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예쁜데 매너까지 장원 감
솔향 남상선 / 수필가
봉투에 준비해둔 미사봉헌용 신권이 바닥이 났다. 삼 개월 치 신권 봉투가 텅 비어 있는 거였다. 마침 은행에 가려던 참인데 잘 됐다 싶었다. 현금 인출을 하기 위해 도로 가에 있는 농협현금인출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소용되는 액수만큼 인출을 했다. 바로 인출한 5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을 들고 대전온누리신협으로 갔다. 천 원짜리 신권으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신협 들어서자마자 코로나 열 체크 체온계와 손 소독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록부에 쓰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곧 바로 번호표를 뽑았다. 대기 손님은 나까지 3 사람이었다.
점심시간이었던지 업무창구 몇 개 가운데 한 창구에서만 아가씨가 업무를 보고 있었다.
바로 앞에선 답답한 아낙 한 사람의 시시콜콜한 잔소리와 투정에 일 처리가 늦어지고 있었다.
상무 옆 좌석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차장(정인영) 아가씨가 기다리는 모습이 안 돼 보였던지 앞에 와서 말을 걸었다.
“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
“ 예, 고맙습니다. 천 원짜리 신권 좀 바꾸러 왔습니다. ”
서랍을 열더니, 신권이 없었던지 옆 창구 업무 보는 아가씨한테 묻는 거였다. 신권이 없다고 하자 차장 정인영 아가씨가 하는 말이,
“ 신권이 준비된 게 없어 죄송합니다. 현재 있는 돈 중에서 새것으로 골라 드리겠습니다.”
했다. 차장 아가씨는 서랍 속의 돈 묶음을 풀어놓더니 일일이 신권에 가까운 새 돈만을 추려내는 거였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새것으로 골라 요구한 액수를 만들어 주는 거였다. 고객을 자신의 부모나 가족들로 생각하여 성심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정감이 가고 친밀감이 느껴졌다.
남의 업무를 도와주면서도 낯 한 번 찡그리는 일이 없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엔 친절이 묻어나고 있었다.
물론 하고 있는 업무가 고객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 차원의 일이라지만, 다른 기관에서는 보기 드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도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너로 말이다.
고맙기 이를 데 없었다. 그냥 나오는 게 마음 내키질 않았다. 빚진 거 같은 마음에서였다. 망설임 없이 친절과 배려로써 마음을 빼앗아 간 아가씨한테 고맙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가씨 하는 말이,
“ 다음에 오실 때는 꼭 신권으로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 때는 더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
금상첨화(錦上添花)라더니 얼굴도 예쁜데 매너까지 장원 감이었다.
너무나 감사하여 그냥 빚지고 나오기엔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빼어 마신 후 대접 받은 친절과 배려의 대가를 지불했다. 대가 지불은 덕담과 칭찬으로 대신했다.
“ 오늘 감동을 준 아가씨한태 인사나 드리고 가려고 잠시 머물렀습니다. 아가씨, 참으로 감사합니다. 아가씨 업무도 아닌데, 저를 위해 수고해주시고, 친절로 대해 주시니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가씨 얼굴도 예쁜데, 게다가 친절하고 배려하는 매너까지 갖추셨으니 장원감이 따로 없습니다. 아가씨는 바로 금상첨화로 사시는 보물이십니다. ”
아가씨는 < 감사합니다. > 한 마디를 남기고 환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겸연쩍었던지 침묵으로 여운을 채우고 있었다.
“ ”
해맑은 미소에 밝은 표정의 아가씨 얼굴이 형광등 아래 농익고 있었다. 마냥 환한 얼굴에 수줍음의 잔잔한 미소가 운치와 정감을 더하고 있었다. 평화경에 아름다움이 함께하는 시간의 흐름이었다.
보통 은행직원이라면 업무상 자기 일이 아닌 경우엔, 사무적으로 끝내고 마는 게 상례라 하겠다. 하지만, 아가씨는 고객 위주로 배려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자기 업무가 아닌 일로도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거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백만 불짜리 매너임에 틀림없었다.
친절과 배려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겐 즐거움을 주고, 멀리 있는 사람에겐 가까이 오게 하는 위력이 있다더니 정인영 아가씨가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뭐니 뭐니 해도 친절과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무르녹이는 영약 중 명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장 밑에 졸장은 없다더니, 대전온누리신협 임성일 이사장과 임직원 일동은, 용장 밑의 지장 덕장이 되어 부단 히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단 없는 조합의 발전과 지역사회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노력 경주를 아끼지 않는 임성일 이사장과 오늘 감동적인 일화의 주인공인 정인영 차장 아가씨는 용장 밑의 덕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분들이라 하겠다.
정인영 차장 아가씨가 베풀어 준 친절과 배려는 감동의 기쁨이 아닐 수 없었다. 비단보에 싸인 황금이 주는 선물임에 틀림없었다.
남을 위한 진솔한 행동이, 마음이, 이렇게도 사람의 마음을 움켜잡는다는 걸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친절과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울림의 메아리가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미모가 아름다운 건 남의 눈을 즐겁게만 하지만, 상냥한 친절과 포근한 배려는 영혼까지 매료시킨다는 걸 알아야겠다.
얼굴도 예쁜데 매너까지 장원 감일러라.
쇼 윈 도의 진열장 보석은 향이 없지만
대전온누리 신협의 보물은 예쁨도 향도 있어라 .
친절 배려로 똘똘 뭉쳐진 섬광으로 빛나는 보석이어라
눈뜨고 보는 세상엔 비단보로 싸인 개똥도 많지만
신협의 해어화(解語花) 보석은 비단보에 싸인 황금이어라.
정인영 아가씨는 얼굴도 예쁜데 매너까지 장원 감이어라
마음까지 훔쳐가는 친절 배려는 무지갯빛 요정일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