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어팜과 사회적 농업은 그동안 강압적이고 수용 위주였던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재활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치유농업과 사회적 농업 지원은 관광산업에 머물러있거나 장애인에 대한 임금 지원이 되지 않는 등 한계가 있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8일 오후 2시 북해도의료대학과 함께 온라인 ZOOM을 통해 ‘정신장애인 사회적농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8일 오후 2시 온라인 ZOOM을 통해 개최된 ‘정신장애인 사회적농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배진영 연구원. ⓒZOOM 캡쳐
국내 ‘치유농업’ 전 국민 대상 힐링·관광산업 위주‥한계점
연구소 배진영 연구원은 “오래전부터 정신장애인 방침은 강압적이고 수용소 위주였다. 이러한 현실에 대안으로 주목받은 케어팜으로, 서구에서는 농장을 활용해 정신장애인을 치유하려는 시도가 약 200년 전부터 있었다”면서 “정신장애인 회복에 케어팜이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우리나라에서는 케어팜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케어팜은 농업의 형태로 제공되는 사회적 치료적 교육적 이익을 주는 지원 활동을 의미하며, 사회적 농업과 케어팜, 그린케어 농업 등 다양한 용어들이 혼용되고 있지만 모두 유사한 개념으로 본질적으로는 치유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농업의 활용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배진영 연구원은 “최근 한국에서는 케어팜과 관련해서 치유농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케어팜이 의학적·사회적인 원조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삼는다면 국내 치유농업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관광산업 혹은 힐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업 활동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을 중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돌봄·교육·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이 있다”며, “하지만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건비가 제공되지 않아 농업매출로 인건비를 충당하는 등 운영해야 하기에 정신장애인 고용 기능과 서비스 확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신장애인의 치유·회복·고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가능한 케어팜 ▲명확한 재원조달계획 수립 ▲농장 운영목적과 대상, 세부 추진계획 수립 ▲정책적 방향 탐색을 제언하며 “일본의 농복연계의 추진 방향이 중요한 함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오후 2시 온라인 ZOOM을 통해 개최된 ‘정신장애인 사회적농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홋카이도 장애자취업지원센터 오이즈미 코이츠 코디네이터. ⓒZOOM 캡쳐
일본의 ‘농복연계’ 장애인 복지와 농촌 일자리 확보에 초점
홋카이도 장애자취업지원센터 오이즈미 코이츠 코디네이터는 일본의 농복연계의 개요에 대해 발표했다.
일본에서 농복연계는 2019년 ‘제2회 농복연계 등 추진회의’에서 농복연계 등 추진 비전을 책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농복연계는 농업과 복지가 연계해 장애인의 농업 분야 활약을 통해 농업경영의 발전과 동시에 장애인의 자신감이나 보람을 창출하고 사회참여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점점 고령화돼가는 농업현장의 귀중한 인재로 자리매김하거나,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 등을 기대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오이즈미 코디네이터는 “농복연계에는 농업인과 복지사업자가 각각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농업인은 농복연계를 노동력이라고 바라보는 반면, 복지사업자는 취업지원으로 바라보고 있어, 이 생각의 차이를 매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행정청, 농가, 복지사업체 등 지역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농복연계에는 복지사업소가 사업소 부지 내 혹은 빌린 농지에서 농업을 실시하는 ‘복지농장형’, 복지사업소가 농업자에게 의뢰를 받아 시설 내에서 농사 관련 작업을 실시하는 ‘시설 내 하청’, 농업자가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고용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일본 농복연계를 홍보하기 위한 가이드북과 홍보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농복연계 위한 일본 농정부와 보건복지부의 다양한 사업
북해도 농정부 농업경영국 농업경영과 이데 케이코 씨와 보건복지부 복지국 장애인보건복지과 이치무라 마코토 씨는 각 기관에서 농복연계를 추진하기 위해 진행했던 방안과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데 케이코 씨는 “홋카이도 농정부의 노력으로는 ‘농복연계 도남(道南) 모델’, ‘스타트업 연수’, ‘광고지 등을 사용한 보급계발’이 있다”고 소개했다.
‘농복연계 도남(道南) 모델’은 농복연계를 추진하기 위해 관계자와의 검토회, 상호 견학회, 농사체험, 본 사업 실시를 위한 검토회 등 4개의 코스로 구성됐으며, 실제로 2019년 농사체험을 실시해 체험결과 생화 선별작업이 가능하다고 판단, 현재 2개 복지사업소에서 총 15명 이상의 이용자가 생화선별작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 연수를 통해서는 농사의 세분화와 작업 지시 주요 포인트 등을 교육한다. 연수는 강의뿐 아니라 농사체험과 피드백을 통해 주의할 점과 보완할 점을 확인한다.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서 열린 농복연계마켓.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치무라 마코토 씨는 “보건복지부는 후생노동성의 공임 향상계획 지원 등 농복연계에 따른 장애인의 취업촉진 프로젝트를 활용, 2017년부터 농복연계 촉진사업으로 사업을 개시했다”면서 “농복연계마켓 개최와, 농복연계 매칭지원, 농업전문가 파견, 성과보고회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복연계마켓은 농업에 종사하는 장애인이 생산한 상품의 인지도와 생산량을 향상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농복연계 생산물과 가공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올해는 아사히카와시, 에베츠시, 삿포로시, 오비히로시, 하코다테시 등 5개 지역에서 시장이 열렸다.
농복연계 매칭 지원은 농업생산자와 장애인취업시설을 코디네이터를 통해 연결하는 사업으로, 지역 단체와 협력해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농업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지 못한 장애인 취업시설 등의 농업기술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농업전문가를 파견해 농업 기술을 지도하고 조언을 실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