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팅 크루(Cutting Crew)는 뉴 웨이브와 테크노 팝이 혼용된 새로운 형태의 음악들로 80년대 후반 팝계에
돌풍을 일으킨 그룹이다.
준수한 외모와 섹시한 음성으로 팀의 프론트 맨(front man)을 담당했던 영국 출신의 리드 싱어 닉 반 에데
(Nick Van Eede, 보컬·기타)는 어느 날 테크노 팝을 지향하며 로컬 그룹 페스트 포워드(Fast Forward)에
서 기타를 연주하던 실력 있는 캐나다 출신의 기타리스트 케빈 멕마이클(Kevin MacMichael, 기타)을 만나
데모테입을 녹음하는등 듀오밴드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어 1986년 콜린 페어리(Colin Farley, 베이스),마틴 비들(Martin Beedle, 드럼)을 영입하면서 4인조
그룹을 결성한다.
86년 발표한 데뷔 앨범 [Broadcast]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커팅 크루는 싱글 '(I Just) Died in Your
Arms'로 UK 차트 4위에 진입했고, 다음해 초 US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감상적이고 센치한 이 곡은 10대 소녀들의 환호 속에 공중파 방송을 지배하다
시피 했으며, 이들의 도발적인 뮤직비디오는 매 5분마다 MTV에서 방영되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
그 외에도 격정적인 'One For The Mockingbird', 코카인 반대운동의 지지를 받은 'Mirror And A Blade',
슬프고 애처로운 'I've Been In Love Before'로 이들은 US, UK 차트를 화려하게 장식해 주목받는 신예 스타
그룹이 되었다. 물론 일부 비평가들은 그들의 음악이 겉보기에만 번지르르하고 새로운 것은 결여되어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지만, 오랜 음악활동을 통해 대중음악계의 생리를 이해하고 있는 그들은 이런 비평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스튜디오 밴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강력한 라이브 무대로 팬들을 사로잡는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순회 공연등으로 시간을 보낸 후 오랜 노력 끝에 발표한 [The Scatterings](89)는 불행히 히트곡이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의 세 번째 앨범이라고 할 만한 [Compus Mentus]는 소속사인 버진
레코드사(Virgin)가 EMI에 인수됨에 따라 출반된 지 하루만에 사장되는 불운을 겪었다.
93년 [Best of the Cutting Crew]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멤버들이 각자 솔로로, 세션으로 활동을 하는 등 사실
상 해체 상태인 커팅 크루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앨범 발매 소식도 없고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커팅 크루는 테크노 웨이브라는 새로운 장르로 팝계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던 것처럼, 고집스럽게 그들
만의 색다른 음악을 추구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언젠가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