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20장 마비된 이성과 판단력
---(팟캐스트 방송)---
http://cdn.podbbang.com/data1/chunsd/171004.mp3
---(감우(甘雨) 라디오/TV)---
http://gamwoo.tv/천수답의-새벽묵상-사사기20장/
사람이 이성을 잃어버리면 얼마나 잔혹해 질 수 있는지는 전쟁에서 번번이 발생하는 살육현장을 통하여 확인 할 수 있다. 무고한 어린이와 여인들 같은 민간인 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인간 안에 상존하는 통제 불능의 잔혹함이 늘 폭발 직전의 화산 아래 이글거리는 마그마처럼 대기 중이다.
기브아 불량배들의 범죄행위와 싸늘하게 죽어버린 첩의 시신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토막을 내어 열두지파에게 보낸 사건으로 촉발된 이스라엘 남은 자파와 베냐민 지파의 전쟁은 처음에 두 번의 베냐민의 승리로 남은 지파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주었고 잘못한 지파에 대한 교정의 수준을 넘어서 복수의 정신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동족과의 전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로도 큰 부담을 느끼고 마음과 양심에 짐을 부담스럽게 여기던 그들이었다. (삿 20:23) 이스라엘 자손이 올라가 여호와 앞에서 저물도록 울며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내가 다시 나아가서 내 형제 베냐민 자손과 싸우리이까 하니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올라가서 치라 하시니라
하지만 두 번이나 저들이 패하자 이제는 정말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간혹 우발적 사고들이 이렇게 격앙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서 일어나곤 한다. 그래서 성경은 (잠 27:3) 돌은 무겁고 모래도 가볍지 아니하거니와 미련한 자의 분노는 이 둘보다 무거우니라고 하였다. 그만큼 분노가 일어나면 주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삿 20:46) 이 날에 베냐민 사람으로서 칼을 빼는 자가 엎드러진 것이 모두 이만 오천 명이니 다 용사였더라
(삿 20:47) 베냐민 사람 육백 명이 돌이켜 광야로 도망하여 림몬 바위에 이르러 거기에서 넉 달 동안을 지냈더라
(삿 20:48) 이스라엘 사람이 베냐민 자손에게로 돌아와서 온 성읍과 가축과 만나는 자를 다 칼날로 치고 닥치는 성읍은 모두 다 불살랐더라
두 번의 승리를 거둔 후 베냐민은 그 전쟁의 결국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 체 의기양양하게 자신들의 죄를 오히려 당연시 여겼다. 하지만 심판의 시간이 신속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침내 다시 전투가 벌어졌을 때 주력부대가 깨어지고 이만오천의 군사들이 전사하고 겨우 육백여명만이 림몬 바위로 도망하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응징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화가 난 군대는 베냐민 지파의 성으로 들어가서 성읍을 불사르고 닥치는 대로 민간인들까지 모조리 학살해 버린 것이다.
레위인 첩 한 사람에게 저질러진 죄악이 인간들의 이성의 마비와 판단력의 상실로 어떤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가져왔는지 우리는 본 장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이것이 화산과 같은 인간들의 감정과 내면세계의 모습이다. 죄로 타락한 인간들이 하나님의 붙잡아 주시는 은혜가 사라지면 얼마나 포학해 질 수 있는지 그리고 도덕과 양심이 통제되지 않는 전쟁에서는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나는 요즘 다음이다 네이버에 기사들 밑에 달린 댓글들을 일부러 읽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리 사이버상의 댓글들이지만 상식 밖으로 잔인하고 포학한 악감정과 미움이 우리나라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마치 이념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서로에게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언론들은 시청률을 빌미로 국가를 편 가르기하고 “사형시켜라” “멸족이 답이다”이런 흉한 댓글들이 우리나라 우리 동포들을 향해 버젓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멀쩡하게 일상에서는 넥타이 매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만일 전쟁과 같은 아노미 상태가 되면 과거 아프리카 종족 전쟁과 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나 백인 우월주의 자들과 같이 못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하는 생각에 미치는 것이다.
해방 후 진보와 보수라는 극단적 이념 논리에 갇혀서 암울하고 수치스러웠던 우리나라의 역사의 뒤란에서 벌어진 죽창과 쇠몽둥이를 서로에게 휘둘러대던 그 전쟁이 여전히 사이버 상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흠칫 놀라기도 한다.
“그때, 잘못을 저지른 그 개인들을 잡아서 처벌하면 될 것이었다. 그들의 성읍 기브아는 이미 폐허가 되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였다. 온 지파 사람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몰살하거나 그 성읍을 불태울 하등의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전쟁의 열기는 사람들을 무분별한 감정에 빠지게 하여, 그들이 제정신이었더라면 저지르지 않았을 행동을 하게하였다. 그러한 때에는 사람들은 종종 자기를 다스리지 못한다. 이성은 더 이상 안내자의 구실을 못하며, 양심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들은, 규모로 볼 때, 그들이 벌하고자했던 죄보다도 더 큰 잘못을 행하였다.”(화잇주석, 삿 20:48)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원칙을 되찾고 정의를 세운다는 미명하에
우리가 벌하고자 했던 잘못보다 훨씬 더 가혹함의 죄를 짓고
멈춰야 할 곳에서 서지 못하고 분을 이기지 못하는 우를 범치 않도록
우리를 붙잡아 주십시오.
이 나라 이 백성들을 긍휼히 여겨 주셔서
미움과 복수와 원망 보다는 이해와 양보와 관용으로 서로를 용납할 수 있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