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온지 거의 2~3주 동안 두 녀석이 설사와 묽은똥을 번갈아 쌀 때는 그저 황금똥만 싸주기를 기도했다. 바라는 건 그뿐이었다.?
얼마나 설사를 계속 해대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다보니 저 때는 아이들이 뽀송뽀송할 틈이 없었다.
배가 축축한 래오를 안고 있는 오래와 몸 여기저기 똥을 묻히고 있는 녀석들.
그러다가 설사가 겨우 잡혔으니 화장실 가리기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설사를 하지 않는 것만도 감사할 따름.
그러던 어느 날 오래가 내 치마 위에서 저렇게 놀다가 갑자기 오줌을 촤~~~아~~아~~~ 싸는 거다. 허, 정말 앞뒤 없는 녀석. 나는 갑자기 왜 다리가 뜨뜻해지나 했다^^;
그래서 이제 배변 유도를 하지 않아도 슬슬 혼자 쌀 시기가 오나보다 해서 급히 마련한 화장실. ? 파는 화장실은 높아서 올라서지도 못할테니 일단 작은 놈으로 급조. 처음에 모래를 넣어줬는데 전혀 관심이 없길래 지들이 맨날 설사 해댔던 패드로 갈아줬는데도 무덤덤... 게다가 그 위에서 뒹굴뒹굴 놀고 있는 오래 녀석은 뭔가...ㅠ,ㅜ
사실 화장실 가리기에 그리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육아잡지 기자 시절 사람 엄마들의 성급한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 아이들을 심리적으로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오래오의 화장실 가리기는 차라리 늦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할때 되면 하겠지.
다만 먼저 그릇은 넘 낮은 듯해서 조금 큰 놈으로 교체. 모래가 깔린 놀이터로 생각하다가 어느 날인가 화장실로 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큰 그릇으로 바꾼 첫날 오래가 슬쩍 들어가더니 바로 소변을 보는 거 아닌가.
햐아~~~ 기특기특. 물론 뭐든 느린 래오는 그저 오래가 싼 오줌 구경만^^
이날이 6월 23일, 생후 33일째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오래는 똥까지 성공해 버렸다. 역시나 이번에도 래오는 그저 남의 일 보듯 쒼~~나게 구경만할뿐^^;;
스스로 똥오줌을 다 가린 오래는 잘난 척이 하고 싶은지 막 벌러덩 누워서 래오를 향해서 잘난척하며 에웅에웅 뭐라 말하는 중이시다. ? "래오, 너 나처럼 혼자서 똥 쌀 수 있어???"? ? 근디 오래야 니 똥꼬에 똥 남았다....ㅠ,ㅜ
오래를 따라 래오도 화장실에 가끔 올라가기는 했지만 뭐 역시나 둘러보고 나오는 정도. 이때까지도 래오는 내가 계속 배변유도를 해야 똥오줌을 누었다. 래오는 스스로 밀어내기를 못하던 시절.
오래는 대소변을 가리기 시작한 이날 이후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 언제 내 치마에 오줌을 쌌나 싶게^^
아, 기특한 녀석. 니가 덩치 큰 값을 하는 구나^^
근디 이 그릇도 쑥숙 자라는 오래에게는 넘 작아보여서 진짜 고양이 화장실을 대령하기로 했다.
오래 진짜 고양이 화장실이야, 마음에 들어? 니 덩치에 비해서 화장실이 좀 크긴 크구나. 사람 아기들처럼 아기 변기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치??
오래가 이렇게 진짜 고양이 화장실을 쓰기 시작한 후로도 오랫동안 래오는 전혀 화장실 가리기를 하지 못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방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소변 테러가 되어 있었다. 그럼 난 오줌을 치우면서 마구 칭찬해 주었다. "우와~~ 래오, 오줌 쌌어? 혼자서 싼 거야? 잘했어, 잘했어!!!" 일단 배변유도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오줌을 밀어내고 있다는 얘기니까. 그것만도 꼬맹이 래오에게는 큰 진전이니까.
그러던 며칠 전 드디어 래오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해결하는 모습이다.
화장실 근처를 왔다갔다 관심을 보이길래 소변 자세를 취할 때 화장실로 옮겨 놓기를 4일째 되던 날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이다. ? 만세!!?
이날이 7월 4일, 생후 44일째, 오래보다 무려 11일나 늦었다.
그후 오래는 일취월장. 꼬박꼬박 소변은 화장실에서 누고 혹시 큰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을까 싶어서 계단식으로 만들어줬더니 그걸 이용해서 큰 화장실도 들락거렸다. ? 물론 여전히 똥은 내가 배변유도를 해야 했다.
그런데 큰 화장실은 부담스러운지 자세는 잡는데 영 성공을 하지 못했다. 옆에서 "래오야, 힘, 힘!!" 응원을 했건만...ㅠ,ㅜ
그러던 며칠 후 오래의 도움으로 큰 화장실 쓰기도 성공한다. 같은 시간에 각자의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옆의 오래를 보더니 래오가 용기를 내서 큰 화장실로 옮겨갔고 마침내 성공!!!!! 킁킁~~~ 냄새도 맡아보고^^
큰 화장실에서 소변보기에 성공한 래오에게 보란듯이 모래 덮는 법도 막 가르쳐주는 오래. 잘난척하기는^^
글구~~ 거기엔 눕지마, 오래야. 잘난 척하다 오바하는 저 바부~~~~ 어쨌든 래오의 소변 성공기를 보면서 둘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오래가 없었다면 래오의 대소변 가리기는 더 많이 늦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래오가 스트레스없이 오래를 보면서 놀이처럼 대소변 가리기를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며칠 후 화장실의 모래를 결연하게 내려다보는 래오. 무슨 생각하니, 래오야????
그러더니 바로 그날, 래오는 화장실에서 처음으로 똥을 누었다. 끙차~~~~~~
샤샤샥~~~ 모래도 야무지게 덮고. 이날이 7월 7일, 생후 47일째. 오래보다 많이 늦었지만 늦어서 더 기특한 성공의 순간.
이렇게 새끼고양이 오래오 두 녀석의 화장실 가리기는 완전 성공했다. 내가 해준 건 화장실 대령한 것 밖에 없는데 아이들은 자기들의 성장 속도에 맞춰서 한 단계씩 커가고 있다. 장한 녀석들!
이젠 스스로 똥오줌도 가리고 장하다, 오래오!!! |
출처: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동물행성 원문보기 글쓴이: 더불어밥
첫댓글 대소변 가리는 것 보니.. 이제 다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너희들의 속도로 쑥쑥 잘 자라거라...^^
와~~~ 대단하네요 버들이는 6개월 걸렸는데 ㅎㅎㅎ 오래, 래오는 천재같아요^^
장하다! 녀석들
아주 제대로 크는구나!
잘자라고있어줘서 고맙기까지하네요^^ 정말 탯줄달고왔다는 글을 본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혼자 화장실도가리고...대견할따름입니다~~♥
기특한 녀석들~~^ ^
누가 가르친듯 우째 알았는지..
신기신기^ ^
그럼요..얼마나 장한 오래와 래오 인가요?
만날수 만 있다면 만나거 사 가지고 가서 폭풍 칭찬을 해 주고 싶은
오래와 래오.. 잘 했어..잘 크고 있네..
찡이 언니 밥님과 아버님 어머님 정성과 사랑으로
저렇게 훌륭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 이 축복이였음을 ..
이뻐도 너무 이쁘고 .. 배우고 가르처 주며 잘 자라는 오래오~~
오래야~ 래오야~
이쁜 모습 많이 보여 주어서 고마워..
삶을 향해서 굳굳이 ..당당 하게 ..더 잘 살아 야해..
오래와 래오의 육아 일기 ..귀여움이 넘침니다..
밥님!..고맙습니다.
여기서만 볼수 있는 드라마 같은 오래와 래오 이야기 ...
또 기다려 지는 장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옴마~~ 뭐 이란 똑또기들이 다있대여~~ 넘넘 귀여워요~~ 이런게 육아네요.. 하도 오래전일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아깽이 육아^^ 앙 이뻐랑랑~~
정상변만 나오길 간절히 바라고있을때 구부린 등 아래로 천천히 정상변이 나올때 그 행복감..
100000% 공감해요.
작고 가녀린 녀석들 좋은 가족 만나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지는 모습 보면 정말 행복합니다.
오래가 래오의 선생님이네요...
이쁘기도 하지요~~ 아이들 커가는 사진 보면 기특하고 제 기분도 너무 좋아집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줄줄이 오줌똥 싼 사진 보며 하트눈 하는 우리를 절대 이해 못하겠지만
정말 행복한 이야기 입니다.
옴마나 기특해라~
울짱아는 아직도 실내배변을 못하고 오밤중에도 , 비가와도 밖엘 나가야만 볼일을 보는데, 에궁~
오래와 래오가 벌써 대소변을 가리는군요~~
작고 약한 생명에 조마조마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쑥쑥 자라는일만 남은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