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이라고 해 두자...
진짜... 문득 영화가 보고 싶어 졌다.
일요일... 왠지...
혼자 영활 보기가 싫어서 오랜만에 비디오를 빌려 왔다.
알 파치노의 "여인의 향기"
상.하 두개짜리 비디오다.
다른 내용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느 책에서 읽었던 단 한 줄의 글 때문에...
가끔... 이렇게 단순해진 내 자신이 좋다.
알 파치노가 어느 여인과 춤추는 장면.
그 여인이 아네트 베닝이던가?
아니지 맞아.
크리스 오도넬이라고 했지.
하여튼 혼자서 거실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두개짜리 비디오를 쉼없이 봐 버렸다.
쇼파에 두 무릅을 쭈그리고 앉아 둥글게 말고서...
알 파치노와 그 여인과의 탱고 치는 장면에선
되감기를 해서 몇 번씩 봤다.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알 파치노의 그 대사가
가끔 내가 읍조리는 혼잣말과도 같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서도
가끔 갈 곳 몰라 헤매일 때가 있다.
정말 "어디로 가야 하지?" 이렇게...
깊은 밤...
창문을 다 열어 놓은 밤 공기가 좋다.
'한글97'에다 저장하면서 계속 써 온게 있다.
요즘 같아선 어느날 그걸 다 지워버리고 말것 같다.
'열심이어야지' 하면서 살아 온 삶이
어딘가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느낌이다.
가끔은... 이렇게 노랫말의 선연히 드러난 가요가 싫다.
내 말초신경과
내 오감의 모든 부분을 자극하는...
해서, 정확한 의미도 모르는 팝을 들을 때도 있고
더... 때로는 클래식이나 뉴에이지를 고를때도 있다.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어려온다.
아픔이라고 해야 하나...
내... 지나간 흔적의...
흑백사진의 흔적은 어디로 다 숨어 있는 걸까?
깜깜하다.
늦은 밤...
심리가 불안전한 상태에서...
한 잔의 와인과 함께...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손가락 가는대로 자판을 두둘겨 본다.
=== 기 차 여 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