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동상면 농막집의 오롯한 정취와 가족이 함께 나누는 달콤하고 소박한 순간을 담아 쓴 글입니다. 천천히 읽어보시며 그날의 바람과 소리를 다시 한번 느껴보실수 있습니다.
"푸드득, 여름을 깨우는 동상면. 내고향 농막집의 소리
여름이 깊어지면 시골 복숭아 과수원은 초록의 성채가 된다.
나뭇잎마다 짙은 생명이 차올라 그늘을 만들고, 그 그늘 밑으로 바람 한 줄기가 지날 때면 은은한 흙냄새와 과일 익는 향이 코끝을 스친다.
일거리를 잠시 내려놓고 식구들과 함께 올라서는 완주군 동상면 농막집은, 우리 가족에게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그늘이자 가장 따뜻한 휴식처다.
사방이 확 트여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다 보면, 어느새 정성스레 준비해 온 복숭아 한 개씩 농막집 주변 한가운데 자리를 잡는다.
우물물이나 시냇물에 담가두어 손끝이 찌릿할 만큼 차가워진 복숭아. 도마 위에 올리고 커다란 과도를 대는 순간, "경쾌한 소리와 함께 흰 속살이 시원하게 터져 나온다. 그 단단하고도 단번에 갈라지는 소리는 여름 농막집의 문을 열어젖히는 신호탄과도 같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한 조각씩 베어 물 때마다 시원한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어릴 적 이야기부터 요즘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까지, 복숭아 즙이 턱 끝으로 흘러내릴 만큼 하하호하 웃음꽃을 피우는 그 순간. 바로 그 소란스럽고도 정겨운 웃음소리에 찌는 듯한 더위는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바로 그때였다. 동상면의 농막집 바로 옆, 무성하게 그늘진 나뭇가지 위에 조용히 앉아 휴식을 취하던 새들이 느닷없는 사람들의 소리와 복숭아 과일 따는 그소리에 갈라지는 깜짝 놀랐는지, 일제히 날개를 털어낸다.
"푸드득, 푸드득-!"
고요하던 노악집 정적을 깨뜨리며 뭇 새들이 하늘을 향해 자지러지듯 날아오르는 그 소리. 나뭇잎들이 서걱거리며 서로 몸을 비비고, 공기가 커다랗게 동요하는 그 푸드득 소리는 순간 우리 모두의 숨을 죽이게 만든다.
그리고는 이내 눈이 마주친 가족들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번진다.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오직 자연과 사람이 한 공간에서 숨 쉴 때만 찾아오는 뜻밖의 선물 같은 울림이다.
이 푸드득 하는 날갯짓 소리와 함께 과수원 농막집의 정취는 완벽하게 완성된다.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소리 같지만, 아침 일찍 밭을 일구고, 땀을 흘린 뒤 맺힌 결실을 가족과 함께 나누어 본 사람만이 알아채는 깊은 맛이다.
시골의 산골짝이 시원한 냉풍 바람 몸으로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야 어찌 그 짧은 날갯짓 소리가 가슴속에 안겨주는 청량함과 정겨운 운치를 다 가늠할 수 있을까요. ㅎㅎ
세월이 흘러도 가슴 깊이 남는 풍경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짙은 과수원 그늘 아래, 사랑하는 가족들과 나눠 먹던 차가운 복숭아 한 조각, 그리고 우리의 웃음소리에 놀라 하늘로 날아오르던 새들의 날갯짓 소리.
그 청량한 '푸드득' 소리는 오늘도 내 삶의 지친 순간마다 시원한 시골 바람처럼 찾아와 마음을 청량하게 적셔준다.느낌을 두서 없이 몇자 적어 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