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의 스킬보다도 못한 솜씨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림을 내걸고 "민족 미술" 운운하는 광주의 5.18 미술전이 광주를 외딴섬으로 몰아간다는 사실을 최 보식 편집인이 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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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항쟁 42주년 기념 전시회에 상의 탈의·쩍벌 자세·손바닥과 이마에 ‘王’자· 어깨띠엔 ‘정치보복’이 적힌 윤석열 대통령 그림이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전시되고 있다.
이들은 ‘풍자’고 ‘창작의 자유’라고 하지만, 풍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저열한 희화화’이고 창작의 자유라고 하기에는 너무 ‘정치적 선전 의도’가 드러나 있다.
이들의 풍자와 희화화 대상은 정해져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보수 정권 대통령들과 주요 기업인 등이다. 민중을 군림하고 압제하는 부류로 그려진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방송인 김어준 등은 소위 피지배계급인 제일 아래 단계에 배치해 놓았다. 정치적 혹은 이념적 의도에 대해 달리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호명 5·18거리미술전’이라는 이 전시회는 민족미술인협회 광주시지회 주관으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지난 7일부터 열려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
광주시는 이 전시회에 ‘5·18선양사업 민간경상사업보조비’ 명목으로 시비 2160만원을 지원했다. 광주시가 실질적으로 전시회의 모든 경비를 댄 셈이다.
만약 광주가 아닌 서울이나 다른 도시라면 이런 전시회가 ‘보조금’까지 받으면서 과연 열릴 수 있을까. 결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광주에서는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보편적 상식에서 광주만 ‘예외’가 되는 까닭은 뭘까.
광주에선 지난 2014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전시를 놓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광주지식인 모임인 호남대안포럼은 “5.18이 다가오면 예술과 풍자의 이름을 빌린 이런 저열한 정치 선동물이 광주시내를 도배하는 일이 몇십 년째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해마다 계속돼왔다는 뜻이다.
또 이번 전시회와 함께, 광주에서는 27일 전국농민총연맹과 민족예술단체 등의 주관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묶인 채 끌려가는 모습 등 전두환 풍자 그림 518점을 실은 대규모 차량 시가 행진도 예정돼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미 세상을 떠난 고인이다. 생전에는 대형 전두환 인형을 만들어놓고 뿅망치로 두들겨팼다.
대구·경북 사람들이나 보수 성향 국민은 이런 광주의 행동에 어떻게 느낄 것인가. 광주 사람들에게 “우리가 미안했다”라고 말할까, 아니면 “상종 못 할 호남 사람들”이라고 생각할까.
광주항쟁은 42년이나 지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과거에 머물면서 그 상처를 들춰내고 적대적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광주는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지역에서 자신을 어떻게 볼까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마치 한국 땅에서 스스로를 ‘섬’처럼 만들어가고 있다. 광주 시민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시민단체 간판을 내걸었거나 광주 5.18을 팔아먹는 정치인들이 이렇게 전체 광주를 욕보이고 있다.
광주 전시회의 그림에서 희화화된 윤석열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는 걸로 되어있다. 광주에 가서 자신의 상의 탈의 그림을 직접 한번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