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 청정지역이자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내륙 산간지방이며, 육지 속의 섬으로 일컫는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을 연결하는 15개 테마길을 가진 240k의 트레일이다. 조지훈시인의 "승무"에서 따온 말로 "오이처럼 볼이 조붓하고 가름하여 맵씨가 있는 버선으로, 보일 듯 말듯한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깊숙하고 내밀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선 걷기 여행길이다.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김희국, 신민성, 황영삼, 하태용)이 아침 일찍 안동으로, 다시 환승하여 청송 주왕산국림공원입구에 도착, 다소 늦은 점심과 새로 출시된 청송사과 막걸리로 요기한 후 주왕계곡으로 들어선다.
첫째 날(9월 10일) 제1길 주왕산. 달기약수탕길 18.,5k
기암바위를 시작으로 용추폭포. 선녀탕, 절구폭포, 용연폭포를 거쳐 제법 가파른 언덕 위의 "금은광이삼거리"에서 인증사진과 비상용 막거리로 목을 축인 후 달기폭포를 거쳐 다소 늦은 저녁에 달기약수탕에 도착, 철분 가득한 상탕, 중탕, 하탕을 차례대로 맛본 후 주왕산관광호텔에 여장을 풀고 첫 밤을 보낸다.
둘째 날(9.11) 제2길 슬로시티길 10.5k
퇴실 시 일본온천협회에서도 인정한 솔기온천을 뒤로하고 소헌공원으로 출발한다. 택시기사말에 의하면 전국에서 수질이 가장 좋아 인근 유명 온천들이 고전한다고 한다. 소헌공원은 세종 때 지은 객사가 있는 곳으로 청송 심 씨 소헌왕비를 기리는 공원을 구경하고, 용전천과 중평솔밭을 지나 개울을 맨발로 건넌다. 왜군과 싸우다 순절한 심청선생을 기리는 벽절정을 지나 청송 심부자집의 7 세손 송소 심호택이 덕촌마을에 지은 송소고택으로 이동한다. 경주 최부자집에서 시집온 최해설사의 고택에 얽힌 사연과 고택건축과정에 대한 출중한 해설에 다 같이 감탄을 한 다음 종점인 신기리 느티나무로 이동하던 중 아스팔트길이 너무 길어 종점을 앞에 두고 버스로 이동하였는데 버스가 무료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부가 무료인 지자체는 청송이 유일하다니 귀중한 정보다. 신기리에 도착 후 식당이 없어 마을 회관으로 찾아갔더니 다행히 어르신들이 먹고 남은 밥이 있어 조금 때 지난 막걸리 등으로 요긴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마을 기부금조로 정성을 전달하고, 3 백 년 된 느티나무 앞에서 기념촬영 후 오후 일정에 들어간다.
제3길 김주영 객주길 16.6k
등짐과 머리짐에 삶을 맡겼을 이 땅 민초들의 억척같은 삶을 기억하게 하는 코스로 들어간다. 홍로 사과를 비롯 청송에서 이어진 사과밭은 계속 이어지고 슬슬 고추밭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반가운 비 덕분에 발걸음이 다소 가벼워진다. 한가롭고 편안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한 기분이다. 계곡과 폭포, 바람, 새소리가 벗을 다툰다. 왕버들 수십 그루가 심어져 있어 작은 주산리란 애칭을 갖고 있는 왕버들 군락지 감곡저수지를 거쳐 매산정상에서 인증사진과 잠깐의 휴식 후 동천지를 거쳐 종점인 고현지에 도착 후 진보숙소로 이동한다
3일째(9.12). 장계향디미방길 18.4k
고현리에서 출발, 진사골을 거쳐 청송과 영양의 경계언덕인 지경리재에 도착, 군청에서 배려한 항아리의 시원한 생수를 한 병씩 챙기고, 숲길이 눈부신 영양의 자연을 감상하다 보니 드디어 두들 문화마을에 도착한다.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의 두들마을은 언덕 위의 마을이란 뜻이다. 석계 이시명 선생이 병자호란을 피해 자리 잡은 이후 재령이씨들의 집성촌이 되었다. 정부인 장계향이 자손들을 위해 쓴 146가지의 음식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은 현존하는 한글 조리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책이며,. 이 곳에서의 식사는 사전 예약이 필수며, 3만 원, 5만 원 두 종류다. 곧이어 3코스 종점인 선바위 관광지로 이동한다., 국내 최대규모 분재전시관이 있으며, 장군봉등 주변바위도 절경으로 이곳의 자랑거리다. 이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3대 민간정원 가운데 하나이고 연꽃정원으로도 유명한 입양면의 서석지를 구경하고 숙소인 영양으로 이동한다. 계속 바쁜 일정의 연속이다.
4일째(9.13). 오일도 시인의 길 11.5K
호텔에 배낭을 맡기고, 서울 가는 버스를 예약한 후 영양산촌 박물관으로 향한다.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다양한 모형으로 재현한 영양산촌박불관을 구경한 후 반변천을 따라 강변을 따라 걷는다. 사과나무도 계속 보이지만 영양의 명물인 고추밭이 주룰 이룬다. 청송과 영양의 첫 글자를 따 청양고추로 불리는데 , 땡고추로 불리는 청양고추거 더 맵고, 맛으로는 영양고추를 알아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의 지사이자 항일시인인 일도 오희병 시인마을에서 동양적인 서정성을 노래한 시들을 감상하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야생화와 어우러진 풍광을 감상하면서 성황당고개를 넘어 마지막 종점인 영양전통시장에 도착한다. 냄새를 풍겨서는 안 된다는 전체 의견에 따라 목욕 후 귀경한 일정이었다. 작년 4월에 27일간의 제주 올레길을 완주한 후 1년 반만의 장도다.
4일간 쉼 없이, 탈없이 70여 KM를 강행군한 친구들 대단했다고 자찬할 만하다. 서울보다는 날씨도 도와준 것 같고,영양을 처음 찾은 친구들의 감회도 남다른 듯하고, 특히나 이번 트레킹 일장수립 및 산행대장, 총무역할까지 맡아준 희국이 친구 정말 고맙고, 좋아하는 막걸리도 자제하면서 적극 동참해 준 영삼친구, 풍부한 화젯거리와 유머로 발걸음을을가볍게 해 준 민성친구 다들 수고했소.
한국계 첫 흑인 주대법관(패트리샤 리)의 명언인 "완벽한 출발은 없다. 중요한 것은 완주다"처럼 11월쯤 남은 영양, 봉화. 내년 춘삼월에 영월까지 완주를 기대해 봅니다.. 사람이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치매도 예방된다고 하네요.
첫댓글 우리 나이에 4일 70km.대단하네.여건이 되면 걷고 또 걸어라.그려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리라.
심재선생이 걸은 자취이 비하면 택도없지안 멋진 걷기코스 였다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갈 때는 어지러이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
좋은 길 멋진 친구들과 잘 선답해 주시오^^
영남친구 좋은 한시네요.전국의 유명산 목표달성했지요? 11월에 동참도 검토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