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吾說夏禮나 杞不足徵也요 吾學殷禮나 有宋存焉이라 吾學周禮하고 今用之하니 吾從周니라.
위는 예기 중용에는 제31장의 서론 부분에 해당하는 데
주자는 이를 예기 중용의 30장 끝으로 몰고 와서 결론 부분으로 삼았다.
이제 예기 중용이라는 천자의 학이
주자에 의해 사대부의 학으로 환골 되어 나타난 중용장구의 이 부분을
천자의 학이 아닌 사대부의 학 입장에서 해석하는 일이 남았다.
주자에 의한 이 중용의 사대부 학으로서의 변신은
참으로 이후 중국을 비롯하여 우리의 조상들 나라까지 지대한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리하여 이곳에서는 주희라는 이름이 아니라 주자라는 존칭으로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위 글에 대한 禮記正義는 다음과 같은 총괄정의를 기술했다.
공자孔子 자신은 그 〈덕德에 걸맞은〉 지위가 없어
감히 〈하夏․은殷〉 이대二代의 예禮를 제작할 수 없고,
하夏나라․ 은殷나라〈의 예禮〉는 따를 수 없기 때문에
주周나라의 예禮만 따르는 뜻을 찬술[문文]하였다.
吾說夏禮 杞不足徵也에 대한 예기정의는 다음과 같다.
징徵은 이룸이며 밝힘이다.
공자孔子가 “내가 하夏나라 왕조의 예禮를 분명하게 설명하고자 하면
하나라의 예禮를 행하는 나라를 도와서 이루어야 하는데,
기杞나라가 비록 하나라의 예禮를 행하기는 하나
그 임금이 〈사리에〉 어둡고 〈의지가〉 약하여 도와서 이룰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이다.
吾學殷禮 有宋存焉에 대한 예기 정의는 다음과 같다.
송宋나라가 은殷나라의 예禮를 행하고 있기 때문에
‘송宋나라가 〈은나라의 예를〉 보존하고 있다.’라고 한 것이다.
다만 송나라의 임금이 〈사리에〉 어둡고 〈의지가〉 약하여
도와서 은나라의 예禮를 밝히고자 하여도 이룰 수 없으므로
≪논어論語≫에 ‘송宋나라에서 〈은나라의 예를〉 밝혀낼 수 없다.’라고 한 것이다.
여기서 ‘기杞나라에서 〈하나라의 예를〉 밝혀낼 수 없다.’라고 하였다면
송나라에서도 밝혀낼 수 없다.
여기서 ‘송宋나라가 〈은나라의 예를〉 보존하고 있다.’라고 하였다면
기杞나라도 〈하夏나라의 예禮를〉 보존하고 있을 것이다.
호문互文으로 뜻을 보인 것이다.
吾學周禮 今用之吾從周에 대한 예기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이미 기杞.송宋 두 나라에서 밝힐 수 없다면
다시 이전 왕조의 예禮를 행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주나라〈의 예〉를 따르겠다.’라고 한 것이다.
이제 이상의 예기정의를 읽었다면 이제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周나라 武王이 殷나라를 멸망시킨 다음
夏나라 禹임금의 후손 東樓公 을 찾아 杞나라에 봉하여 夏后氏의 제사를 지내게 하였으니
杞나라는 夏나라의 禮를 지니고 있는 것이지만
그 예를 공자가 밝혀서 다시금 제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자가 그 위치에 있지 않고, 또 杞나라의 군주가 그럴 만한 덕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주나라 무왕의 아들인 成王이 은나라 末王의 庶兄 微子를 宋나라에 세워
그 선조의 제사를 지내게 해 주었으니
송나라는 은나라의 후예로 殷禮가 보존되어 있었으나
공자께서 이 또한 밝혀 이루어지게 할 수 없었음은 杞나라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공자께서는 周나라의 禮를 배우셨는데,
공자께서 배우신 그 예는 공자 당시의 천자가 제정한 것이 아니라
덕이 있는 선왕(천자)이 제정한 것으로 훌륭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자 당시까지 면면히 행해지고 있었으므로
공자께서 자신은 다만 주례를 따를 뿐이라고 하신 것이다.
또한 공자 시대의 천자는 주나라의 천자였다. 그
러니 망국의 하나라와 은나라의 예를 밝혀서 이루는 것은 옳지도 않음이었다.
또한 공자께서는 덕이 아무리 높아도 천자의 위치에 있지 아니하므로
주나라의 예를 제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주나라의 예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今用之하는 周禮가
문.무.주공과 관계없이 공자 당시에 만들어진 것(새로운 시대의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이다.
今用之 하는, 즉 공자 당시에 현실로 시행되던 예는
이미 오래전 선왕들이 제정했던 古之道인 것임을 결코 부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자의 중용장구의 28장 1절의 古之道를
반대한다(背反) 거스린다(拒逆)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 되는 것이며,
이렇게 해석할 때 주자의 중용장구 28장도
일이관지하게 논리적으로 연결이 되고
공자의 뜻에도 부합하는 설명이 되는 것이다.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