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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水湖誌)(99)회
제11장 흑선풍 이규 제41편 가짜 흑선풍 41-1.
송강 부자와 형제가 산채에서 다시 만나 연 사흘째 잔치가 벌어졌을 때 공손승은 남달리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고향 계주에 홀로 남은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던 것이다.
마침내 공손승은 두령들에게 말했다.
제가 집을 떠난 지 여러 해가 되었으나 고향에 계신 노모의 안부를 듣지 못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제게 서너 달만 주시면 고향에 돌아가서 노모와 스승을 뵙고 다시돌아오겠습니다.
그러자 조개가 말했다.
어머님 께서 북방에 홀로 계시고 아무도 돌보아줄 사람이 없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떠나시오.
공손승은 다음 날 전처럼 떠도는 도사차림으로 행색을 차렸다.
허리에는 보자기를 차고 보검을 등에 걸고 어깨 위에는 갓을 걸고 손에는 햇빛 가리개를 들고 여러 두령들과 작별을 하고 산에서 내려갔다.
공손승이 떠난 후 갑자기 흑선풍 이규가 땅에 주저앉아 목을 놓아 통곡 하면서 말했다.
누구는 아버지를 모셔오고 어떤 사람은 노모를 보러 가는데 나만 이게 뭐요.
나도 땅에서 혼자 솟아나온 놈은 아닙니다.
집에는 노모가 계시고 형님이 있지만 남의 집 고용살이를 하시는 처지에 어머니 봉양이나 변변히 하겠소.
나도 이번에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좋은 옷에 좋은 음식에 호강 좀 시켜드리겠소.
그 말을 듣자 조개는 말했다.
좋은 말이오.그럼 몇 사람 데리고 가서 어머니를 산채로 모셔오시오.
그러자 송강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네가 워낙 성질이 급해서 고향에
가면 필시 일을 저지르고 말 걸세.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딸려보내면 밤낮으로 싸울 것이고,게다가 자네가 강주에서 사람을 많이 죽인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니 고향에 갔다가 관군에게 잡힐지도 모르는 일이네.
그러니 잠시 기다렸다가 바람이 잔 후에 가도록 하게.
이규는 그 말에 성을 벌컥 내고 외쳤다.
형님,경우도 없구려.
자기는 아버지를 산채로 모셔다가 편히 지내게 하고 우리 어머니는 촌구석에서 고생만 하시게 내버려 둬야겠소.
이것 참,사람 차별도 유분수지.정 그렇다면 보내주겠네만 나와 세 가지 약속을 해야겠네.
첫째 이번 길에 술을 한 잔도 입에 대지 말 것,
둘째 자네 성미가 워낙 급하니까 동행없이 혼자 다녀 올 것,
세째 자네가 쓰는 쌍도끼를 내게 맡기고 빈 손으로 갈 것이네.
그 말에 이규는 껄껄 웃었다.
그거야 뭐가 어렵겠소.
형님 하라는 대로 할테니 염려마시오.
그는 칼 한 자루만 허리에 차고 은전 35개를 품에 넣고 두령들과 작별 인사를 한 다음 즉시 산에서 내려와 금사탄을 건넜다.
조개와 송강은 여러 두령들과 그를 배웅하고 돌아 왔지만 송강은 그래도 마음이 안 놓였다.
그는 이규와 같은 고향사람인 주귀를 불러 자신의 속 마음을 얘기했다.
저도 아우를 한 번 보고 싶던 차에 잘되었습니다.
제 아우 주부는 지금 기수현 서문 밖에서 술집을 내고 있습니다.
이규의 집은 백장촌 동점에 있지요.
이규의 형 이달은 남의 집 고용살이를 합니다
제가 뒤따라 가보겠습니다.
주귀는 보따리 하나 꾸려 어깨에 메고 곧 길을 떠났다.
이규는 양산박을 떠난 후 송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절 술을 안 먹고 무사히 기수현에 도착했다.
서문 밖에 오자 사람들이 모여서 거리에 붙힌 벽보를 읽고 있었다.
이규는 사람들 틈에 끼어 남들이 읽는 것을 가만히 들어 보았다.
운성현의 송강과 그 졸개 강주의 대종과 기수현의 이규는 도적들이니 보는 사람은 관가에 신고할 것.
이규가 그 말을 듣고 흥분하여 팔 소매를 걷어올렸을 때 누군가가 뒤에서 이규의 허리를 껴안았다.
장형,여기는 뭣 하러 오셨수.
수호지(224)제99회-1
전호는 섭청이 가져온 서신을 받아.근시에게 읽게 하였다.
신 우리는 전우를 사위로 삼았는데,그는 아주 용맹하여 송군을 물리쳤습니다.
송강 등은 후퇴하여 소덕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신 우리는 이제 신의 딸 군주 경영과 전우로 하여금 병력을 이끌고 가서 소덕성을 회복하게 할 것입니다.
삼가 총관 섭청을 보내 첩보를 올림과.
아울러 딸의 혼인을 아룁니다.
대왕의 허락 없이 멋대로 딸을 혼인시킨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전호는 서신을 듣고 나서 근심스런 빛이 다소 줄어들면서.
즉시 명을 내려 전우를 중흥평남선봉군마에 봉하였다.
섭청 에게 두 명의 지휘사를 딸려 보내면서, 결혼 축하 선물과 군마에게 상으로 내리는 비단·은냥 등을 가지고 양원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섭청은 전호 에게 절하고 두 지휘사와 함께 양원을 향하여 출발했다.
한편,신행태보 대종은 송공명의 명을 받들어 각 고을로 가서 공문을 전하고 노준의가 있는 분양부로 갔다.
각 고을에 조정에서 보낸 신임 관원들이 속속 도착하자,성을 지키고 있던 장수들은 즉시 인수인계를 마치고 군마를 이끌고 차례로 소덕부로 돌아왔다.
제1대는 위주를 지키던 관승과 호연작 이었고,다음에는 호관을 지키던 손립·주동·연순,마린이, 그 다음에는 포독산을 지키던 문중용과 최야의 군마가 당도하였다.
장수들은 성으로 들어가 진안무와 송강에게 인사하고 말했다.
수군두령 이준은 노성을 함락했다는 소식을 듣고,즉시 장횡·장순·완소이·완소오·완소칠· 동위· 동맹과 함께 배를 이끌고 위하에서 황하로 나가 노성현 동쪽에 있는 노수에 모여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송강은 술을 내어 연회를 크게 열었다.
다음 날, 송강은 관승·호연작·문중용.최야로 하여금 병마를 거느리고 노성으로 가서 수군두령 이준 등에게 명을 전하고,삭초 등의 인마와 협동하여 유사현과.대곡현을 공격하여 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역적의 소굴인 위승주의 뒤로.빠져나가, 계책이 궁해진 역적들이
금나라에 투항하는 것을 막으라고 하였다. 관승 등은 명을 받고 떠났다.
그 후,능천현을 지키던 이응과 시진, 고평현을 지키던 사진과 목홍, 개주성을 지키던.화영·동평·두흥·시은이 각각 신임 관원들과 교대하고 군마를 거느리고 돌아왔다.
송강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말했다.
화영 등이 개주를 지키고 있었는데,북군 장수 산사기가 호관에서 패전한 후 패잔병 을 이끌고 부산현의 군마를 규합하여 개주로 쳐들어왔습니다.
화영 등이 두 갈래의 복병으로 일제히 공격하여 산사기를 사로잡고 2천여 명을 죽였습니다.
산사기는 마침내 투항하고, 나머지 장병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습니다.
화영은 산사기를 데려와 송강에게 인사시켰다.
송강은 술을 내어 대접하였다.
송강의 군마는 소덕성에 주둔하고 출전 하지 않음으로써,마치 장청과 경영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꾸며 전호를 안심시켰다.
한편,노준의 등이 분양부를 함락하자,
전표는 패주하다가 효의현에 당도하여 마령의 병마와 만나게 되었다.
마령은 탁주 사람으로, 요술을 부릴 줄 알았다.
발밑에 풍화륜 2개를 밟고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었다. 그래서,사람들은 그를 신구자라고 불렀다.
또,금전이라는 쇠붙이를 잘 던져 사람을 때려눕혔고, 전쟁터에 나서면 이마에 요사스런 눈이 하나 더 나타나 사람들은 그를 소화광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의 요술은 교도청 보다는 하수였는데,
그의 수하에 있는 무능과 서근이라는 편장 2명도 마령에게 요술을 배웠다.
마령은 전표와 병력을 합쳐서,
무능· 서근·삭현·당세륭·능광·단인·묘성·진선 등의 편장과 3만 웅병을 거느리고 분양성 북쪽 10리 지점에 영채를 세웠다.
남군의 장수들은 연일 마령과 교전 하였는데 불리하였다.노준의 등은 분양성 안으로 후퇴하여 감히 나가서 싸우지 못하고 성을 지키고만 있었다.
노준의가 고민하고 있는데,홀연 동문을 지키는 군사가 나는 듯이 달려와 보고했다.
송선봉께서 공손승과 교도청에게 병마 2천을 주어 싸움을 도우러 보내왔습니다.
노준의는 황망히 성문을 열고 맞이하였다.
인사를 마친 다음,노준의는 공순승을 상좌에 앉히고,교도청을 다음 자리에 앉혔다.술을 내어 대접하면서 노준의가 말했다.
마령의 술법이 대단해서, 뇌횡·정천수·양웅·석수·초정·추연·추윤·공왕·정득손·석용이 다쳤습니다.
나로서는 속수무책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두 분이 오셨군요.
교도청이 말했다.
저와 스승님은 송선봉께 아뢰고 그놈을 잡으러 왔습니다..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성을 지키던 군사가 달려와 보고했다.
마령이 병력을 이끌고 동문으로 쳐들어오고,무능과 서근은 병력을 이끌고 서문으로 쳐들어오고, 전표는 삭현·당세륭·능광·단인과 병력을 이끌고 북문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공손승이 보고를 듣고 말했다.
빈도는 동문으로 나가 마령을 대적할.테니, 교도청 아우는 서문으로 나가 무능과 서근을 사로잡게.노선봉께서는 병력을 이끌고 북문으로 나가 전표를 대적 하십시오,
노준의는 황신·양지·구붕·등비로 하여금 병마를 이끌고 일청선생을 돕게 하였다.
대종은 마령이 신행법을 쓴다는 것을 듣고 공손승과 함께 출전하고자 했다.
노준의는 허락했다.
진달·양춘· 이충· 주통으로 하여금 병마를 이끌고 교도청을 돕게 하고, 노준의 자신은 진명·선찬·학사문·한도·팽기와 함께 병력을 이끌고남문으로 나가 전표를 대적하기로 하였다.
그날 분양성 밖 동·서·북 삼면에서는 깃발이 해를 가리고 북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한편,신구자 마령은 병력을 이끌고 깃발을.휘날리고 북을 울리면서 욕을 퍼부어 싸움을 걸었다.
그러자, 성문이 열리고 조교가 내려오더니,남군 장병들이 출전하여 장사진.처럼 한1자로 군마를 벌려 세웠다.
마령이 화극을 들고 말을 몰아 나서며 큰소리로 외쳤다.
네놈들 좆같은 패잔병들아!
빨리 우리성을 내놓아라!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갑옷 한 조각도 남지 못할 것이다!
구붕과 등비가 앞으로 나서 소리쳤다.
네놈이 뒈질 때가 됐다!
구붕은 쟁을 들고,등비는 철추를 휘두르며 말을 박차고.곧장 마령에게 달려들었다. 마령은 화극을 들고 맞섰다.
세 장수가 10여 합을 싸웠을 때,
마령이 금전을 꺼내 구붕을 향해 던지려고 하였다.
그때,공손승이 말을 몰고 앞으로 나아가 검을 짚고 법술을 펼쳤다.
마령이 손을 들자,공손승이 검을 잡고 마령을 가리켰다.
그러자,갑자기 벼락같은 소리가 나면서 붉은 빛이 가득하더니 공손승의 검이 화염으로 변했다.
마령이 던진 금전은 땅에 떨어져 구르다가 즉시 소멸되었다.
공손승의 법술은 진짜 신통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송군의 장수와 군졸그리고 병기까지 온통 화염으로 휩싸이면서 장사진이 한 마리 화룡으로.변하였다.
마령의 금전법은 공손승의 신화에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공손승이 총채를 흔들자 장사진 의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돌격하였다.
북군은 대패하여 별똥별이 떨어 지고 구름이 흩어지듯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셋 중 둘이 꺾였다.
마령도 패전하고 도망쳤는데,다행히 신행법을 쓸 줄 알아 풍화륜 2개를 밟고서 동쪽으로 나는 듯이 달아났다.
그러자,이미 갑마를 다리에 묶고 대기하고 있던.신행태보 대종이 손에 박도를 들고 신행법을 써서 추격 하였다.
잠깐 사이에 마령은 이미 20여 리를 달아났는데, 대종은 겨우 16~7리를 갔을 뿐이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마령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마령은 한참 나는 듯이 달려가다가 뚱뚱한 중과 마주쳤다.
중은 선장으로 마령을 때려눕혀 마치양을 잡아채듯 마령을 사로잡아 버렸다.
중이 마령을 심문하려는데,대종이 당도하여 보니 마령을 사로잡은 중은 바로 화화상 노지심이었다,대종이 노지심에게 물었다.
스님은 어떻게 여기 계시오.노지심이 말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딘가.
여기는 분양성 동쪽입니다.
그리고,이놈은 북군 장수 마령인데,
공손일청에게 요술이 깨져 도망치는 것을 제가 추격하고 있었습니다.
이놈이 너무 빨라 잡을 수가 없었는데,이렇게 스님에게 사로잡혔으니 진정.하늘에서 내려오셨나 봅니다!
노지심이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땅에서 솟아났네.
두 사람은 마령을 포박하여 분양부로 끌고 갔다.
대종이 노지심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다시 묻자,
노지심이 걸어가면서 얘기했다.
지난번에 전호가 어떤 좆같은 년을 보내 양원성 밖에서 싸움이 벌어졌네.
그년이 돌을 잘 던져서,.우리 편 장수 여러 명이 다쳤지.
그래서,내가 그년을 잡으려고 적진 속으로 쳐들어갔는데,무성한 풀밭 속에 구덩이가 있는 것을 몰랐지 뭔가.
나는 두 다리가 허공으로 뜨면서 구덩이.속으로 곤두박질쳤네.
구덩 이가 얼마나 .깊었는지, 한참 동안 떨어져서야 비로소 바닥에 닿았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
내가 구덩이 속을 살펴보았더니,옆쪽에 또 다른 구멍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빛이 들어오더라고.내가 그 구멍 속으로 들어가 보았더니,기괴하게도 거기에 딴 세상이 있는 거야.
하늘도 있고 달도 있으며, 마을과 집들이 있었어.그곳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었는데,나를 보더니 모두 웃기만 하더라고.
나는 그 사람들에게 물어 보지도 않고.
다만 앞으로 나아갔지.
인가가 모여 있는 곳을 지나가니,앞에 조용하고 넓은 들판이 나왔는데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
계속 나아가 보니, 암자가 하나 보였는데 안에서 목탁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암자로 가 보았더니,나같은 중 하나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염불을 하고 있더군.
내가 그 중한테 나가는 길을 물었더니,그 중이 대답하기를 ‘올 때는 온 길을 따라서 오고, 갈 때는 간 길을 따라 가시오.라고 하는 거야.
내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화를 냈더니, 그 중이 웃으며 말했어.당신은 여기가 어딘지 아시오.
그래서,내가 ‘이런 좆같은 곳을 내가 알게 뭐요.라고 했더니, 그 중이 또 웃으면서 말하는 거야. ‘위로는 비비상에 이르고아래로는 무간지에 이르니, 삼천대천 세계가 넓고도 넓어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했어.무릇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고,마음이 있으면 필시 생각이 있다.
지옥과 천당도 모두 온갖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삼계 유심 이요 만법유식 이라,
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으면 육도도 사라지고 윤회도 끊어진다.’그 말을 들어보니 명백히 알겠더라고.
그래서 중을 향해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그 중이 크게 웃으며 말했어.
그대는 일단 연전정 으로 들어왔으니, 욕미천으로 나가기 어렵네,내가 나가는 길을 그대에게 알려주겠네.’그 중은 나를 데리고 암자를 나가 서너 걸음 걷더니 내게 말하더군.
여기서 헤어지고 다음에 다시 만나세.’ 그리고,손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했네.
앞으로 가면 신구를 얻을 걸세.
내가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그 중은 보이지 않고 홀연 눈앞이 환해지더군.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아온 거야.
사람을 만나보려고 두리번거리는데,이놈이 달려오더라고.
그래서 선장으로 때려잡기는 했는데,어떻게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그곳의 절기는 소덕부와는 달랐는데,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가 잎만 크고 꽃은 하나도 없더라고.대종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3월 하순이니, 복숭아꽃과 자두꽃은 다 떨어졌지요.노지심이 믿지 않고 우기며 말했다.
지금은 2월 하순이고,내가 구덩이에 빠져 잠시 있다가 돌아왔는데,어떻게 3월 하순이란 말인가.
대종은 그 말을 듣고 놀라고 기이하게 여겼다.두 사람은 마령을 끌고 분양성으로 갔다.그때 공손승은 이미 북군을 물리치고 병력을 거두어 성으로 들어간 뒤였다.
노준의· 진명·선찬·학사문·한도·팽기는 삭현·당세륭·능광을 죽이고 전표와 단인을 추격하여 북군을 10리 밖까지 쫓아냈다. 전표는 단인·진선·묘성과 함께 패잔병을이끌고 북쪽으로 도망쳤다.
노준의는 병력을 거두어 성으로. 돌아오다가, 무능과 서근을 격파하고 진달·양춘·이충·주통과 함께 적을 추격하던 교도청을 만났다.
송군은 병력을 합쳐 공격하였다.북군은 대패하여 죽은 자가 무수하였다.
무능은 양춘이 대간도로 베어 말에서 떨어뜨렸고,서근은 학사문이 쟁으로 찔러 죽였다.
노획한 말과 갑옷 등이 무수하였다.
노준의는 교도청과 함께 개선가를 부르며 성으로 돌아왔다.
노준의가 원수부에 당도하자,노지심과 대종이 마령을 끌고 왔다.
노준의는 크게 기뻐하며 황망히 물었다.
노지심은 어떻게 여기를 왔는가.
송형님은 우리와 싸워,그 승부가 어찌 되었는가.
노지심이 구덩이에 빠졌던 일과 송강이 우리와 교전한 일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자, 노준의를 비롯한 장수들은 모두 놀라며 신기하게 여겼다.
노준의는 친히 마령의 포박을 풀어주었다. 마령은 오는 도중에 노지심의 얘기를 들은 데다,또 노준의의 이러한 의기를 보고 엎드려 절하며 투항하였다.
노준의는 삼군 장병들에게 상을 내리고 위로하였다.다음 날,진녕부를 지키던 장수들도 신관들과 교대하고 모두 분양으로 와서 명을 대기하였다.
노준의는 대종과 마령을 송선봉에게 보내 승첩을 보고하게 하고, 부군사 주무와 진격할 일을 의논하였다.
한편, 마령은 대종에게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는 법을 전수하여,.두 사람은 하루도 안 걸려 송선봉의 장막에 당도하여 승첩을 보고하였다.
송강은 노지심의 얘기를 듣고 나서 한편으로 놀라면서 한편으로 기뻐하였다. 그리고 친히 진안무에게 가서 승첩을 보고하였다.
수호지(225)제99회 -2
한편, 전표는 단인·진선·묘성과 함께 패잔병을 이끌고 마치 상갓집 개처럼, 그물에서 벗어난 물고기처럼 급히 위승으로 달려가 전호를 만나 군사를 잃고 땅을 빼앗긴 일을 울면서 호소하였다.
그때 또 가짜 추밀 관원이 급히 달려와 아뢰었다.대왕마마!이틀 동안 유성마가 달려와 보고하고 급한 일을 보고하는 공문이 눈발처럼 날리고 있습니다.
통군 대장 마령은 이미 적에게 사로잡혔고 관승과 호연작의 병마가 유사현을 포위하였으며, 노준의의 병마는 이미 개휴현의 성을 깨뜨렸다고 합니다.
오직 양원현의 우리 국구에게서만 누차 승첩을 전해 오고 있는데, 거기서 는 송군이 감히 아군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전호는 보고를 받고 크게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문무 관원들은 의논하여 금나라에 투항하고자 하였다.
그러자 가짜 우승상 태사 변상이 관원들을 꾸짖어 물리치고 아뢰었다.
송군이 비록 세 길로 쳐들어온다 하지만, 우리 위승은 산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으며 양식도 2년을 버티기에 족합니다.
그리고 어림군 등 정병이 20여 만이고, 동쪽의 무향현과 서쪽의 심원현에 각각 정병 5만이 있습니다.
뒤편에 있는 태원현·기현·임현·대곡현 등도 성이 견고하고 식량이 풍족하여 싸워 지킬 만합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닭 대가리가 될지언정 소꼬리는 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전호가 주저하며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총관 섭청이 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전호가 즉시 불러들이자, 섭청이 들어와서 절하고 말했다.군주와 군마가 누차 적을 베고 사로잡아 아군의 위세를 크게 떨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병마가 소덕부로 진격해서 포위하려고 했는데, 우리 국구가 감기에 걸려 병마를 지휘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왕께서는 좋은 장수와 정병을 보내 주셔서, 군주와 군마가 소덕부를 회복하도록 돕게 해주십시오.
그때 가짜 도독 범권이 아뢰었다.
신이 듣건대, 군주와 군마는 매우 날래고 용맹하여 송군이 감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대왕께서 친히 정벌에 나서시면서 또 웅병과 맹장으로 돕게 하시면, 반드시 나라를 중흥하는 큰 공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은 태자를 도와 나라를 보살피겠습니다.
전호는 범권의 청을 승낙하였다.
원래 범권의 딸은 경국지색 이었는데, 범권은 딸을 전호에게 바쳐 십분 총애를 받았다. 따라서 범권의 말을 전호는 따르지 않는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범권은 섭청으로부터 많은 뇌물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송군의 세력이 큰 것을 보고 기회를 봐서 나라를 팔아먹을 속셈 이었던 것이다.
전호는 변상에게 장수 10명과 정병 3만을 주어 노준의와 화영의 병마를 대적하게 하고, 가짜 태위 방학도로 하여금 장수 10명과 정병 3만을 거느 리고 유사현 으로 가서 관승의 병마를 대적하도록 했다.
그리고 전호 자신은 가짜 상서 이천석·정지서, 추밀 설시·임흔, 도독 호영·당현 및 전수어림호 가교두 단련사,지휘사, 장군, 교위 등과 정병 10만을 선발하여 가기로 하였다.
날을 택하여 군기에 제사지내고 군사를 일으키고, 소와 말을 잡아 삼군을 위로하였다.
그리고 다시 명을 내려, 아우 전표와 전표에게 도독 범권과 문무관원들과 함께 태자 전정을 보필하여 나라를 보살피라고 하였다.
섭청은 그런 소식을 듣고, 은밀히 심복을 양원성으로 보내 장청과 경영에게 알렸다.
장청은 해진과 해보 에게 밧줄을 타고 몰래 성을 나가 송선봉에게 알리게 하였다.
한편, 변상은 병부를 받고 군마를 선발하는 데 사흘이 걸렸다. 번옥명·어득원·부상·고개·구침·관염·풍익·여진·길문병·안사륭 등의 편장과 아장, 그리고 군마 3만을 거느리고 위승주 동문을 나갔다.
변상은 군대를 둘로 나누었는데, 전대인 번옥명·어득원·풍익·고개가 병마 5천을 거느리고 심원현의 면산이란 곳에 당도하였다.
산기슭의 큰 숲을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징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숲속에서 한 떼의 군마가 나타났다. 송공명이 장청의 소식을 듣고, 은밀히 화영·동평·임충·사진·두흥·목홍 으로 하여금 기병 5천을 이끌고 사람은 가벼운 갑옷을 입고 말은 방울을 떼고서 밤을 새워 이곳으로 달려가게 하였던 것이다.
송군 쪽에서 한 장수가 앞으로 나서는데,양손에 두 자루의 강쟁을 들고 있었다.
이 장수는 바로 송군에서 언제나 첫째로 앞장서는 쌍쟁장 동평이었다.
동평이 큰소리로 외쳤다.
거기 오는 것은 어디 병마냐? 빨리 포박을 받지 않고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느냐.
번옥명이 욕을 했다.물웅덩이의 도적놈들아! 무슨 까닭으로 우리 땅을 침범하느냐.
동평이 크게 노하여 소리쳤다.
천병이 당도하였는데, 감히 항거하느냐. 동평이 쌍쟁을 들고 말을 박차고 나가 번옥명에게 달려 들었다.
번옥명도 쟁을 들고 달려 나와 대적하였다.
두 장수가 싸운 지 20여 합 만에 번옥명은 힘이 달려 동평의 쟁을 막아내지 못하고 목을 찔려 말에서 거꾸로 떨어졌다.
그러자 풍익이 크게 노하여 혼철쟁을 들고 나는 듯이 말을 달려 동평에게 덤벼들었다.
그러자 송군 쪽에서는 소이광 화영이 달려 나가 풍익을 대적하였다.
두 장수가 10여 합을 싸웠을 때, 화영이 말을 돌려 본진으로 달아났다.
풍익이 말을 몰아 추격하자,화영이 쟁을 안장에 걸고 활을 들어 풍익이 가까이 다가오자 몸을 틀면서 화살을 날렸다.
화살은 풍익의 얼굴에 정통으로 꽂혔고, 풍익은 두 다리가 허공 으로 뜨면서 말에서 떨어져 머리가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화영이 말을 돌려 달려가 쟁으로 풍익을 끝장내 버렸다.
그걸 본 동평·임충· 사진· 목홍·두흥이 병마를 휘몰아 일제히 돌격하였다.
고개는 임충의 쟁에 찔려 죽고,어득원은 말에서 떨어져 말발굽에 밟혀 죽었다.
북군은 대패하여, 5천 군마 가운데 태반이 죽고 나머지는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화영 등은 적군의 북과 말 등을 빼앗고 추격 하였는데, 5리쯤 가다가 변상의 대군을 만났다.
원래 변상은 농부 출신 이었는데, 두 팔에 물소 같은 기력을 가졌고 무예가 뛰어나 반군 중의 상장 이었다.
양군이 깃발을 마주보며 대치하자, 북소리가 일제히 울렸다.
변상이 진 앞으로 나와 말을 세웠다.
머리에는 황금투구를 쓰고, 몸에는 은빛 어린갑을 입었는데, 키는 9척 이었다.
세 갈래 수염이 나 있고, 얼굴은 네모지고 어깨는 넓었으며, 눈썹이 치솟고 눈은 둥글었다.
충파전마를 타고 손에는 개산대부를 들었다.
좌우에는 부상·관염·구침·여진 등 가짜 통제관 4명이 호위하고, 뒤에는 가짜 통군·제할·병마방어사·단련사 등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대오를 이룬 군마는 질서정연하게 배열해 있었다.
송군 진에서는 구문룡 사진이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거기 나온 놈은 누구냐. 빨리 말에서 내려 포박을 받아라! 도끼를 더럽히지 말고!
변상이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병이나 항아리에도 두 귀가 있는데, 네놈은 아직 변상이란 이름을 듣지 못했느냐.
사진이 소리쳤다.역적을 돕는 필부가 천병이 이르렀는데도 감히 항거하느냐!
사진이 말을 박차고 삼첨양인팔환도 를 휘두르며 곧장 변상에게 달려들었다.
변상도 큰 도끼를 휘두르며 대적하였다.
두 말이 얽히고 두 병장기가 맞부딪혔다.
칼과 도끼가 종횡으로 움직이고 말발굽이 어지럽게 엇갈렸다.
싸움이 30여 합에 이르렀는데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화영은 변상의 무예가 고강한 것을 보고 아끼는 마음이 들어, 활을 쏘지 않고 쟁을 들고 달려 나가 싸움을 도왔다.
변상은 두 장수를 맞아 싸웠는데, 또 30여 합을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북군의 진에서는 변상이 실수할까 염려하여 급히 징을 울려 군사를 거두었다.
화영과 동평도 날이 이미 저물어가고 또 중과부적 이어서 추격하지 않고 역시 병력을 거두어 남쪽으로 물러났다.
양군은 10여 리 정도 떨어져서 각각 하채하였다
그날 밤 남풍이 강하게 불고 짙은 구름이 새까맣게 깔리면서, 한밤중이 되자 천둥 번개가 치면서 큰비가 쏟아졌다.
그때 전호는 많은 관원들과 장수들, 그리고 대군을 거느리고 위승에서 백여 리 떨어진 곳에 영채를 세워 주둔 하고 있었다.
전호는 장막 안에서 군대를 수행하는 내시와 첩들, 그리고 범미인을 거느리고 연회를 즐기고 있었는데,
밤중에 큰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닷새 동안 장맛비가 그치지 않고 내렸다. 위로는 장막에 비가 새고,아래로는 물이 차올랐다.
군사들은 불을 피워 밥을 짓기도 어려웠고, 활은 늘어지고 화살의 깃털은 빠져 나갔다.각 영채의 군마들은 모두 영채를 지키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삭초·서녕·단정규·위정국·탕륭·당빈·경공 등의 장수들은 관승·호연작·문중용·최야 등의 육군과 수군두령 이준 등의 수군을 맞이하여 의논하였다.
단정규와 위정국은 남아서 노성을 지키고, 관승을 비롯한 나머지 장수들은 수륙으로 병진하여 유사현을 공격하여 깨뜨렸다.
그리고 다시 삭초와 탕륭이 그곳에 남아 성을 지키고, 관승을 비롯한 나머지 장수들은 승세를 타고 진격하였다.
파죽지세 로 밀고 들어가 대곡현을 함락하였다.
성을 지키던 장수는 죽고 나머지 아장들과 군병들은 항복한 자가 무수하였다.
관승은 군사들과 백성을 안무하고,
장병들에게 상을 내리고 위로하였다.
그리고 사람을 송선봉에게 보내 승첩을 보고하였다.다음 날, 관승 등도 동시에 큰비를 만나,전진하지 못하고 성중에 머물렀다.
홀연 보고가 들어왔다.노선봉이 선찬·학사문 여방·곽성을 남겨 병마를 거느리고 분양부를 지키게 하고,개휴현과 평요현을 깨뜨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도와 팽기를 남겨 개휴현을 지키게 하고,공명과 공량을 남겨 평요현을 지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노선봉은 여러 장수들과 군마를 거느리고 태원현으로 가서 성을 포위
하였는데 큰비에 가로막혀 공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때 마침 성중에 있던 수군두령 이준이 보고를 듣고 황망히 관승을 찾아와 말했다. 노선봉이 지금 연일 내리는 큰비를 만나 물이 크게 불어 삼군이 주둔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때 적군이 목숨을 걸고 성을 나와 공격하면 어찌하겠습니까.
저에게 계책이 하나 있어 노선봉께 가서 상의하고자 합니다.
관승이 허락하자,혼강룡 이준은 즉시 성을 나가 동위·동맹에게 수군의 배를 관장하게 하고,자신은 장횡·장순·삼완과 함께 수군 2천을 거느리고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입고서 비바람을 뚫고 지름길로 노준의의 영채로 달려갔다.
영채로 들어가 몸을 덥힐 새도 없이 노준의를 만나 은밀히 계책을 얘기했다.
노준의는 크게 기뻐하며 즉시 군사들에게 명을 내려 비를 무릅쓰고 나무를 베어 뗏목을 만들게 하였다.
이준 등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갔다.한편, 태원성을 지키는 장수 장웅은 가짜 전수의 관직을 받았고, 항충과 서악은 가짜 도통제의 관직을 받았는데,
이 셋은 반군 중에서도 가장 악질들이었다.
그 수하 군졸들도 하나하나가 모두 흉악하고 포학하였다.
성중 백성들은 그 포학을 견디지 못하고 가산을 버리고 사방으로 도망쳐서, 열에 일고여덟은 떠나고 없었다.
하지만 장웅 등은 지금 대군에 포위당하고서도 성이 견고한 것만 믿고 항복하지 않고 있었다.
장웅은 항충·서악과 의논 하였다.지금 큰비가 내리고 있어, 송군은 침략할 곳도 없다.
물이 차서 땔나무나 말 먹일 풀도 부족하여 군사들은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도 없을 것이다.
이때 급히 나가서 공격하면 필시 전승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때는 4월 상순이었다. 장웅이 병력을 나누어 네 성문을 열고 나가 송군을 공격 하려고 하는데,홀연 사면에서 징소리가 울렸다.
장웅이 황망히 성루에 올라가 바라보니, 송군이 비를 무릅쓰고 나막신을 신고서 높은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장웅이 놀라며 의심하고 있는데, 또 지백거 쪽과 동·서쪽 세 곳에서 함성이 천지를 진동하면서 마치 천군만마가 미친 듯이 달려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삽시간에 큰 물결과 노한 파도가 밀어닥치는데, 마치 가을 8월의 홍수가 밀려드는 듯하고 하늘에서 황하의 강물이 쏟아지는 듯하였다.
