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친구에게 태안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카약을 싣고..달리는 중...
항상 가는 길은 더디고...늦는듯...
언젠가부터 지방 도로는 정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예전같으면 돌아오는 길은 약간의 정체라도 있었을 텐데...이젠 그마저도 없다...
추측컨데....
1...경기가 좋지 않아...사람들이 나오지 않거나...
2...이 나라는 볼것도 ,갈곳도 없어 뱅기타고 외국으로 나가거나...
3...땡볕에 강제로 선탠하기 싫어...건물 한집걸러마다 있다는 커피전문점에가서...
실내에서 색안경 쓰고...다리 꼬고....슬리퍼...까닥거리면서...아이스커피 마시던가...^^
태안 간다는것을 이번에도 비밀로 하지 못했다....
친구와 전화로 통화하면서...태안에 놀러 간다는 소리를 옅들은 간첩(?)들이...소문을 냈나보다...
" 야~~~~ 김 x x ....이 길로 태안 간디야~~~"
이집 저집에서...태안 송화 소금 사오라고...거의 20여포대를 주문 받았다...
소금을 사는게 문제가 아니라...아파트나 주택까지 배달까지 해줘야 하는게 문제다...
잘쉬고...에너지를 비축해서...내일을 준비한다는...레저 활동의 진정한 의미..????
택~도 없는 소리하지도 말라는...- -;;
10원의 이문도 남기지 않는...30킬로짜리 소금배달까지 마치면...
소금의 찐덕함에....내 몸이 절여져...파김치가 되고 만다...
SUV타고 다닐땐...많아야...너댓 포대 정도로 심부름을 해주었으나...
1톤 화물차로 바꾸면서...이젠...점점 늘어나...아예...소금 장수로 전업을 해야 할지도...
송화 소금이 어떤 만병 통치의 효능이 있는것은 아니나...
송화 가루 날릴때쯤의 기후가..바닷물의 증발과.. 소금의 결정체가 만들어지는 가장 좋은 때라고 한다...
소금의 알이 굵고 좋아...지금 이 시기에 사놓은 소금은 김장철에 배추를 절이기 좋고...
그말은 결국...
지금...요맘때...네가 소금을 안사오면...네 놈 때문에 우리집 김장 김치맛이 변해버린다는...이상한 어른들의 논리다...^^
놀다가 까먹을 까봐...자동차 계기판 앞에...크게..."소금" 이라고 써놓고...가는 중...
이이고...거의 다 와간다...
징그럽게 멀다...
대가리가 우럭 대가리 만하게 큰 놈이...나를 기다리는 중...
펜션 주인장 말이....
참 숯이라고...한다...
참 숯...다른 곳은 이런것 안쓴다고 한다...싸구려 중국산을 쓴다고 한다...
그런데 우린...꼭 참숯을 쓴단다...
아는 사람은 안단다............................
주인이 저~~~만치 가고....
친구와 나는....서로를 쳐다보며....너무 길게 설명하니까....가짜 같다.........그치?~~~~~^^
3류 매운탕...
사진은 맛있어 보이는데...3류 매운탕이다...
MSG로 기준을 한다면...분명 괜찮은 맛인데...
각종 요리 경연대회가 판치고...차줌마..백주부..여기저기서...쉐프들이 넘쳐나고...
전국민이 요리 경연의 심사위원장이 되었으므로...
매운탕에...조미료 넣고 맛있으면..3류다...
매운탕은 소금으로 간을 해야 한다는...건 맞는 소리인데...어디 그게 쉽나...?
해무가 밀려오는 바닷가의 야경이 좋다...
바닷가에서 불과 백여미터 떨어진 펜션...
경치가 참 좋다...
절경을 다 때려 부수고..밀려 들어온 인간들의 이기심이 만들어 놓은 멋진 야경....
참 좋다....
낚시하러 온것은 아니지만...혹시 몰라 챙겨온 낚시대를 들고 물로 나섰다...
이 넓은 바닷가에 나 혼자 밖에 없었다...
물도 너무 차고...물고기가 안나온단다...다음달은 되어야 갯바위로 붙는다지만...담궈만 본다는데 의의를 둔다....
저멀리 보이는 곰섬...
우리나라에 어느 지역이던 꼭 하나씩 있는 섬 이름은....
첫째...똥섬...
둘째...곰섬...
셋째...문섬...
이 셋중에 하나씩은 꼭 있는것 같다...
해무가 사라지며...멋진 절경이 드러난다...
뭐...고기가 안나온다고?
첫번째 손바닥 만한 우럭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비슷한 크기의 우럭이 연신 올라온다...(사진 올려놓고 보니...같은 놈이네요...수정하기 귀찮아 그냥 패스~~)
본격적인 낚시 준비를 안해간 탓에...옷이 얇아...
춥고...떨리고....물고기도 취할 만큼 잡았으니...돌아가려고 한번 더 던졌는제...
돼지가 올라왔다....살찐 쥐놀래미...
25센티 전후의 우럭 5마리..놀래미 한마리를 들고 펜션으로 돌아왔다...
전에는 낚시를 다니면서...고어텍스 등산화에...고글...값비싼 등산복....이런 저런...멋진 낚시 장비를 썼었다....
그러나 이젠....8천원짜리 고무신에... 양말도 안신고...갯바위를 날아다니고....
구멍 뚫린 목장갑을 끼고....동네 마실나온 아저씨처럼 낚시를 다녀도...
잡을건 다 잡는...신선의(?) 반열에 이르렀다...^^
친구 녀석에게...새벽에 애써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라고 주었더니...
날이 한개도 안선...펜션 칼로 무슨 회를 뜨냐고...생트집을 잡길래...
무딘 칼로도 아무시렁토 않게 회를 뜨는것을 보여주었다....
내 스승께서는....동원참치 캔 뚜껑만으로도 회를 뜨시던 분이었고...
내 사형께선...전기선 자르는 뺀찌만으로도 우럭의 등뼈를 뽑아내고...껍질을 벗겨 알뜰히 회를 드셨던 분이라고 말해줬다...
카약을 띄웠으나...도저히 탈수가 없어...배를 띄운지....10분만에 철수를 했다...
세상에...운동 신경이 없다 없다...해도...그렇게 없는 사람이 있는 줄....
2인용 아루피나인 내 카약의 앞에 태우고...내가 후미에 타는데까지는 좋았다...
날카로운 굴껍데기도 잘 피했고...
문제는..카약이 물에 둥실뜨자...앞에 사람이 몸의 중심 자체를 못잡는것이었다...
술취한 사람처럼 중심을 못잡으니...카약은 뒤집히려고하고....
긴장하지말고...몸 세우라고 말해도 그게 안되는 모양이었다...
패들의 중앙을 가슴에 놓으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맹꽁이처럼 말만 잘해놓고....
막상 물에 들어가니...한쪽은 짧게 한쪽은 길게 잡고...패들을 물속에 넣지도 못하고...
전복의 위험이 있어서...안전한곳에 내려서 카약은 제대로 타보지도 못했다....
저때문에...미안해요...저때문에...
.
.
.
.그래 너 때문이다....
소금사러 염전에 들렀다...
오래토록 알고 지냈던 복 사장님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친구 녀석이 함초를 따도 되겠냐고...물어보니...복 사장님이 흔쾌히 허락하셨지만...
난...탐탁치 않았다...
내것이 아니면...탐하지 않고...주인장이 따서 조금 내어주면 감사히 얻어 오기는 하지만...
봄으로...가을로...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린 몸에 좋다는 나물들을 채집하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온 세상에 넘쳐나는...건강 식품....건강 밥상...넘쳐나는 먹을거리...
염부로...평생을 사신 복사장님의 목덜미는...검정색에 가까울 정도로 햇볕에 그을렀다...
염전에서...저런거...많이 잡수세요...?
허허...그냥 어쩌다가...한두번 먹는거지...짜서....잘 안먹어요....먹을게 지천인 세상인데...뭘....
그나저나...이젠 힘들어서...몇년 못할거 같네요....
밀짚 모자 속의 눈가와 얼굴에는...주름이 패여있었지만...눈빛은 맑았다...
복 사장님의 깡마른 몸에서...그 고된 노동으로 평생을 지키고...일군 한 가정의 평화와 안식이 보였다...
염전...
구린재?
라고 했던것 같은데...이름이 잘 기억이 안난다...
대충 사진찍어 놓고...."로즈마리" 라고 해도 믿을것같이 비슷하게 생겼다...
지역에 따라 이름이 여러가지라고 하니...이름 잘 몰라도 손해 볼 일은 없다...ㅎㅎㅎ
염전에서 나고...무쳐먹으면...맛있다는데...짜다...내 입맛에는 별로다...
함초...
무엇에 쓰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더....정확하게 말하면...알고 싶지도 않다...
조미료로 쓴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것 같기도하고....약으로 쓴다는말도 있으나...역시...짠맛이 강하다...
무엇에 좋다하면...거덜난다...
유난히...꺽기 좋아하고...자르기 좋아하고...캐오기 좋아하고....뽑아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에것 탐내지 말고...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열심히 재미있게 살다가...
세상에 나올때..저마다 감아져 나온 시계 태엽처럼...째깍 째깍...열심히 동그란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살다가...
시계 태엽 다 풀리면...시침과..분침....그리고 마지막 초침이 멈출때까지...조용히.....응?
이런 길...참 좋잖아....
길을 걷다가....손 끝을 간지르는....잡초들....
자연스럽게...여름날의 녹색에서...가을날 삭아지는...황금색까지....
그냥 내버려두면...얼마나 좋으냔 말야....?
自.....스스로...."자"
然.....그러할...."연"
자연...스스로 그러하게...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낚시 고수시네요........카약을 못타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네요.......글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고수라뇨...당치 않습니다^^
물어주는건 고기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낚시하면 편하더라구요...ㅎㅎㅎ
카약을 못타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중심을 왜 그리 못잡는지..
파도가 치면 반대쪽으로 상체가 휘떡~하고 넘어가버리고...그러면 제가 뒤에서...
넘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놓으면...다시 휘떡하고...반대로 넘어가고....
오죽하면...월요일날...이비인후과 가서...귀속 달팽이관 검사하고...오라고 했을라구요...ㅎㅎㅎ
신선의 경지에 이미 들어섰는데요.
우리집이 영광 염산에서 연전을 했었는데 아버지가 이제 늙으셔서 힘빠져서 그만 둔지 몇해 되었네요.
이제는 힘쓰는 것은 못하시고 기술만 코치해주시면서 용돈을 대졸초임은 벌고 있다고 합니다.
힘들다고 그만 하시라고 해도 시원찮은 아들놈 하나가 카약 장사 한다고 10년 넘게 빌빌거리고 있으니 못내 아쉬운가 봅니다.
그래도 가진 재산 때문에 노인연금도 못받으면서 소금기술자로 맹활약 중이네요.
우리 아버지도 30년 넘게 하셨고 그 중에 절반은 나도 도왔는데요.ㅎㅎ
친구분이 너무 무거워서 앞에는 가벼운 사람이 타야 합니다.앞이 무거우면 불안해요.
옛날엔 세상의 돈이 염전으로 다 온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더만...
재벌 아들이 여기계셨군요....ㅎㅎㅎㅎ
카약에 친구를 태운것은 아니고...친구가 데리고 온 일행이었는데...
패들의 중심은 고사하고 아예 잡을때부터 뒤집어 잡질않나....
길이도 좌로 70...우로 30...이런 비율로 잡으니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아서...물에 닿지도 않고...어휴~~~
뒤통수를 후려 칠려다가....ㅎㅎㅎㅎ
굿맨님~~~~ 무림의 고수네요~~~ 피싱카약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제가 늦바람이나서... 어청도 피싱카약 공지 올렸습니다. 오셔서 복음을 전파 해 주시길~~~~
아이고...당치않으십니다 ...^^
시간이 어떨런지 모르겠어요....가보긴 해야할텐데....
캬! & ㅋㅋㅋ
요즘 굿맨님 글 읽는 재미로 사네요^^ 여행 많이 다니시고 건강하세요^^
쫀득쫀득한 후기 잘 봤습니다^^
직장을 그만두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뭐..대단한 일은 아니고...
첫번째로...여수 순천 벌교..강진...소설 "태백 산맥" 에 나오는곳을 꼭 가고 싶었거든요...
염 상구라는...사람이 뱁새눈을 하고...이빨 사이로 침을 찍~뱉을것 같은 벌교 역전...ㅎㅎ
올해 안에 꼭 가서...꼬막도 먹고 해야할텐데...
대하 소설 속에 나오는 고장들을 매년 돌아다니는 소박한 꿈을 꾸고 살지요...^^
태안 곰섬이라...
저의 고향에 다녀갔군요
태안분이셨군요...은어라는 이름을 쓰시기에...섬진강이나...금강쪽 민물과 연관이 있는 분인줄 알았습니다...
대단한 강태공이라고 들었습니다...^^
어찌 카약은 10분 밖에 안 탔는데,
이리도 재미난 글을 쓰실수 있는지ㅋㅋ
조만간 빅 투어때 뵙길 바랍니다^^
정말...미치는줄 알았어요..
그 먼곳까지 카약을 이고...지고 가서....고작 10분이라니....
하긴...조모님도...시승시키시다가...뒤통수 때리고 싶은 사람이 있긴 하셨을거예요...ㅎㅎㅎㅎㅎ
기대됩니다. 다음편...
송화소금이 그렇게 값진 거였는지 미처 몰랐네요. 태안 다녀왔을때 사가지구 올걸 ....
이제 낚시 신선 반열에 오르셨군요.
염부들의 노력에 비하면 사실...소금이 싸긴하지요...
20킬로그램 한포대는 만원입니다...30킬로는 1만3천원....
요맘때 소금을 사놓으면..김장때까지 간수도 잘 빠지고...좋지요...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가는 소금은...6년인가 7년인가를 묵힌 소금만 올라갔대요...
신선은 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