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구입했지만,
벌써 안쓰는 물건이 되어버린,
1~2인용 전기밥솥이다.
정리하기가 어려운 물건은 나름 이유가 있는데, '언젠가 쓰겠지'와 또 하나 '한 번도(혹은 몇 번) 안썼는데!'이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데도 여러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사실, 그렇게 필요한게 아니었는데 충동구매로 샀거나,
사보니 실용성 및 가성비가 떨어진다거나,
사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거나,
그냥 마음이 안 가거나 하는 이유들 말이다.
이유가 다양하듯, 감정도 여러갈래로 느껴진다.
좀 더 알아보고 사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자책,
(충동구매, 혹은 세일가격, 1+1, 등등 마케팅 넘어가 혹해서 샀을 경우 : 돈지랄이다..ㅠ 하는 자책까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에 대한 불편함(짜증),
무엇보다 주인을 잘못 만나 잘 활용되고 있지 못한 물건에 대해 미안함. 죄책감도 크다.
우리 집엔 전기밥솥이 없다.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고, 남은 밥은 유리그릇에 보관한 뒤,
필요할 때 다시 데워서 먹는다.
나름 맛있는 밥을 건강하게 먹고자 택한 방식이었다고 자부했는데,
사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전기밥솥이 비싸서, 주방에 놓을 공간이 없어서 못 산 이유가 있었던거다.
나도 그 편리함과 럭셔리?함을 느끼고 싶지만, 아직 나에게 전기밥솥은 '사치'라고 여기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가
부담없는 가격, 부담없는 사이즈에 혹!해서 샀지만,
압력밥솥 밥 맛을 잊게하진 못했다.
그렇게 한, 두 번 사용하고 다시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밥솥.
널 어쩌면 좋니~~??♬
얼마전 일본의 '정리수납 전문가'인 '곤도 마리에'가 나온 미국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사놓고 한 번도 입지 못한 옷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새옷을 버릴 때 많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가지는데,
'이런 스타일의 옷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구나, 불편해하는구나' 등등 그걸 알려주는 게 이 옷의 숙명이다.
그 가르침을 주었기에 이 옷은 할일을 다 한 것이라고. 그러니 그저 감사함을 표현하고 보내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1~2인용 전기밥솥이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들을 나는 다 알았을까?
그럼, 감사함을 표현하고 보내줘야겠다!
첫댓글 멋진글 사이에 '돈지랄이다'라는 혼잣말이 빵 터집니다 ㅋㅋㅋ
샘도 그런말 쓰시는군요 동질감이~♥
ㅋㅋㅋㅋ 저 이런말? 잘 써용! 제가 너무 아닌척?을 했군요. (반성모드;;;)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국산 압력밥솥중 단연 1위는 풍년! 이지요~ ㅋㅋ
사진 속 1~2인용 밥솥도 풍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