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9년전 이리역 폭발사고 그대로 묻히게 해선 안돼
해외는 물론 국내 자치단체들도 유형 무형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마케팅을 펴는데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게 시대적 흐름이다.
유명 작가의 조그만 숨결이 서린 곳이라도 있으면 찾아서 문화콘텐츠화하고,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은 오래된 대형건물이라도 역사성을 부여해 재활용 및 재창조해 지역사회발전의 동인으로 삼고 있는 사례 등이 그것이다.
그러다보니 영화(榮華)의 역사뿐 아니라 슬픔의 역사도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게 곳곳에서 목도된다.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빼놓을 수 없는 본보기의 하나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가스, 총살, 고문, 인체실험 등으로 400만 명이 대량학살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세계 각국에서 온 탐방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사에 그냥 묻어버리지 않고 나치 전범들의 잔학행위와 희생자들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그곳에 박물관을 건립하고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비를 세우는등 자산으로 활용한 노력 덕분이다.
하지만 우리고장 익산에서는 역사 자산이 활용되지 못하고 그대로 묻혀버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39년전에 화약열차 한 호송원의 부주의로 사망자 59명을 포함한 1042명의 인명피해와 가옥 811동 전파· 780동 반파 등 61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내는등 익산시를 아수라장으로 빠뜨린 동시에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확 달라지게 해 익산시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리역(현 익산역)폭발사고는 기억으로 밖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익산역이나 익산시 어느곳에도 당시 사진과 이전과 이후의 익산시 모습을 비롯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역사의 교훈을 삼음은 물론 희생자를 기릴 공간 및 장소가 없는 것이다.
당시 사고를 목격하거나 구조활동을 벌여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는 인사들은 참상속에서도 약탈 및 강도 행위가 전혀 없었고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많은 시민들이 동분서주했다고 회고하며 ‘위대했던 익산시민정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있다.
이리역 화약폭발사고는 비록 아픈 역사이지만 지역마케팅을 펴고 지역사회발전 동인으로 삼을 수 있는 충분한 자산인 게 분명하다.
그동안 이를 자산으로 활용하지 못한 책임은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모두에게 있지만 특히 핵심적인 리더인 지역정치권과 자치단체의 책임이 크다 할 수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리역 폭발사고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증언 등을 수집하고 부합되는 장소를 찾아 전시관을 마련해야 많은 탐방객들이 익산을 찾게 하고 산 교육장으로 활용케 함이 마땅하다.
희생자들의 위령비도 세우고 당시 돋보였던 시민정신도 재조명,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익산의 이미지를 한층 제고할 필요가 았다.
이를 위해 우선 익산시가 우선 움직여야 한다. 전시관 마련을 위해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던 호송원이 근무한 <주>한국화약과 익산역측과 머리를 맞대고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익산역사 공간을 활용하면 별도로 신축을 하지 않고도 전시관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는 한 시의원의 제안이 틀려 보이지 않는다.
익산신문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