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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이었을거야.젠슨 황이 미국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행사장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삼성전자의 HBM3E 샘플 위에 “JENSEN APPROVED”라는 글귀와 함께 서명을 남겼지.그 사진을 근거로 우리나라 모든 언론이 이제 곧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할 수 있을 거라고 보도했고, 그 이후 거의 매달 비슷한 기사가 쏟아졌어.“곧 납품, 곧 승인, 곧 통과…”하지만 실제는 어떠했는지 모두가 다 알지.올해 5월에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는 젠슨 황이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았어.여기에는 HBM3E와 차세대 제품인 HBM4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는데, 젠슨 황은 여기에 “JHH LOVES SK HYNIX!” 라고 쓰고 서명을 남겼지.젠슨 황 입장에서는 당연히 사랑스러울 거야. 메모리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요구조건을 제때 맞춰주는 회사가 SK하이닉스니까.어제, 젠슨 황이 한국에 와서 이재용, 정의선과 치맥을 함께 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어.오래전 삼성 이건희에게서 받은 편지를 공개하고, 곧 한국에 기쁜 소식도 발표할 거라고 하더라.왜 그러는 걸까?젠슨 황은 기업가야. 쇼맨십이 넘치는 사람이기도 하지. 그리고 그 쇼맨십은 철저히 엔비디아의 이익을 위한 거야.내가 이 정도 해줬으니, 나중에 계약서에 서명할 때 너희가 좀 불리한 조건이라도 대충 받아들이라는 압력이지.젠슨 황이 실제로 승인은 하지 않은 채 삼성전자의 HBM3E 샘플 위에 “JENSEN APPROVED”라고만 쓴 이후로 거의 독점적으로 HBM3E를 공급하던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가격결정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지 생각해 봐야 해.세 명의 기업가가 치킨을 두고 소맥을 말아먹는 장면에 저들의 사업에 딱히 상관없는 일반인들까지 다들 너무 흥분해하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무대에 오른 자본가 세 명의 이름을 환호하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에서 난 심한 모욕감과 절망을 느꼈어)젠슨 황이 한국에서 어떤 발표를 할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관여되어 있는 이들이라면, 특히 정책 결정권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중하고 냉정해야 할 거야.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줄 거 다 주고 남는 게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