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역사였던 문화역 서울 284에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품감상을 위해 들어갔지만 이번에 서울역사를 좀 샅샅이 살펴보았더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원래 2월 11일까지 하려던 계획을 더 연장했는지 21일에도 전시는 이어지고 있었다
2년 전 건축가 '헤더윅'의 작품전을 너무 감명깊게 보았던 지라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는 무조건 보고 싶다
무려 관람료까지 무료다
공예전 제목이 재밌다
'골골샅샅, 면면촌촌'
제목만으로도 전국 방방곡곡의 공예품들이 전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에 들어서면 안내간판과 함께
쪽염색을 한 눈이 시리게 푸른 천들이 둘러싸고 새하얀 조각품들이 눈길을 끈다
아마도 이곳이 개찰구가 있었던 곳일 게다
이번에 눈여겨 본 것은
대합실에 계급이 존재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여긴 3등대합실이다
아마도 난 여기가 역사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이용했을 것이다
그냥 기차를 타려면 다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여긴 귀빈실이다
샹들리에도 멋지고 추운 겨울 따뜻하게 뎁혀줄 벽난로도 있다
커튼과 벽지도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이곳 귀빈실엔 달항아리와 백자를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귀빈 예비실이다
귀빈 예비실은 주로 수행원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고
조리실과 연결되어 있어 귀빈을 위한 식당으로도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곳은 부인대합실이다
기차의 1'2등 석을 이용하는 승객 중 여성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공간이다
남녀 칠 세 부동석이란 전통가치관이 남아있던 시기에 존재했던 공간인데
해방 후엔 여객과장실과 부역장실로 사용되었다
'신촌리의 윤슬'이란 제목의 제주 바다의 물결치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깔끔하고 우아한 벽지와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 이방에 들어서는 순간 눈부시게 한다
푸른 바다 위에 반짝이는 윤슬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곳은 역장실이다
소박하면서도 정갈하게 꾸민 방에서 바쁜 역장의 위엄이 느껴진다
개성 있는 소품들이 내 주방으로 데려온다면 아주 귀하게 사용될 것 같다
특별한 날에나 꺼내어 놓고 싶은
'사임당의 색실'이 복도 끝에 전시되어 있다
서울역사를 이용할 때는
문화역의 작품전시회를 놓치지 않게 꼭 검색하고 가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