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Economist 전규연 (T.3771-8196)
[Global Macro Alert] 유럽에서 들려오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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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가 나빠지기 시작하는 영국과 유로존
유럽의 실물경제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영국 8월 산업생산은 광업과 제조업 생산 부진으로 인해 전월대비 -1.8% 하락했고, 서비스생산도 감소(전월대비 -0.1%)했다. 유로존 8월 산업생산은 기저효과(7월 -2.3%)로 인해 전월대비 1.5% 증가했지만, 3개월 평균으로 보면 0.1% 증가에 불과하며, 특히 에너지 생산이 급감하고 있다. 심리 지표도 부진하다. 유로존 제조업, 서비스업 PMI가 각각 7월, 8월부터 기준선(50) 아래로 내려가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기업 기대 심리가 소멸되고 있으며, 소비자심리는 코로나19 위기 때보다도 낮다(9월 -28.8P, 코로나19 당시 최저점 -24.5P). 앞으로도 유럽은 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파급효과, 2)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 장기화 가능성, 3)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 4) ECB 통화 긴축으로 인한 소비 및 투자 감소 등 리스크 요인들이 많아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이다.
▶️수요 감축이 동반되지 않다면 내년 초 천연가스 공급 불안 우려 커질 수 있어
글로벌 공급망 차질 지수가 2022년 4월 이후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지만, 유로존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상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급 차질 영향이 오래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유럽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며, 특히 러시아에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위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다. 체코, 라트비아, 헝가리 등이 러시아 천연가스에 90% 이상 의존하며, 주요국 중에서는 독일(65%), 이탈리아(43%)의 의존도가 높다. 미국 헨리허브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대비 77% 상승했는데, 동기간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가격은 143% 올랐다. OECD는 9월 전망에서 한파로 인해 유럽의 가스 수요가 증가하거나 비(非)러시아 가스 공급이 예상보다 적어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주요 하방 리스크로 제시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80~90% 이상 가스를 비축했지만 수요 감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내년 2월부터 공급 불안, 한파로 수요 증가 시 1월부터 공급 불안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학, 철강업 등 에너지 집약 산업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물가 상승과 실질 소득 감소, 통화 긴축이 동반되는 유럽의 매크로 환경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에 에너지 가격이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10%에 육박하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ECB는 10월에도 50bp~75bp 가량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다. 높은 물가는 실질 소득을 낮춰 소비 여력을 제한하며, 유로존도 고물가가 지속되며 근원 물가와 임금의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지속될수록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경기 침체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ECB의 추가 인상 동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다. 금융시장 분절화 위험도 상존한다. 역내 리스크 요인들을 반영해 유로-달러 환율도 당분간 패리티 이하의 흐름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