너무 잘생긴 꽃미남. 내가 잘못 찾아왔나.. 당황한 중원이 물었다.
여기...고복실씨 집 아닙니까?
루이야.. 누구야?
중원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하마터면 돌이 될 뻔했다. 목소리와 함께 복실이가 그 꽃미남의 뒤로 나타난 것이다. 고복실이 왜 남자랑 살고 있는 거지? 중원은 자신이 왜 이렇게 화가 나는 지 알 수 없었다. 중원은 복실이를 몰아 붙였고.. 복실은 그간의 사정을 찬찬히 설명한다. 복실의 말을 듣고 있던 중원은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젊은 청춘 남녀가 좁은 옥탑방에서 같이 산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쟤가.. 나쁜 아는 아녜요. 심성이 고와요.
뭔 일이 있어서 아가 저리 됐는진 몰라두.. 불쌍한 아예요.
한없이 진지하게.. 타이르듯 말하는 복실을 보자 중원은 한숨이 절로 났다.
그날 밤, 중원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 복실과 그 남자가 같은 공간에서 같이 잔다는 사실이 망측한 19금 영화가 되어 머릿속을 온통 휘젓고 다녔다.
다음 날, 중원은 루이를 찾아간다. 다시 보니.. 왠지 낯이 익는 얼굴이었지만 그걸 생각하기 전에 루이를 얼른 복실이와 떼어 놓는 게 우선이었다.
너.. 나랑 살자. 당장 우리 집으로 들어와.
루이는 황당했다. 복실이네 본부장이 나한테 반했나보다고 생각했지만, 복실이랑 떨어질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중원은 루이를 구슬리기도 협박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루이는 주파수가 안 맞는 말대답을 해대며 중원의 혈압을 올렸다.
어쩌다 이런 놈이 복실이한테 달라붙게 되었을까. 중원은 그 어떤 말을 해도 씨알도 안 먹히는 루이가 당황스럽고 강적으로 느껴졌다.
그랬던 강적 루이는.. 복실이 자신이 사기당해 날린 돈을 찾기 시작하자.. 얼굴을 들 수 없는 민망함과 미안함에 가출을 감행한다. 중원의 집으로 가출을 한 것이다.
방도 주고 먹을 것도 주겠다고 했으니까.. 일단 거기 가 있자. 그렇게 들어오라고 할 땐 콧방귀만 뀌더니 알아서 자신의 집으로 굴러 들어온 루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중원의 심기를 박박 긁는 일들만 해댄다. 이웃사촌이라는 인성까지 불러들여 집안을 초토화시키는 루이가 기가 막히기만 한 중원은.. 인성으로부터 그들이 일한다는 ‘써칭 복남이’ 얘기를 듣고 쓰러질 뻔했다. 결국 복실이 등골을 빼먹는 것들이잖아!! 거기다 루이는 복실이의 산삼 값마저 사기를 당했단다! 더 이상 못 참아!!!
중원은 루이를 골드라인 닷컴 물류 창고에 취업시킨다. 지역별로 분류된 상품을 끊임없이 트럭에 싣는 일! 정말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힘든 육체노동이었고, 야심차게 일을 시작했던 루이는 결국 하루 만에 쓰러지고 만다. 이런 일은 처음 해보는 것 같아.. 병원으로 실려 가는 루이!! 복실은 루이가 안쓰럽고, 그런 일을 소개한 중원이 야속하다.
한편, 지난 번 급성 폐렴으로 사경을 헤매다 극적으로 살아나신 최일순 여사는 그 후로 건강이 나빠져 예전 같은 힘을 못 쓰고 있다. 김집사와 함께 병원에 온 일순은 아슬아슬하게 루이와 스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프레셔스를 알아채지 못한다.
병문안을 온 인성으로부터 복실이 살고 있는 옥탑방이 사실 살인사건이 나서 사람이 세 명이나 죽은 곳이며.. 아직 범인도 잡히지 않았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루이는.. 복실이 걱정에 바로 짐을 챙겨 옥탑방으로 돌아간다.
오늘부터 복실이 넌.. 내가 지킨다!!
복실은 자신을 지킨답시고 오버를 떨어대는 루이에게 알 수 없는 든든함을 느낀다.
옥상에 심은 상추와 고추와 토마토가 싱그럽게 쑥쑥 자라듯이 복실이와 루이의 사랑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중이었다.
***
골드라인 닷컴 상품기획 팀장 백마리는 요즘 시골뜨기 촌닭 고복실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다. 만인의 우상, 회사에서 제일 잘나가는 자신과 비교자체가 불가하던 고복실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더니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본부장 차중원까지 복실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언빌리버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평소 모든 말과 행동, 이미지가 본인의 계산에 의해 만들어져 왔던 마리는 복실에 대한 질투와 시샘으로 점점 평정심을 잃더니, 결국 본모습이 튀어나오고 만다.
고복실! 당장 내 앞에서 꺼져!! 부셔 버리기 전에.
마리의 수많은 추종자들은 할 말을 잃고 얼어붙었다. 언빌리버블!!
사람들에게 밑바닥을 보여 버린 마리는 미쳐버릴 것만 같다.
복실의 약점을 잡고자 복실의 사생활을 캐기 시작한 마리는.. 복실이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순진한 얼굴을 한 발랑 까진 년의 빼도 박도 못하는 동거 현장을 덮치러 복실의 집을 찾게 된 마리는 그곳에 살고 있는 루이를 보고 경악하고 만다.
루..이.. 루이가 살아있다니!!
정신상태가 온전치는 않지만, 분명 루이가 맞아.
마리는 인성을 통해 루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기억을 잃고 저러고 살고 있었구나.. 그럼 사고 때 루이 대신 죽은 사람은 누구지. 설마 복실이 동생..?
마리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백마리 여우 컴퓨터를 열심히 돌려..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고민해야 했다.
마리는 일단 가난뱅이 루이를 지켜보기로 한다.
회장 손자랍시고 맨날 자신을 무시하던 거만한 상전 루이.
자신이 갖고 싶은 것들을 늘 먼저 득템 해 가던 얄미운 놈.
‘날 좋아하는 건 니 자유지만.. 난 너 안 좋아해.’ 라며 상처 주던 저 주둥아리.
그랬던 루이가 비 줄줄 새는 코딱지만한 방에서 궁상떨고 사는 꼴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에서 뭔지 모를 희열이 느껴지며 엔돌핀이 솟구쳐 올랐다.
시장바닥에서 쇼핑도우미를 한답시고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한 시간에 천원씩 팔고 있는 루이를 봤을 땐, 너무 황당해 헛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야! 돈 두 배로 줄 테니까.. 내 전용 도우미 해라!
마리는 좋아서 감지덕지 하는 루이에게 온갖 잡심부름을 시킨다.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 줄 백화점 명품 쇼핑까지 루이에게 맡긴 마리는.. 기억을 잃었어도 역시 루이의 물건 보는 안목은 죽지 않았다 생각했다. 우아하게 차를 마시며 쇼핑백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루이를 보면서.. 마리는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십년 묵은 체증이 딱 내려가는 이 느낌.. 어우 시원해.
***
총각~ 여기 시장 명물 음식이 뭐야? 나 좀 데려가 봐.
할머니~ 데려다 줄게. 짐.. 나 주고.
익스큐즈 미~ 아이 워나 바이 어 트레이디셔널 폴딩 팬. 어시스트 미~
오브 코올~스! 팔로 미.
아노.. 와따시가 이마 캉코구데 하얏데이루 우스미도리이로노 스니카오 사가시데이루가.. 도꼬데 카에바 이이데쇼우까?
아~ 와따시오 쯔이데키떼구다사이.
스이카쇼 오시에떼 이따다쿠까라 기니 이루 도꼬데 캇데 구다사이.
웨이~ 니엔칭런 피아오량더빠오 짜이 나~알 마이?
아~ 칭 닌 껀워라이이씨~ 알.
루이는 놀라왔다.
마치 통역자판기처럼 자신에게서 온갖 나라 말이 다 튀어나오고 있었다.
복실이와 인성이는 더 놀랐다. 루이는 도대체 뭐하던 놈일까..
루이는 이제.. 시장의 명물이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온 나라 관광객들에게 친절한 쇼핑도우미가 되었다. 루이의 잘생긴 얼굴과 훌륭한 허우대는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힘이 있었다. 기억을 잃어 자신의 이름도 모르지만,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꽃미남 청년.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핫이슈가 된 루이의 스토리는 TV교양프로 ‘리얼스토리 눈’에 방송될 기회를 맞게 된다.
그 소식을 듣고 가장 놀란 건 마리였다. 안 돼!!! ‘리얼스토리 눈’은 최회장이 좋아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는 프로그램이다. 마리는 애가 타기 시작했다.
이를 어쩐다.. 낼 모레가 아빠 회장 취임식인데.. 곧 내가 회장 딸이 될 거라고 사람들에게 떠들어놨는데.. 골치 아파. 골치 아파. 루이가 자기가 금화그룹 손자인 걸 알게 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계산할 게 점점 많아지던 백마리의 여우 컴퓨터는 과부하가 걸려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오 쉣!!
마리는 일단 방송을 막기로 했다. 방송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루이는 하루아침에 지갑 절도범이 되었다. 고객의 지갑에 손을 댄 도둑놈!!!
루이는 억울했지만,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 되어 유치장에 갇히고 만다.
루이는 무서웠다. 현행범이라 합의가 되어도 깜빵을 가야하느니 마느니 얘기가 오갔다. 복실이 또한 무섭고 막막했다. 피해자는 엄청난 합의금을 원하고 복실은 그만한 돈이 없었다.
유치장 밖에서 루이 옆을 지키던 복실은 루이의 옷을 가지러 집에 가게 되고,
그 날 밤..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된다.
복실을 기다리던 루이는 유치장에서 인성으로부터 복실이 다쳤다는 말을 듣게 된다. 루이는 눈물이 났다. 자신에게 생긴 이 억울한 상황과 그래서 지켜주지 못한 복실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백선구는 마리의 축하를 받으며 금화그룹 회장 취임식을 성황리에 마친다.
복실이 때문에 심하게 놀란 또 다른 남자 중원은.. 복실이의 옥탑방에 얽힌 그간의 범죄 브리핑을 받고 충격을 받는다. 또, 지금 루이가 현행 절도범으로 유치장에 갇혀있다는 소식도 듣게 된다. 중원은 루이의 합의금을 마련해 루이를 철창 밖으로 꺼내주고, 자신의 집에 루이와 복실이의 방을 마련해 둘을 불러들인다. 그 위험한 집에 살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중원의 취지로.. 물론 하숙비를 내라 엄포를 놓는다.
평생.. 자신만 신경 쓰며 살았던 중원은 본의 아니게 복실이와 루이의 보호자가 되어 호구 중에 호구가 되어 갔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게 세 사람의 동거가 시작되고.. 중원은 루이의 동물적인 상품기획 능력에 감복한다. 쇼핑계의 예언 문어 파울이라 해도 될 만큼 이상한 능력이 있군. 복실이만 생각하면 정말 짜증나 미치겠는 놈이지만.. 왠지 모르게 미워할 수 없는 인간이야.
중원은 복실이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 마련한 부산 KTX표를 루이에게 준다.
자신이 같이 가고 싶었으나.. 복실이가 루이를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중원은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해 준다. 낮에 가본 부산의 바다는 밤바다 보다 더 아름다워서.. 복실은 바다의 매력에 푸욱 빠지고 만다. 아름다운 부산을 돌아보며 둘만의 추억을 만드는 루이와 복실은 태종대의 타일 벽돌에 자신들의 발자취를 남긴다. 후에.. 루이는 복실이가 ‘스타리스타리 부산’을 만들었듯이 복실이와의 사랑을 추억하며 ‘러브 인 부산’이라는 여행상품을 런칭한다.
최회장의 TV시청을 끝까지 막으려던 홍재숙의 농간이 어그러지며..결국 최회장은 TV속에서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루이를 보고 만다.
오..저건..마이..프레셔스..루이잖아!!!!
당장, 루이 데려와!! 저 아이를 데려오라고!!
***
부산발 서울행 기차가 도착한 플랫폼에 김집사와 비서들이 도열해 있었다.
해맑게 기차에서 내린 루이는 순식간에 김집사에게 보쌈을 당하고 만다.
예고도 준비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이별이었다. 루이도 복실이도 어리둥절했다.
하루아침에 루이는 한남동의 대저택으로 거처를 옮기고, 루이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자신이 금화그룹 손자.. 재벌 3세라니!!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루이는 ‘알고 보니 자신이 재벌 3세였다’라는 기쁨보다 복실이와 헤어져야 한다는 슬픔이 더 컸다. 자신을 마이 프레셔스라고 부르는 할머니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김집사도 다 낯설었다.
사실 더 놀란 사람은 복실이다. 루이가 우리 회사 회장님의 손자였다니.. 말도 안 돼. 그런 루이가 왜 복남이의 추리닝을 입고 있었던 걸까. 너무나 혼란스러운 복실은 우선 남준혁 형사를 찾아가 루이가 사실은 금화그룹 손자이며, 그쪽에서는 루이가 죽은 줄로 알고 있었더라.. 설명한다.
남형사는 느낌이 좋지 않았다. 왠지 복남의 비운이 예견됐지만, 아직 정확한 건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어느 때보다 말을 아꼈다.
집으로 돌아온 루이는 예전의 루이가 아니었다. 밥을 먹으면 밥그릇을 설거지통에 담글 줄 알았고, 방이 더러우면 걸레를 들고 방을 닦을 줄도 알았다. 집사들에게 감사합니다..인사할 줄도 알았고 심지어, 계란프라이도 척척 해냈으며.. 무엇보다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음식을 너무 사랑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일순은 손자 루이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구나 싶어 눈물을 흘렸다. 루이의 안전을 위한 감시와 보호는 한층 더 강화됐다.
도련님, 외출금집니다. 도련님, 운전은 절대 금집니다. 금집니다..금집니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루이는 가슴이 꽉 막혀오며.. 복실이 궁금하고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된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 천둥번개가 번쩍거리자 루이는 집을 뛰쳐나간다.
우리 복실이는 천둥번개를 제일 무서워하는데...복실이가 걱정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빗속을 헤치고 찾아간 복실이의 옥탑방. 아니나 다를까.. 복실이는 두려움에 이불 속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복실아..
복실이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루이.
누군가를 위해 빗속을 뚫고 달리고, 누군가를 이토록 걱정해보긴 처음이었다.
비오는 날 누군가에게 우산을 씌워준 것도, 누군가에게 밥을 차려준 것도, 누군가에게 이불을 펴 주고, 누군가를 업어준 것도 모두 복실이 처음이었다.
루이에게 복실은 세상의 처음이었다. 복실이 없으면 루이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비를 맞은 다음날, 루이는 폐렴으로 앓아눕는다. 복실이를 만나러 가느라 비를 맞았다는 걸 알게 된 최회장은 루이에게 ‘복실이 금지령’을 내린다. 아무리 그동안 우리 루이를 거둬 맥였다지만, 루이의 짝으로 많이 모자란 아이였다. 그런 아이 때문에 루이가 병들어가는 게 자존심 상했다.
***
루이를 그리워하며.. 루이에게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인 복실 앞에 남형사가 나타난다. 남형사는 cctv 분석과 복남의 똘마니였던 아이의 증언으로 복남이 루이대신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복실에게 말해주고, 복실은 큰 충격을 받는다.
복남이가 루이 대신 죽었다니..!! 믿을 수 없어!!!
복남이 죽은 줄도 모르고 루이와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갔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복실. 복실은 괴로움에 모든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산골마을로 내려간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을 찾은 복실은 집을 치우다 할머니 복남이와 찍은 사진을 보고 엉엉 울고 만다. 할머니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복남을 잃은 커다란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차중원은 이제 막 빛이 나기 시작한 복실이 회사를 그만 두고 산골로 내려가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복실을 찾아간다. 복실은 중원의 뜻밖의 방문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가시처럼 뾰족하지만 언제나 남모르게 자신을 챙겨주는 본부장님이.. 이번에도 힘든 자신을 돌봐 주러 와주셨구나. 정말 고마우신 분이야.. 복실은 중원의 한결같은 마음이 느껴져 중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나.. 낯이 간지러운 중원은 또다시 복실을 볶아대며 밥을 하라 국을 하라 명령을 하기 시작한다. 맨날 루이 흉보더니.. 본부장님도 똑같아요. 앉아서 밥상만 받겠다는 거잖아요. 그 말에 발끈한 중원은 나무를 해오겠네.. 물을 길어 오겠네.. 하며 스스로 팔자를 볶아댔다. 도시 남자 중원은 어찌나 일이 서툰지.. 여자 김병만의 생존 능력에 더 할 나위 없이 감복한다.
건강을 되찾고 복실이 보고 싶어 회사를 찾은 루이는 복실이 회사를 그만 두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말에 충격을 받는다.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버린 복실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으로 복실을 찾아간 루이는 복실이 옆에 중원이 있는 것을 보자 질투심이 폭발해 이성을 잃는다. 다짜고짜 중원을 후려치는 루이.
복실은 루이에게 거짓말을 한다.
루이야.. 니가 싫어. 더 이상 니 얼굴 보고 싶지 않아.
복실의 이별통보에 세상이 무너져 내린 것만 같은 루이는 병이 난다. 사랑의 열병이. 복실은 자신을 잊으라 했지만, 루이는 그럴 수 없었다. 복실은 루이가 싫다고 했지만, 루이는 그렇지 않았다. 루이에게 복실은 세상의 시작이었으므로 루이는 복실의 말을 따를 수 없었다.
***
마리는 루이에게 네 존재를 미리 알고도 집에 말하지 않은 건.. 니가 너무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라 둘러댄다.
잘했어!
그냥 대충 지어낸 말이었는데.. 루이가 난생처음 칭찬을 했다. 쟤 왜 저래?
왜 복실이는 살 수 없는 걸까..
정신 나간 루이가 장바구니에 복실이 관련 물건들을 담으며 이상한 말을 해댔다.
미쳤어..저거.
복실이에게 미쳐있는 루이를 보고 있자니..괜히 심사가 뒤틀리는 마리였다.
돌아온 루이는 예전과 다르게.. 뭔가 남성다운 매력이 생겼다. 좀 더 나은 인간이 된 것도 같고.. 생각이 깊어진 것도 같다. 찬찬히 뜯어보니.. 루이는 전보다 더 갖고 싶은 아이템이 되어 있었다. 탐이 나네..
내가 가져버려야겠어.
마리는 루이에게 ‘복실과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거침없이 말해준다.
루이야.. 복실이랑 넌 안 돼. 복남이가 너 대신 사고로 죽었거든.
생각 안나? 너랑 옷 바꿔 입은 그 아이?
사고의 전말을 알아낸 마리가 루이의 가슴에 비수를 꼽았다. 거짓말!! 루이는 마리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루이는 남준혁 형사를 찾아가고 그로부터 마리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받는다.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운 루이는 눈을 감았다. 꼭 감은 루이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참 얄궂기만 한 두 사람의 운명이었다.
루이는 복실이 자신을 외면한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자신은 복실에게 그런 취급을 당해도 싸다. 자신을 바라보는 복실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가슴이 아픈 루이는 중원을 찾아가 복실이를 잘 위로해 달라며 눈물의 부탁을 한다.
***
중원의 끈질긴 구애와 진심어린 설득으로 복실은 서울로 돌아오고, 루이를 잊기 위한 몸부림이라도 치듯 일에 몰두한다. 복실은 자신이 제일 자신 있는 분야인 농산물 직구 사이트를 오픈하고, 싱싱하고 질 좋은 상품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린다.
곧 다가올 일인 브랜드 시대에 맞춰 농산물 하나하나에 재배자의 이름을 붙여 거래를 하겠다 생각한 것이다. 최고봉 수박. 은하수 멸치. 구준표 배추. 천송이 버섯.
중원은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행보를 보이는데.. 골드라인을 그만 두고 복실의 회사에 들어간 것이다. 중원이 회사에 사표를 던졌을 때, 백선구를 비롯한 임원진은 그가 경쟁업체로 스카웃 된 것이 아닌가 긴장했지만, 고작 고복실이라는 여자를 돕기 위해서 그런 결단을 내렸다는 것에 당황한다. 차중원이 그렇게 실없는 인간이었다니..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차중원은 후회하지 않았다. 왜? 고복실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니까. 복남이와 루이를 잃은 복실의 텅빈 마음을 어떻게든 웃음으로 채워 주고 싶은 중원은 부하 사원인 도진의 코치까지 받아가며 복실에게 최선을 다한다.
아들의 결혼과 손자보기가 일생일대의 소원이었던 영애와 수일은.. 중원이 복실을 집으로 데려오자 뛸 듯이 기뻐한다. 남자를 좋아하고 있는 건 아닌가..노심초사하던 영애와 수일. 중원의 짝으로..능력 있는 전문직 여성만 선호했던 그들이.. 스물 한살의 건강하고 예의바른 고아처녀 복실이에게 푸욱 빠져 결혼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영애는.. 건강식품과 약초에 대한 대화가 통하는 복실이 그렇게 맘에 들 수 없었다. ‘얼른 식 올리고.. 애 셋만 낳자. 아가.’ 복실은 어리둥절하고..
복실의 곁을 맴돌며 멀리서 복실을 지켜보던 루이는.. 중원과 행복해 보이는 복실을 보자 가슴이 아파 죽을 지경이 된다. 루이는 사람의 심장이 타인으로 인해 이렇게 아플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루이는 할머니에게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겠다고 선포한다. 아니..왜에..?? 이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마이 프레셔스를 옆에 끼고 살 꺼라 다짐한 최회장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로 가겠다던 루이는 공항에서 홀연히 사라진다. 금화그룹은 발칵 뒤집히고.. 복실이도 충격을 받는다.
루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혹 기억이 돌아온 것은 아닐까.
7. 등장인물 표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