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오고나서 알았어요. 신해철씨 부고 소식을.
전 딱히 팬도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맘이 허망한지 모르겠어요. 눈물이 자꾸 나고.
아마 저는 아니어도 제 주변과 저의 한 시대를 함께 했던 사람이어서 그렇겠지요...
인연이라면 인연이기도 하고.
사그러져가는 계절이라 가을이 싫다고 지부장님이 말씀하신게 지금 너무 와닿기도 하고,
생과 사의 덧없음이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는 현실이 공포스럽기도 하고요,
많이 먹먹합니다.
일지가 왜 안올라오나 궁금하실텐데...
하루가 지난 지금도 계속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요. 계속계속 울컥하고.
운동도 나가보고 계속 음악도 들어보고 첼로도 잡아봤는데
맘이 영 안잡히네요. ㅜ.ㅜ
12월 20일(토) 송도 아트홀 공연을 위한
캐롤 메들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훑었습니다.
뺄건 과감하게 빼고, 미흡한 편곡 부분을 악상으로 채우고, 악기간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쭉 해봤는데요,
테크닉이 딱히 요구되는 곡도 아니고, 악보만 보면 자신감을 고취되는 착한(?) 구성인데
합을 맞춰보다 보니 정확하게, 잘, 연주하는게 참 쉽지 않더라구요.
지금은 이 나무 저 나무 하나하나 유심히 탐구하는 단계라서 느낌이 안 살지만,
곡이 익숙해지고 각자 파트가 솔로롤 부각되는 부분을 좀 신경써서 하다 보면
(그리고 파트별로 음정과 박자가 정확해진다면!)
전체적으로 그럴듯한 숲처럼 보일거 같아요.
쉬운 곡, 익숙한 멜로디로 세세한 디테일을 잡아가는 재미도 있는 것 같아요.
죽어라 손가락 돌아가게 연습하면 소리가 거칠다고 혼나고,
혼자서는 잘 하는 거 같은데 막상 같이 하면 음정 나가고 박자 엇갈리고,
신경써서 안되는 부분 겨우겨우 해냈다 싶으면 평소 잘 됐던거 같던 부분에서 삑사리 나고.
대가들의 교향곡은 어찌어찌 하고는 있지만 버거운게 사실인데
이 곡은 지금은 거칠어도 지휘자님 당부대로 계속 다듬어나가면
꽤 괜찮게 한 곡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성취감 비스무리한게 기대되거든요.
여튼, 꼼꼼하게 다 짚고 넘어가다보니 연습의 상당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어요.
남은 시간은 또 다른 연주곡이 될 하이든 교향곡 104번 1악장을 연습했습니다.
이젠 하이든 연습하면 일지 쓸 일이 걱정될 정도로
할 때마다 같은 주의사항을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각 주제부 끝날 때 제발 꽝꽝꽝 끝내지 말고,
쉼표 있는데서 질질 끌지 말고,
크게 하라고 해서 세게 하지 말고,
프레이징 단위로 끊기지 않게 음과 음 사이 잘 연결해서 연주하고 등등.
루돌프 머리띠를 하면...
다 해결될거라 믿... 고 싶습니다만. 흐엉. ㅠㅠ
단장님이 간만에 등장하셔서 평소와는 다른 뛰어난 소리를 들려주셨고... (진짜 좋았어요^^)
플룻에 새로 오신 분은 처음 악보 보시는데도 앙상블이 좋으시더라구요.
플룻 수준 맞춰가려면... 현악기 엄청 분발해야겠어요!!!
날씨가 확 쌀쌀해져서
한참 지나야 손이 풀리고 악기도 제 소리가 나더군요.
겨울이 오나 봅니다.
다음주 월요일, 11월 3일에 뵙겠습니다.
일교차 심한데 건강 유의하시구요!
첫댓글 야채만두님~~ 요즘 뭐 살짝 상처받은 일 있어유? 아무래도 수련회를 한번 가야할거 같으네~~ 아파트 화단이 울긋불긋~~
단풍놀이라도 가야겠네~~이번주 목요일 불목으로 기대하셔요~~
실업자는 웁니다. 엉엉엉
@야채만두 아고... 실시간 댓글까지....이걸 어째...진짜 가을타나 보네~~ 강서 회원 여러분 어디 1박 수련회갈까요?
부산도 괜찮고...
@강서지부 월동준비도 못했는데 춥고 배고픈 겨울이 오는게 무서바요...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10.28 23:26
ㅜ저도 아버지와 나 들으면서 집에왔어요
우리가 알면서도
모른체 한일들이 한말들이
나를 또 남을 아프게한건아닌지ᆢ
나늘 돌아보게하는 밤입니다
그래도 우린 오늘 여기있기에
내일의 기회가 오는것같아요
늘 반복되지만 돌아본다는건
참좋은것같아요
내가없으면 돌아볼수없으니까요^^
그러니 내일이있는 우린 또 화이팅을
해봐요~~~ 이순간을 즐겁게 감사하며~~
화이팅!!~^^
담주는 새로운~? ㅋㅋ 모습으로만나요
감기조심하시구요~~♥♥
지금에 충실하자, 건강하게 잘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역설적으로 해보지만 그래도 아직은 먹먹하고 허망한 맘이 더 커요. ㅠㅠ 내일 신나게 공연하고 나면 나아지겠죠?(제발~~~!!!)
여튼 낼만나서 벽을넘어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