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정지용 <고향>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상실의 비애를 노래한 작품이다. 특히 외적 요인에 의한 고향의 변모 양상보다는 시적 자아의 내면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고향의 이미지와 현실적 모습의 차이를 간결하고 담담하게 표현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 시에서 자연의 모습은 변함없이 그대로인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상실감으로 변모한 이유는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공동체적 삶의 양상이 현실 속에 피폐화된 채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가 찾아온 고향은 “그리던 고향”이 아니라 변해 버린 고향이다. 그러나 그것에는 여전히 산꿩들이 알을 품고 뻐구기가 울며 뫼끝의 흰점 꽃이 그대로 인정스레 웃고 있다. 자연 만큼은 그대로 변치 않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와 대비된 시적 화자의 처지는 ‘구름’이라는 시어 속에 함축되어 있다. 마음은 자신의 고향을 지니지 못하고 ‘머언 항구’로 떠돌 뿐 정착하거나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더구나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엔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도 끊기고 자신의 입술은 짙은 상실감에 쓰디 쓸 뿐이다.
변치 않는 자연과 변해 버린 인간사라는 대립항은 이 시의 갈등 관계를 조성하여 고향 상실감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제 :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상실감
특징
․시각, 청각 등 감각적 심상을 통해 고향을 형상화함.
․은유법, 의인법, 바녹법 등을 활용하여 시상을 전개함.
(나) 이육사 <교목>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의지를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를 간결하고도 강인한 어조로 표현한 작품이다.
교목은 우람하여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이다. 육사가 교목을 제재로 택한 이유는, 어떠한 외부적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게 자신을 강고하게 붙들어 두고자 해서이다. 즉,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나무(교목)에 시적 화자의 굳은 의지를 투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에 닿을 듯이’이라는 표현은 하늘이 드러내는 원형적 심상인 이상과 염원의 세계와 일치한다. 바로 이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그런 고통의 세월은 그를 시련에 들게 한다. 봄이라는 계절은 꽃이 생명인데 피지 말라고 한 것은 죽어도 압제에 굽히지 않겠다는 자신에 대한 준엄한 채찍이다.
그렇지만, 시련의 길은 ‘거미집을 휘두른’ 괴로움이다. 그럴 때 인간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번민에 젖는다. ‘설레임’이 그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번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 후회할 여유가 없다.
현실은 언제나 혹독하다. 어둠뿐이다. 그러나 의지가 꺾인다면 그것은 죽음과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시련이나 유혹이 와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자신의 결의를 단호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제 : 시련에 굴복하지 않는 굳은 의지
특징
① 명령형 어조와 부정어의 사용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 절제된 언어와 부사어의 사용, 그리고 부정어를 이용하여 각 연을 종결시킴으로써 단호한 의지를 배가시키고 있다.
② 강한 부사어의 사용
‘차라리, 아예, 차마’ 등 극단적 선택이나 결심을 결행하는 강한 부사어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