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7일 수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3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4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5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6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복음을 선교하는 사람들의 자세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 신자가 되기 전에는 왜 그렇게 귀신 이야기를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아마 듣고 접한 귀신들은 대략 27 종류로 많았습니다. 부엌귀신, 부뚜막귀신, 문지방귀신, 장독귀신, 그리고 오래 묵은 나무 등걸에도 귀신이 있다고 아주 조심케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하나는 그 많은 귀신들이 주로 조상들의 혼령이 붙어 있고 자손들의 일을 방해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귀신을 달래기 위해서 점을 치거나 굿을 하는 전통적인 무속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왜 자기 조상들이 후손을 괴롭힌다는 것인지 도대체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조상이든지 자기 핏줄인 후손을 끔찍이 사랑하고 잘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입니다. 혹시 살아생전에 잘 대접하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은 가질 수는 있어도 후손을 저주하거나 망하거나 잘못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흔히 조상들이 귀신이 되어서 후손에게 붙어서 사업이 잘 안 되거나 자손에게 질병을 많이 준다는 말은 정말 잘못된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적당히 속여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속셈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좋지 않은 귀신은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모든 마귀를 다 일컬었을 것입니다. 우선 마귀를 쫓아내려면 마귀보다 훨씬 힘이 강력하고 권한도 대단해야 하기 때문에 마귀보다 힘이 더 세고 권한이 크려면 하느님으로부터 그 권한과 힘을 받아야 합당합니다. 그래야 마귀도 쫓아내고 질병을 치유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십니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구절을 묵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복음 선포 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을 선포할 때 세상적인 것에 의지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오직 하느님의 권능에 의지해서 복음 선교에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그 동안 교만한 생각으로 내가 복음 선포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복음을 잘 전한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주저앉고 마는 미약한 존재입니다. 지식도 복음 선포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재물도 더러는 필요하고 세상적인 환경도 필요하지만 전적으로 주님께 의탁하라는 말씀입니다.
둘째, 어느 곳이든 정착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일정한 장소에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고, 항상 만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공동체는 일정한 곳에서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언제든지 찾아오면 주님을 만날 수 있고, 주님과 하소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상 어디든지 주님의 거처가 아닌 곳이 없으며, 주님의 집이 아닌 곳이 없지만 공동체는 항상 일정한 장소에서 함께 만나 공부하고 서로 의견을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표징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우리는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하는 일이 급선무이지만 애걸복걸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복음 선포가 아닙니다. 복음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떠맡기듯 내던져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것은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주는'(마태7,6)격으로 하느님의 말씀은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발에 묻는 먼지를 털어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복음 선포 시에 다소간에 의견이 분분하여도 섭섭한 생각을 그 순간에 전부 털어버리고 새로운 곳에서 복음을 선포할 때에 밝은 얼굴이어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나약하고 속이 좁은 인간인지라 기분 나쁜 일을 품고 사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가 특히 심하다고 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우리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라 모습은 밝게 마음은 정갈하게 '입에 쌍날칼을 달아주시는' (묵시1,16) 분의 힘과 용기를 얻어 방해되는 것 없이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야 할 것입니다.
저희에게 복음 선교 자세를 가르쳐 주시는 주님! 저희의 고집과 편견으로 주님의 뜻을 망각하고 선교하기에 게을렀나이다. 세상적인 것에 의지하기보다 주님께 의지하여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더욱 당당하게 하소서. 이제 악마를 제어하고 온갖 악의 유혹을 물리치며, 주님의 기쁜 소식을 만방에 전하는 이들의 발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길에 저희도 동행하게 하소서! 주님을 거부하는 형제자매들에게 주님의 은총과 평화를 진심으로 빌어주는 참 제자로 살게 하소서.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