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3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 앞부분의 줄거리 ] 천자의 아우인 명현왕이 장풍운에게 자신의 딸과의 혼인을 청하지만 , 장풍운은 이 부인과 이미 결혼하였기에 이를 거절한다 . 천자의 권유로 마지못해 명현왕의 딸 유씨와 혼인한 장풍운은 토번이 침략하자 출정을 위해 경성을 떠난다 .
유씨가 좌승상 장풍운이 대원수가 되어 출정한 틈을 타 이 부인을 모해하려 하여 한 계교를 생각해 내고 시비 난향을 불러 조용히 물었다 .
“ 너는 나의 수족과 같으니 , 나의 계교를 맡아서 해내려느냐 ?”
“ 소비가 어찌 부인의 명을 불속인들 피하리까 ?”
유씨가 매우 기뻐하며 물었다 .
“ 바깥문 출입 단속을 누가 책임지고 맡아 하느냐 ?”
“ 수문장은 강공철인데 , 운향의 지아비이나이다 .”
유씨가 계교를 이르고 당부했다 .
“ 이리이리하되 삼가 누설치 말라 !”
난향이 웃고 이날부터 금은을 나누어 주며 운향과 더불어 사귐이 심히 은근하니 , 오래지 아니하여 두 사람의 정이 동기간 같았고 , 행동거지와 목소리까지 서로 방불하여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 유씨가 기뻐하여 계교 행하기를 재촉하니 , 난향이 응낙하고 운향의 침소에 가서 담소하다가 물었다 .
“ 요사이 강 무사는 어디 갔는가 ?”
“ 응당 해야 할 일이 많기로 오지 못하더니 , 오늘은 마침 틈을 내어 올 것이네 .”
난향이 이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다른 말만 하다가 돌아와서 그 사실을 유씨에게 알렸다 . 유씨가 난향에게 다시금 당부하여 ‘ 이리이리하라 ’ 하고 ,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 이 부인께 전갈했다 .
“ 승상이 출정하신 후 궁중이 쓸쓸하고 고요하니 , 시비 운향을 보내 주시면 아름다운 말씀도 듣고 노닐며 경치를 구경하고자 하나이다 .”
이 부인은 정숙하고 기품 있는 여자인지라 유씨의 간계를 모르고 즉시 운향을 보내 주었다 . 유씨는 흔쾌히 정성껏 운향을 대접하고 머무르게 하고는 돌려보내지 아니하니 , 운향은 공철이 온다고 했으므로 민망했다 . 유씨는 짐짓 운향을 아니 보내고 난향에게 눈짓을 하니 , 난향이 즉시 운향 침소에 가서 살림 도구 및 이부자리와 베개 등을 다 옮기고 불을 끄고 앉아 있었다 . 밤이 깊어지자 공철이 오는데 , 난향이 운향인 체하고 더디 옴을 원망하며 물었다 .
“ 위왕 어르신께서 몸이 불편하시므로 부인과 두 낭자가 다 내당에 머무시나이다 . 그래서 정당이 비었는지라 나는 정당에 거처하겠으니 , 당신도 나를 따라 정당에 가서 머묾이 어떠하겠소 ?”
공철이 응낙하지 않고 도리어 물었다 .
“ 비록 그러하나 , 어찌 내당에 들어간단 말이오 ?”
“ 밤이 깊고 사람이 없으니 의심 마소서 .”
공철의 소매를 이끌어 바로 이 부인 침소에 들어갔다 . 이때 밤이 깊었으니 , 시비가 다 자고 ㉠ 정당 이 고요했다 . 공철이 의심하지 않고 난향의 음성이 운향과 서로 비슷하므로 속은 바가 되어 매우 위험한 지경에 처하니 , 어찌 비참하고 끔찍하지 아니하랴 .
난향이 공철을 인도하여 안방에 딸린 작은 방에 앉히고 말했다 .
“ 여기 누워 있으면 내 불을 켜오리다 .”
난향이 이러하고는 곧장 유씨 부인 침소로 돌아와 운향을 위로하며 말했다 .
“ 부인을 모시고 평안히 지냈는가 ?”
유씨가 이어서 말했다 .
“ 밤이 깊고 이 부인께서 외로이 계시니 , 내 몸소 가서 위로하리라 .”
그러고는 등촉을 밝히고 정당에 이르렀다 . 공철이 불빛을 보고 놀라 몸을 피하여 따로 곁붙은 방에 숨었다 . 유씨가 방문을 열고 침실에 두른 휘장을 걷어 올리며 말했다 .
“ 부인은 잠을 들어 계시나이까 ?”
그리하며 유씨가 협방 문을 밀치니 , 공철이 놀라 내닫다가 유씨와 마주쳤으나 밀치고 달아났다 . 이에 유씨가 거짓으로 얼굴빛을 달리하며 물러섰다 . 이 부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잠결에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
“ 어찌 이리 떠들썩한가 ?”
유씨가 버럭 성을 내며 꾸짖었다 .
“ 이 음탕하고 방탕한 계집아 ! 너는 좌승상의 정실부인이요 , 직첩이 정렬에 있거늘 , 어찌 이런 음란한 짓을 한단 말이냐 ?”
시비를 시켜 서둘러 이 부인을 결박 짓게 했다 .
이 부인이 미처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이 지경에 처하니 놀랍고 분함을 이기지 못하나 , 일이 되어 가는 형세가 어찌 된 것인지 알지 못하여 심신을 가다듬지 못했다 .
이즈음에 공철이 도망하여 중문으로 나왔다 . 그러나 문을 지키는 군사가 이왕 난향과 약속이 있었는지라 칼을 들어서 공철을 베니 , 어찌 가련치 아니하랴 .
[ 중략 부분의 줄거리 ] 천자의 명령으로 이 부인은 감옥에 갇히고 장풍운은 금산사 부처의 계시에 이어 그간의 사정을 알리는 왕 부인의 편지를 본다 . 이 부인이 처형당하는 날 , 장풍운이 경성으로 돌아온다 .
좌승상이 말을 달려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헤치고 형을 집행하는 감형관에게 가서 전후사연을 이르며 “ 참하는 시각을 늦추라 .” 하고는 , 바로 입궐하여 벌줄 것을 청했다 . 천자가 크게 놀라셨지만 먼저 먼 길 갔다 온 것을 위로하시고 , 다음으로 옥사를 말씀하셨다 . 좌승상이 싸움에 나가 이겨 공을 세운 경위를 아뢰고는 , 옥사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
“ 금일 옥사는 저의 집안의 사사로운 일이오니 스스로 맡아서 처리하게 해 주소서 .”
천자가 이를 윤허하셨다 . 좌승상이 본가로 돌아와 양 부인을 뵌 후 , 형구를 차려 놓고 모든 시비를 죄주려 하니 , 엄한 형벌 아래서 쥐 같은 무리들이 어찌 죄를 감출 수가 있으랴 . 불하일장 , 곧 한 대도 때리기 전에 이미 난향 등이 잘못을 낱낱이 순순히 자백했다 . 좌승상이 표를 올려 옥사를 뒤집고 , 유씨를 그 수레에서 사형에 처하고 , 난향 등을 능지처참한 후 , 이씨를 구호했다 . 천자가 몹시 노하여 명현왕의 녹봉을 거두셨다 .
- 작자 미상 , 「 장풍운전 」 -
34.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① ‘ 장풍운 ’ 은 토번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웠다 .
② ‘ 천자 ’ 는 옥사와 관련된 ‘ 장풍운 ’ 의 요청을 허락했다 .
③ ‘ 난향 ’ 은 ‘ 운향 ’ 과 가까워지기 위해 재물을 이용했다 .
④ ‘ 유씨 ’ 는 자신의 처소에 온 ‘ 운향 ’ 을 융숭하게 대접했다 .
⑤ ‘ 공철 ’ 은 ‘ 난향 ’ 의 외모를 보고 자신의 아내로 착각했다 .
35.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① 인물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
② 대화와 행동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되고 있다 .
③ 서술자가 개입하여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
④ 인물의 외양 묘사를 통해 인물 간의 갈등을 형상화하고 있다 .
⑤ 요약적 진술을 통해 사건의 결말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
36. ㉠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
① ‘ 운향 ’ 이 계교를 꾸미고 실행하는 공간이다 .
② ‘ 천자 ’ 가 신분적 위계를 강조하는 공간이다 .
③ ‘ 이 부인 ’ 이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
④ ‘ 공철 ’ 이 불의한 무리에게 이용당하는 공간이다 .
⑤ ‘ 장풍운 ’ 이 자신의 비범한 능력을 입증하는 공간이다 .
37. < 보기 > 의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학생이 답변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 보기 >
선생님 : 고전 소설에는 주인공의 득첩이나 제 2 부인과의 혼인담이 자주 등장합니다 . 이때 혼인에는 자의에 의한 혼인과 마지못한 혼인이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득첩이나 제 2 부인과의 혼인으로 갈등이 발생하는데 , 주인공의 액운이 다하거나 상황이 저절로 변해 자연스럽게 갈등이 해소되는 경우와 주인공이 주체가 되어 갈등을 해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그럼 「 장풍운전 」 을 이러한 구조에 입각하여 살펴볼까요 ?
학생 : 이 작품은 ⓐ ‘ 장풍운 ’ 의 두 아내인 ‘ 이 부인 ’ 과 ‘ 유씨 ’ 사이의 갈등을 다룬 소설입니다 . ‘ 장풍운 ’ 은 ‘ 이 부인 ’ 을 생각하여 제 2 부인을 맞아들이려 하지 않지만 ⓑ ‘ 천자 ’ 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 유씨 ’ 와 혼인하므로 ‘ 마지못한 혼인 ’ 이 갈등의 계기가 됩니다 . 전쟁에 나갔던 ⓒ ‘ 장풍운 ’ 이 급히 경성으로 돌아와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고 노력하므로 ‘ 주체의 노력 ’ 이 갈등 해소의 계기가 됩니다 .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인 ⓓ ‘ 이 부인 ’ 이 누명을 벗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여 고난을 극복하므로 ‘ 이 부인 ’ 의 측면에서 보아도 ‘ 주체의 노력 ’ 이 갈등 해소의 계기가 됩니다 . 정리하면 ⓔ 이 작품은 ‘ 마지못한 혼인 ’ 에 의해 갈등이 시작되고 ‘ 주체의 노력 ’ 에 의해 갈등이 해소됩니다 . 따라서 ( 라 ) 에 해당합니다 .
① ⓐ ② ⓑ ③ ⓒ ④ ⓓ ⑤ ⓔ
도움자료
[34~37] ( 고전소설 ) 작자 미상 , 「 장풍운전 」
이 작품은 작자와 창작 연대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 주인공 ‘ 장풍운 ’ 은 전직 고관의 아들로 태어나 외적의 침입을 받고 가족과 헤어지지만 조력자의 도움으로 성장하여 과거에 급제하고 전공을 세워 가족과 다시 상봉하고 부귀영화를 누린다 . 작품의 후반부에는 가정에서의 처처 간 갈등이 전개된다 .
34. [ 출제의도 ] 작품에 나오는 사건 내용을 파악한다 .
‘ 공철 ’ 은 ‘ 난향 ’ 의 외모를 보고 자신의 아내로 착각한 것이 아니라 , ‘ 난향 ’ 의 음성이 아내인 ‘ 운향 ’ 과 비슷하여 착각한 것이다 .
[ 오답풀이 ] ② 옥사가 집안의 사사로운 일이므로 스스로 맡아서 처리하게 해 달라는 장풍운의 요청을 천자가 윤허한다 . ③ ‘ 난향 ’ 은 ‘ 유씨 ’ 의 계교를 실행하기 위해 금은을 나누어 주며 ‘ 운향 ’ 과 사귄다 . ④ ‘ 유씨 ’ 는 ‘ 운향 ’ 을 자신의 처소로 불러 흔쾌히 정성껏 대접한다 .
35. [ 출제의도 ] 작품의 서술상의 특징을 파악한다 .
이 글에는 ‘ 이 부인 ’ 과 ‘ 유씨 ’ 사이의 갈등이 나와 있지만 인물의 외양 묘사를 통해 인물 간의 갈등을 형상화한 부분은 없다 .
[ 오답풀이 ] ① ‘ 유씨가 매우 기뻐하며 물었다 .’, ‘ 이 부인이 ~ 이 지경에 처하니 놀랍고 분함을 이기지 못하나 , 일이 되어 가는 형세가 어찌 된 것인지 알지 못하여 심신을 가다듬지 못했다 .’ 등에 인물의 심리가 직접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 ③ ‘ 공철이 ~ 속은 바가 되어 매우 위험한 지경에 처하니 , 어찌 비참하고 끔찍하지 아니하랴 .’ 에서 서술자가 개입하여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 ⑤ [ 중략 부분의 줄거리 ] 이후에 ‘ 장풍운 ’ 이 경성에 급히 돌아와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대목이 압축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
36. [ 출제의도 ] 공간적 배경을 이해한다 .
이 작품에서 ‘ 정당 ’ 은 ‘ 이 부인 ’ 이 거처하는 공간이다 . ‘ 공철 ’ 은 ‘ 난향 ’ 에게 속아 이곳으로 들어가고 ‘ 이 부인 ’ 을 모해하려는 ‘ 유씨 ’ 의 계교에 빠져 ‘ 중문 ’ 에서 억울하게 희생된다 .
[ 오답풀이 ] ① 계교를 꾸미고 실행하는 인물은 ‘ 운향 ’ 이 아니라 ‘ 난향 ’ 이다 . ③ ‘ 이 부인 ’ 은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에서 ‘ 유씨 ’ 의 계교에 빠져 누명을 쓰게 된다 .
37. [ 출제의도 ] 작품의 구조를 파악한다 .
‘ 이 부인 ’ 은 ‘ 유씨 ’ 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을 날을 기다리다 ‘ 장풍운 ’ 의 진상 규명으로 누명을 벗게 된다 . ‘ 이 부인 ’ 이 기지를 발휘해 고난을 극복한다는 내용은 적절하지 않다 .
[ 오답풀이 ] ③ ‘ 왕 부인 ’ 의 편지를 받은 ‘ 장풍운 ’ 은 경성으로 급히 돌아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 ⑤ ‘ 장풍운 ’ 의 적극적인 의지로 음모를 꾸민 ‘ 유씨 ’ 는 사형을 당하고 , ‘ 이 부인 ’ 의 정당성이 밝혀져 사건이 해결된다 .
카페 게시글
[문제] 고전/극/수필
[2015 3월 11일] 3학년 수능 모의고사(A형) - 작자 미상, 「장풍운전」
구렛나루
추천 1
조회 1,965
15.03.14 19:49
댓글 1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