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회 소공동체 전국팀의 책임자인 디에터 트웨스(Dieter Tewes) 박사는 지금까지 지난 15년 동안 여러 교구에서 “아시아 지역 교회의 소공동체에 대한 사목 비전과 경험을 배우면서 소공동체를 더욱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독일의 현실에 적합한 모델과 방법을 찾기 위해 애써왔다.”고 평가했다. 독일 미시오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소공동체 전문가들을 독일에 초대하여 소공동체와 복음 나누기, 비지배적인 지도력 등에 대한 다양한 워크숍과 강연회,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또한 독일 교구의 소공동체 책임자들이 인도, 필리핀, 스리랑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등의 나라를 방문하여 소공동체에 대한 생생한 체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그런데 아직까지, 독일 주교단이 해외 소공동체 탐방을 한 것은 2009년 한국 방문이 유일하다. 그 당시 독일 주교들은 제주교구 소공동체 등을 방문하고 신자들을 만나면서 깊은 감동과 영감을 받았다. 독일 주교단 대표 밤베르크 대교구장 르드빅 쉬크 대주교는 “개인적 신앙과 사회적 실천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소공동체는 위기의 독일 교회를 소생시키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귀국하여 독일 전체 주교들과 그들이 체험하고 발견한 내용을 나누는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독일 미시오가 주축이 되어 독일 교회 소공동체 전국팀과 지역팀을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룸꼬 연구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독일어로 번역하거나 개정하여 사용하고 있고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소공동체 프로그램과 자료, 정보의 공유 등을 촉진하고 있다.
현재 독일 교회 전체 27개 교구 중에서 함부르크, 힐데샤임, 오스나브뤼크 등 14개 교구에서 소공동체를 통합사목의 방법으로 본당에서 실현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노력해왔고, 최근에 프라이부르크, 뮌스터, 림부르크 교구에서도 복음나누기를 시작하면서 소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에 동참하고 있다. 독일 북부지역 교구들이 남부지역 교구들보다 먼저 소공동체를 도입하고 발전시켜왔는데 북부가 남부에 비해 가톨릭 신자 수가 훨씬 적고 세속화 경향이 더 강한 현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일 교회 소공동체 전국팀 관계자들은 독일 교회 소공동체가 적지 않은 결실도 맺었지만 아직도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기에 여전히 출발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다. 독일 미시오의 시몬드 라펠 박사는 “기본적으로 독일의 문화와 사고 체계가 연구와 검증을 통해 획득한 확실한 이론과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시행해가는 데 상대적으로 오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소공동체의 구현도 독일에서의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면서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독일 교회에서 소공동체를 시작하면서 복음나누기 7단계가 많이 강조되었지만 6단계의 ‘실천 활동’이 결여된 점, ‘소공동체’의 통합적 사목 비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소공동체를 마치 또 하나의 성경공부 그룹처럼 여기는 태도, 가정에서 복음나누기 7단계를 기초로 모임을 하면서 성경에 대한 ‘공부나 연구’가 아닌 ‘자신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것’에 익숙하지 않거나 주저하고 꺼리는 성향, 소공동체가 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이 개발이 덜 된 나라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는 일종의 오만과 무지, 편견 등을 독일 교회에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애와 도전으로 꼽았다.
동아프리카 국가들에서 25년 동안 선교사로 일하면서 소공동체를 체험하고 독일 아우구스부르크 교구로 돌아와 교구와 본당 차원에서 소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애써 온 맥스 스테터 신부는 “독일 주교들과 유럽 주교들이 아시아주교회의(FABC), 동아프리카주교회의(AMECEA) 주교들처럼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하느님 백성의 친교 공동체, 참여하는 교회의 비전을 가지고 소공동체(기초교회공동체)에 대한 공동의 사목비전과 지지를 밝히는 것이 독일 교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또한 스테터 신부는 자신의 본당 경험을 토대로 “소공동체는 소위 본당의 핵심 멤버들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주일 미사에만 왔다 갔다 하는 신앙생활에서 회의를 느끼며 어떤 영적인 갈망을 가지고 있는 신자들로부터 이루어져 왔다.”고 말하면서 소공동체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표명했다.
독일 교회에서 싹트기 시작한 소공동체가 오늘날 독일 교회가 걷고 있는 거친 광야의 순례 여정에서 “약속의 땅으로 가는 길을 자신의 삶으로 가리켜 주고 늘 깨어 있으면서 희망을 간직한 믿음의 사람들”(86항)이 되어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독일 교회뿐만 아니라 선교하는 제자 공동체인 우리 모두가 “새로운 생명과 진정한 복음 정신이 없다면, ‘교회 본연의 소명에 대한 충실성’이 없다면, 그 어떤 새로운 구조도 이내 쓸모없는 것”(26항)이 된다는 교종 프란치스코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풀뿌리처럼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복음의 기쁨’을 되찾고 더욱 키워갈 수 있기를 성령께 간청한다.
*** 사족: 사제의 사목방침에 따라 소수가 기획하고 본당에서 재정을 지원하는 단체에 익숙한 우리가 소공동체에사
자발적으로 모여서 스스로가 모은 비밀헌금으로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정해졌지만 세부적인 노력과
생활변화없이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