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4대 명절이란 부처님 오신 날(음 4. 8), 출가절(음 2. 8), 성도절(음 12. 8), 열반절(음 2. 15)을 말한다.
이 4대 명절은 부처님의 생애 가운데 가장 기념할만한 4가지 사건을 뽑아 기리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날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성대하게 치뤄지는 행사는 바로‘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이다.
부처님 오신 날은 ‘석가탄신일’‘불탄일(佛誕日)’이라고도 하며 ‘사월초파일’이라고도 한다. 탄신일에 대해서, 《불소행찬》에는 4월 8일로 되어 있고 《유행경》에는 2월 8일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4월 8일설을 택하여 ‘사월초파일’이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양력 4월 8일을 불탄일로 정하여 사찰마다 소규모 행사만 할 뿐 우리나라처럼 공휴일도 아니고 공식적인 행사나 제등행렬은 없다. 또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불교국에서는 음력 4월 15일을 공휴일로 정하여 불탄일, 성도절, 열반절 행사를 모두 한꺼번에 행하고 있기도 하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으로 관불(灌佛)의식, 연등회, 탑돌이 등을 들 수 있다. ‘관불(灌佛)의식’이란, 세상에 태어나신 아기 부처님을 모시고 룸비니 동산의 화원을 상징하는 꽃바구니를 만들고 향탕수 즉 감로수를 정수리부터 부어서 목욕시키는 의식이다. 욕불회(浴佛會), 용화회(龍華會), 불생회(佛生會)라고도 불린다.
《보요경》에서 ‘부처님이 탄생하셨을 때 용왕이 공중에서 향수를 솟아나게 하여 부처님의 몸을 씻겨드렸다’고 한 것에서 유래한다. 동남아 불교권의 경우는 불탄일 뿐 아니라 평소에도 매일같이 불상을 목욕시키는 욕불의식을 행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0년대 이전에는 그렇게 성행하지 않다가 1990년대 초부터 ‘부처님 오신 날’의 주요행사로 자리잡아 행해져 오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니, 삼계의 모든 괴로움을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고 외쳤다고 한다. 또 《불소행찬》에서는 탄생게로서 ‘이 태어남을 윤회하지 않는 마지막 삶이 되게 하리라. 내 오직 이번 삶 동안에 모든 중생을 제도하리라.’라는 내용을 전한다. 우리는 아기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을 부어 씻겨드리며, 이러한 아기 부처님의 외침을 되뇌이는 것이다.
‘연등회’는 부처님 앞에 등불을 켜고 세상을 밝히는 의식이다. 이러한 행사는 부처님 당시부터 행해져 오던 것으로, 《현우경》에 나오는 ‘가난한 여인의 등불[貧者一燈]’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서도 당시의 모습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난다라는 가난한 여인이 구걸하여 모은 돈 전부를 들여 작고 초라한 등 하나를 부처님 앞에 공양올렸다.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자 부자들의 크고 화려한 등은 모두 꺼졌지만, 난다의 초라한 작은 등은 초롱초롱 꺼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부처님은 이 여인을 찾아가 위로하며 반드시 성불할 것이라고 칭찬하셨다. 이처럼 세상을 밝히는 불빛과 같이 지혜의 등불로서 무명(無明)을 밝히는 연등회는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고려시대부터 성행하였다. 불탄일 뿐 아니라 정월 보름날이나 여러 가지 특별 연등회가 행해져 왔다. 특히 부처님 오신날의 연등행사는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행해져 오는 것이다.
‘탑돌이’는 불교가 전래되면서부터 행해졌지만, 특히 《삼국유사》의 김현감호(金現感虎)조에 초파일부터 보름까지 서울(경주)의 남녀가 다투어 탑돌이를 한 기사가 보인다. 초파일 뿐아니라 불교명절이나 큰 재가 있을 때 많은 신도들이 참가하여 행하던 것이, 불교의 대중화와 더불어 민속놀이로 바뀌어왔다.
‘출가재일’은 부처님이 출가한 날을 기리는 것이다. 싯달타 태자는 태어난 지 7일 만에 생모를 여의어서 인지 늘 가슴속에 남다른 고뇌가 있었다. 흙 속의 벌레를 새가 쪼아 물고 가는 것만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성문의 동쪽 문으로 나갔다가 백발 노인을 보고, 남문 밖에서는 병자를 보고, 서문 밖에서 상여행렬을 보았다. 인생의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모습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북문 밖에서는 수행자의 평온한 모습을 보고서 출가 수행의 마음이 움트게 된다. 그후 화려한 궁궐 생활과 결혼 그리고 아들 라훌라의 탄생에도 불구하고 무상(無常)한 삶 가운데 참다운 자유를 구하기 위하여 출가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이것을 서양인들은 ‘위대한 포기(Great renunciation)’라고 말한다. ‘출가재일’은 이러한 부처님의 출가의 참뜻을 되새기고,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진정한 마음으로 참회하기도 한다. 아울러 깨달음에 대한 새로운 마음을 낸다는 의미에서 ‘발심(發心)의 날’이라 하여 오후불식을 행하기도 한다.
‘성도절’은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이룬 날 즉 부처님 되신 날을 기리는 행사이다. 음력 12월 8일이므로 한자문화권에서는 이 날을 납월팔일(臘月八日)이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날 새벽 3시경 반짝이는 샛별을 보시고 깨달음을 이루셨으므로, 신도들은 그 전날 밤부터 철야정진을 하여 이 날 새벽 별을 보며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뜻을 되새기는 정진을 행한다. 아울러 우리도 부처님처럼 생사 고해에서 벗어나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어 일체 대중을 교화하고 불국토를 건설하리라는 크나큰 서원을 세운다.
‘열반절’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날을 기리는 행사이다. 부처님께서는 고향인 카필라바스투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마을 쿠시나가라의 두 그루의 사라나무 사이에서 오른쪽으로 누운 채 설법과 중생교화로 일관된 생애를 마감하셨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것을 눈치챈 아난이 고개를 돌리고 목놓아 울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는 언제가는 헤어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더냐.’ 또 이윽고, ‘존재하는 것은 모두가 쓰러져 가는 것이다. 게으름피우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여라. 너희들은 너 자신을 등불로 삼고 남을 등불로 삼지 말아라.’고 하는 말씀을 남기셨다.
이 날은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생자필멸(生者必滅)의 가르침과 불방일(不放逸)하며 오로지 정진하여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는 뜻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정진한다. 정근으로는 아미타불 정근을 주로 하며, 묵언수행을 하며 부처님의 뜻을 길이 추모하기도 한다.
부처님의 열반에 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중성점기》에 기록되어 있는 기원전 496년 설과 《대반열반경》의 2월 15일 설을 채택하고 있다. 열반일 기념회는 인도에서부터 행해진 것으로 《대당서역기》에 부처님의 열반상 앞에서 무차대회를 열었다고 하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첫댓글 좋은정보에 감사합니다~~ 새로운것을 배우는것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자 행복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