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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 마틸다 웰린은 런던에서 스웨덴까지 비행기를 타는 대신, 자전거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다음은 그녀가 장거리 여정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BBC에 24일(현지시간) 기고한 것이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교통수단이 넘쳐나기 전에는 여행자들은 이 행성의 표면을 천천히 미끄러져 넘나들었다. 그 때로 돌아가면 세상은 훨씬 컸다. 어디를 가든 그 자체로 모험이었다. 오늘날 세상은 작아졌다. 난 일생을 런던에서 살 수 있는데 내가 태어난 스웨덴에서 일 년이면 여러 차례 가족 모임에 참석하곤 한다. 난 케이크를 대접받고 먹을 수도 있다.
한 가지, 기후만 아니라면 다 좋다. 항공기가 배출하는 것들은 비행이야말로 가장 탄소를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일이며 대다수가 용인하는 일이다. 이렇게 배출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난 10년 넘도록 연락선과 열차를 이용해 영국과 스웨덴을 오가는 실험을 해봤다. 그러나 비행기 여행은 거의 항상 가장 값싼 선택이다. 그럼 사이클링은 어떤까?
사이클링은 단거리를 여행하는 데 가장 녹색이며, 가장 값싼 수단 가운데 하나다. 반면 더 먼거리의 사이클 투어는 여전히 인기있는 휴가 옵션으로 남아 있다. 소파에서 일어나 짐 싸서 떠나는 "bikepacking" 레이스를 따라가는 닷워칭(dotwatching)이 새롭게 유행을 타고 있긴 하다. 하지만 대다수는 이런 저도의 거리를 비행기로 간다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게 사이클링이 정말로 장거리 여행 옵션이 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려고 지난 6월 난 런던에서 스웨덴 트렐레보리까지 17일 넘게 걸려 1500km 넘게 가봤다.
내 자전거 여행은 소파에서 시작됐다. 보통 내가 스웨덴 집으로 돌아갈 때면, 난 그저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 좌석에 느긋하게 등 대고 앉아 있으면, 조종사가 날 숲들과 마을들과 산악 지대 위로 날려보냈다. 이번에는 내가 모든 교차로, 다리, 언덕배기를 내 힘으로 지나쳐야 했다.
잘 짜여진 여행 계획에 따라 기성품처럼 딱딱 떨어지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겐 탁월한 트레일 네트워크들이 있어서 스스로 즐기면 된다. 밤이면 밤마다 내 파트너가 자는 동안 난 아웃도어 계획을 짜주는 어플리케이션(앱)이나 사이클 앱, 페이스북 토론방이나 구글 스트리트뷰 같은 것을 들락거렸다 어떤 풍광과 도시를 보기를 원하느냐고? 어떤 도로가 가장 안전한가, 그리고 나처럼 몸집 큰 사람에게 중요한데 어느 길을 택하면 고개가 가장 적을까? 길을 따라 100km 간격을 두고 로지들을 예약했고, 계획이 바뀌면 취소 가능하고, 이틀 정도 휴식과 여벌을 채우는 날들을 계획했다.
듀베이(duvet, 깃털을 넣은 이불) 아래에서 파트너에게 말했다. "아, 가기 싫다!"
다음은 장비. 난 이미 자전거가 있었는데 영국 정부의 비용 절감형 바이크 투 워크 계획에 따라 구입한 것이었다. 그리고 20파운드 짜리 사이클 친화적이며 패드를 두른 라이크라 반바지, 또 체육관 갈 때 입는 같은 회사의 스포츠 브라와 톱을 맞춰 입었다. 50파운드 안팎의 물품을 싸게 파는 곳에서 우의, 비옷 바지(휴식날 입는 옷의 곱절 길이), 잠자리에서 입는 여벌 윗옷, 바람막이 점퍼, 그리고 장갑 한 벌을 샀다.
그리고 화장지, 응급약품 키트, 자전거 수리 도구들, 신용카드, 전화, 여권 등을 챙겼다. 내 파트너가 행운의 상징이라며 핑크색 작은 하트를 보태줘 내 짐이 완성됐다.
출발일이 가까워오자 필라테스에 가서 어깨와 팔 피로를 풀어주는 운동을 많이 했고, 사흘 동안 테스트 주행을 했다. 할 일 목록의 맨마지막은 가장 안해 본 일이었다. 펑크난 타이어를 고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 복잡한 기계에 질려 난 아무리 간단한 고장이라도 수리점에 맡기곤 했다. 돈도 잃고 기계치(cliché)로 스스로를 느끼게 만들었다. 지금은 런던 바이크 키친에서 3시간짜리 자전거 정비 코스를 듣는 데 85파운드를 썼다. 비쌌지만 가치는 있었다. 그러곤 난 내 자전거의 구멍 뚫린 속튜브를 바꿨다. 출발할 채비가 끝났다.
출발일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려댔다. "가고 싶지 않다." 쥬베이(duvet, 깃털 차렵이불) 아래에서 내가 파트너에게 말했다. "어쩌면 독일과 네덜란드 배경 사진을 놓고 날 사진 찍어 속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도 알 필요 없이!"
그러곤 침대를 빠져나왔다. 이른 아침 거리는 조용했다. 난 늘 가던 도심 루트 중 하나를 사이클로 달렸는데 이번은 달랐다. 난 그저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었고, 식사나 일 때문에 가는 것이 아니었다. 난 스웨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었다.
가장 가까운 열차역을 지나치자마자 방문한 적이 있고 강의를 듣기도 했던 박물관을 지나쳤다. 친구들과 몇 번 가본 펍이 나왔고 생일 때 한 번 가본 공원이 나왔다. 내가 아는 이 도시의 마지막 초소(outpost)는 동쪽 외곽에서도 한참 떨어진 친구 집이었다. 내 오른손 방향으로 낯익은 흰색 건물이 스쳐 지나갈 때 앞쪽에 고개를 향해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것이 보였다. 그 뒤로는 영 새로운 곳이 펼쳐졌다.
페달을 밟으며, 난 비행기로 너무 편하게 자주 이동했던 여정의 진짜 거리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 뒤 열엿새 넘게 난 즐거운 리듬에 맞춰졌다. 7개국 국경을 넘었고, 영국해협과 강들과 해협들은 보트와 열차로 건넜다. 장갑으로 덮이지 않는 손에 햇볕에 탄 줄이 그려졌고, 일주일 내내 독일 북부를 가로지르는 날 쫓아오는 먹구름들과 숨바꼭질을 해야 했다. 난 값싼 호텔들과 네덜란드 성, 보통 사람들 집에서 잠들었다.
벨기에 남부에서는 개와 고양이, 닭과 함께 사는 현지인 남성 파스콸레에게 방 하나를 빌리기도 했다. 파스콸레의 정원을 거닐며 우리 두 사람은 번역기 앱을 이용해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영어를 동원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덴마크 남부에서는 한 할머니가 꿈같은 시골 집을 빌려줬는데 눈을 떴을 때 비가 퍼붓자, 할머니는 몇 시간 머무르라고 하고는 잼 샌드위치를 만들어 내가 울 담요를 덮은 채 먹는 동안 창문을 열어 빗소리를 듣고 싱그러운 물 냄새를 맡게 해주셨다.
매일 아침을 먹으려고 난 작은 카페들에 들렀다. 그리고 매일 저녁 난 사이클 탈 때 입었던 옷들을 빨았다. 내 숙박료 대부분은 20~40파운드 정도였고, 난 음식과 생필품 몫으로 하루에 50파운드 이상을 쓰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온종일 사이클을 타면, 돈을 쓸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마련이다. 자주 예산에 못 미치게 지출했다.
물론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난 모터바이크에 위협받거나 조롱당했다. 두 차례나 지나가는 자동차 안의 녀석들이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며 버럭 소리지르는 것에 놀랐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런 일에 최선의 방어는 현지 자전거 관련 법률을 아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불공평한 공격이라고 맞서거나 아니면 모른 척하고 자전거 행렬에 가담하는 방법 둘 뿐이었다.
이틀째부터 마지막 날까지 난 갑자기 피로해지곤 했는데–사이클족들 사이에서 봉킹(bongking)으로 알려진 글루코산 결핍 탓이었다. (뒤에서 킥킥대지 마삼!)
다음 마을에 도착해 가만 앉아 뭘 먹으며, 난 동거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문자를 했다. 그는 "지금 있는 곳에서 밤까지 있어보라"고 조언했는데 난 결국, 계속 나아갔다.
집에 무사히 도착해 난 배출량을 계산해 봤다. 추정하기조차 힘들었다. 자전거를 세우는 과정까지 포함시켜야 하나, 내가 지나온 도로, 내가 잔 호텔과 내가 스스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려고 먹은 음식까지 포함시켜야 하나? 여러 전문가에게 물었는데 누구도 단순 명쾌한 답을 줄 수 없었다.
미국 수송과 발전정책 연구소(ITDP)의 대나 야노차 수석 연구매니저는 "도시 운송 수단의 다른 유형에 따라 라이프 사이클 배출량을 계산하는 엄청 많은 데이터들이 있다"고 말한다. 도시 안에서 20km 이하 짧은 거리를 자전거, 버스, 택시, 자동차, 모터바이크로 이동했을 때 승객당 km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야노차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 재량을 내 열이레 여정에 그대로 적용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환경 베네핏(이득)이 배출 단위로만 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야노차는 "(장거리 주행의) 더 큰 그림은 사람의 마음에 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당신은 자동적으로 '오, 난 그냥 날아갈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전거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클링은 자연에 감사하도록 돕는다. 미국 비영리 단체 '레일스 투 트레일스 컨저번시(보존)'의 브랜디 호튼 커뮤니케이션담당 부총재는 "당신 차 안이나 열차 안에서, 아니면 비행 기 안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주변에 무엇이 사는지 알아챌 만큼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 당신이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갑자기 어떤 것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장거리 사이클리스트들은 현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이클 트레일에 대한 필요를 각성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람들을 자동차에서 좀 더 자주 벗어나지 않게 한다면 우리의 (오염)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자동차에서 그들을 좀 더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창출하는 것이다."
내 여행 동안, 한 가지가 다른 어떤 것보다 장거리 수송에 대한 내 견해에 영향을 미쳤다. 페달을 밟으면서 난 비행기로 아주 일상적이고 자주 다녔던 여정의 진정한 거리를 느꼈다는 것이었다. 내 주변 세상이 천천히 바뀐다는 느낌 말이다.
잉글랜드인은 프랑스인이 되고, 프랑스인은 네덜란드인이 됐다. 네덜란드인은 독일인, 덴마크인, 스웨덴인으로 교체됐다. 내 주행의 첫 날, 카페 밖의 어르신들이 경이로움으로 날 응시하느라 멈춰섰다. 그러나 내가 비가 퍼붓는 독일 북부 브레멘 마을로 미끄러져 들어갔을 때 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았다. 그곳의 모두는 판초나 전신 방수 장비를 착용한 채 사이클을 타고 있었다.
프랑스 북부와 벨기에 남부의 도회지 광장들은 잘 계획된 독일 도시들와 덴마크 마을들에 길을 내줬다. 대서양 연안의 운하를 따라 지어진 주택들 풍광은 산악 지형의 Bergisches Land,로 바뀌었다가 덴마크 숲들로 바뀌었다. 2시간 30분 비행기 여행으로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내면화하지 못했는데 정말로 필요했던 것이다.
내가 원했던 것보다 빨리 난 스웨덴 말뫼 바로 남쪽의 트렐레보리 마을에 도착했다. 내 주행이 이 행성을 이롭게 했으며 돈을 아꼈을까? 어려운 질문인데 둘 다 아니다. 비행기 여행을 하지 않았지만, 엄마를 몇 시간 만난 뒤 곧바로 비행기로 돌아와 자전거를 런던 집에 놔둔 뒤 출근해야 했다. 그래서 결국 난 비행기를 편도로 이용했으며, 가족과 어울릴 시간이 도무지 없었다. 길 위에서 쓴 돈은 1400파운드정도로 비행기 항공권 100파운드, 열차 이용권 350파운드보다 훨씬 많이 지출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 가격에는 잊을 수 없는 여정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열차 여행을 자전거 여정으로 대체하는 일은 이번처럼 길어진다면 선뜻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번에 난 아마도 며칠 동안 런던에서 번리까지나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몇십 마일만 가면 있는 우리 아빠 집까지 사이클로 갈 것 같다. 지금 가능한 일이란 걸 아는데, 당신 스스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내 여행은 또 우리가 이용하는 교통이 세상을 얼마나 좁게 만드는지에 대한 내 견해를 바꾸게 했다. 호튼이 내게 말한 대로, 당신이 사이클을 타거나 걸을 때 "인간의 속도로" 당신 주변 세상을 경험한다. 내가 사이클링 했을 때, 세상은 다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