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자료
[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개암다발버섯(Naematoloma sublateritium)은 낙엽성 활엽관목인 개암나무가 기주체인 버섯이다. 꼭 개암나무가 아니어도 졸참나무·참나무·밤나무 등 활엽수의 그루터기나 넘어진 나무에서 무리지어 발생한다.
야생 발생 시기는 8월 말~9월 중순경이고 늦가을에 주로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모악산·한라산 등과 동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북반구 온대 이북 등에 분포한다.
개암버섯의 갓은 황토색 바탕에 중심부는 자갈색이고, 주변부는 백색의 인편이 있으며 조직은 황백색을 띤다. 표면은 밝은 다갈색이다. 버섯갓의 윗면에 주름살이 있는데 아주 빽빽하다. 처음에는 노란빛을 띤 흰색이나 버섯 포자가 익으면 연한 자줏빛을 띤 갈색으로 된다. 개암버섯 대(자루)의 윗부분은 엷은 노란색이고, 아랫부분은 엷은 다갈색이다. 버섯대의 속은 비어 있다.
맛은 씹는 맛이 오독오독하며 약간 향이 있다. 대의 육질은 단단하고 쫄깃하며 씹을수록 맛이 난다. 버섯을 먹는 것보다 맛을 내는 소스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드럽거나 다소 쓴맛이 있다. 식용으로 버섯찌개·버섯볶음 등에 소나 돼지고기와 함께 넣어 요리를 하면 더욱 맛이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벌크(헐크)버섯이라고도 한다. 뽕나무버섯부치와 노란다발버섯(Naematoloma fasciculare)과도 헷갈리는데, 뽕나무버섯부치는 식용이고 노란다발버섯은 맹독성 버섯이다. 노란다발버섯은 우리나라에서 독버섯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 개암버섯은 ‘산의 쇠고기’라고 할 정도로 맛있는 식용버섯이지만 이와 아주 유사한 노란다발버섯은 잘못 먹고 중독사고가 생겨 생명을 잃은 사례도 있다.
이들의 핵심적인 구별방법은 맛에 있다. 개암버섯은 쓴맛이 없고 노란다발버섯은 독버섯으로 쓴맛이 있다. 개암버섯과 노란다발버섯의 학명을 보면 속명은 같고 종명만 다르다. 따라서 유사한 점이 많으므로 개암버섯을 채취할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맨눈으로 보는 단순비교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전문가의 감정이 없이는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
노란다발버섯은 먹은 지 6~8시간 후에 혀가 마비되고, 심한 구토와 경련이 발생한다. 의식불명 후 잠깐 의식을 회복하나 그후 복부에서 머리까지 홍반이 발생하고 곧 사망한다. 노란다발버섯은 갓의 색이 황녹색이고, 개암버섯은 황갈색이라는 점이 특별히 다르다.
수산화칼륨용액(KOH, Potassium hydroxide)을 독버섯인 노란다발버섯 갓 위에 떨어뜨려서 노란색을 띠면 독버섯으로 본다. 이는 일반적으로 독버섯을 구분하는 간이방법이다. 개암버섯은 재배연구를 마쳐 현재 인공재배가 가능하다.
장현유 /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