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다녀보면 지붕 위에 이런 모양의 장식을 간혹 볼 수 있다. (↘)

<1> 마치 새의 꼬리 깃털 같아 보이는데.. 이것을 대개 '치미'라 하고, 용왕의 둘째 아들 '이문'의 꼬리라고 한다.
왜 그것을 용마루에 올렸을까? 이문의 꼬리로 바닷물을 튕겨 그 물이 절에 까지 와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
화재에 취약한 목조건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용마루 양쪽 끝엔 대개 치미(망새)를 세운다. 이 치미는 용의 한 종류로, 높은 데 있기를 좋아하고 불을 잘 물리치는 용이다. 그래서 화재 예방의 기원을 담아 치미를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치미의 모양이 전혀 용 같지가 않다. 우리가 보는 치미는 용의 머리가 아니라 용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배경에서 용마루라는 이름이 나온 것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0&aid=0000141418
"치미가 상징화하고 있는 것은 상상의 동물인 뿔 없는 용(이무기)의 모양에서 유래하며
그 꼬리치는 모습이 솔개와 유사해 치미(鴟尾, 솔개 치鴟)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http://www.sotongsinmun.com/bbs/board.php?bo_table=newsall_01&wr_id=2141
이상의 설명이 책이나 인터넷에서 보통 접할 수 있는 설명인데..
그런데 보면 볼수록 의문이 생긴다.
<2> 그동안 여러 절에서 만나본 용의 꼬리 모양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용의 꼬리는 마치 뱀꼬리처럼 생긴 것에 지느러미 같은 게 붙어 있는 모양이지
'치미'처럼 순전히 새의 꼬리 깃털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그럼 무엇일까?
<3> 불교의 호법선신 천룡팔부 중에 '가루다'라는 새가 있는데..
이 새는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새로서 가장 위대한 새, 성스러운 새, 태양의 새라고 불리는데
그 모습은 독수리와 비슷하고, 날개는 봉황의 날개(양 날개를 펴면 336만리)로서 황금빛이라 한다..
그런데 <리그베다>에 의하면 가루다는 솔개의 부리와 둥근 눈, 금빛날개,
4개의 팔이 있으며, 솔개처럼 생긴 가슴, 무릎, 다리가 있다고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치미'라고 한문으로 쓸 때 그 치(鴟)자가 <솔개 치>이다.
그렇다면 혹시.. 솔개를 닮은 가루다, 그 가루다가 또 봉황과 통하는 새라면
<치미(鴟尾)>는 글자 그대로 직역하면 <솔개 꼬리>이니까
이문(용)의 꼬리가 아니라 봉황(가루다)의 꼬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4> 그럼 화재예방의 상징성은 어떻게 될까?
치미를 봉황(가루다)의 꼬리라고 해도 여전히 화재예방 효과는 충분하다.
왜냐 하면 신화에 의하면 가루다는 매일 용을 한 마리씩 먹는데, 용을 어떻게 잡느냐 하면
그 거대한 가루다가 거타사마리라는 거목(사천하의 대수)에 앉아 큰 바다로 날아가
그 큰 날개로 바닷물을 쳐서 물밑 200유순이 열리게 하여 용의 궁전에서 용을 잡아 바다밖으로 날아간다고 한다.
(※법보신문 http://beopbo.com/news/view.html?category=99&no=64811§ion=93)
그렇다면 이건 뭐 이문의 꼬리 정도가 아니다.
이문은 겨우 용인데, 그 용을 잡아먹는 가루다의 날개짓이니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강력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치미'는 이문의 꼬리가 아니라 봉황(가루다)의 꼬리라고 보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있게 생각된다.
그러면 왜 그런 혼란이 생긴 것일까?
아마도 치물과 치미를 혼동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5> 그러니까 용의 머리까지 있는 형상이면 치물이고, 이것은 이문의 꼬리라는 설명이 맞을 거 같고
그런 용두 형상 없이 그냥 새깃털 같은 모양의 형상이면 치미이고, 이것은 봉황의 꼬리로 보는 게 맞을 거 같은데
이 두 가지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설명하면 혼돈이 초래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고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역시나.. 치미를 봉황의 꼬리라고 하는 설명도 있긴 있었다.

http://blog.daum.net/ds5rwi/16155166
그리고 작년에 홍천 백락사를 방문했을 때 주지스님께 치미에 대해 여쭤보았더니
'상상의 새, 예를 들면 봉황처럼 상상 속의 새 꼬리'라고 하셨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다.
치물과 치미는 구분되어야 하고,
치미는 용꼬리가 아니라 봉황의 꼬리라고.
☞ 풍경에 물고기만 있는 게 아니라 새도 있다 - '가루다' http://cafe.daum.net/santam/IZ0A/247
첫댓글 그렇군요. 재밌는 치미 이야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