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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출처:Mugic Ta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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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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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 내 말 좀 들어봐.
도망가…
이 곳에서 도망가…그 남자를 피해 멀리 도망가.
………
기억이 나기 전에…얼른 도망쳐야 해…
아직 그 누구도 진실을 모르니까….
………
그 남자를 사랑해선 안 돼.
내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누군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온통 식은땀으로 내 몸을 적셔온다. 진한 한숨을 내뱉은 뒤 땀이
흐르는 이마를 손으로 훔치면서 그 사람의 이름을 조그맣게 불러 보는 나였다.
"현석아…"
이젠 꿈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내 과거의 남자. 온통 어둠뿐인데, 그 곳에선 그의 목소리만 들릴 뿐이였고 난 그 목소리에 괴로
워 한지도 어느덧 나와 은 권의 사이가 발전했던 그 날 이후로부터 2주나 지났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침에 깨어나 잠을 설치는
게 매번 반복되왔기 때문에, 이젠 이런 꿈을 꾼다 해도 전혀 이상하다 느끼지 않는다. 현석이가 반갑지도, 그렇다고 낯설지도
않았다. 꿈은 꿈일뿐이고, 그 꿈 속에서 매일 똑같은 그 말에도…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후우…"
침대에 걸터 앉은 채 가슴까지 내려온 정리 안 된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잠이 든 은 권의 얼굴을 확인
했다. 마냥 아기처럼 잠이 든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내 입엔 미소가 지어졌고 손가락을 갖다대어 볼을 콕- 찔러 보았더니 싫
다는 듯 눈썹을 찡그린다.
"쿡-"
설마 잠에라도 깰까 노심초사하며 웃음이 터져나오는 입을 막은 뒤, 침대 밑에 널부러져 있던 옷가지를 집어들은 다음 몸을 일
으켰지만, 내 뒤척임이 그렇게나 컸는지 어느새 잠에 깬 은 권은 하품을 하며 손을 뻗어 내 손목을 붙잡았고 난 그를 향해 살짝
웃어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 때문에 깼구나, 미안. 더 자."
"어디가?"
"잠꼬대 하는거야? 가긴 어딜 간다고 그래, 그냥 옷 입는거야. 얼른 자기나 해."
"안 자."
"피곤하잖아."
깊어져가는 사이에 알맞게 관계도 더욱 형성되어가는 기분이 들지만,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관계를 가진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 같으면 그저 욕구 충족을 위해 관계를 맺었다고 해도 이젠 사이가 사이인만큼 그런 이유로만 서로를 안는다는 건 더이상
안 될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고, 은 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그동안 나를 좀 더 아껴주는 것만 같이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젠 마음을 허락한 이상, 그에게 주지 못할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이번엔 오히려 내 쪽에서 권이를 먼저 안은 거라
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은 권은 내 허리를 한 쪽 팔로 두르고는 자신의 옆에 나를 눕혔지만 해가 뜬 지금까지 어제와 같은 일을 또다시 반복하
기엔 한계라는걸 느끼는 나였기 때문에 그를 두 팔로 밀쳐냈더니 뾰루퉁한 표정으로 일관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녀석.
"안 피곤하니까 이리와. 어제처럼 정열적으로 안아줄 테니까."
"됐으니까 옷이라도 걸쳐입어. 민망하게…"
"다 본 사이에 뭐 어떻다고 그래?"
배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확 걷어 치우더니 자신은 무척 잘났다는 것처럼 턱을 세우고는 날 아니꼬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은 권
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행동에 깜짝 놀라하며 고개를 돌린 채로 두 손으로 눈을 막아 버렸고, 녀석은 이런 내가 웃기다는 것처
럼 갑자기 크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왜…왜 웃는건데?"
"귀여워 정말, 속옷은 이미 입고 있었으니까 눈 떠."
조그맣게 실눈을 뜬 채로 부끄러워하는 내 옆으로 다가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바지를 주워 입는 은 권이었고 괜시리 어젯 밤 일
이 또 생각난 나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쳐다보는 그의 눈빛을 피하게 됐고 어색한 이 분위기를 모면하려면 이 자리를 떠야하기
때문에 난 샤워를 한답시고 재빨리 욕실로 들어섰다.
"나 씻을거야."
"나도 같이 씻을까?"
"시…싫어!"
버럭 소리를 지른 뒤 문을 쾅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닫아 놓고선 얼른 샤워기를 집고 물을 틀어 뜨거운 물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며 몸에 걸치고 있던 얇고 조그만 이불을 대충 수건함 위에 올려 놓았다. 거기다 지금 내가 어제 처음으로 관계를 맺은
여자처럼 마냥 허리가 뻐근하니 아파와, 조그맣게 눈썹을 찡그리면서 물에 몸을 적셨다.
"하아…"
뜨거운 물이 몸에 닿아 어깨가 축 처지면서 몽롱한 기분이 든다.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바닥에 깔린 흰 타일을 바라보며 아주
잠시동안 아까 꾼 꿈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자꾸 현석이가 내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 같지만서도 죽어서까
지 날 복잡하고 괴롭게 만들려는 수작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현석이에 대한 못된 생각을 하고마는 나였다.
아무 잘못도 없는 그 남자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 버리는 내가 너무도 싫지만, 어쩔수 없게도 난 내 감정에 충실한 여자라 어느
샌가 그를 잊고 다른 남자를 가슴 속 깊이 담아두어 버린 나쁜 여자가 되버렸고.
2주 전, 나와 은 권이 서로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함께 키스를 했을 때 내 머릿 속에선 현석이의 얼굴이 스치면서 '이제 행복하
니?'라며 조그만 목소리가 내 귀를 스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물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석이었지만, 그 후론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키스를 나누는 도중 잠시 눈을 뜨고 그의 목소리를 내 머릿 속에서 어렷품이 되뇌이면서 '그래, 난 무척 행복해'라는 대답
대신 뜨고 있던 눈을 감아 버린거다. 눈을 감음과 동시에 난 현석이를 잊은거다.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다던 내 마음이 그 순간
변해버리고 만것이었다.
내 감정이 변한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것임에도 불구하고, 난 있지도 않은 잘못을 아무 죄도 없는 현석이에게 '날 놓고 먼저
떠나가버린 죄'를 뒤집어 씌이면서 어설픈 자기 합리화를 하고야 말았다.
……
………
"물에 빠져 죽은거야? 왜 아직도 안 나오는건데?"
"아…"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을까. 별 생각들을 다하며 멍하니 욕조에 담궈 늘어져 있던 내 몸은 욕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들
려오는 은 권의 말소리에 내가 너무 오랫동안 이러고 있었다는걸 느낀 나는 샤워를 끝마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갑작
스럽게 움직여서 그런지 머리가 어질거리며 휘청거려 미끄러졌고, 그렇지만 나도 몰랐던 순간의 순발력으로 인해 간신히 수
건봉을 부여잡게 되어 머리를 크게 다칠 뻔한 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뭐야, 무슨 소리야? 문 좀 열어 봐."
"아, 아냐. 괜찮아-"
넘어질 뻔한 충격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바닥에 일으켜 세우고는 들고 있던 수건으로 대충 몸을 닦아 낸 후 속옷을 갈아 입은 다
음엔 장에 들어있던 흰 목욕가운을 꺼내들어 대충 걸쳐 입었다. 욕실 밖에서 계속 문을 두드리며 당장 열라고 외쳐대는 은 권
때문에 제대로 샤워를 다 하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이쯤에서 멈춰야할 것 같아 잠겨있던 문고리를 돌려 활짝 열어 제낀 나였다.
"넘어지는 소리 나던데, 괜찮은거야 정말?"
"응. 괜찮다니까? 넘어질 뻔 하긴 했었는데 내 순발력이 힘을 발휘해서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어."
"하여튼…어벙해서 큰일이야, 너."
길게 뻗은 은 권의 손가락이 내 이마로 다가와서는 콕-하고 찌른다. 거기다 날 무시하는 발언에 미간을 좁히며 애 취급 하지 말
라고 하려 했을 때, 내 코를 찌르는 무언가에 향긋한 냄새로 인해 해야할 말까지 잊어버리고선 이렇게 물었다.
"무슨 냄새야, 이거?"
"아침밥, 너 오래 씻을동안 네가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차려놨어."
"정말? 배고팠는데 잘 됐다."
아침부터 신경 써준 은 권에게 고마워서였는지, 그를 향해 배시시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뱃 속에 있는 아기도 음식
냄새를 맡은 후부터 배가 고파 하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건지 요동을 치는 기분이 들어 얼른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 난 재빠
르게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아주는 그의 손길을 무심하게 뿌리치며 거실로 향했다.
부엌에 들어서니 내 눈에 띄인건 식탁에 즐비하게 널려 있는 갖가지 반찬들, 거기다 은 권이 말했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인 계란
말이와 햄볶음을 본 뒤로 입에는 함박꽃이 피어났다.
"내가 한 밥 처음 먹는 사람처럼 새삼스레 왜 그래? 얼른 자리에 앉아, 국 떠줄게."
"…아침부터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
"오늘 어디 좀 나가야 할 것 같아서 점심, 저녁 때까지 두고두고 먹으라고."
"뭐? 어딜 나가는데?"
항상 내가 쓰던 숟가락이 놓인 자리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젓가락을 입에 물며 그에게 물었지만, 녀석은 묵묵히 그릇에 국을
퍼는 일에 여념이 없었다. 아무래도 나한테 말할 수 없다는 뜻인건지 그는 끝까지 아무 말이 없었고, 생각해보면 나는 은 권에
게 숨기는게 하나도 없는 반면에 은 권은 나에게 말 못 하는 일이 너무도 많아 보인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 했던 비밀 얘기나 과거 일도 많이 들려주곤 했었는데, 반대로 내가 녀석에게 과거 일을 물으면 그 때마다
오는 대답이라곤 그저 '별 일 없었어'였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기분이 나쁘면서 서운하기까지 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일찍 올테니깐 아무데도 나가지 말고 있어야 돼, 맛있는거 사올게."
"내가 애인가? 먹을거로 넘어가는…"
"넘어 가잖아, 넌."
"머아-"
입에 한 가득 밥을 넣고 우물거리는 나를 재롱 떠는 애완결을 보는것 마냥 내가 귀여워보인다는 듯한 표정을 하더니 한 손에
젓가락을 들고 계란말이를 집은 다음 내 입 앞에 갖다대는 은 권.
"자, 아- 해봐."
"………"
"얼른? 네 남편 팔 빠지겠다."
"어디가는지 말해주면."
"………"
"………"
"나중에…, 지금 말해봤자 넌 이해하지 못 할테니까."
대답이 아니였지만 난 만족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할 짓을 하는 것부터가 이해가질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말하지 않으
면 못 가게 하겠다는 말은 하고 싶질 않았기 때문에 은 권이 어딜가던 신경쓰질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
며 내 입 앞에 놓인 계란말이를 슬쩍 입에 넣었다.
"맛있다!"
"많이 먹어, 그리고 나 없다고해서 굶고있지 말고."
"나 안 굶어. 저번하고 다르게 요즘은 음식이 막 땡기구 그래. 살 찌려고 그러나봐."
"살 더 쪄야 돼. 그래야 나 닮은 건강한 아들을 낳지."
"치-"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어느새 밥이 들어있던 그릇을 비워낸 나는 한참을 앉아있다가 은 권 대신 설거지를 한답시고 두 손엔 고
무장갑을 꼈다. 이제부터 내가 요리를 하겠다고 말은 해봤지만 아직은 그 것까진 무리였고, 조금이라도 은 권의 일을 덜어내주
려면 적어도 쉬운 설거지는 해줘야 할 것 같아 어제부터 내가 맡은 일이 되버렸다.
그렇게 한참동안 설거지를 하다 뒤에서 들려오는 은 권의 목소리에 틀어 놓은 물을 끄고 고개를 돌려 그를 빤히 바라 보았다.
"나 나갔다 올테니까 집 잘 보고있어."
"벌써 나가는거야?"
중요한 외출이 아닐 시엔 입지 않는 검정색 수트로 한껏 멋을 낸 은 권이 단추를 껴맞추며 옷매무새를 매만졌고, 난 고무장갑을
내팽개 쳐둔 뒤 그가 서 있는 소파 앞으로 걸어갔다. 도대체 무슨 중요한 일이길래 나한테도 말할 수가 없고, 거기다 정장까지
갖춰 입다니. 정말이지 여간 의심스러운게 아니다.
"밤 늦게 올지도 모르니깐 먼저 자고 있어. 밥 꼭 챙겨 먹고-"
내 볼과 입술에 한 번씩 입을 맞추더니 신발장 안에 들어있던 정장구두를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 천천히 신고선 문을 연 은 권.
난 그런 그의 뒷태에 대고 살짝 손을 흔들며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날 보고 슬쩍 미소를 지어보더니 나와 똑같이 손을
흔들었고, 현관문은 서서히 닫혔다.
시계를 보니 아직 열 시도 되질 않았고 난 짙은 한숨을 내쉬며 나 혼자 뭘 하고 놀지에 대해 곰곰히 머리를 굴려 보았다. 차라리
지금 록이가 있다면 은 권이 외출을 했다 하더라도 이렇게 서운해하질 않았을텐데_란 생각에 문득 록이가 그리워진 나였다.
………
……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심심함에 뒤틀리는 몸을 긁적이며 TV를 보고 있었을 그 때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에
고개를 젖혀 가만히 그 곳을 바라보았다. 나 홀로 산책이라…, 나쁘진 않겠지.
은 권이 나갈 때까지 절대 밖엔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었지만 지금은 그 말이 기억날 리가 없었다. 2주 전 산부인과를 갔
다온 후로 단 한번도 밖을 나간 적이 없어서인지 마냥 싫게만 느껴졌던 시린 바람도 반갑게만 느껴졌다.
난 얼른 누워있던 소파에서 일어나 옷걸이에 걸려져 있던 옷 몇가지를 몸에 걸친 다음, 나갈 때마다 항상 입던 자켓을 입은 후.
탁자 위에 올려진 열쇠를 손에 쥐었다.
"자, 나가자구."
오랜만에 바깥으로 나가게 될 생각에 아이처럼 마음이 들뜬 나는 혼잣말을 해대며 내 손에 의해 열려진 현관문을 닫고 열쇠로
문을 잠궜다. 운동화 끈을 대충 매만진 후 대문을 나선 나는 가만히 서서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을 했고,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것 같았지만 우선은 출발하기로 했다.
갈 데도 없는데 그냥 근처에 있는 시장이나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 쪽으로 향하려고 할 때쯤, 지금 내겐 돈 한
푼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그렇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니까 별 생각 들지 않아하며 이 근방을 돌아 다니려 마음먹은 나였다.
………
……
예전에 난 걸어다니는 걸 그닥 좋아하질 않아서 10분 이상 걸어가야 할 곳이 있다면 택시를 잡아 타곤 했었고 지금 이렇게 걷기
시작한지도 10분이 훌쩍 지났는데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아하는 내가 기특하기도 했다.
수원여대와 권선구청을 지나 길고 넓은 골목을 지나가고 있을 때, 난 이 곳이 내 눈에 너무나도 익은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옛날 집도 은 권 집과 가까운 수원인데다가 동네도 그리 먼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눈에 익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겠지.
거기다 마땅히 갈 곳도 없는 내가 향하는 그 곳은 바로 그 집이니까_
"후우…"
넓은 골목 사이에 들어서 있는 우리 집 아파트가 내 눈에 띄었다. 가봤자 좋을건 없겠지만서도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 곳으로 들
들어선 나는 속으로 다시 되돌아갈까란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벌써 아파트 건물 앞에 다닿아 계단을 거닐고 있는 내 발은 천
천히 엘레베이터 안으로 향했다.
서서히 올라가 띵-하는 소리와 함께 3층에 멈춰 문이 열리자마자 발을 떼 아파트 복도를 거닐었다. 302호. 나와 현석이가 산 집.
1년 전, 록이와 내가 이 집에 들어왔던 그 후부터 사람의 발길이 끊겼을거다. 아마도 그가 열쇠로 잠궈놨기 때문에 열리지 않을
게 분명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은 현관문 앞에 서서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문고리를 돌려 보았다.
.
내 손에 의해 쉽게 열려진 문. 김 록 이 녀석.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문도 안 잠글 수가 있나. 잘 됐다 싶으면서도 빈 집 문도 잠
그지 않은 록이에게 핀잔을 늘어놓고 싶었다.
"으휴…"
쾌쾌한 냄새가 온 방 안에 가득 채워져 있을거라 예상했었던 나는 얼른 코를 막으려 손을 올렸지만, 왠일인지. 계속해서 누군가
에 발길이 닿았던건지 집 안은 따뜻하고 사람의 냄새가 가득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없다는걸 알고 집을 다른 사람에게 내준걸까_ 이런, 그렇다면 얼른 나가야 할텐데.
신발장 앞에 서 있던 나는 뒤를 돌아 다시 나가려고 할 때쯤, 너무도 익숙한 가구들이 내 눈에 띄었다.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
면 그 사람들의 물건들이 있어야 할게 정상인데, 하지만 예전에 나와 현석이가 쓴 물건들과 가구들이 그대로 있어 뭔가 이상하
다고 느낀 나였다.
"누구…있어요?"
불이 다 꺼져 온통 캄캄한 거실과 다르게 방 안에선 불빛이 새어 나왔다. 난 그 곳을 향해 인기척을 물었고, 왠지 모를 긴장감에
덜덜 떨며 누군가가 내 물음에 대답해주길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불빛 속 검은 그림자가 거실 쪽으로 다가왔고 난 조용히 침을 꿀걱 삼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누구…시냐구요."
"………"
"………"
어둠에 깔려 얼굴이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내 쪽으로 걸어오면 걸어올수록 이 사람이 누군지 천천히 알아차릴 수가 있게 됐다.
떨리는 몸을 주체하질 못 하며 전혀 상상도 하지 못 했던 사람이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늘아…"
MOMO
30편으로 너무 늦게 찾아뵌 모모입니다.
성실연재는 이미 포기한지 오래이지만 이렇게 일주일만에 찾아뵙다니 송구스럽기만 할뿐이에요.
아참, 도대체 은권은 돈을 어디서 나길래 집도 잘살고 부자인거냐고 물으신분이 몇분 계셨는데,
조금만 기다리시면 그 해답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그거에 대해선 소설 내용중에선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여러분 덕분에 씬 하나 생겼네요^^ㅋㅋㅋ
제 소설은 독자님들 생각대로 내용이 뒤바뀌는 소설이랍니다.;;;; 워낙 쓸게 없다보니 그러게 됐어요.
아참,
제가 완결 후에 은 권 번외를 쓸 생각인데요. 아무래도 인소닷에서는 올리지 못할것 같아 몇분께 미리
쪽지를 드렸었어요. 물론 완결 후라 아직 쓰진 않았지만요. 어쨋든 인소닷에선 올리지 않을 생각이에요ㅜㅜ
다음편은 꼭 일찍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며 모모는 물러갑니당~ㅃㅇ
추천글 써주신 스마일굿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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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은 자제해주세요^^
↓
누구입니까!!!!!!!!
누구?..록이엿음 좋겟다 ㅠㅠ 현석이면 안돼!!>...
설마...........현석이 ?!!
누구야!!!!!!!!!
반전반전반전반전반전반전두근두근두근누구누구누구아...궁금해여>.<
꺅꺅꺅횬서가~
현석이는 말도 안되고...록이는 하늘이 누나라든가...누나 라고하든가 이래야되는데...하늘아 이랬으니까.록이도 아니고..갑이거나 나이가 하늘이보다 더 많을것 같고...소설 앞에 유일하게있었던..친구 인애????????..아닐까요?
악궁그매여ㅠㅠ빤닝다음편써주세여!!!
현석이 같아요~! ㅎㅎㅎㅎ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모모님~! ㅎㅎㅎㅎㅎ
왕...ㅠㅠㅠㅠㅠ 진짜 담편기대되여 언넝 올려주세여 ㅠㅠㅠㅠㅠㅠ!!!
헉!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끊기다니!!!!!!!!!!!! 궁금해요궁금해요 ㅠㅠ,
뭐...뭐지??? 반전인가........ 현석이에요??? 아정말 궁금해죽겠어요!!!!!!
현석이면 대박
반전....?
헐 현석인거 같은데 ㅋㅋㅋ 뭥미 반전인가?ㅋㅋ
현....현석이가 죽은개 어나였나용........^ㅇ^;
반전이다!!!!!!!!!!!!!!!!!!!!!!!!!!!!!!!!!!!!!!!!!!!!!!!!!!!!!!!!!!!!!!!!!!!!!!!!!!!!!!!!!!!!!!!!!!!!!!!!!!!!!!!!!!!!!!!!1
현석이면.............현석이면...............현석이면...........현석이면.............어떻게.............
설마 현석이.. 는 아니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석이 일리가 없죠? ㅋㅋㅋ 아니겠죠? 설마 현석이일라구요? 현석이 죽은거 봤는데 ㅠㅠ 안돼는데 ㅠㅠㅠㅠㅠ 은권아ㅠ.ㅠ
모모님 음악 출처를 자세하게 알려주실준 없을까요? ,,,,,,,,,,,,,,,,,,,,,,,
헉...누구조???????
오늘 처음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보게되네요ㅎㅎ 진심 누군지 너무 궁금해요ㅎㅎ
우왘ㅋㅋㅋㅋㅋㅋㅋㅋ현석인가요!?!!오늘처음부터다봤어요!!!!!!!!우와우와우왘ㅋㅋㅋㅋㅋㅋㅋㅋ기대되요!!
...........아..모야..궁금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마 현석이?설마..?그러지마...안돼ㅗ 현석이면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궁금해요ㅠ.ㅠ
현석이면진짜대박이다ㅋㅋ
현석이일까?!!!!!!!!! 록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