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수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번 2021학년도 1학기 불광장학생으로 선발된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차진희입니다.
우선 신뢰와 사랑을 담아 정성스럽게 써 주신 편지에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나서야 답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답을 하면 좋을까 고민만 하며 시간을 보내다 시기를 놓칠 뻔했는데, 다시 한번 연락을 주셔서 부족한 글솜씨로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 편지를 쓰며 돌이켜 보니 학생회, 동아리, 대입 면접 등 지금까지 살아오며 수많은 '시험'들을 겪어봤지만 불광장학회는 저에게 새로운
느낌의 시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시작인 자기소개서에서는 수필형식으로 진솔하게 '나는 이런 인간이다'라는 것을 용기있게 표현하라고 하셨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처음 작성하려고 할 때는 정말 무엇을 쓰면 좋을지, 무엇이 '나'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 소개서 양식의 빈 화면만
가만히 쳐다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빈 화면을 쳐다보며 내가 '나'인데 이렇게 자신을 모를 수 있을까 반성하며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에서 잠시 손을 떼고 저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삶을 돌아보며 제가 참 많은 소중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 왔음을 알 수 있었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사회에서의 제 역할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는데, 준비의 첫 시작부터 당락과 관계 없이 지원자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세심함에 놀랐고 감사했습니다.
면접에 있어서도 첫 비대면 면접이라 어려움이 많으셨을 텐데 그것에 맞추어 지원자 개개인의 내용에 맞는 ppt를 준비해 주시고 면접의 내용도 면접관님과 저의 생각을 교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주셔서 제가 일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닌 서로 소통하며 배워나가는 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불광장학회에 지원하고 면접을 경험하는 건 처음이라 부족함이 많았을텐데 면접 중간중간 칭찬과 격려를 담은 따듯한
말씀 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 면접을 본 것임에도 좋은 기운들을 많이 받을 수 있어 당락에 관계 없이 용기를 내 지원한 것은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발 이후 보내주신 편지에 적힌 108번 송화스님의 장엄에 관한 글을 읽어보며 "설송여래님께서는 인재를 발굴해서 장학금을 주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주라고 하셨습니다.
장학금을 받아 가고 끝나는 일회성이 아니라, 우리 불광장학회와 유기적인 연관을 가지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걱정해 주는, 불광의 빛에 물들어 한 식구가 되어가는 인재님들이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라고 말씀해 주신 구절이 마음에 남습니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함께'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가치가 중시되고 있는데 특히 작년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을 만나고 함께하는 일이 적어져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혼자서 하는 개인적인 발전과 성장도 좋지만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함께'를 통해 서로를 보살피고, 인정하고 상호성을 갖추는 따뜻한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받은 장엄으로 장학생들이 한 식구가 되어가는 것처럼 저
역시 함께하며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가능성을 믿고 불광장학생으로 선발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준비 과정부터 선발이후까지 보내주신 정성과
사랑은 늘 제 안에 남아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눈이 오는 날은 평소보다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불광장학회에서 주신 장엄을 바탕으로 설송 큰스님께서 말씀해 주신 "쌓여있는 눈 밑의 흙은 얼지 않는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다른 이들에게 눈처럼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성찰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