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ly you>
오직 너만을.
2000년 5월, 봄.
대학교 2학년,
한참 즐거워야 할 대학생활은 기대 만큼 재미있지 않았다.
따분한 대학생활이 계속되고 학교에 다니는 것 조차 지겨워질 때 쯤,
교내 안 공원에서 동아리 홍보하는 널 보았다.
파란 캡모자를 쓰고 노란색 티를 입고
매력적인 덧니를 보이며, 활짝 웃던 너에게
난 반했다.
기분좋은 두근거림과 함께 난 사랑에 빠졌다.
아는 선배에게 졸라 사진찍는 건 고작 셀카 찍는 것 밖에 할 줄 몰랐지만
네가 있는 사진동아리에 가입을 했다.
나랑 넌 동갑내기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몇개월 동안 너에 대한 사랑이 주체할 수 없을 때
난 너에게 고백을 하려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M.T 때
밤하늘이 온통 별로 뒤덮혀있던 그 아름다웠던 밤에
기회를 보고있던 난, 네가 혼자 바다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너에게 향했다.
"오..빠."
"사랑해. 하연아."
하지만.
너에게는 애인이 있었다.
나만 몰랐던 너의 애인이.
내가 바보같았다.
너랑 정하연이 학교 내에서 항상 붙어있었다는 걸.
너랑 정하연이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어온 2년이 넘은 커플이었다는 걸.
난 모르고 있었다.
난 입술을 깨물며, 너와 하연이의 모습을 뒤로 했다.
그렇게
처음 느낀 사랑이란 감정은
짝사랑이란 아련한 감정만 남겼다.
\.
27살.
학교를 졸업하고 난 한 출판사에 편집장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너와는 졸업을 함과 동시에 연락이 자연스레 끊겼고,
졸업 전에도 단지 너와 난 친구사이였다.
너와 정하연은 학교에서 유명한 천생연분 커플이었고
친구들에게 들리는 네 소식에는 항상 정하연이 있었다.
네 행복을 진심으로 바랬다.
결코 가슴깊이 남아있는 너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을지라도,
난 네 행복을 바랬다.
"..지도희?"
너의 등장은 날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넌 사진작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작업을 하기위해 우리 출판사로 온 너였고, 너의 담당자가 나라는 사실에
난 너와의 재회에 기뻐해야할 지
아님 다시 마주하는 첫사랑이라는 감정에 아파해야 할 지 힘들었다.
그리고
거의 3년만에 본 너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행복한 모습이 아니였다.
"지도희.보고싶었다."
작업에 바빠 몇 달동안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너와 난,
마무리 작업이 들어가고 나서야 단 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거라고 생각했던 네가,
너에 대한 사랑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커져버렸다.
하지만 너에게는 정하연이 있었다.
작업하면서 넌 하연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아마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하연이. 헤어졌어. 피식."
술에 취해서인지 충혈된 눈으로 미소를 짓는 네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너의 그 말에 난 기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내가 싫어질 정도로
이런 이기적인 내가 재수없을 정도로
이게 기회라고 생각했다.
"언제..헤어졌니."
"글쎄. 반년 넘었나. 얼마 안됐네. 하. 멈춰버렸나. 시간이."
"왜 헤어졌냐고 물어봐도 돼?"
"..딴 새끼가 생겼대. 그 새끼랑 미국갔어."
잊었니?
지금 네 마음에 이제 정하연은 없는 거니?
입을 열어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조용히 고개를 숙여 흐느끼는 네 모습에
이미 대답이 나왔으니깐.
\.
"주도원. 나랑 결혼할래?"
"지도희."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널."
1년동안 네 옆에 있었다.
작업이 끝나고 나서도 난 널 찾아갔다.
너와 밥을 먹고
너와 영화를 보고
너와 사진을 찍고
너의 1년을 나와 함께 했다.
이별의 아픔에 힘들어했던 네 곁에 항상 내가 있었다.
결코 네가 날 사랑으로, 나에게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다 해도
네 옆에 내가 있고 싶다.
내 옆에 네가 있었으면 한다.
이게 7년동안 해온 너에 대한 사랑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넌 그렇게 결혼을 했다.
한 침대에서 같이 자나 스킨쉽도 별로 없지만
여느 신혼부부처럼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네가 나에게 '사랑해' 라는 말을 속삭여주지 않지만
여느 사랑하는 부부처럼 출근하는 너의 볼에 뽀뽀를 하고
내 심장은 너와 하기에 두근거리나 너의 심장은 나에게 뛰지않지만
여느 행복한 부부처럼 너와 함께 있는 순간 조차가 행복했다.
너와 나의 생활이 그렇게 익숙해 질 쯤
난 여느때와 같이 너와 함께 집에 가기 위해 퇴근을 하고 너의 작업실로 향했다.
일하는거에 방해를 할까 싶어 발소리를 죽이고 작업실 문을 열었을 때
울고있는 한 여자 앞에서 넌 하얗게 질려 있었다.
너와 그 여자의 목소리에 난 조용히 벽 뒤로 숨을 수 밖에 없었다.
"..흐흑.하연이 언니. 암이었어요. 병원에 갔을 땐 이미 손 쓸 방법이 없었어요.
오빠 찾아오면 안되는거 아는데. 오빠도 이제 언니 잊고 결혼한 것도 아는데..
우리 언니 혼자 아파하고 오빠가 슬퍼할까봐, 오빠 혼자 남겨질까봐 그게 싫어서
독하게 헤어졌는데.
언니 불쌍해서 어떡해요. 오빠..울 언니 어떡해.."
"하연이..어디있어. 어디야."
".....K공원 납골당이요."
아프다.
숨을 죽이고 주먹을 쥐었다.
살을 파고드는 손톱으로 피가 났지만 쥔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눈물 흘리지 않기 위해.
흐릿해진 시야로 보이는 어디론가 뛰쳐나가는 네 모습에
눈물은 뺨을 타고 떨어졌다.
그 날 늦은 밤.
넌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널 기다리다 지쳐 잠시 눈을 붙였다.
그리고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에,
잠이 깨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소리는
네가 찍은 사진이 걸려있던 내가 들어가는 것도 싫어한 너의 방에서 들렸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에 보이는 건
등을 보인채 한 여자의 사진을 품에 안고 있는 너 였다.
그리고 그 방 바닥에 아무렇게 흩어져있는 수많은 사진들.
조용히 문앞에 널부러져있는 사진을 하나 주어 들었다.
폴로라이드로 찍은 사진 밑으로 <Only you.> 라는 글씨와 함께
한 여자가 흰 원피스를 입고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너와 손을 잡고서.
그 여자는 정하연이었다.
넌 그렇게 정하연을 잊지 못했다.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넌 정하연과의 추억을 간직할 만큼
아직도 오직 그녀만을 사랑했던 거였다.
내가 불쌍해졌다.
내가 한심스러워졌다.
그녀의 죽음에 슬퍼하는 너의 모습에
그녀의 죽음에 찢어질듯 아파하는 너의 모습에
너의 그 무너지는 모습에
아직도 널 사랑하는 내 자신에 화가났다.
시간이 지나면
너의 옛사랑을 잊을 수 있겠지.
시간이 지나면
나에게 마음을 열겠지.
시간이 지나면..
오직 나만을 사랑해주겠지.
이 생각은 모두,
너의 아픔마저 사랑하려고 네 옆에 있었지만
널 차지했던 널 소유했던
나의 자만심과 착각이었다.
이것이 나와 너의 끝인 걸까.
내가 너를 놓아주어야 하는 걸까.
2주일이 지나고,
넌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나도 널 찾기위해 연락을 하지 않았다.
네 아픔이 다시 아물기를..
그저 그러기만을 바랬다.
그리고 너에게 연락이 왔다.
-"도희야."
"..도원아."
-"..미안해. 미안. 지도희. 하."
"..돌아와. 도원아."
2주일 만에 듣는 너의 목소리는 힘이 없어 갈라졌다.
여자의 직감이란 무섭다.
네 말투,
네 목소리,
네 말에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
무서워. 무섭다.
-"널 안아주지도 너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여주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주도원!"
-"..잊으려고. 정하연 잊으려고 너랑 시작했어.미안. 하연이 못잊겠다."
"도원아. 그냥 내옆에 있으면 돼. 응? 계속 이대로만 있어줘. 제발.."
-"...지도희. 너랑 함께여서 행복했어. 이건 진심이야.
안녕."
빵-------------!!!!!!!!!!!!!!!!!!!!!!!!!!
"도원아...주도원!!!!"
시끄러운 차소리와 함께 끊긴 통화.
불안하다.
눈물이 자꾸만 흐른다.
주도원.
나쁜 새끼.
아무 일 없는 거지?
도원아.
주도원.
그리고
그는 떠났다.
정하연. 2006년 4월 4일 pm2:13 사망.
주도원. 2008년 4월 4일 pm2:13 사망.
첫댓글 선리플후감상ㅅㅅ
헉..ㅠㅠㅠㅠㅠ아도희불쌍해요ㅠ_ㅠ아!!!!!!!!!!!!!!진짜남주인공도 불쌍하고ㅠㅠ
아 갑자기필받아서쓴소설이에요ㅋㅋㅋㅋㅋㅋ..새드엔딩제가추구하는스타일이져^)^:읽어주세서감사합니다~^.^
아슬퍼요ㅠㅠ진짜..다불쌍해요ㅜ.ㅜ도희도,도원이도,하연이도ㅠㅠㅠㅠ다불쌍해요진짜ㅠㅠ와님소설킹왕짱!!문체너무멋져요!
와ㅠㅠ문체가멋지다니..과찬의말씀이에요<-^:^;하지만나오는웃음..ㅋㅋㅋㅋㅋ아감사합니다^_^
ㅋㅋㅋㅋㅋㅋㅋ아님쫌짱인듯..저님킹왕짱팬할거긔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ㅋㅋㅋ...ㅋㅋㅋ저의짱팬이되어주신다니..전환영함니다^>^♥
헉........... 다 불쌍해요..... 흙.......... 진짜 다 불쌍해요......
ㅠㅠㅠ이런소재로한번써보고싶었어요!해피도좋지만 새드엔딩이더땡기는저랍니다^:^;읽어주세요감사합니다^_^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흑흑너무슬프잖아여ㅠㅠㅠㅠㅠㅠ안돼에......도희불쌍해서어떡해ㅠㅠ
이젠해피는질렸......^)^:ㅋㅋㅋㅋㅋㅋㅋㅋ해피는대리만족이지만 이렇게새드로솔로의 마음을 달래는거져ㅋㅋㅋㅋㅋㅋ..ㅋㅋ아방금님소설읽고왔세요+.+
도희불쌍행///ㅜㅜ/ㅜ
ㅠㅠㅠㅠ도희불쌍하져..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불쌍한 세사람 흑흑 하연이는 도원이를 위해 헤어지고, 도원이는 하연이를 사랑해서 자살하고, 도희는 도원이를 아무리 사랑하도 얻지 못하고.. 정말 다 불쌍해요.. 아 슬퍼요잉 ㅠㅠ흑
이런러브스토리너무쓰고싶었어요!!필받아서쓰긴했는데..많이부족하죠ㅠㅠㅠ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ㅜㅜㅜㅜ잘봤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우어어엉ㅠㅠ 이거뭐,누구보고나쁘다고할수없는전개가되버렸네용ㅠㅠ그만큼재밌고슬픈소설이라는뜻이겠죠?!<=.=?/ 흙흙 그럼 저는 이만 퇴장하겠습니다ㅠㅠ 소설 잘보구갑니다!*^^*
재밌고슬픈소설..이라니과찬의말씀을ㅠ)ㅠ실은...기분은좋네여^)^:;읽어주셔서감사합나다^_^
ㅠㅠ아슬퍼요슬프다...........
ㅠㅠㅠ새드엔딩이요새끌리는저..ㅋㅋㅋㅋ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흐윽..셋다 불쌍해요 ㅠㅠ
ㅠㅠㅠ슬픈사랑이야기쓰고싶었어요!음..새드가땡기는ㅋㅋㅋ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헉.....진짜 셋다 불쌍해요ㅠㅠㅠㅠ
ㅠㅠㅠㅠ불쌍하져..휴..ㅠ..ㅠㅋㅋㅋㅋㅋㅋ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엄머..슬퍼요!..흑..마지막 부분 멋있어요. 같은 날짜에 같은 시간에 죽다니....혼자남은 여자 넘 불쌍해요
아마지막부분..ㅠㅠㅠㅠㅋㅋㅋㅋ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