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동아리 ‘시민되기’ 11월은 이현숙 교수와 ‘동행’ 영화를 보고 노인을 주제로 토론한다.
동행은 2014년 제7회 서울노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19분짜리 다큐이다. 50평생 부부로써 함께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가 치매와 합병증으로 고향을 떠나 입원하게 된 요양병원 일상을 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같은 요양병원 위아래 층에 살면서 6년이 되도록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 작가의 제안으로 두 분이 만나는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우리는 요양노인을 개성이 없는 멋이 없는 감정이 없는 살아남기 위한 환자로만 생각하지 않았나 깊이 반성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한 삶보다 품위 있는 삶을 갈망한다는 쉬운 사실을 애써 무시했는지 모른다. 가슴 아프지만 자본의 논리에 의해 비용을 문제 삼고, 지불 능력이 있는 노인만이 개인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것을 당연하다 한다. 인간은 누구나 살아오던 방식대로 살아오던 곳에서 사생활과 개성을 보장받으며 개인적인 삶과 성향을 존중받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애써 모른 척 한다. 생명존엄성 논리에 갇혀 생존만을 위한 삶을 강요한다. 5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가 병원에선 서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을 너무 당연시 했는지 모른다.
이현숙 교수는 말한다. 스웨덴 등 타 국가에서는 노인들이 살던 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재가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재가서비스는 요양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 재정 지출이 낮고 약물 오남용이 적고 삶의 만족도가 높다. 우리 사회는 반대로 요양시설 구축에 급급했다. 그 곳에서는 재가 요양 또한 머무는 시간은 짧게, 자주 방문하여 노인이 살던 집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사회도 공급자 편의가 아닌 수요자 욕구에 따른 짧은 시간, 자주 방문하는 맞춤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지역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주간보호센터도 늘려야 한다. 지불능력 차이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차이가 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돌봄은 사회적인 영역이다. 누구나 인간중심적인 케어를 받을 권리가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조금 더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우리는 단지 환자들의 이해와 납득을 돕습니다.” 네덜란드 ‘드 호그백’ 치매마을에서 일하는 분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