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편식 심한 6살 아이
6살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냄새와 식감에 매우 민감해지고, 편식을 시작 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음식을 거부 하는 일이 많아지고, 먹지 않는 음식이나 재료도 많아집니다.
유치원에서 하루는 아이가 맨밥만 먹어서 유치원선생님이 난처해 하다가 끝나고 저에게 말을 해줬습니다.
집에서도 몇가지 안되는 반찬만 고집하며 그 외의 음식은 식탁위에 올라와 있는 것 만으로도 거부합니다. 아이가 냄새에도 매우 민감하다 보니 외식도 힘든 상황입니다.
편식이 심한아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이의 편식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상담 내용 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어렵지만, 일차적으로 아이의 감각영역이나 신체 협응 및 발달 영역의 관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이가 원래는 음식을 잘 먹다가 변화가 생긴 경우라면, 어떤 사건이나 계기가 있었는지를 알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원인을 찾는 동안 아이에게 식습관과 관련하여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부모님이 지나치게 불안하거나 걱정하여 예민하게 반응할 경우 아이에게 식사시간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특정 음식을 싫어하는 경우, 감각놀이를 통해 아이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놀이를 통해 재료의 모양, 냄새, 소리, 감촉 등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이가 식재료들과 친근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 보세요.
아이가 만약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편식을 하고 있는 경우 전문기관의 도움을 통해 종합적인 심리검사나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편식
편식은 영유아들 사이에서 너무나 흔하게 보여지는 행동입니다. 미국의 한 보고에 따르면 2-5세 사이의 아동들의 부모님들 중 약 20%의 부모님들이 자신의 아이가 편식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흔한 행동이기 때문에 많은 의사나 부모님들이 이를 성장의 한 과정 중 하나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McIntosh, 2015).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편식이 문제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편식은 단순히 아이의 취향이나 입맛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안듣는 아이가 당근이 맛없다고 떼를 쓰는 것과, 다른 심리적인 문제로 음식을 못먹는 것의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실제로 편식이 불안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우울증과 관련되었다는 연구 또한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McIntosh, 2015).
편식이 심해질 경우 다양한 아동뿐 아니라 가족들도 다양한 문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며, 아동의 성장,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모-자녀 관계에 악영향이 생길 수 도 있습니다. 아이는 고립감을 느낄 수 있으며, 부모는 아이의 문제에 죄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McIntosh, 2015).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심한 수준의 편식이나 관련 식이장애를 회피성/제한적 섭식장애 (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로 진단해야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McIntosh, 2015).
>>원인
편식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을 보면 그 원인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성격, 양육방식, 사회적 영향, 부모님의 식습관, 아이의 발달단계 등이 있습니다 (DiGiulio, 2018).
편식의 가장 주된 원인 중 하나는 특정 음식에 대한 안좋은 기억입니다. 성인이되어서 주변을 둘러봐도 어렷을적 두부를 먹다가 심하게 체하고 토한기억 때문에 두부를 못먹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강요하는 것은 아이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습니다 (McIntosh, 2015).
다른 직접적 원인 중 하나는 아이의 예민한 감각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보다 미각이나 촉각이 예민해서 음식의 질감이 불편하게 느껴지거나, 맛이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먹기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McIntosh, 2015).
>>편식하는 아이, 부모님을 위한 팁
##1 본보기가 되어주세요.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가 편식을 한다면 부모님이 그것을 고치고 싶다고 해서 강요하거나, 훈육하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초기에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일단 음식을 먹는 시간이 스트레스가 되어서 안되기 때문에, 이를 즐거운 시간임을 인지시켜 줘야 합니다. 그러고 아이가 먹기 힘들어 할 수 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DiGiulio, 2018).
##2 음식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이가 특정 음식을 피하는 이유는 그 음식의 생김새나 음식의 맛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공포, 불안감 또는 다양한 감정의 결과로 음식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사회학자 디나 로즈(Dina Rose)는 아이가 음식을 먹는 환경과 자신의 음식을 통제하려는 것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통제권을 두고 벌이는 엄마와 아이의 싸움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DiGiulio, 2018).
이러한 관계를 완화하기 위해서 부모-자녀가 책임을 적절히 분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음식의 종류와 언제 어디서 음식을 먹을지를 정한다면, 아이가 얼마나 먹을지, 먹을지 말지를 정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엘린 새러 (Ellyn Satter)가 처음에 발전시킨 이론인 “섭식에서 책임의 분담, Division of Responsibility in Feeding” 모델에 기초합니다 (DiGiulio, 2018).
##3 식사 준비에 참여시키세요. 이 방법 또한 아이가 식사준비와 식사를 통제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음식 준비까지 많은 부분 함께 할 수 있다면 아이의 통제욕이 줄어들 것입니다 (DiGiulio, 2018).
##4 보상으로 과자를 주지 마세요. 종종 아이의 편식이 심할 때 사탕이나 과자, 맛있는 케이크 등을 보상으로 걸고 아이에게 채소를 먹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아이가 채소를 먹게할 수는 있어도, 좋아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DiGiulio, 2018).
##5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아이의 편식이 심해지거나, 반복되면 식사시간은 아이와 부모님의 전쟁터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식탁이 더 이상 편안한 공간이 아닌, 매우 힘들고 불편한 공간이 되는 것이며, 식사시간이 매우 괴로운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문제에 대한 부모님의 불안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잠시 걱정을 접어두시고, 식사시간이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을 아이가 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DiGiulio, 2018).
##6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편식은 이러한 통제권에 대한 싸움, 음식의 맛과 모양, 음식의 재질이나 냄새 등의 문제 뿐만아니라 아이의 기저에 있는 심리적 불안감이나 다른 문제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지도가 어려울 경우 가까운 심리센터나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셔서 종합적인 심리검사 및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McIntosh, J. (2015). Picky Eating Linked to Underlying Psychological Problems in Children. Medical News Today. Retrieved from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297624
DiGiulio, S. (2018). What Makes Kids Picky Eaters – and What May Help Them Get Over It. Better by Today. Retrieved from https://www.nbcnews.com/better/health/what-makes-kids-picky-eaters-what-helps-them-get-over-ncna846386
사진출처: pixabay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목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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